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인(Stein)은 독일어로 '돌'이라는 뜻입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분해해 보면 '하나의 돌(Ein Stein)'라는 뜻입니다. 천재적인 과학자의 이름에 숨겨진 뜻이 '돌하나'라니... 공부하면서...특히 영어단어 외울 때마다... 항상 '내 머리는 石頭~!'라고 자학하곤 했는데, 이제는 나도 용기를 가져야겠다고...빙긋 웃으며 주먹을 쥐어봅니다...'불끈~!'
슈타인암라인. 영어로 번역하면 'Stone at Rhine'이 됩니다. (라인강의 돌..?) 마을 이름의 유래를 듣는다면 더욱 재미있을텐데, 안타깝게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아침부터 줄곧 날씨가 흐리고, 라인폭포에 이르렀을때에는 눈까지 내려서 우산을 쓰고 다녔는데, 슈타인암라인에 오니 밝은 햇살이 비쳐 기분마저 더욱 밝아집니다.
슈타인암라인은 에스터의 말에 어긋남이 없이, 정말로 작고 귀여운 마을입니다. 한바퀴 쭈욱~ 둘러보는데 채 한시간이 걸리지 않은것 같습니다.
맑디 맑은 보덴(Boden)호수가에 위치한 스위스 전통양식의 집들은 마을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역과 구시가 사이의 호수위로 다리가 이어주는데, 마치 바닷가인양 갈매기가 많이 보입니다. 구시가에는 예쁜 집들이 많이 있고, 곳곳에 화려한 벽화들이 눈에 들어와 마을 전체가 하나의 <중세미술관>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샤프하우젠보다 더 정감이 느껴지는 조용한 마을입니다.
특이했던 것은, 마을 곳곳에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장식이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인형들, 쇼윈도우 장식, 시내거리의 나무조각까지...! 백설공주 이야기 투성입니다. 혹시, 이 마을이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이야기의 모델이 되었던 마을일까...? 혹은, 그 동화의 작가가 이 마을 출신일까...?
이프와 에스터에게 물어보았지만,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에스터의 이야기로는, 어떤 마을은 일정한 기간동안 주제를 정해서 주민들이 다같이 마을을 꾸미곤 하는데, 이 마을의 이번 주제가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가 아닐까...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곳곳에 보이는 귀여운 인형들. 마치 동화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킵니다. 어린시절 동화책에 푹~ 빠졌던 여학생들에게 꼭 와보라고 추천하고픈 스위스마을, 슈타인암라인 입니다. ::: 슈타인암라인 사진보기 ::: * 슈타인암라인, 호숫가의 작은 마을... 멋진 중세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옛날시가지로 들어오려면, 이 다리를 건너와야 합니다. '라인강'과 '보덴호수'가 만나는 접점에 위치한 슈타인암라인, 보는 곳곳이 그림엽서 같습니다.
마치 바닷가에 온듯... 갈매가 참으로 많습니다.
* 슈타인암라인 시내풍경 예쁜 스위스 집들... 깨끗하고 한적한 거리...스위스의 멋입니다.
이런 예쁜 집들 사이를 걸어간다면... 동화속으로 들어온 느낌이겠지요?
넓은 광장에 역시 분수대... 저어~ 멀리에 웬 나무인형들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봅시다.
*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나무로 깎은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인형들. 난장이는 총 7명인데, 그중 일부만 찍은사진입니다. 누구의 말을 빌자면...어여뻐야 할 백설공주가 '원숭이'처럼 보인다고...(^^;)...
반대편에 사과를 들고 있는 마귀할멈 인형도 있었습니다. 혼자 찍으면 외로울까봐 저도 껴서 같이 찍었습니다...(^^;)...
* 화려한 벽화들 이 마을에도 샤프하우젠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벽화들과 오리엘창이 가득합니다. 역사 1000년에 주민 3000명이 살고 있는 Old Town 슈타인암라인, 부자들이 많았는가 봅니다.
이 벽화의 중심에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는 한 남자가 보이지요. 그림 아래에 이름이 써 있습니다. Zwingli(츠빙글리), 종교개혁가 츠빙글리입니다. 츠빙글리는 취리히에서, 칼뱅은 제네바에서 종교개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 세계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수능공부할 때 공부한 세계사,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요..?)
'아니~! 이렇게 좋은 벽화가..!' 어떤 건물의 벽에 길게 늘어선 그림과 세계 각국의 언어들... '환영합니다.'라고 써있다.
* 길 잃지 마세요, 귀여운 이정표들. 너무나도 작은 마을 슈타인암라인, 길 잃어버릴 일도 없는데, 이런 앙증맞은 인형들이 곳곳에 보인다. 그 포즈와 꾸밈새 또한 각양각색, 마을의 귀여움을 더해준다. 그런데...'Marliweg'가 어딜까..(^^?)...?
* 프로테스탄트들의 교회 하늘을 찌를듯한 첨탑...
슈타인암라인까지 구경을 마친뒤, 다시 차를 돌려 취리히로 돌아갔습니다.
'내 여자친구는 아직까지 한국음식을 못먹어 봤어. 우리 꼭 한번 한국식당에 같이 가보자구.'
예전부터 이프는 이런말↑을 종종 했었는데, 드디어 오늘 저녁을 같이 취리히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하기로 약속했던 것입니다.
솔직히...한국식당 가자는 제의를 받았을때부터 걱정이 앞섰습니다. 물가비싼 스위스, 그 수도 취리히...'한국식당'은 분명 외국식당인데...도대체 얼마나 비쌀까.허흑~! 매일매일 대형수퍼에서 저렴한 원재료만 사다가 기숙사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본인으로서는, <한국식당에서의 한끼>로 인해 일주일 식비가 사라질것을 생각하니...도저히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것이었지요. 외국 나와서 굳이 비싼돈 들여가면서 한국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구요. 하지만, 오늘 이렇게 우리들을 위해서 가이드까지 해준 고마운 친구인데, 한국식당 같이 가자는데...가야지요. 마음을 단단히 먹고 한국식당으로 향했습니다.
* 취리히 한국식당 <고려정>의 내부모습.
이프는 인터넷으로 벌써 예약까지 해놓았더군요. 취리히에 있는 한국식당 <고려정>. 그 분위기가 은은한 것이...역시나 가격은 도저히 가난한 유학생들이 먹기에는 부담스러웠습니다. <참이슬> 한병이 28프랑이었으니... 말 다했죠...(--;)...(1프랑:약1000원) 소주한병 아껴 마셔보기...난생 처음입니다. 하.하.핫.
이프와 에스터는 불고기정식을 시키고, 우리는 해물파전, 돼지고기볶음 등등을 시켜서 함께 먹었는데, 다섯이 먹은것이 대략 190프랑 정도 나온것 같습니다. 이프와 에스터는 한사코 우리셋은 20프랑씩만 내라고 해서...결국 그렇게 했습니다. 대부분의 비용을 그 둘이서 부담한 것이지요...어휴,정말로 이프와 에스터에게 신세를 많이진 날이었습니다. 다음에 꼭 이 둘에게 커플선물 뭐 하나 좋은거 해주자...셋이서 약속했습니다.
다시 취리히에서 기차를 타고 Olten에 도착하니 대략 밤11시. 기적같이도...흰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펑~! 펑~!' 쏟아지는 함박눈..! 우
~!! 이러다가 화이트크리스마스 되는거 아닐까~? 끼아악~, 너무너무 좋아~~!! 스위스인들 다들 조용히 잠든 그시간에, 한국여자 셋이서 눈맞으면서 캐롤송 부르고, 눈위에 드러눕고 사진찍고... 완전 생쇼를 했지요...
* 한밤중...쏟아지듯 내리던 함박눈.
그렇게, 2003년 12월 22일. 즐거운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아직 크리스마스 휴가는 길고도 긴데, 다음에는 또 어디를 여행할까....고민을 하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 2003년 12월 22일, 월요일...-
첫댓글 홍윤숙님 덕에 스위스 여행을 자알 했습니다. 캄솨~ 한국에 나오심 소주 원없이 쏘지요.뜰꽃피는 뜰팡에서
자다가 이게 왠 떡? 새벽에 걸려온 너의 전화에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사진 보니까 참 좋다. 늘 좋은 사진 올려 주어서 고맙다. 새해엔 더 희망찬 나날이 올 것이다! 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