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19회 [58회]대건으로부터..사진을 여러장 받았다..
우리 딸 결혼식에서...
우리 가족들이 미처 챙기지 못했던 여러사람들의 모습을...
떠난 오빠의 마지막 모습까지...
영등포 역앞..마산 아구찜 집에서 그 사진을 받아들고..
친구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을 받으며..
나는 울고 말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은 5남매의 사진 속에서...오빤 항암치료중이면서 가발을 쓴 채로..
미소짓고 있었다..
마지막 사진이 될 줄알고 찍었던 우리 남매들도..
가슴에 눈물을 안고 입으로는 웃고 있었다...
나는 그 사진을 보면서..
오빠가 그리워...보고싶어....그리고 불쌍해서..
2차로 이어진 노래방에서...노래 부르는 친구들....한쪽 귀퉁이에 앉아..
목놓아 울었다...
2월 27일 오후 3시
둘째여동생 주연이의 울먹이는 전화에..
나는 올 것이 왔다라고 생각했다..
의외로 마음이 차분해졌다...
이틀전 꿈에 환하게 웃으며 내 어깨를 안으며
"잘 살아라"하는 오빠를 보았기 때문에...우리곁을 곧 떠날 줄 예상하고 있었다...
남동생과 막내 정연이와 청주 말기암 병원에 내려가는 차 안에서...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앞 일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차창밖의 경치를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복받쳐 올랐다..
돌아보니..두 동생들도 소리없이 울고 있었다...
30여년전 아버지 떠나시고...그 오빠마저..떠나니...
청주병원에 도착하니 밤 8시...
어두컴컴한 병원 주차장에서 우리를 기다리느라 초조해져 서성거리는..주연이와 석기 오빠..
주연이를 앞세워...병실을 들어서니...
조금 전까지 의식을 잃었다는 오빠가 활짝 웃고 있었다..
"왔나?..영란아..내 조금 아까 죽다 살았데이.."
벌써 어눌해진 목소리...굳어지는 혀...
마지막을 보러왔다고 말도 못하고 피익 웃었다...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나는 또 한사람의 가장 가까운 혈육을 떠나 보낼 준비를 해야하는데..
가슴만 막막해졌다...
옆에 앉아 있는 엄마는 또 어떻게 해야하나?...
떠나는 오빠보다 살아있음을 미안해하는 엄마를..
우리는 또 어떻게 해야하는가?...
오빠의 왼쪽 가슴에서 또 고장난 기계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뚜그닥..뚜그닥...
지금도 나는 그 소리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소리는 차츰 커지고...그 소리가 커지면 의식을 잃는 다는 말에 긴장하고 있는데..
고통을 참던 오빠가 엄마를 보고 눈물을 보이면서 말했다...
"엄마...미안해요..."
가는걸 알았을까?...예감했었을까?
자식을 먼저 보내는 엄마에게 ....입가에는 웃음을 띄우고...
그 말을 하더니.....다시 의식을 잃었다....
첫댓글 무어라 표현을 해야 할까?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군. 또한번 선배님! 형님의 면전에 하느님 나라가 느을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슬픔을 함께하는 유족들에게는 하느님의 사랑이 가득한 가정되시길 기원합니다. 영란C! FIGHTING!!!!!!!
하늘 나라가 아무리 좋다해도,우리는 이별이 항상 두렵고,이승에서의 질병은 또한 항상 고통을 동반하기에 ,곁에서 지켜보는 마음은 환자 못잖게 아프다. 먼저가는 불효를 어머님께 저지르는 죄송함, 먼저 못가서 미안한 안타까움... 모자간의 역사는 세상에서 가장 긴 역사리라! 저는 요즘 슬픈 글은 안 읽는데 ,모르고 읽다가 시력에문제가....
누나요...눈물날라케요...
그러한 아픔들속에 모두의 삶이 더욱 충만해지고 그만큼 더 성숙해지는것 아니겠습니껴.. 늘 밝으신 선배님 아이시껴!!
음! 영라이 !!! 입술을 쉽게 열 수 없는.. 가슴을 두드리는 글에 갑자기 기분을 가라않히는군 .... 리얼한 인간적 모습의 표현에 그만..... 사노라면 잊혀지겠지요... 영원히 가슴속에 오빠를 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