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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아바키안 CEO |
일상생활에서 차(茶)를 마실 때 간편하게 쓰이는 티백(tea bag)은 미국에서 발명됐다. 1900년대 초 차 상인이었던 토머스 설리번이 홍보용 샘플을 비단주머니에 포장한 것이 시초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역사 때문인지, 미국 내에서는 티백으로 차를 우려 마시는 것이 전형적으로 차를 마시는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최근 티백으로 차를 제조해 마시는 '문화'를 깨고 찻잎으로 갓 우려낸 '프리미엄 차'를 전파하는 차 전문 브랜드이자 체인점이 탄생했다. 바로 아르고티(Argo Tea)다. 2003년 미국 시카고에서 설립된 아르고티는 티백으로 우려낸 차가 아닌, 신선한 잎차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아르고티의 최고경영자(CEO)인 아르센 아바키안(Arsen Avakian)은 최근 매일경제 MBA팀과의 인터뷰에서 "커피가 그저 쓴 음료라는 인식을 스타벅스가 깼듯이, 아르고티는 사람들이 차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아르고티 매장 |
-아르고티의 설립 목적은.
▶전통적으로 미국인들은 차라고 하면 '립톤 티백'(lipton tea bag)으로 만든 차를 떠올렸다. (티백으로 제조된) 차의 품질은 낮았고, 맛도 별로였다. 한마디로 차는 맛없는 음료로 인식되어 왔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편견 속에서도 차를 건강음료로 생각해왔다는 것이다. 가령 사람들은 누가 아프면, 차를 마시라고 권유한다.
우리는 차 맛은 별로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건강함과 맛을 동시에 제공하는 차 음료를 선사하는 것이 우리 일이다. 우리 회사의 세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확실한 자연산 재료를 사용하고, 이로 인해 100% 자연산(natural) 음료를 제공해 고객들이 영양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스타벅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모든 창업가들에게 영감이 되었다. 특히 음료업계에서 말이다. 사실 사람들은 커피나 차와 같은 '전통음료'에 변화를 주는 것을 꿈꾸지 않는다. 스타벅스가 생겼을 당시만 해도 커피는 그저 쓴 음료수라고 생각돼 왔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 바'와 다양한 커피 종류로 동종 업계에 혁신을 불러왔다. 결국 사람들이 갖고 있던 커피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린 것이다.
하지만 차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시도는 없었다. 우리는 애플이나 삼성이 그저 전화 용도로 사용됐던 휴대전화를 '라이프 스타일' 제품으로 바꿨듯이, 차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주고, 차 시장 안에서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창업 아이디어를 냈을 때 당신을 지지한 사람은 딱 두 명뿐이었다.
▶아버지와 장난감 디자이너인 루벤 테르지안(Rouben Terzian)만이 나를 지지해줬다. 이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아르고티 창업을 걱정했던 이유는 당시 미국 내에서는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지 않은 음료를 팔겠다 말했으니, 내 말이 얼마나 우스웠겠는가.
-작년 스타벅스는 티바나(Teavana)를 인수하며 차시장 안에서의 영역을 넓혔다.(스타벅스는 1999년 타조티(Tazo Tea)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뉴욕에 티바나 매장 1호점을 오픈했다. 라이벌이 생긴 셈인데, 아르고티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는 경쟁력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 정체성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 아르고티는 (프리미엄 차 브랜드라는) 정체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를 겪지 않는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티바나는 리테일러이지, 차 브랜드가 아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이니만큼 서비스에 더 각별히 신경을 쓸 것이다. 직원 교육은 어떻게 하나.
▶직원들에게 아르고티의 재료(ingredient)에 대한 지식과 영양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 덧붙여 직원 평가도 매우 철저하게 한다. 우리는 3개월에 한 번씩 직원평가를 하며, 학교 시험을 볼 때처럼 각 직원의 성적을 매긴다. (4.0점 만점에) 최소 3.6점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두 번 연속으로 점수가 3.6점 이하면, 아쉽지만 그 직원은 더 이상 우리 회사에서 근무를 할 수가 없다.
-심도 있게 직원들을 훈련하는 만큼 그들에게 더 값진 보상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예로, 작년에 도입한 '트위터로 팁(tip) 주기 프로모션'은 고객들이 아닌 아르고티 회사가 직원들에게 팁을 주는 형식이었다.(이는 작년 12월 5일부터 24일까지 실험적으로 실시한 프로모션이다. 고객들이 팁을 주고 싶은 직원의 이름과 해당 인물이 일하는 지점을 아르고티의 트위터에 올리면 회사가 그 직원에게 1달러씩 팁을 줬다)
▶그렇다. 고객들은 소셜미디어로 아르고티의 좋은 서비스를 알리고, 우리는 직원들을 손수 보상해주는 윈윈(win-win) 전략이었다.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공휴일(holiday) 기간에 다시 이 프로그램을 실행할 계획이다. 지금으로선 많은 고객들이 이 새로운 팁 주기 프로모션에 참여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총 참여자 수는 403명을 기록했다. 참고로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에 가장 이름이 많이 올려진 직원은 '보너스'로 100달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