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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2. 12. 16. 금요일.
오늘도 지치고 힘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방안에 누웟다가 잠이 들었다.
아내가 건드려서 잠을 깨우기에 일어나니 벽시계는 5시를 가리킨다.
지금이 새벽이여? 저녁이여? 하다가는 정신을 차리니 저녁때이다.
시금치-국에 저녁밥 말아먹고는 컴퓨터를 켰다.
우리 민족이 어느 지역으로부터 흘러서 현재의 대한민국 땅으로 이어졌는지와 우리말과 우리글자(한글)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공부하기 시작한다.
한자를 쓰지 말자고 주자하는 사람도 있고, 한자를 혼용해서 쓰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1949년 1월에 태어난 나는 학교에서 한자공부도 했지만 나이가 자꾸만 많아지는 늙은이가 된 지금에는 한자, 한자말보다는 우리말과 우리글자(한글)나 제대로 말하고 글 썼으면 싶다.
한자말은 음은 같지만 뜻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래는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한자말 '오연패했다' 의 뜻풀이는 어느 것이 맞냐?
1) 다섯 번 이겼는가?
2) 다섯 번 졌는가?
그냥 '다섯 번 이겼다'던지 아니면 반대로 '다섯 번 졌다'라고 말하면 될 것을 구태여 한자말 '오연패'를 써서 이렇게 헷갈리게 하냐?
서해안에 있는 내 선산에는 어떤 빗돌이 있다.
내 친척이 빗돌을 세웠는데 씨족의 이름 가운데 내 이름은 한글이 아닌 한문으로 글자를 새겼는데 이게 엉뚱한 한자이다.
내 호적과 족보, 가족부에 오른 한자가 아닌 전혀 엉뚱한 한자로 돌에 새겨져 있다. 한자를 아는 사람이나 읽을 것이고, 그게 나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를 헷갈릴 게다.
그냥 알기 쉽고, 쓰기 쉬운 한글로 빗돌에 새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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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가운데 가장 밤이 길다는 동짓달 동지가 곧 닥아온다.
2022. 12. 22. 동짓날이다. 앞으로는 밤의 길이가 짧아지고, 낮의 길이가 노루꼬리만큼이나 조금씩 더 길어진다.
아쉽게도 일년 중 가장 추운 때가 닥아온다.
내가 알기로는 해마다 일월 초순이 가장 추운 것으로 기억된다.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늘 시골로 내려가 있다. 충남 보령시 웅천면 구룡리 화망마을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무창포나들목이 바로 코앞에 있는 작은 산골 마을이다.
이렇게 자꾸만 추워지는 텃밭에는 어떤 식물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이렇게 추운 날씨인데도 텃밭 안에는 키 작은 풀들이 있게 마련이다.
눈이 덮히고, 살얼음이 얼어서 냉이, 달래, 쑥, 민들레들은 그래도 살아서 버틸 게다.
사철나무, 동백나무, 소나무 잎사귀에 살얼음이 매달려도 아직은 푸릇푸릇하게 버티며 견딜 게다.
텃밭농사꾼인 내가 하나뿐인 어머니(아흔여섯 살)를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는 병원에서만 맴돌면서 농사를 포기했고, 이듬해 2월 말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기에 서낭댕이 앞산 아버지 무덤 곁에 묻어드린 뒤에 그참 서울로 올라온 지가 만7년이 더 넘었다. 이제는 텃밭 세 자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상상조차도 안 된다. 내가 재배하지도 않는 엉뚱한 나무와 억센 풀들이나 가득 차서 주인 행세를 할 게다.
건달 농사꾼이었던 내가 서울에서는 할 일이 없어서 날마다 컴퓨터를 켜서 사이버 세상에나 들락거린다.
내 삶에 별로 필요하지 않는 뉴스나 보고... 요즘에는 내 생활에 별 도움도 안 되는 세계지리사, 역사 등에나 관심을 갖는 체한다. 그냥 별로이다. 농사꾼한테는....
나는 그냥 어린시절에 귀로 듣고 익혔던 옛말이나 제대로 알았으면 싶다.
호적신고가 늦는 바람에 1년 뒤에서나 늦게 학교에 들어가서 가갸거겨를 배웠고, 국어시간에 중국글자인 한자도 조금은 배웠다.
나이가 들어서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면서 토박이말보다는 표준어를 써야 했고, 영어로도 공문서를 읽고 작성하면서 점차로 나는 현대말과 현대글에 익숙해졌다.
나이 많다고 정년퇴직한 지도 벌써 만14년 6개월이 곧 다 된다. 내년 1월1일부터는 만 14년 7개월째로 접어든다.
나는 어느새 표준어, 행정용어에서 멀어지고, 대신에 예전 시골사람들이 썼던 말이 훨씬 정감이 간다. 아쉽게도 이런 말들은 많이도 퇴색되고 사라져간다.
1949년 1월생인 나. 내 어린시절에는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얼마 안 된 탓으로 일본어투의 낱말을 쓰는 어른들이 제법 많았다. 특히나 초등학교 시절에 대전으로 전학을 갔는데 일꾼들은 대부분 일본말로 된 전문용어를 썼다.
예컨대 '와로바시, 각꾸목, 게다, 빠루, 시마이, 야마시, 겐죠, 다꾸앙, 요이시, 이빠이, 쓰르메, 뎅까, 빠가야로, 가이생, 벤또, 꾸사리, 게다, 비루, 빠루, 반자이또, 등'
수십년이 지난 지금은 언어순화가 되어서 이런 말투를 쓰는 사람은 없을게다.
지금에는 생소한 외래어, 새롭게 만든 낱말이 생겨서 세상물정에 어둔 나한테는 이해가 안 된다. 들어도 그게 무슨 뜻인가를 몰라서 어리버리하다.
말과 글은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새롭게 생겨서 활동하다가는 늙어서 자꾸만 죽는다.
내 초등학교 시절... 대전 할아버지 집에는 한문쟁이 영감들이 무척이나 많이 들락거렸는데....
나는 우리말이나 제대로 했으면 싶다. 또한 1446년에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한글)로 글을 썼으면 싶다.
내 생각과 기억을 오래 보존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쉬우면서 가장 확실한 것이 글쓰기이다.
종이 위에 쓴 글은 오랜 세월이 지나가도 그래도 남아 있다.
컴퓨터로 쓴 글은 컴퓨터가 고장이 나면? 그냥 깡그리 사라지지만 종이 위에 쓴 글은 그 종이가 보관되는 한 오래토록 그대로 남아 있다.
나한테는 우리말과 우리글자가 최고이다. 더 욕심을 낸다면 우리문화이다. 내가 경험하고 기억하는 일상생활이기에....
나중에 보탠다.
잠시 쉰다.
2022. 12. 16.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