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지 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오묘하고 아름다운 또 하나의 물리학의 세계에 관한
놀라운 이론을 만납니다.
‘다세계이론’이라는 이 이론 틀은
아직은 보완해야 할 것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물리학자라는 사람들이 본래
황당한 거짓말을 하는 이들은 아니니
들어 두어 손해 날 일은 없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지난해, 나를 황홀하게 했던 리사 랜들의 『숨겨진 우주』에서 말하는
‘여분차원이론’만큼 선명하지는 않았고,
‘양자얽힘’, ‘결풀림’, ‘파동함수’와 같은 것들은
그저 막연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내게는 아득한 세계의 용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얻은 것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 책을 통해 양자물리학과 관련된
아인슈타인에 대한 오해를 확인하면서
그것을 씻어낼 수 있었다는 것도 작지 않은 수확이었고,
휴 에버렛과 데이빗 봄, 드브로이와 같은 이들의 이름이 친숙해진 것,
그리고 얼굴을 다 내밀지 않아
겨우 뒷모습 정도를 보았다고 할 수 있는 ‘다세계이론’에 대해 알게 된 것도
또 하나의 물리적 세계에 다가선 것 같아 기뻤습니다.
늘 궁금하지만 결국은 알 수 없어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시간’에 대한 이해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소득이었고
‘장(場)’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이 훨씬 커졌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얻은 결코 작지 않은 수확이었습니다.
아쉬운 것도 없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하고자 하는 말을 좀 선명하게 돋을새김했더라면 좋았을 터인데
설명을 위해서 그랬다는 것이야 이해가 가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펼쳐놓는 과정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오히려 묻히거나 가려졌다는 것,
그리고 번역 또한 썩 잘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거의 모든 ‘새로운 것’을 만나는 신선함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사로잡았고
때로 어수선해 보일 때도 결코 지루하지는 않았으니
다세계이론을 만난 일이
내 삶의 내용을 어느 정도는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나 예감은
전혀 황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하고
읽고 정리한 것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