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8, 19 양일간 부천 삼광교회에서 전도 세미나가 있었다. 전도, 특히 협력 전도에 대한 집중 강의가 이어졌다. 이 세미나에서는 그것을 '품앗이 전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 세미나의 주 강사라고 할 수 있는 분이 삼광교회 담임 심원용 목사이다. 스텝까지 포함해서 300 명 가까운 목회자들의 먹고 자는 문제를 교회에서 일괄 부담하고 푸짐한 선물까지 다량 준비한 풍성한 행사였다.
그 전도 모임에서 삼광교회 담임 심원용 목사로부터 선물로 받은 책이 <사중복음의 능력>(다니엘선교회)이다. 물론 지은이는 심 목사이다. 책 제목만 봐도 그가 속한 교단이 어디인지 또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대번에 알 수 있다. 사중복음(중생 신유 성결 재림)은 성결 교단의 전도 표제이자 신학의 핵심에 속하는 것이다. 심원용 목사는 사중복음을 갖고 교회를 부흥시킨 대표적인 목회자라 할 수 있다.
모두 합해 150쪽이니까 분량이 많은 편은 못 된다. 하지만 이 책 속에 사중복음에 대해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봐도 좋다. 이 책의 소개 글에서 그는 사중복음을 성결 교단의 복음적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성경 교리의 핵심 내용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중요성에 비추어 체계적인 정리가 덜 된 아쉬움이 있었다. 그것을 심 목사가 이 책으로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있다.
<사중복음의 능력>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사중복음과 성결교회'라는 제목 아래 다섯 개의 소 제목 - 서론, 성결교회의 역사, 성결교회 신학의 제형성 과정, 성결교회의 신학, 결론 - 을 가지고 있다. 성결교회의 형성과 유입 과정 그리고 정착해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정리해 놓은 것이다. 1부는 2012년 출판된 <한국성결교회 100년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출판부)에 의존한 바 큰 것 같다. 이 책의 주제 사중복음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 설명이라고 해도 좋겠다.
제2부는 '사중복음의 성경적 이해와 선포'로 이 책의 주제를 알기 쉽게 설명해 놓고 있다. 사실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사중복음이 성결교단의 전유물은 아니다. '순복음'이라고 해서 오순절 계통의 교회들도 이것들을 강조하고 있고, 그 외 교단들도 이 네 주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중복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을 일찍이 전도 표제로 내 세운 것은 우리 성결교단밖에 없다. 그래서 이것이 성결교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었다.
이 책 2부는 사중복음의 각 항에 대해서 정의, 필요성, 방법, 맺는 말(소결론) 순서로 정리되어 있다. 또 각 항 끝에 첨부되어 있는 예화 및 간증은 해당 항목을 이해하는 데에 적절한 도움 틀이 되고 있다. 성결교회 교인이라면 사중복음에 대해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을 것이다. 하지만 확연한 개념으로 자리하지 못한 면이 없지 않았다. 이것은 평신도뿐 아니라 목회자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이러한 때에 심원용 목사가 사중복음에 대한 이론서를 출간했다는 것은 그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더욱이 중형교회로 부흥시킨 교회(부천 삼광교회)를 담임하면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중후한 책을 저술해 낸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더 값지게 여겨진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신앙의 결기를 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중요한 것에 밑줄을 그어가며 정독하면 기대 이상의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장점에도 불구하고 꼭 지적하고 싶은 사항이 몇 개 있다. 지적이라기 보다는 더 나은 책을 저술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싶은 조언으로 보는 게 더 좋겠다. 심원용 목사의 이 저술은 성결교의 전도 표제인 사중복음(Fourfold Gospel)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따라서 이론서에 해당한다. 그것은 각주와 권말에 첨부한 참고문헌을 볼 때 더욱 그러하다. 이론서는 모든 것을 객관화 시켜 표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책을 내용 주(註)로 인용하면서 그 저자에게 극존칭을 쓰고 있는 경우를 본다(예를 들어 p.7. 조종남 박사 인용 부분 등). 물론 크게 영향 받은 학문의 스승이니 만큼 존칭과 존대어를 쓰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필이 아니라 학술 서적임을 고려할 때 존칭은 피하는 것이 옳다.
일제 말 성결교를 설명하면서, 교단 폐쇄는 재림 사상 때문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보충 설명이 없으면 마치 성결교단이 일제에 끝까지 반대하고 항거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데, 성결교도 여타 다른 교단과 마찬가지로 일제의 종교정책에 협조적이었다. 신사참배도 다른 교단보다 앞서 한 것이 이것을 잘 말해 준다. 역사는 긍정과 부정이 합해져 채워져 나가는 기록의 과정이다. 영광된 교단의 역사뿐 아니라 아픈 과거도 반드시 기록되어야 한다. 이것이 객관적인 역사 서술이 되는 것이다.
이론 없는 실천은 맹목적이 되기 쉽다. 사중복음이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전도표제이고 성결교 신학의 지향점을 함축하고 있다고 해도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론이 체계적으로 정립되고, 정립된 이론이 실천을 담보해 낼 때 능력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심원용 목사의 <사중복음의 능력>은 시의적절하고 유효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이 행함 있는 믿음의 지침서가 되기를 바란다.
사중복음은 기독교 일반에 통용되는 신학을 함의하고 있다. 심 목사는 이 책으로 일반적인 사중복음을 성결교의 독특한 신학 브랜드로 만드는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할 것이다. 목회자 뿐 아니라 성결교 신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내용을 체득한다면 보다 온전한 성결인이 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타 교단 사람들도 이 책으로 인해 성결교 이해에 도움을 받을 뿐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내가 일독을 권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