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드레싱 룸에서 내가 모토로 내걸었던 말이 있다. "팀이 곧 스타다"라는 말이었다. 그 철학을 대변할 만한 선수가 있다면 바로 로비 킨이었다. 보통 스트라이커를 주장으로 세우는 것은 최고의 조합은 아니다. 하지만 로비는 달랐다. 그는 감독이 요구하는 것이라면 뭐든 해낼 선수고,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과 어울리며 단합심을 만들어내려는 선수이다. 11명의 로비 킨으로 팀을 꾸릴 수 있다면, 어떤 경기라도 이길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로비는 개인적인 영광을 위해 경기를 하는 선수가 아니지만, 그가 경기에서 이뤄 낸 것들에 대해서는 칭찬을 받을 자격이 있다. 어제 그는 선덜랜드전에서 100호골을 기록했다. 로비를 제외하고 지난 30년간 토트넘에서 센추리 클럽에 든 것은 두명뿐이다. 그 선수들이 테디 셰링엄과 글렌 호들이라는 점은, 로비가 기록한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웅변해준다. 로비는 스퍼스 안에서는 충분한 대접을 받고 있고, 팬들도 매년 그를 올해의 선수로 추천하지만, 이 나라 안에서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대접을 받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답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는 겨우 27살이다.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들 중에서 그만큼 꾸준히 골을 만들어내는 선수도 드물다. 그는 최소한 1500-2000만 파운드의 몸값을 기록할 것이다. 2007년 1월부터 12월까지, 프리미어쉽에서 로비보다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도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어웨이 경기에서 넣은 골 수이다. 거의 50%에 달하는데, 홈 경기장에서 경기할 때와 비슷한 정도로 어웨이에서도 수준높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상당히 보기 드물다. 내가 스퍼스의 감독으로 있던 시절,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도 50%에는 달하지 못했다. 로비의 꾸준함은 그의 쿨하고 싹싹한 성격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나는 부임한 후 2년간 "우리 팀에는 3명의 퍼스트 초이스 스트라이커가 있고, 그중 매 경기 두명만 출전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던 것을 "로비가 나의 넘버원입니다"라고 바꿔 말할 수 있었다.
내가 부임한 후 첫 6개월간은 로비에게 있어서 힘든 나날들이었다. 선발 출장 횟수와 교체 출장 횟수가 비슷했으니 말이다. 다른 어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당연히 불평을 털어놓았지만, 그렇다고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그의 노력과 실력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는 그 기간 동안 교체출전 한 뒤에 중요한 골을 수차례 기록했고, 그 점이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었다. 보통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스트라이커들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앉아 있다가, 교체해서 들여보낼 땐 "겨우 20분만 뛰게 될 텐데, 그동안 뭘 할수 있겠어? 골을 못 넣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겠지"라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
로비는 경기장으로 뛰쳐나가서, 골을 넣으려고 온힘을 다해 뛰고 팀에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선수다. 로비는 선발로 뛰다가 교체되는 것을 상당히 싫어했다. 일찍 들어오는 것보다는 오히려 레프트백에라도 남아서 뛰는 걸 좋아할 것이다. 덕분에 로비는 전술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굉장한 도움이 될수 있는 선수였다.
로비에게 넓게 벌린 플레이를 하면서 옆구리에서 치고 올라오는 풀백들을 막으라고 주문하면, 기꺼이 그 역할을 하곤 했다. 마찬가지로, 베르바토프가 정통적인 9번 선수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디미타르의 파트너로는 좀 더 10번의 본질에 가까운 선수가 필요했다. 로비는 군말없이 그 역할에 적응했다. 그는 어시스트를 만들어내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토트넘 스쿼드를 어떻게 짤지 고민하던 시절, 나는 로비를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의 범주 안에 넣지 않았다. 그 후 체력 테스트를 해 보았다. 10야드 단거리 1위? 로비였다. 20야드는? 로비는 레들리 킹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지구력? 지구력 테스트에서는 언제나 1등에 가까웠다. 후에 아론 레넌이 영입됐고 아론이 구단에서 가장 빠른 선수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로비(그리고 레들리)는 여전히 레넌과 비슷한 스피드를 유지한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렇게나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하는 선수를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로비는 오른발, 왼발, 발리슛, 칩인, 프리킥 등등 거의 모든 골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선수다. 그가 못하는 것은 태클과 헤딩 정도다. 그는 거의 독자적인 페널티킥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어느 쪽으로 공을 찰지 미리 정해놓고 때린다. 하지만 로비는 공을 향해 뛰어가고, 키퍼의 반응을 본 뒤 마지막 순간에 방향을 결정한다.
경기장 밖에서 그는 정말 재미있는 친구다. 나는 드레싱룸에 아일랜드인이 있는 걸 항상 좋아해 왔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단합을 좋아한다. 내 경험에 따르면, 그들은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게 팀 버스에서 경기 전술을 설명할 때건, 훈련장의 식당에서 옆 사람과 얘기를 나눌 때건 말이다. 안디 리드도 비슷했다. 프리시즌에 프랑스로 친선전을 가지러 간 적이 있다. 안디와 로비가 모두를 선동해서 새벽 4시까지 모여 노래를 불렀다. 그들을 말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축구 팀은 이래야지'라고 생각했었다.
네덜란드 속담중에, '밤에, 그리고 아침에 사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무슨 뜻이냐면, 새벽까지 술을 마시게 되더라도, 다음날 비실비실대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사내답게 다음날 일은 멀쩡히 해내야 한다. 아일랜드의 선수들이 그랬다.
로비는 새로운 선수를 잘 환영해주는 사람이다. 몇몇 팬들은 동의하지 못했지만, 레들리가 부상당했을 때 나는 자동적으로 로비를 주장으로 꼽았다. 내가 토트넘을 맡고 있는 동안 오로지 한개의 구단(에버튼)만이 그를 영입하려 했던 것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유럽의 탑 클럽과 계약하는 스트라이커들을 봐도, 로비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로비의 100호골이 화요일에 있는 아스날전에서 터졌다면 더 좋았겠지만, 어제 득점하리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팬포럼에서 긁어온거라 주소는 없습니다.. 원문은 타임즈온라인..
첫댓글 '욜감독님 착하네'하는 소리 나올거같다
욜감독님 착하네
사랑해요.
로비
욜 감독님...ㅠ.ㅠ
구단압박팬들모르게 많이받앗던감독 ..;; 그것도모르고 까댓으니 ..죄송할뿐..
욜감독님 최고 ㅠ_ㅠ 크흑 다시 보고프다
욜 욜~~~~~~~
욜감독 뉴캐슬 가시지... 아깝다
욜감독 오오
점점 그 가치를 epl내에서 인정받는 스트라이커
로비킨은 정말 느낌이 좋은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