입력 : 2017.12.20 03:04
수납장에 29만명분 들여와 한국·일본에서 유통 시도
10분 뒤 이씨는 차에 탈 때는 없었던 가방 하나를 들고 내렸다. 필로폰이 가득 든 가방이었다. 대만인은 대만 폭력조직원, 이씨는 일본 폭력조직원이었다.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이들이 마약 거래를 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검찰은 이들의 거래가 끝난 오후 6시쯤 은신처를 습격해 필로폰 8.6㎏을 압수했다. 시가 288억원 상당으로 29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1회 투약분 0.03g, 소매가 10만원 기준)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는 홍콩에서 밀반입한 필로폰을 국내에서 거래한 혐의로 이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필로폰을 국내와 일본에서 유통시키려는 목적으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껏 마약 거래는 주로 은밀한 장소에서 밤에 이뤄졌다.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의 마약 거래는 드문 일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역으로 사람 왕래가 많은 공간이 의심을 덜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강남 한복판에서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필로폰을 굳이 국내에서 거래한 이유에 대해 "중국이나 일본에서 거래했다가 붙잡
이들은 국내 세관을 통과하기 위해 여러 개 수납장을 만든 뒤 은박지에 싼 필로폰을 그 안에 숨겼다. 그 수납장을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한 화물선에 실어 홍콩과 대만을 거쳐 인천항으로 들여왔다고 한다. 검찰은 이들이 총 16㎏의 필로폰을 반입한 것으로 보고 나머지 물량의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