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
오늘은 본격적으로 세렝게티Serengeti 국립공원을 사파리 투어 하는 날이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북쪽으로는 케냐의 마사이마라와 남쪽으로는 옹고롱고로와 연결되어 있다. 세렝게티와 마사이마라는 케냐와 탄자니아의 국경지대에 걸쳐 있다. 탄자니아 서부에서 케냐 남서부에 걸쳐 있는 3만 km²가 넘는 땅이다. 이곳 동물 보호구역은 세렝게티가 75%로 탄자니아에 속해 있고, 마사이마라가 25%로 케냐에 속해 있다. 세렝게티의 기후는 따뜻하고 건조하다. 3월에서 5월까지는 우기이고, 10월에서 11월에도 비가 조금 온다. 비가 오면 풀이 무성하고, 건기에는 풀이 자라지 못하여 초식동물들은 풀과 물을 찾아 이동한다. 초식동물들의 대이동은 장관이다. 대부분 동물이 1월에서 5월까지는 탄자니아 세렝게티에서 살고, 6월부터 12월까지는 케냐 마사이마라에서 산다. 지금은 1월 중순으로 동물들이 케냐 마사이마라에서 탄자니아 세렝게티로 이동하는 시기다. 이곳은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아프리카 빅5Big Five 동물인 사자, 코끼리, 버팔로, 표범, 코뿔소를 비롯한 기타 여러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광활한 영토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14,763km²로 충청남북도를 합한 넓이다. 마사이마라는 1800㎢로 제주도 넓이다. 30여 종의 초식동물 300만 마리와 각종 야생동물 400만 마리, 조류 500종이 함께 살아가는 장엄한 영토다. 오전에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를 할 것이다.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거대한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동물을 보기 위해서는 차량이 동물을 찾아다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에서 이긴다는 것은 원하는 동물을 찾아서 보는 것이고,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에서 진다는 것은 원하는 동물을 찾지 못하여 못 보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는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를 하는데 철저하게 행운이 따라야 게임에서 이겨 동물을 보는 것이다. 산이 없는 평원은 나무나 숲이 적어 멀리 있는 동물의 모습까지도 관찰하기 좋은 사바나 지대다. 하지만 지평선이 하늘과 맞닿은 끝없는 초지에서 초식동물은 풀을 뜯어 먹기 때문에 쉽게 보이지만 육식동물은 어느 곳에 있는지 알 수 없다. 더러 바위 무더기와 큰 나무가 있기도 하다. 운 좋게 바위에 앉아있는 사자 한 마리를 보았다. 나무에 몸을 가리고 있었다. 사자를 찾아내었으니 사파리 드라이브 게임에서 이긴 것이다. 작은 강과 호수, 늪지도 있다. 물이 고인 늪지의 호수에서 하마 떼들이 놀고 있는 모습도 보았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에는 푸른 평원에서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맹수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세렝게티는 식물, 초식동물, 육식동물이 서로 연결되어 균형을 이룬 자연세계의 성역이다.
사냥꾼들이 이곳 동물들을 사냥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부터다. 코끼리 상아와 코뿔소의 뿔을 노리는 밀렵꾼들이 불법으로 들어온다. 특히 코뿔소의 뿔은 만병통치라는 속설로 잘못 알려져서 많은 코뿔소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코뿔소는 번식력도 약한데다가 사냥으로 멸종될 지도 모른단다. 코끼리도 상아 때문에 많이 희생당한다. 수백만 마리 동물들의 터전에서 인간이 저지르는 비극이다. 티브이 보도에서도 그런 상황을 보며 놀랐는데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는 현장에 들어와 보니 더욱 가슴 서늘한 이야기다.
초식동물들은 초원을 찾아 수시로 이동한다. 육식동물들은 초식동물을 잡아먹기 위해 뒤따라 함께 이동한다. 불법 사냥꾼들은 그 길목을 노리는 것이다. 누떼는 번식이 강하여 상당히 큰 무리로 뭉쳐 산다. 풀을 찾아 세렝게티와 마사이마라를 넘나든다. 엄청난 규모로 대평원을 줄지어 이동한다. 어제 옹고롱고로에서 세렝게티로 넘어 왔을 때 엄청난 무리의 누떼들을 보았다. 또한 우리들의 사파리 차가 달리는 도로를 횡단하며 줄지어 질주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아득한 지평선에 큰 획을 그으며 하늘과 맞닿는 지점까지 연결된 긴 띠의 누떼들이 흙먼지를 날리며 달려가는 모습에 탄성을 지르며 시선이 고정되었다. 오늘도 그런 모습을 볼 거라는 환상에 행복한 아침이다. 탄자니아에는 이런 세계 최고의 자연동물 보호구역이 몇 군데 있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 많은 코끼리, 사자, 누떼들, 가젤, 얼룩말, 악어, 침팬지, 영양 등을 볼 수 있다. 탄자니아의 기름지고 푸른 평원은 이런 야생동물을 잘 키우는 환경이면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침 일찍 서둘러 들어온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제일 먼저 본 것은 하이에나다. 흑인 운전기사는 가끔씩 운전을 멈추고 망원경으로 멀리 바라보며 동물을 찾는다. 그러다가 동물이 보이면 그곳 가까이로 다가가 우리들에게 보도록 한다. 하이에나를 시작으로 누떼들, 사자, 새, 하마, 코끼리, 가젤, 얼룩말 등을 보았다. 생각보다 많이 보진 못 했지만 티브이에서나 보던 야생돌물들을 눈앞에서 목격한 세렝세티의 사파리 드라이브 게임은 내 생애 최고의 감격스런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