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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제 : 2006.01.07(토)
어디로 : 신선봉, 마패봉(충북 제천)
누구랑 : 산악회 따라서 아내랑..
벌써 3주전 일입니다... 지난밤 어떻게 쪼그리고 잠을 잤는지 모르지만 자고 일어나니 오른쪽 어깨쭉지와 젖가슴 아래가 담에 결린 듯 뻐끈하고 몽둥이로 뚜드려 맞은 듯 아픈 것이 앉아 있으면 가슴이 아프고 누우면 등허리가 아파 어쭙지 않게 담에 결렸나 보다 라고 자가진단을 내리고 처방약을 지어 먹었드랍니다. 그리고 이틀후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는 아내에게 한다는 말이...
빵과버터 : (웃통을 벗으며...) 여보야?...안티프라민으로 어깨쭉지 맛사지 좀 해주라...
우렁각씨 : 약은 지어 먹었어요?...
빵과버터 : 응....
우렁각씨 : (맛사지를 하다가)여보...여기 이상해?...대상포진 같애...피부과에 가봐야겠어요!...
빵과버터 : (오~잉???)....머시라?....대상포진이라고?...
출근 하자마자 피부과 의원 문을 열고 들어서니 당장에 눈에 띄는 홍보용 포스타가 저의 증상하고 똑 맞아 떨어지는 거라요....(옴마나!!...)
의사선생님 : 대상포진 맞네요...심한 운동 하지 말고, 싸우나 하지 말고, 술도 먹지 말고....말고, 말고...2주 정도 치료하면 낫는데 통증 후유증은 오래 갈겁니다. 대상포진이란게 단순 피부병이 아니고 수두 바이러스가 몸에 잠복하고 있다가 건강이 약해지거나 노쇠해지면 튀어 나오는데 이걸 성인의 경우 대상포진이라고 하지요 주로 노인네(?)들한테 잘 걸리지만 요즘은 젊은 사람도 잘 걸리고 우리나라 국민의 1/5 정도가 경험한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입원할 정도로 심하기도 하며 진물이 번져서 2차 감염되기도 하며 더러는 통증이 2~3년 가기도 하는 골치아픈 병이지요....
빵과버터 : (속으로...) 이런 젠장, 니미럴!!!.....
일주일 정도 약을 먹고 바르니 토돌토돌한 물집의 발진은 잡혔는데 통증이 장난이 아닌게 가만히 있으면 자꾸 그쪽으로 신경이 씌어....에레이!...산이나 가자!...한게 만수봉이었구요....다음주 에레이!...또 가자! 한게 신선봉, 마패봉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오른쪽 어깨쭉지의 통증은 여전히 저를 괴롭힙니다.....
▲ 다녀온 길
▲ 무식한 사람들이냐?...아니면 철각, 준족의 베테랑들이냐?...안내 산악회의 성격은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뒤죽박죽이니 일사분란한 회원 통제가 안된다는 것이지요...한 팀은 넓디 넓은 진입로로 올라가고 다른 팀은 이렇게 길도 아닌 낙엽 더미속을 더듬어 가는 진기한 광경이 벌어집니다. 제가 굳이 이 사람들의 꽁무니를 따라가는 이유는... 단지 아내가 거기에 섞여 있었다는 겁니다....ㅋㅋㅋ...여기서부터 45명의 회원들이 2팀으로 찢어지기 시작합니다.
▲ 잘 다듬어 논 무덤 3기를 지나는데... 여기가 san 001님의 산행기에서 언급하신 무덤 2기려니 생각하고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 아!...예수님의 목마름을 해결해준(?) 지난 여름 갈모봉에서 만난 착한 사마리아인의 표식을 여기서도 봅니다. 연어봉은 당초 계산에 없던 길이라 생경한 석문재길로 가다보니 근 1시간여를 계곡 눈속에서 나홀로 산행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조금은 돌아가드래도 초보들을 따라 연어봉으로 붙었어야 했습니다.
▲ 머리위 병풍바위 능선에서는 두런 두런 인기척도 들리지만...저는 발자국 두어개를 등대삼아 능선 쪽으로 올라갑니다. 산행 초입에서 아내는 계곡쪽으로 사라졌는데?....저는 계곡길이 맘에 안들어 "나는 이쪽으로 갈란다" 라고 말을 남기며 능선에 붙었지만 결국 저도 계곡으로 떨어졌으니 혹시 이 발자국 중에 아내의 발자국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올라갑니다.(나중에 확인된 사실은 이 발자국의 주인공들은 회장님과, 산행대장, 우렁각씨였다니 저의 직감은 영감이 되었던거지요...ㅋㅋㅋ)
▲ 이제 비로서 능선에 올라서서 월악 산군들의 몸매를 감상하기 시작합니다.
▲ 방아다리 이정표
▲ 방아다리 전망대에서 눈에 익은 부봉과 주흘산이 반겨줍니다 부ㅜ
▲ 방아다리 전망대에서(조걸 제대로 매달아 놓고 왔어야 ....)
▲ 방아다리 전망대에서 서봉을 바라보며...
▲ 아쉬워서 뒤돌아본 방아다리 전망대
▲ 암릉과 소나무
▲ 암릉과 소나무(두부모처럼 반듯한 암릉위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증이 발동한 저는 일부러 기어올라가 근접촬영에 성공? 합니다.)
▲ 어디쯤 이던가?...왁짜지껄 시끌벅쩍하더니 젊은 남녀가 뒤섞인 산행팀을 만났는데 여성회원들이 로프를 잡고 내려올 때 까지 기다려 주고 있자니 빨간 장갑의 이 남자는 저의 호신용 나팔이 탐이 났나 봅니다.
빨간장갑 :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요...
빵과버터 : 예...복 많이 받으십시요...
빨간장갑 : 아저씨?...그거 나팔이유?...
빵과버터 : 예...마자요.
빨간장갑 : 야!...그거 근사하다....어디서 샀어요?...
빵과버터 : (띠~용??....) 등산용품점에서요...아마 잘 없을껄요!!!... 이거 내가 폼으로 달고 다니는게 아니고 산행실력이 시원찮으니 길 잃어 버렸을 때 써먹을라고 샀지요.
빨간장갑 : 그거 한 번 불어보실 수 없어요?...
빵과버터 : (오~잉??..)(속으로 : 뭐..이런 사람이 다 있누?....)
그러나 저의 약점은 꿰뚫어 보는 빨간 장갑의 마술에 걸린 저는 디립다 한 번 크게 불어 봅니다...뚜~~~ 여성회원들은 갑자기 들리는 나팔소리에 눈이 전기다마처럼 커지고.....ㅋㅋㅋ
▲ 서봉쯤이던가?...어쩐지 어설프고 불안해 보이는 젊은 할머니를 저는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아내는 뒤에서 격려를 해주며 산행을 하는데 결국 이 젊은 할머니는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결정적인 꼴찌의 영광을 안겨 줍니다.
▲ 반대방향에서 올라오신 진우성주 정시인을 클로즈업합니다...
▲ 내려서기가 꽤나 상그런 암봉을 젊은 할머니는 우회시키고 내려서는 아내를 조마조마하게 바라봅니다.(조심혀...)
▲ 신선봉에서...(아내는 월악을 담기에 정신없고...패트롱은 전화받기에 정신없습니다)
▲ 증빙
▲ 서둘러 점심을 먹은 후 올려잡은 신선봉
▲ 월악(신선봉에서)
▲ 부봉과 주흘산(신선봉에서)
▲ 포암산(신선봉에서)
▲ 뒤돌아본 신선봉
▲ 마패봉 가는 길에
▲ 마패봉에서 되돌아 오면서...
▲ 마역봉?....(저는 마패봉이란 이름이 더 좋은데...)
▲ 마패봉에서 한 발 크게 띄면 부봉에 닿을 것 같습니다.
▲ 신선봉을 바라보며
▲ 시간도 널널하니 마패봉에서 제3관문으로 바로 내려가느니 치마폭포를 보자고 아내와 합의한 후라 여기서 젊은 할머니와 패트롱을 10여분 기달립니다.
▲ 잡목숲에 가린 신선봉 옆구리를 아쉽게 바라보는데 아내는 기어코 한컷 잡을 요량으로 발자국도 없는 눈속으로 기어올라갑니다.
▲ 아내와 잠시 헤어지고 혼자 내려가면서 잡은 유일한 선돌을 뽑아 왔습니다.(치마폭포에 좋은 그림이 많다고 해서 일부러 30여분을 빠꾸해서 내려 왔지만 그릇된 정보에 사기당했다고 투덜거리고....눈 때문에 길을 잘못든 것을 확인한 것은 집에와서 지도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얻은 결론입니다.
▲ 갑자기 파란 지붕이 내려다 보이더니 다다른 곳은 휴양림식당 옆 계곡이였습니다.
▲ 투덜투덜...
▲ 휴양림에서
▲ 자연 휴양림 입구
▲ 식당겸 팬션입니다(아쉽기도 하고 부럽기도하고.....)
▲ 금란서원 (김옥길 선생님께서 이대 총장을 거쳐 교육부 장관을 지내신 다음인 1980년 초부터 1990년 돌아가실 때 까지 머무셨던 곳으로 선생님의 고향인 평남 맹산과 비슷한 산세를 가진 이곳을 발견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자 동생인 김동길 박사가 지어 누님께 살게 해 주신 곳으로 '김활란'에서 활을 뺀 이름에 서원을 더하여 '금란서원'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본교 수련관의 부속건물로 두고 관리하고 있다.
▲ 신선봉을 뒷마당으로 쓰고 있는 저 집의 주인은 누구일런지?....
▲ 조령산휴양림의 상징입니다
▲ 꽁지 짤린 누렁이(신선봉 표지석 앞에서 단정하게 폼을 잡고 앉아 있는 누렁이가 눈에 들어와서 샷타를 누르는 순간... 떡국 먹는 모습을 보고 껄떡대는 누렁이가 신경이 씌였는지 누가 무엇을 던졌는데....누렁이는 꽁지도 없으면서 꽁지빠지게 달라 뺍니다...ㅋㅋㅋ) -산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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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상포진? 그것은 청암선생님께 넘기고...) 월악산국립공원 그 일대를 완전히 섭렵하시는군요. 이젠 눈감고도 훤하시겠습니다. 산그림들은 확대해 거실에 걸어두고픈 수작입니다. 조금의 알바는 산행기의 훌륭한 재료이자 산행의 또다른묘미 아니겠습니까? 수고하셨음돠. ^^ 이제 수덩이 산행기 쓰러 가야쥐. 휘리릭!! ^^
정말이지!!!..형편만 되면 월악산 아래 쪼그만 초가집이라도 한 칸 마련하고 싶습니다...그러나 알바는 챙피한거 아뉴?...ㅋㅋㅋ
대상포진? 그런 거 경험 안해보고 인생을 논하지 말아야합니다.^^ 피부병 중에 유일하게 병변이 생기기도 전에 아픈병이라고 해도 되죠. 수두균이 말초신경에 잠복하여 병변을 일으키는 병리적 특징이 있슴돠. 저도 30대 중반에 경험했는데, 따끔거렸기도 하지만 워낙 묵직하게 아파 밤에 힘을 묘하게 사용해서 그런가 했죠
허기사!!...삼십대에 경험해 보셨다니...진짜 명의는 책에서 배운 경험보다는 스스로 겪어보는 경험이 상지상 아니겠습니까요?..ㅋㅋㅋ
이화 수련관에서 소아당뇨캠프를 여름 방학때 두해 연이어 김옥길 선생님 마지막 투병을 위한 요양 치를 때 쾌유를 빌며 앞을 지나 다녔습니다. 품위 넘치던 선생이셨는데.. 부봉과 영봉 가까이서 월악의 소나무향이 흠씬했겠습니다. 눈 싸인 암봉에 붉은 살을 드러내고 푸른 솔빛을 내는 소나무의 고고함을 흠모합니다
왜 패트롱이죠? 여쭤서 죄송.... 지나가는 말은 알아묵어야 하는데, 이건 직접 부치시는 아호인지라 지레 짐작키가 좀 그러네요. 산그늘님의 산행과 예술창작의 영원한 후원자라는 말쌈이신가요? 설마 젊은 할머니의 임시 패트롱을 자처하신거는 아니시죠??
옴마나?..우짠다요?!!..젊은 할머니의 패트롱은 지가 아니고 "L" 머시라고하는 한 솥 밥 먹는 직원이었는디요?...프라이버시라나 머라나 땜에 머리 떼고 꽁지 떼었드만 헷깔리셨나보네요?...ㅋㅋㅋ
좋은 산행기 마치 제가 다녀온 듯 멋지게 감상하고 갑니다. 또 차칸아 수첩에는 메모가 한 줄 더 늘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