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대신 송구합니다

[고피디]

2004년에 시험을 보고 2005년에 입사해 올해 16년차가 된 KBS PD입니다.

올해 마지막 방송제작을 끝내고 이런저런 기사와 글들을 읽어보다 문득 여기가 생각나서 와봤습니다.

FD,인턴,유튜브 등등 정기 공채소식은 몇페이지를 넘겨도 보이질 않고 단기 계약, 프리랜서 채용모집정보만

가득해진 글들을 보니 제가 경영진은 아니지만 대신 송구합니다.

종편채널등이 생겨나면서 더 많은 핵심 방송인력들이 필요해 공채가 활발해질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은 전혀 다르게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채용이 사라져버렸네요.

새로 생겨난 방송사는 외주제작이나 프리랜서들의 고용, 타 방송사 직원 스카웃제도등으로 채워지고

공채는 수시채용, 경력공채 등으로 바뀌어지면서 방송사 입사를 꿈꾸는 준비생들에게는 약속없는

시간들만 흘러갑니다.

방송사가 많아지다보니 채용활성화가 아닌 경쟁이 극도로 심해지다보니 신입사원을 뽑아 미래를 준비하기보단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을 더 선호하게 되고 유튭,.넷플릭스 등과도 경쟁을 해야하다보니

한정된 광고시장규모에 방송사업자가 많아져 매출도 급락해 공채계획을 세우기 조차 힘든 상황인듯 합니다.

이러다보니 한 6~7년전이었을까요?

유병재가 말한 그 꽁트의 대사에 대한 답을 아직도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것 같습니다.

KBS는 자연퇴직자와 명예퇴직희망자등을 합해 향후 3년간 1000명의 직원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1000명을 줄여서 현재직원수를 4천명으로 맞추겠다는 건데 신입사원 채용을 당분간 정말 적은 수로 뽑겠다는 겁니다.

공채준비를 할 때 이 카페를 하루애 10번도 넘게 들어와 글을 읽고 희망을 품었는데 그런 일들이 없어 정말 무안하고

죄송할따름입니다.

하지만 제가 준비할때와 지금과 변하지 않은건 내가 정말 방송사 업무에 재미를 느끼나? 작은 업무라도 단기 업무라도

있다면 경험을 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제작 결정을 할 수 있는 역할까지 해보고 싶다는 자신감, 함께 일하는 프리랜서, 계약직직원들과의 협업과 사람의 소중함,

아니면 나와 맞지않는다는 결론등이 준비하는데 여전히 도움이 될거라 말씀드려봅니다.

최종합격수기도 올렸던게 기억이 나는데 글을 보시는 분들고 꼭 후배님으로 입사해서 마스크를 벗은채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하겠습니다. 대안없이 구구절절한 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고피디]

아직까지는 사내에 채용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는 않는 상태입니다. 뭔가 준비가 나오는데로 다시 말씀드릴게요. 힘내세요!

[🧶]

서럽습니다

[rgx77]

이게참 아이러니한게 코로나때문에 방송사들은 더 힘들어졌는데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는 구독자증가로 주가도폭등하고... 환경이 많이변하긴했네요

[오늘renovater]

침묵의 봄이 오겠네요. 언론사부터가 이 모양인데 우리나라는 노동문제는 영영 해결하지 못할거에요 아마.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