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6일 부터 18일 까지 2박 3일 "2013 세계유산 스터디 과정"의 현지 답사
프로그램에 합류. 멋진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까지 수 차례 제주여행을 했지마는
제일 내용이 아주 알차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회원끼리의 친목시간도 좋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거문 오름 탐방"을 마치고 내려 올 때 만난 "억새풀 숲"은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제가 얼마전 부터 시 습작을 하면서 낯 두껍게 주변 친지들에게
카톡이나 이메일로 보내고 있습니다. 글의 품질은 열악하오나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거문오름 내림길에서 만난 억새숲->
반말해도 되겠지?
그러고 보니 너희들 “아 ! 으악새 슬피우는 ...”그 짝사랑이
아니로구나.
아무데서나 제멋대로 잘 자라고 짓밟힐수록
짓누를수록 더욱 거세게 일어선다는 너희들. 한도 많고
슬픈 사연도 많겠지만 자세히 보니 그렇지 않더라.
바람도 살랄살랑 맴을 도는 유행가락. 오히려 그게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떼를 지어 재잘재잘 볼 깃을 스치며 말하고 있는 거 맞지?
기뻐서 가는 허리 흔들며 넘실넘실 춤을 추는구나.
“바람보다 더 빨리 눕고 바람보다 더 빨리 일어선다”는
너희들의 정체를 누가 알랴마는--
그래도 나는 열병이라도 하듯 우쭐대며 스파트 폰으로
찰칵 찰칵.
앞서 가던 화가 여인도
붓 대신 탄성을 지르며 파-노-라-마- 눌러대더구나.
고맙다. 오히려 너희들이 나를 보며
은빛인지 금빛인지 희희해해
간지럼하며 놀래주어서.
미안하다. 누가 그러는데 너희들 구경은 혼자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사진도 꼭 동영상으로 찍어야한다고. 그거 맞다.
흔들어야 살맛이 나는 너희들이 아니냐.
억센 억새풀. 그 이름이 그렇게도 어울리더냐.
차라리 영어이름 하나 더 붙이자.
유랄리아(Eulalia) -
그게 알고 보니 “좋은 이야기‘라는 뜻이로구나.
고맙다. 나의 유라리아! 우리들의 억새들아.
우리들을 그렇게 흐드러지게 반겨주어서.
( 2013년 10월 19일 )
첫댓글 멋 드러진 글 잘 읽었습니다.
황 시인님 ! 자유 분방하고 갈대처럼 힘차게 움직이는 듯 한
맛있는 글입니다.
근데 억새풀이 스치는 소리를 으악새 슬피운다고 한건 잘못 같아요.
억새가 바람에 좌로 우로 힘차게 움직이는 걸 보면 슬피 운다고 하긴 좀 ...그렇지요.
헌데, 으악새 라는 새도 있다지요? 북녀에선 왜가리가 '으악 으악-" 하고 운다고
으악새라고 한대나요?...............
김원장님. 댓글 감사합니다. 모든 꽃, 나무, 풀의 군락도 햇살, 구름, 바람, 주변 자연환경과 그 성장상태가 조화롭게 어울어 질때 그 진가가 나타나는군요.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여울에 아롱젖은 이지러진 조각달.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멥니다.> 일제 말엽 암울했던 시절 고복수가 노래를 부른 「짝사랑-아주 좋은 노래이지요.
아직도 「으악새」가 풀이냐 "새"이냐 시비가 많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