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교육훈련단은 15일 해병대 창설이후 54년만에 10명의 여부사관(하사) 임명식을 가졌다. 14주간의 고된 훈련을 받고 하사계급장을 수여받은 여부사관들./김용우 기자
어제 10명 계급장 달아 - 해병창설 54년만에 처음
남자들도 받기 힘들 만큼 고돼 ‘지옥훈련’이라는 별명이 붙은 14주간의 해병대 훈련을 마친 해병 여부사관 10명이 15일 오후 임관했다. 해병대에서 여자부사관 임관은 처음이다.
이날 임관한 정미선(鄭美善·24·계명대음대졸) 하사는 “월남전 참전용사인 아버지와 백령도 근무를 마치고 얼마 전 제대한 오빠의 뒤를 이어 해병대 부사관으로 임관해 해병대 가족을 이루게 됐다”며 “해병대 첫 여부사관이니 만큼 모든 면에서 모범적인 선례가 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임관 각오를 밝혔다.
이들 여부사관 10명은 지난 7월8일 입소해 부사관 후보생 교육 전 과정을 마치고 이날 해병대교육훈련단에서 개최된 부사관 후보생 283기 임관식에서 남자 후보생 44명과 나란히 하사 계급장을 달았다.
이지애(李智愛·24·동신대졸) 하사는 96년 대통령기 전국 사이클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훈련성적을 거두었으며, 입대 직후 구보에서 후보생 54명 중 3등으로 들어와 부대 관계자들이 감탄하기 했다. 태권도는 물론 검도와 유도 유단자인 만능 스포츠맨 김지예(金志睿·22·부경대1년) 하사는 “해병대의 강인함과 특유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최고의 해병대 부사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해병대 2사단에서 주임원사로 근무하고 있는 아버지를 둔 맹은영(孟銀永·21·방송통신대3년) 하사는 “아버지와 딸로서 뿐 아니라 해병대 선·후배로서의 관계도 맺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딸이자 후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대 관계자는 “정보화, 과학화의 양상으로 변모해가는 21세기 미래전 양상에서는 섬세하고 치밀한 여성의 역할이 더욱 증대될 것”이라며 “고된 훈련을 극복해 낸 그 각오와 정신력으로 군 생활을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