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빙하 1875 와 2004
나사(NASA)와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연구 결과는 조금은 충격적이다. 그동안 빙하가 감소함으로 인해서 해수면 상승이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지만 빙하 감소가 지진발생 증가랑 관련이 있다니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빙하와 지진은 어떠한 관계를 갖는 것일까? 먼저 지진 발생의 원리와 빙하의 형성과정에 대해 살펴보고 그 관련성을 되짚어 보자.
지진의 발생을 이해하기 위해 지구의 내부구조를 잠시 들여다 보자. 지구내부는 지각, 맨틀, 외핵 및 내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요 불연속면으로는 지각과 맨틀의 경계면인 모호면과 맨틀과 외핵의 경계면인 구텐베르그면, 그리고 외핵과 내핵의 경계면인 레만면으로 나눌수 있다. 지진을 설명하는 토대가 되는 이론인 판구조론에서는 지각과 저속도층 상부의 최상부맨틀을 함께 묶어서 암석권(lithosphere)이라고 부르며, 저속도층을 포함하여 하부맨틀의 경계 700km까지를 연약권(asthenosphere)이라고 정의한다.
판구조론은 지각은 여러 개의 판으로 구성되어 지구 표면을 덮고 있는 것으로 보는 학설이다. 이에 따르면, 지구의 최외각층은 서로 다른 변형특성을 가진 두 개의 층, 즉 암석권과 연약권으로 나눠진다. 위의 층인 암석권은 지각과 상부맨틀로 구성되어 있고, 상부 맨틀의 두께는 약 100km이다.
연약권은 그 밑으로 700km 깊이까지 내려가며, 암석권과 비교해 볼 때 좀 더 잘 변형된다. 암석권은 다음 그림과 같이 15개의 주요 판으로 쪼개져 있으며, 고정되어 있지 않고, 호수에 떠있는 뗏목처럼 연약권 위에서 1년에 약 2~10c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각 판을 움직이는 힘의 근원은 맨틀 내에서 일어나는 대류이며, 이 대류가 상승하여 새로운 판을 성장시키는 곳이 해령(海嶺)이다. 판이 움직여 다른 판 밑으로 침강하는 곳이 베니오프대(Benioff zone) 또는 침강대(沈降帶)이며, 침강이 시작되는 부분이 해구(海溝)에 해당한다.
지구의 다양한 깊이에서 판 경계를 따라 암석에 지속적인 응력이 축적된다. 판의 응력은 변형(구부러짐, 압축, 늘어짐), 두 판 사이의 마찰력, 침강대 내의 급격한 온도기울기 등으로 인하여 생기게 된다. 응력이 암석내의 탄성력을 초과하면, 암석내의 약한 면에서 암석이 부서지고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암석은 어느 정도 탄성의 성질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어떤 변형력 하에 있게 되면 휘어지게 되고, 변형력이 암석 내의 탄성력을 넘어서게 되면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수권의 약 2%인 담수의 대부분은 빙하(glacier)로 존재하며, 빙하가 차지하는 면적은 현재 약 1억 5000만km2로 육지의 약 10%는 빙하로 덮여 있다. 그 중 98%는 남극대륙과 그린란드에 존재하고 그 밖에는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각 대륙의 고산과 북극에 산재하는 섬에 분포한다. 현존하는 빙하를 수량(水量)으로 환산하면 약 1650만km3에 이르며, 해양을 포함한 지구상의 물의 1.1%에 해당하고, 육지의 물 중에서는 75%를 차지한다. 또, 현존하는 빙하가 전부 녹는다고 가정하면, 해면은 현재보다 60m 정도 상승할 것으로 계산된다.
지난 수백 만년 동안 빙하가 지표의 넓은 지역을 덮고 있었던 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북반구의 1/3이상이 빙하에 의해 덮였다.
이러한 지구적인 혹한기 동안에는 중위도 지역까지도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엄동의 시대를 맞고 있었다.
이와 같은 혹한의 시대를 빙하기 (Ice Age)라 하는데 빙하기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불과 백년이 채 되지 않는다.
빙하는 흔히 바닷물이 직접 얼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 빙하는 해수의 증발에 의해 내리는 눈에 기원을 두고 있다. 처음에 내린 눈은 눈송이 사이에 공기가 채워져 비중이 0.06~0.16 정도로 낮지만, 눈이 쌓이게 되면 자체의 무게로 압축되어 공기가 빠져나간다. 계속 눈이 쌓여 수년이 경과하는 동안 눈은 녹기도 하고 다시 얼기도 하면서, 그리고 재결정 작용 등을 반복하면서 점점 치밀해지는데, 비중이 약 0.5에 이르게 된다. 이것을 만년설(firn)이라고 한다.
만년설이 더욱 응결해서 비중이 0.8에 이르면 빙하 얼음 (氷河氷, glacial ice)으로 변한다. 직접 물이 얼어서 된 것이 아니라, 눈이 쌓여서 압력을 받아 공기와 함께 압축되면서 얼음으로 변했기 때문에 이 얼음 내에는 많은 기포들이 들어 있다. 이렇게 점점 빙하 얼음이 발달하면 빙하가 형성된다.
빙하는 겨울의 강설량이 여름의 융설량(融雪量)보다도 많은 지역에서 생성되며, 주로 인류의 생활장소로부터 멀리 떨어진 고산(高山) ·극지(極地)와 같은 곳에 분포하고 있다. 높은 산맥과 강수량은 빙하의 형성에 중요하다.
빙하 작용 (glaciation)은 지형학적인 관점에서 두 가지 점이 중요하다. 하나는 빙하가 발달하거나 후퇴시 침식과 퇴적 작용에 의해 생성된 빙하 지형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해수면의 상승 또는 하강 운동에 의해서 해안 및 하곡(河谷) 지형의 발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주로 고산 지대에서 빙하가 계속해서 두껍게 형성되면 빙하의 바닥 쪽에는 압력이 높아지고 녹기 시작하면서 지면과의 접촉부가 미끄러워져 빙하는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흘러내리는 빙하는 이동하면서 침식 작용과 운반작용을 하면서 여러 가지 빙하 지형을 남기고, 빙하가 후퇴하면서 운반해온 퇴적물들을 남기면서 다양한 빙하 지형을 만든다.
나사 고다드우주연구소의 소버(J. Sauber)와 USGS의 지질학자인 몰니어(B. Molnia)는 나사의 인공위성과 GPS,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빙하의 감소와 지각의 움직임을 연구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급격한 빙하 감소로 인한 남부 알래스카의 지진활동 증가가 조사됐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1979년에 남부 알래스카에서 발생했던 리히터 규모 7.2의 세인트 엘리아스(St. Elias) 지진이 이 지역에서의 빙하 감소에 의해 촉진된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지진은 1899년 발생했던 지진 이후 대륙판 아래쪽으로 밀려드는 태평양판에서 작용하는 압력이 단층대를 따라 축적되면서 발생했다. 1899년과 1979년 사이에 이 지역의 많은 빙하가 수백 미터씩 얇아지거나 완전히 없어졌다.
남부 알래스카는 태평양판이 해안쪽으로 밀면서 급경사의 산맥을 만들고 있다. 높은 산맥이 형성되었고, 겨울의 적설량이 많은 탓에 많은 양의 빙하가 형성되었다.
빙하는 판을 강한 힘으로 누르고 있었고, 판이 움직이려는 응력을 어느 정도 감소시켰다. 활성 지진대 상부의 빙하는 지각을 안정하게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많은 양의 빙하가 작아지거나 없어졌다고 한다. 따라서 판을 누르고 있던 압력이 현저하게 감소했을 것이다. 이에 따라 판은 응력을 점점 더 축적하게 되었고, 탄성력이 더 이상 응력을 감당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지진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지구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복잡한 상호작용을 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지구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만으로 미래를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구 환경의 변화에 따라 대규모 재난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물체에 외력이 작용하였을 때, 그 외력에 저항하여 물체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물체 내에 생기는 내력으로 변형력(變形力)이라고도 한다. 단면이 균일한 막대기의 양끝을 p라는 힘으로 잡아당겼다고 하면 이 힘 p에 의해 막대기는 늘어나며, 더욱 세게 당기면 마침내 부러지고 만다. 이 힘 p에 대해 막대기 속의 수많은 미소 입자간의 작용과 반작용이 저항한다.
이들 내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만일 막대기를 축에 수직인 단면 m-n으로 절단하였다고 하면, m-n의 아랫부분은 하단에 외력 p가 작용하고 있고, 상단에는 윗부분의 여러 입자에서 아랫부분의 여러 입자로 내력이 작용하고 있다. 이 내력은 단면 m-n에 고루 분포하여, 그 단면적 전부는 마치 하단에 작용하는 외력 p와 같은 크기로 되어 있다. 따라서 물체 내의 어떤 단면을 생각하면 이 단면에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1쌍의 내력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 된다. 이 1쌍의 내력을 응력(변형력)이라 한다.
응력은 작용하는 하중(荷重)의 종류에 따라 전단응력(剪斷應力)·인장응력(장력이라고도 함)·압축응력으로 나눈다. 전단응력은 단면에 평행인 응력(접선 성분)으로 접선응력이라 하고, 인장응력과 압축응력은 단면에 수직인 응력(법선 성분)으로 수직응력 또는 법선응력이라고도 한다. 응력의 세기로는 단위면적당의 힘으로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력을 p, 단면적을 A, 응력을 σ라 하면 σ=p/A이며, 그 단위로서는 kg/㎠이다.일반적으로 물체내의 동일점에서의 응력이라도 면의 방향에 따라 그 종류나 세기가 다르다.
출처 : 한국 과기술 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