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향산의 시-4
한영(閒詠) 步月憐淸景(보월련청경) : 맑은 빛에 끌려 달 아래 거닐고 眠松愛綠陰(면송애녹음) : 푸른 그늘 좋아서 소나무 아래서 잔다. 早年詩思苦(조년시사고) : 어려서는 시 짓는 생각에 고민하고 晩歲道情深(만세도정심) : 늙어서는 도 닦는 마음에 몰두했었다. 夜學禪多坐(야학선다좌) : 밤에는 참선 학습에 자주 앉아 보내고 秋牽興暫吟(추견흥잠음) : 가을에는 흥에 끌려 잠시 시를 읊었다. 悠然兩事外(유연량사외) : 여유롭고 편안한 두 가지 일 외에는 無處更留心(무처경류심) : 다시 내 마음 둘 곳이 전혀 없어구나. 영회2(詠懷-마음을 읊다) 自從委順任浮沈(자종위순임부침) : 맡기고 순종하여 인간성쇠를 맡기니 漸覺年多功用深(점각년다공용심) : 깨닫는 해가 많아져 수양의 효험 깊어진다. 面上滅除憂喜色(면상멸제우희색) : 얼굴에는 근심과 기쁨의 표정 없어지고 胸中消盡是非心(흉중소진시비심) : 가슴 속에는 시비를 가리는 마음 사라졌다. 妻兒不問唯耽酒(처아부문유탐주) : 처자도 묻지 않고 오직 술만 탐하고 冠帶皆?只抱琴(관대개용지포금) : 벼슬도 다 귀찮아하고 거문고만 타게 된다. 長笑靈均不知命(장소령균부지명) : 영원히 우습구나, 굴원이 천명도 모르고 江?叢畔苦悲?(강리총반고비금) : 물가 천궁 풀 두둑에서 괴롭게 슬퍼하던 일. 盡日松下坐(진일송하좌) : 종일토록 소나무 아래 앉아 有時池畔行(유시지반항) : 때로는 못 둑을 거닐기도 한다. 行立與坐臥(항립여좌와) : 가다가 서고 앉았다가 눕는데 中懷淡無營(중회담무영) : 마음속이 담담하니 할 일이 없다. 不覺流年過(부각류년과) : 자신도 모른 채, 흐르는 세월 지나고 亦任白髮生(역임백발생) : 백발 또한 생기는 대로 맡겨둔다. 不爲世所薄(부위세소박) : 세상사람 싫어하는 일, 하지 않으니 安得遂閒情(안득수한정) : 어찌 능히 한가한 마음 얻지 못하리오. 대주5(對酒-술잔을 앞에 놓고) 昨日低眉問疾來(작일저미문질내) : 어제 고개 숙여 병문안하고 왔는데 今朝收淚弔人回(금조수누조인회) : 오늘 아침 눈물을 거두며 조상하고 돌아왔다. 眼前流例君看取(안전류례군간취) : 눈앞에 흐르던 눈물 사이로 그대 보았더니 且遣琵琶送一杯(차견비파송일배) : 게다가 비파 곡조에 실어 한 잔술 보내왔어라.
丹砂見火去無迹(단사견화거무적) : 단사에서 불빛 보듯 가서는 자취 없고 白髮泥人來不休(백발니인내부휴) : 백발이 사람을 썩히려 와서는 쉬지 않네. 賴有酒仙相暖熱(뢰유주선상난열) : 주선의 힘을 입어 서로들 따뜻해져 松喬醉卽到前頭(송교취즉도전두) : 큰 솔에 취하여 누우니 앞머리만 닿았네. 巧拙賢愚相是非(교졸현우상시비) : 재주가 있고 없고, 잘나고 못나고 서로 따지지만 何如一醉盡忘機(하여일취진망기) : 한번 취해 모든 간계를 다 잊어봄이 어떠한가. 君知天地中寬搾(군지천지중관착) : 하늘과 땅 사이의 넓고 좁음을 그대는 아는가? ??鸞皇各自飛(조악난황각자비) : 독수리와 물수리, 난새와 봉황새 저마다 날 수 있는 것을.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을 다투는가.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 부싯돌 속 불빛처럼 빠른 세월에 맡긴 몸.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 부귀는 부귀대로 빈천은 빈천대로 즐기리.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 : 입을 열고 웃지 못하면 그가 곧 바보라네. 百歲無多時壯健(백세무다시장건) : 백세를 살아도 건강한 때는 짧고 一春能幾日晴明(일춘능기일청명) : 봄철인들 몇 날이나 맑고 밝을까. 相逢且莫推辭醉(상봉차막추사취) : 서로 만났으니 사양 말고 취하여 聽唱陽關第四聲(청창양관제사성) : 양관의 이별가를 듣고 들어보자꾸나.
감구시권(感舊詩卷) 夜深吟罷一長?(야심음파일장우) : 밤 깊도록 읽고 길게 한 번 탄식하니 老淚燈前濕白鬚(노누등전습백수) : 등불 아래 늙은이, 눈물이 흰 수염 적신다. 二十年前舊詩卷(이십년전구시권) : 이십 년 전 펴낸 옛 시집 十人酬和九人無(십인수화구인무) : 함께 한, 열사람 중에 아홉 사람이 없구나
자각이수2(自覺二首-나는 알았네) 四十未爲老(사십미위노) : 인생 사십 아직 늙은이도 아닌데 憂傷早衰惡(우상조쇠악) : 걱정과 근심에 늙고 추해졌구나. 前歲二毛生(전세이모생) : 작년에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今年一齒落(금년일치낙) : 금년엔 이빨이 하나 빠졌구나. 形骸日損耗(형해일손모) : 몸은 날마다 허약해지고 心事同蕭索(심사동소색) : 마음은 같이 쓸쓸해지는구나. 夜寢與朝餐(야침여조찬) : 밤에 자는 밥과 아침에 먹는 밥도 其間味亦薄(기간미역박) : 그 사이 맛도 없어진다. 同歲崔舍人(동세최사인) : 같은 나이인 최사인은 容光方灼灼(용광방작작) : 용모가 한참 건장하구나. 始知年與貌(시지년여모) : 이제야 알겠노라, 나이와 용모도 衰盛隨憂樂(쇠성수우낙) : 근심과 즐거움 따라 성하고 쇠함을. 畏老老轉逼(외노노전핍) : 늙음이 두려우나 늙음은 갈수록 닥쳐오고 憂病病彌縛(우병병미박) : 병나는 것 두려우나 병은 더욱 속박해온다. 不畏復不憂(부외복부우) : 두려워말고, 또 근심하지도 말자 是除老病藥(시제노병약) : 이것이 늙음과 병을 없애는 약이니라 朝哭心所愛(조곡심소애) : 아침에는 사랑하는 딸을 통곡하고 暮哭心所親(모곡심소친) : 저녁에는 친애하는 어머님 곡하다니. 親愛零落盡(친애령낙진) : 자식과 부모 다 돌아가니 安用身獨存(안용신독존) : 어찌 이 몸만 혼자 살아갈 필요 있나 幾許平生歡(기허평생환) : 평생의 기쁜 일이 얼마인가 無限骨肉恩(무한골육은) : 끝없는 부모님의 은혜이로다. 結爲腸間痛(결위장간통) : 근심을 맺어 속병이 되고 聚作鼻頭辛(취작비두신) : 슬픔을 취하여 코끝이 얼얼하다. 悲來四肢緩(비내사지완) : 슬픔에 사지가 늘어지고 泣盡雙眸昏(읍진쌍모혼) : 눈물이 다함에 두 눈동자 흐려진다. 所以年四十(소이년사십) : 그래서 나이 사십에 心如七十人(심여칠십인) : 마음은 칠십 노인이로다. 我聞浮圖敎(아문부도교) : 내가 들은 불교의 가르침 中有解脫門(중유해탈문) : 그 중에는 해탈의 문이 있었도다. 置心爲止水(치심위지수) : 마음 가지기를 고요한 물처럼 하고 視身如浮雲(시신여부운) : 내 몸 보기를 뜬 구름처럼 해야 한다. ??垢穢衣(두수구예의) : 때 묻은 더러운 옷을 떨어내고 度脫生死輪(도탈생사륜) :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야 한다. 胡爲戀此苦(호위련차고) : 어찌해야 이 고통을 바꿀까 不去猶逡巡(부거유준순) : 떠나지 않으면 꾸물거린다. 回念發弘願(회념발홍원) : 생각을 돌려 큰 소원을 빌어 願此見在身(원차견재신) : 이러한 것이 내 몸에 나타났으면 但受過去報(단수과거보) : 다만 과거의 업보를 받아 不結將來因(부결장내인) : 장래의 인과를 맺지 말았으면 誓以智慧水(서이지혜수) : 맹서하건데, 지혜의 물로 永洗煩惱塵(영세번뇌진) : 번뇌의 흙먼지를 영원히 씻어 내리라. 不將恩愛子(부장은애자) : 은애로운 것을 거느리지 않고 更種悲憂根(경종비우근) : 다시는 슬픔과 근심의 뿌리를 심지 않으리라 한규원(寒閨怨-차가운 규원의 원망) 寒月沈沈洞房靜(한월침침동방정) : 차가운 달빛 침침하고 안방이 고요한데 眞珠簾外梧桐影(진주렴외오동영) : 진주 구슬주렴 밖으로 오동나무 그림자 진다. 秋霜欲下手先知(추상욕하수선지) : 가을 서리 내리려하니 손끝이 먼저 알아 燈底裁縫剪刀冷(등저재봉전도냉) : 등잔 아래 재봉하는데 칼끝이 차기만 하여라.
흉댁(凶宅) 長安多大宅(장안다대댁) : 장안에는 저택이 많아 列在街西東(렬재가서동) : 큰 길 동서로 벌려있다. 往往朱門內(왕왕주문내) : 가끔씩 붉은 대문 안 房廊相對空(방낭상대공) : 방과 복도가 비어 있다. 梟鳴松桂枝(효명송계지) : 솔과 계피나무에 올빼미 울고 狐藏蘭菊叢(호장난국총) : 난과 국화 떨기에 여우가 산다. 蒼苔黃葉地(창태황섭지) : 땅에는 푸른 이끼와 누런 단풍잎 日暮多旋風(일모다선풍) : 날 저물자 회오리바람 불어댄다. 前主爲將相(전주위장상) : 옛 주인은 모두 장군과 재상이나 得罪竄巴庸(득죄찬파용) : 죄를 얻어 사천과 호남으로 귀양갔다. 後主爲公卿(후주위공경) : 그 뒤의 주인은 공경과 같은 귀족이나 寢疾歿其中(침질몰기중) : 병들어 누웠다 그 안에서 죽었단다. 連延四五主(련연사오주) : 계속하여 네댓 명의 주인이 있었으나 殃禍繼相鍾(앙화계상종) : 앙화가 계속 이어졌단다. 自從十年來(자종십년내) : 십 년 전부터 죽이어서 不利主人翁(부리주인옹) : 주인 늙은이에게 이롭지 못하였단다. 風雨壞?隙(풍우괴첨극) : 비바람에 무너져 처마에 금이 가고 蛇鼠穿牆墉(사서천장용) : 뱀이나 쥐가 담이나 벽에 구멍을 내었다. 人疑不敢買(인의부감매) : 사람들이 의아하여 감히 사지 않으니 日毁土木功(일훼토목공) : 날마다 흙과 나무 건축물이 무너졌단다. 嗟嗟俗人心(차차속인심) : 답답하다,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여! 甚矣其愚蒙(심의기우몽) : 심하다, 그들의 어리석고 몽매함이여! 但恐災將至(단공재장지) : 재앙이 닥치는 것을 두려워할 뿐 不思禍所從(부사화소종) : 재앙의 원인을 생각해보지 않는구나. 我今題此詩(아금제차시) : 나는 지금 이 시를 지어서 欲悟迷者胸(욕오미자흉) : 미혹한 사람들 마음을 깨우치려 하노라. 凡爲大官人(범위대관인) : 무릇 높은 관리가 된 사람이란 年祿多高崇(년녹다고숭) : 나이와 녹봉이 많고도 높도다. 權重持難久(권중지난구) : 권세가 중하면 지키기 어렵고 位高勢易窮(위고세역궁) : 지위가 높으면 형세는 다하기 쉽도다. 驕者物之盈(교자물지영) : 교만한 자리는 물질이 가득함이요 老者數之終(노자삭지종) : 장로의 자리는 목숨이 끝나간다는 것. 四者如寇盜(사자여구도) : 권세와 지위, 녹봉과 권위, 이 넷은 도둑과 같아 日夜來相攻(일야내상공) : 밤낮으로 서로 공격해온다. 假使居吉土(가사거길토) : 설사 좋은 집터에 산다고 하여도 孰能保其躬(숙능보기궁) : 누가 능히 자신의 몸을 보전할 수 있겠는가. 因小以明大(인소이명대) : 작은 일을 가지고 큰 도리를 밝히나니 借家可諭邦(차가가유방) : 집의 이야기를 빌어 나라의 일을 깨우칠 수 있다. 周秦宅?函(주진댁효함) : 주나라와 진나라는 효관과 함곡관을 택지로 삼아 其宅非不同(기댁비부동) : 그 택지는 같지 아니함이 아니나 一興八百年(일흥팔백년) : 한 쪽은 팔백년간을 흥성하고 一死望夷宮(일사망이궁) : 다른 한 쪽은 죽어서 이궁만 바라보고 죽었다. 寄語家與國(기어가여국) : 집안이나 국가에 대하여 말을 부치니 人凶非宅凶(인흉비댁흉) : 사람이 나빠서이지 집터가 나빠서가 아니로다.
채시관(采詩官-시 모으는 관리) 采詩官(채시관) : 시를 채집하는 관리가 采詩聽歌導人言(채시청가도인언) : 시를 모의고 노래를 들음은 백성의 말을 끌어들이기 해서다. 言者無罪聞者誡(언자무죄문자계) : 시로 말하는 자 죄 없고, 듣는 자 경계하게 되니 下流上通上下泰(하류상통상하태) : 아래로 흐르고 위로 통하여, 상하가 태평하게 된다. 周滅秦興至隋氏(주멸진흥지수씨) : 주나라 망하고 진나라가 흥하여 수나라가 되도록 十代采詩官不置(십대채시관부치) : 십대까지 채시관을 두지 않았었다. 郊廟登歌讚君美(교묘등가찬군미) : 교제나 종묘제사에 부르는 노래는 임금의 장점을 찬미하고 樂府?詞悅君意(낙부염사열군의) : 악부의 요염한 노랫말은 임금의 뜻만을 즐겁게 하였다. 若求興諭規刺言(야구흥유규자언) : 풍자하여 깨우치고 규제하여 비판하는 말을 구하여도 萬句千章無一字(만구천장무일자) : 만 구절, 천 문장에서 단 한 글자도 없었다. 不是章句無規刺(부시장구무규자) : 바로잡고 풍자하려는 글자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漸及朝廷絶諷議(점급조정절풍의) : 점차로 조정에서 풍간을 논하는 일이 사라졌다. 諍臣杜口爲冗員(쟁신두구위용원) : 간쟁하는 신하 입 다물고 쓸모없는 관원이 되고 諫鼓高懸作虛器(간고고현작허기) : 간쟁을 위한 북은 높이 걸려 소용없는 도구만 되었다. 一人負?常端?(일인부의상단묵) : 존엄한 한 분은 병풍을 업고 늘 단정하고 침묵하시고 百?入門兩自媚(백벽입문량자미) : 모든 고관들은 입궐하여 저마다 아첨하고 아부만 한다. 夕郎所賀皆德音(석낭소하개덕음) : 저녁 관리들 경하의 말 모두 듣기 좋은 말들이다. 春官每奏唯祥瑞(춘관매주유상서) : 예악을 맡은 춘관도 연주할 때마다 상서롭다고만 한다. 君之堂兮千里遠(군지당혜천리원) : 임금의 궁궐은 천 리나 멀리 떨어져 있고 君之門兮九重?(군지문혜구중비) : 임금의 출입문은 아홉 겹으로 굳게 닫혀있다. 君耳唯聞堂上言(군이유문당상언) : 임금의 귀는 오직 당상관의 말만 들을 뿐이고 君眼不見門前事(군안부견문전사) : 이금의 눈은 대궐 문 앞의 일도 보지 못한다. 貪吏害民無所忌(탐리해민무소기) : 탐관오리들은 백성을 해침에 꺼리는 바가 전혀 없고 奸臣蔽君無所畏(간신폐군무소외) : 간악한 신하들은 임금을 가리고도 두려움이 전혀 없다. 君不見(군부견) : 임금님은 보지 못하시는가. ?王胡亥之末年(려왕호해지말년) : 주나라 여왕과 진나라 호해의 말년을 ?臣有利君無利(군신유리군무리) : 여러 신하들만 유익하면 임금에게는 유익이 없습니다. 君兮君兮願聽此(군혜군혜원청차) : 임금이시여, 임금이시여 이 말씀을 들으십시오. 欲開壅蔽達人情(욕개옹폐달인정) : 막히고 가린 것을 열고 백성의 마음에 이르려면 先向歌詩求諷刺(선향가시구풍자) : 먼저 백성의 노래와 시에서 풍자를 찾으십시오.
몽선(夢仙) 人有夢仙者(인유몽선자) : 신선을 꿈꾸는 자 있었으니 夢身升上淸(몽신승상청) : 꿈속에서 몸이 푸른 하늘에 올랐다. 坐乘一白鶴(좌승일백학) : 한 마리 흰 학에 앉아 타니 前引雙紅旌(전인쌍홍정) : 앞에서는 두 개의 붉은 깃발 인도한다. 羽衣忽飄飄(우의홀표표) : 날개옷이 갑자기 펄럭펄럭 날아 玉鸞俄錚錚(옥난아쟁쟁) : 옥으로 만든 난새 방울 쩔렁거린다. 半空直下視(반공직하시) : 반쯤 올라간 공중에서 바로 내려다보니 人世塵冥冥(인세진명명) : 인간세상이 먼지 속에 아득하다. 漸失鄕國處(점실향국처) : 점점 고향과 나라 땅이 보이지 않고 ?分山水形(재분산수형) : 겨우 산과 물의 형태가 구분될 뿐이었다. 東海一片白(동해일편백) : 동해가 한 조각 흰 것으로 보이고 列岳五點靑(렬악오점청) : 늘어선 큰 산들이 다섯 점으로 푸르게 보인다. 須臾?仙來(수유군선내) : 잠간 사이에 여러 신선들이 다가와 相引朝玉京(상인조옥경) : 서로 아침의 옥경으로 안내해갔다. 安期羨門輩(안기선문배) : 안기나 선문 같은 신선들이 있어 列侍如公卿(렬시여공경) : 줄지어 모시고 있음이 공경들과 같았다. 仰謁玉皇帝(앙알옥황제) : 옥황상제를 우러러 알현하고 稽首前致誠(계수전치성) : 머리 숙여 앞으로 나가 정성을 바치니 帝言汝仙才(제언여선재) : 선제가 말하기를, 너는 신선의 자질이 있으니 努力勿自輕(노력물자경) : 노력하여 스스로 경솔하지 말라. 却後十五年(각후십오년) : 물러가 오십 년이 되면 期汝不死庭(기여부사정) : 너는 신선의 뜰에서 죽지 않으리라고 하니 再拜受斯言(재배수사언) : 재배하고 이 말을 받아들이는데 旣寤喜且驚(기오희차경) : 이미 깨어나니 기쁘고도 놀라웠다. ?之不敢泄(필지부감설) : 이를 숨기고 감히 세상에 누설하지 않고 誓志居巖?(서지거암경) : 뜻을 맹세하고 바위굴 속에 살았다. 恩愛捨骨肉(은애사골육) : 은애로움으로 골육을 버리고 飮食斷?腥(음식단전성) : 먹고 마심에는 누린내 비린내 나는 음식은 끊었다. 朝?雲母散(조손운모산) : 아침에는 운모 산이라는 선약을 먹고 夜吸沆瀣精(야흡항해정) : 저녁에는 항해정이라는 선약을 마셨다. 空山三十載(공산삼십재) : 빈산에서 삼십 년을 살면서 日望輜?迎(일망치병영) : 매일 휘장 두른 수레를 맞이할 것을 바랐다. 前期過已久(전기과이구) : 전번 기약이 지나간 지 이미 오래되었지만 鸞鶴無來聲(난학무내성) : 난새와 학은 오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齒髮日衰白(치발일쇠백) : 치아와 두발은 날마다 쇠약해지고 희어지고 耳目減聰明(이목감총명) : 귀와 눈은 총명한 기능이 감하였다. 一朝同物化(일조동물화) : 하루아침에 물질과 같이 변하고 身與糞壤幷(신여분양병) : 육체는 똥과 흙과 같이 되어버린다. 神仙信有之(신선신유지) : 신선이 된다는 것, 있을 수도 있겠지만 俗力非可營(속력비가영) : 세상 사람의 힘으로는 될 수 있음이 아니다. 苟無金骨相(구무금골상) : 진시로 신선의 골상을 없다면 不將丹臺名(부장단대명) : 신선의 단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리라. 徒傳?穀法(도전벽곡법) : 다만 벽곡법을 전수 받아 虛受燒丹經(허수소단경) : 헛되이 소단경의 가르침을 받았다. 只自取勤苦(지자취근고) : 단지 스스로 노력과 고통을 받았을 뿐 百年終不成(백년종부성) : 백 년이 되어도 끝내 이루지 못하리라. 悲哉夢仙人(비재몽선인) : 슬프구나, 신선을 꿈꾸는 사람들이여 一夢誤一生(일몽오일생) : 한 번 꿈에 일생을 망치고 있도다. 초수습유(初授拾遺-처음 습유의 벼슬을 받고) 奉詔登左掖(봉조등좌액) : 조서를 받들고 좌액으로 등청하여 束帶參朝議(속대삼조의) : 속대하고 조회의 의론에 참여하였다. 何言初命卑(하언초명비) : 첫 벼슬이 낮음을 어찌 불평하리오. 且脫風塵吏(차탈풍진리) : 거리의 풍진 속 아전의 신세 면하리라. 杜甫陳子昻(두보진자앙) : 두보와 진자양과 같은 분도 才名括天地(재명괄천지) : 재능과 명성이 천하는 묶었으나 當時非不遇(당시비부우) : 당시에는 불우하여 尙無道斯位(상무도사위) : 오히려 이러한 지위를 넘지 않았으니 況予蹇薄者(황여건박자) : 하물며 나 같은 우둔하고 박덕한 자에게 寵至不自意(총지부자의) : 천자의 총애는 뜻하지 않은 것이다. 驚近白日光(경근백일광) : 햇빛 같은 천자를 가까이 모심에 놀라고 慙非靑雲器(참비청운기) : 청운의 그릇이 못됨을 부끄러워한다. 天子方從諫(천자방종간) : 천자는 지금 간언을 받아주시지만 朝廷無忌諱(조정무기휘) : 조정에 꺼려할 일이 전혀 없으니 豈不思匪躬(개부사비궁) : 어찌 내 몸을 돌보지 않을 생각이 없을까만 適遇時無事(적우시무사) : 마침 아무런 일이 없는 때를 만나서 受命已旬月(수명이순월) : 명을 받은 지 이미 한 달이 되었지만 飽食隨班次(포식수반차) : 배불리 먹으면서 차례만 기다린다. 諫紙忽盈箱(간지홀영상) : 간언의 글들이 어느덧 상자에 가득해져 對之終自?(대지종자괴) : 이것을 보니 끝내 스스로 부끄럽구나. 행위량(杏爲梁-살구나무를 대들보로) 杏爲梁桂爲柱(행위량계위주) : 살구나무를 대들보로, 계수나무를 기둥으로 만드니 何人堂室李開府(하인당실리개부) : 어떤 사람의 바깥채 안채일까, 바로 개부 이이보라네. 碧?紅軒色未乾(벽체홍헌색미건) : 푸른 섬돌 붉은 처마 색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去年身沒今移主(거년신몰금이주) : 지나간 주인 죽고 이제 또 주인이 바뀌는구나. 高其牆大其門(고기장대기문) : 담장을 높이고 대문을 크게 하였으니 誰家宅第盧將軍(수가댁제노장군) : 어떤 집안 저택일까, 바로 종사 노장군이라네. 素泥朱板光未滅(소니주판광미멸) : 흰 담벼락 붉은 판자, 광채가 다 사라지기도 않았는데 今歲官收別賜人(금세관수별사인) : 올해 관아에서 몰수하여 다른 사람에게 내려주었도다. 開府之堂將軍宅(개부지당장군댁) : 개부지 이임보의 집이나 종사 노장군의 집도 造未成時頭已白(조미성시두이백) : 개조도 미처 못 하고서 머리는 백발이 되었구나. 逆旅重居逆旅中(역려중거역려중) : 집을 집안에 집을 거듭 있게 하나 心是主人身是客(심시주인신시객) : 마음이 곧 주인이고, 몸이 바로 객이로다. 更有愚夫念身後(경유우부념신후) : 게다가 어리석은 남자 있어 죽은 뒤 생각하여 心雖甚長計非久(심수심장계비구) : 마음 비록 심히 길게 행각하나 계책은 오래가지 못한다. 窮奢極麗越規模(궁사극려월규모) : 사치를 다하고 화려함 지극히 하여 규모를 넘겨 付子傳孫令保守(부자전손령보수) : 자손에게 전하려 간직하게 하려한다. 莫敎門外過客聞(막교문외과객문) : 문 밖의 과객에게 들리게 하지 말라 撫掌廻頭笑殺君(무장회두소살군) : 손뼉치고 머리 돌려 그대를 비웃어 죽이리라. 君不見馬家宅尙猶存(군부견마가댁상유존)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마씨네 집이 남아있어도 宅門題作奉誠園(댁문제작봉성원) : 문에는 봉성원이라 쓰여 있는 것을 君不見魏家宅屬他人(군부견위가댁속타인)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위씨네 집이 남의 집에 속하였다가 詔贖賜還五代孫(조속사환오대손) : 황제가 다시 사서 오대 후손에게 돌려주게 명한 것을 儉存奢失今在目(검존사실금재목) : 검박한 집안은 살아남고 사치한 집안은 망함이 눈앞에 있나니 安用高牆圍大屋(안용고장위대옥) : 어찌하여 담장 높이고 큰 집을 둘러싸려하나 요릉(?綾-요릉비단) ?綾?綾何所似(요릉요릉능하소사) : 요릉 비단, 요릉 비단 무엇과 같다고 할까 不似羅?與紈綺(부사나초여환기) : 엷은 색 비단도 흰 깁과 무늬 비단과 같지 않다. 應似天台山上明月前(응사천태산상명월전) : 응당 천태산 위, 밝은 발 앞 四十五尺瀑布泉(사십오척폭포천) : 사십오 척의 폭포 샘이로다. 中有文章又奇絶(중유문장우기절) : 가운데 무늬 있고 게다가 뛰어나게 절묘하다. 地鋪白烟花簇雪(지포백연화족설) : 땅에서 흰 연기 피어오르고 꽃에서 눈이 쌓인 듯 織者何人衣者誰(직자하인의자수) : 짜는 사람 누구이고 입는 사람 누구인가 越溪寒女漢宮姬(월계한녀한궁희) : 월계의 가난한 여인, 한나라 궁궐의 궁녀들이다. 去年中使宣口?(거년중사선구래) : 지난 해 궁중의 사신이 구두로 칙령을 알리어 天上取樣人間織(천상취양인간직) : 궁중의 문양 취하여 사람들이 짜게 하였다. 織爲雲外秋雁行(직위운외추안항) : 구름 밖 가을 기러기 날아가는 모양 짜서 만들고 染作江南春水色(염작강남춘수색) : 강남 봄날의 물빛으로 염색하여 만들었다. 廣裁衫袖長製裙(광재삼수장제군) : 넓게 마른 적삼 소매 길게 만든 치마 金斗?波刀剪紋(금두위파도전문) : 금 인두로 주름 펴고 칼로 무늬 자른다. 異彩奇文相隱映(리채기문상은영) : 이채롭고 기묘한 무늬 서로 어울려 빛나고 轉側看花花不定(전측간화화부정) : 기울여 꽃을 본 듯 꽃 모양이 일정하지 않도다. 昭陽舞人恩正深(소양무인은정심) : 소양전 무녀들이 은총 받음이 깊어서 春衣一對直千金(춘의일대직천금) : 봄옷 한 벌 값이 천금이나 가는구나. 汗沾粉?不再著(한첨분오부재저) : 땀에 젖고 분에 얼룩지면 다시 입지 않으며 曳土?阿無惜心(예토복아무석심) : 땅에 끌리고 흙에 밟혀도 아까워하는 마음 없다. ?綾織成費功績(료능직성비공적) : 요릉 비단 짜니 그 공과 수고를 낭비하니 莫比尋常繒與帛(막비심상증여백) : 보통의 비단과는 비교하지 마라. 絲細繰多女手疼(사세조다녀수동) : 실이 가늘어 켜는 일 많아 여자들 손이 아프고 ??千聲不盈尺(찰찰천성부영척) : 찰각찰각 천 번 소리에 한 자도 차지 못한다. 昭陽殿裏歌舞人(소양전리가무인) : 소양전 안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 若見織時應也惜(야견직시응야석) : 만약 배 짜는 때를 본다면 반드시 아까워하리라 양주각(兩朱閣-두 채의 붉은 전각) 兩朱閣(양주각) : 두 채의 붉은 전각 있어 南北相對起(남배상대기) : 남북으로 서로 마주보고 솟아있다. 借問何人家(차문하인가) : 잠간 누구의 집인가 물어보니 貞元雙帝子(정원쌍제자) : 정원 연간의 황제의 두 자식이라 한다. 帝子吹簫雙得仙(제자취소쌍득선) : 황제의 자식이 퉁소불어 두 사람 모두 신선 되어 五雲飄?飛上天(오운표요비상천) : 오색구름 타고 훨훨 상천으로 날아갔다. 第宅亭臺不將去(제댁정대부장거) : 저택과 누대 가지고 가지 못하여 化爲佛寺在人間(화위불사재인간) : 부처의 집으로 바꾸어 세상에 남겨놓았단다. 粧閣妓樓何寂靜(장각기누하적정) : 화려한 전각, 기녀들 누각이 어찌나 고요한지 柳似舞腰池似鏡(유사무요지사경) : 버들 무녀의 허리 같고, 연못은 거울 같이 맑다. 花落黃昏??時(화낙황혼초초시) : 꽃 진 황혼에 근심스러워 질 때 不聞歌吹聞鍾磬(부문가취문종경) : 노랫소리, 퉁소소리 들리지 않고, 종소리 풍경소리 들려온다. 寺門??金字書(사문래방금자서) : 절문에 하사받은 문방에는 금빛 글자 써놓고 尼院佛庭寬有餘(니원불정관유여) : 여승의 암자나 절 뜰은 넓고 한가하기만 하다. 靑苔明月多閑地(청태명월다한지) : 푸른 이끼 밝은 달 아래 한가한 땅이 많고 比屋疲人無處居(비옥피인무처거) : 늘어선 작은 집에는 지친 사람 살 곳도 없구나. 憶昨平陽宅初置(억작평양댁초치) : 지난 평양 공주 처음 지은 집을 기억해보면 呑倂平人幾家地(탄병평인기가지) : 평범한 백성들의 얼마나 많은 집터를 병탄했을까 仙去雙雙作梵宮(선거쌍쌍작범궁) : 신선되어 떠난 두 저택을 절로 만들었으니 漸恐人間盡爲寺(점공인간진위사) : 인간 세상 모두가 절이 될까 점점 두려워 진다. 염상부(鹽商婦-소금장수 아낙네) 鹽商婦多金帛(염상부다금백) : 소금자수 아내는 금과 비단이 많아 不事田農與蠶績(부사전농여잠적) : 밭농사나 양잠과 길쌈도 하지 않는다. 南北東西不失家(남배동서부실가) : 동서남북 어디에나 집이 있어 風水爲鄕船作宅(풍수위향선작댁) : 바람과 물을 고향 삼고 배를 집으로 삼는다. 本是揚州小家女(본시양주소가녀) : 본래는 양주 고을 천한 집의 딸이었는데 嫁得西江大商客(가득서강대상객) : 강서의 큰 상인에게 시집왔었다. 綠?溜去金釵多(녹환류거금채다) : 검푸른 머리는 윤기가 나고 금비녀도 많고 皓腕肥來銀釧窄(호완비내은천착) : 흰 팔뚝에 살이 써서 은팔찌가 좁다. 前呼蒼頭後叱婢(전호창두후질비) : 앞에 늙은 머슴 부르고 뒤에 여종을 꾸짖으니 問爾因何得如此(문이인하득여차) : 당신께 묻노니,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는가 하니 壻作鹽商十五年(서작염상십오년) : 남편이 소금장수 하여 십오 년이 되었다 한다. 不屬州縣屬天子(부속주현속천자) : 지방 주현에 속하지 않고 천자에게 속하여 每年鹽利入官時(매년염리입관시) : 매년 소금의 이익이 관가로 들어올 때 少入官家多入私(소입관가다입사) : 관가에는 조금 넣고 자기에게 많이 넣었다 한다. 官家利薄私家厚(관가리박사가후) : 관가의 이익이 적으면 사가의 이익이 두터웠으니 鹽鐵尙書遠不知(염철상서원부지) : 소금과 철 관리하는 염철 상서는 멀어서 알지 못한단다. 何況江頭魚米賤(하황강두어미천) : 하물며 강호에는 생선 값과 쌀값이 싸거늘 紅?黃橙香稻飯(홍회황등향도반) : 붉은 회, 노란 귤 그리고 향기로운 쌀밥을 飽食濃粧倚?樓(포식농장의이누) : 포식하고 짙은 화장하고서 조타실에 오르니 兩朶紅?花欲綻(량타홍시화욕탄) : 두 꽃송이 같은 붉은 뺨 꽃처럼 터질 것 같았다. 鹽商婦(염상부) : 소금장수 아낙네 有幸嫁鹽商(유행가염상) : 다행히도 소금장수에게 시집가니 終朝美飯食(종조미반식) : 아침 내내 음식을 즐기고 終歲好衣裳(종세호의상) : 일 년 내내 옷을 즐긴다. 好衣美食來何處(호의미식내하처) : 좋은 옷, 맛있는 음식이 어디서 나오는가? 亦須?愧桑弘羊(역수참괴상홍양) : 또한 모름지기 상홍양을 부끄럽게 해야 한다. 桑弘羊死已久(상홍양사이구) : 상황양이 죽은 지 이미 오래 되었거늘 不獨漢時今亦有(부독한시금역유) : 한나라 때만 있을 뿐 아니라, 오늘날도 있단다. 여궁고(驪宮高) 高高驪山上有宮(고고려산상유궁) : 높고 높은 여산 위에 궁궐이 있어 朱樓紫殿三四重(주누자전삼사중) : 붉은 누각, 자색 전각 삼중 사중 겹쳐있네. 遲遲兮春日(지지혜춘일) : 길고 나른한 봄날이여 玉?暖兮溫泉溢(옥추난혜온천일) : 옥벽의 돌은 포근하고 온천물은 넘치네. ??兮秋風(요뇨혜추풍) : 한들한들 부는 가을바람이여 山蟬鳴兮宮樹紅(산선명혜궁수홍) : 산에 매미 울고, 궁궐에 나무들 단풍드네. 翠華不來歲月久(취화부내세월구) : 비취빛 천자의 깃발 오지 않은 채, 세월은 오래 흘렀네. 牆有衣兮瓦有松(장유의혜와유송) : 담장은 이끼로 옷 입혀지고, 기와지붕은 소나무 나있네 吾君在位已五載(오군재위이오재) : 우리 황제님 재위에 오르신지 이미 오년인데 何不一幸乎其中(하부일행호기중) : 어찌하여 한번도 그 안에 안 오실까 西去都門幾多地(서거도문기다지) : 서쪽으로 서울과 떨어짐이 얼마나 먼 땅이라고 吾君不遊有深意(오군부유유심의) : 우리 황제 유람하지 않음은 깊은 뜻이 있으리라. 一人出兮不容易(일인출혜부용역) : 한 사람 나아감이 쉽지가 않나니 六宮從兮百司備(륙궁종혜백사비) : 육궁이 따라가고 백관이 수행하리라. 八十一車千萬騎(팔십일거천만기) : 팔십 한 량 수레꾼과 천만 명의 기병에게 朝有宴?暮有賜(조유연어모유사) : 아침 연회 배불리 먹이고 저녁 하사품 있으리니 中人之産數百家(중인지산삭백가) : 중산층 사람의 재산 수백 가정 분이라도 未足充君一日費(미족충군일일비) : 황제의 하루 비용에도 충분하지 않도다. 吾君修己人不知(오군수기인부지) : 우리 황제 자기 수양을 백성들은 모르리라 不自逸兮不自嬉(부자일혜부자희) : 스스로 안일치 않고, 스스로 게으르지 않으신다. 吾君愛人人不識(오군애인인부식) : 우리 황제 백성 사랑 백성들은 모르리라 不傷財兮不傷力(부상재혜부상력) : 재물을 손상 않고 인력을 손상하지 않으셨다. 驪宮高兮高入雲(려궁고혜고입운) : 여궁은 높고 높아서 구름 속에 들었도다. 君之來兮爲一身(군지내혜위일신) : 황제가 오심은 자기 한 몸을 위함이요 君之不來兮爲萬人(군지부내혜위만인) : 황제가 오시지 않음은 만백성을 위함이다 호선녀(胡旋女-뺑뺑이 춤을 춤추는 오랑캐 여자) 胡旋女胡旋女(호선녀호선녀) : 호선녀, 호선녀여 心應絃手應鼓(심응현수응고) : 자유자제로 손 놀리고, 북을 치는구나. 絃鼓一聲雙袖擧(현고일성쌍수거) : 북소리 한 장단에, 두 소매를 펼쳐들고 廻雪飄?轉蓬舞(회설표요전봉무) : 휘날리는 눈처럼 펄럭이다가, 구르는 다북쑥처럼 춤춘다. 左旋右轉不知疲(좌선우전부지피) : 좌로 돌고 우로 구르면서 피로한 줄도 모르고 千?萬周無已時(천잡만주무이시) : 천 번 돌고 만 번 돌며 그칠 때를 모른다. 人間物類無可比(인간물류무가비) : 인간 세상 무엇과도 비길 수가 없고 奔車輪緩旋風遲(분거륜완선풍지) : 달리는 수레바퀴 느리고 회오리바람도 오히려 늦다. 曲終再拜謝天子(곡종재배사천자) : 곡이 끝나자 천자께 재배하고 물러나니 天子爲之微啓齒(천자위지미계치) : 천자도 이 때문에 만족하여 입 벌리고 미소 짓는다. 胡旋女出康居(호선녀출강거) : 호선녀는 강거 땅에서 왔지만 徒勞東來萬里餘(도노동내만리여) : 헛되이 동쪽으로 만 리 넘게 왔구나. 中原自有胡旋者(중원자유호선자) : 이곳 중원 땅에도 원래 호선자가 있으니 鬪妙爭能爾不如(투묘쟁능이부여) : 다투는 교묘함과 싸우는 능란함에 너보다 났으리 天寶季年時欲變(천보계년시욕변) : 천보 말년에 세상형편이 바뀌려하여 臣妾人人學圓轉(신첩인인학원전) : 신하와 백성들이 교활함만 배웠었다. 中有太眞外祿山(중유태진외녹산) : 대궐 안에 태진이요, 밖에는 안록산이 있었으니 二人最道能胡旋(이인최도능호선) : 두 사람이 춤에 능하다고 가장 많이 일컬어졌다. 梨花園中冊作妃(이화원중책작비) : 이화원 안에서 태진을 귀비로 책봉하고 金?障下養爲兒(금계장하양위아) : 안녹산을 금계병풍 아래서 길러양자로 삼았단다. 祿山胡旋迷君眼(녹산호선미군안) : 안녹산의 뺑뺑이 춤은 황제의 눈을 미혹케 하여 兵過黃河疑未反(병과황하의미반) : 반역의 군사가 황하를 건너도 반란 아닌가 했다. 貴妃胡旋惑君心(귀비호선혹군심) : 귀비의 뺑뺑이 춤이 황제의 마음 미혹케 하여 死棄馬嵬念更深(사기마외념경심) : 마외파에서 죽여 내버렸어도 양귀비 생각 더욱 깊었단다. 從?地軸天維轉(종자지축천유전) : 이로부터 땅의 축대와 하늘의 줄기가 굴러 기울어져 五十年來制不禁(오십년내제부금) : 오십 년 내로는 바로잡지 못하였다. 胡旋女莫空舞(호선녀막공무) : 호선녀의 헛되이 춤추지 말고 數唱此歌悟明主(삭창차가오명주) : 이 노래 자주 불러 총명한 황제 깨우쳐라. 남호조춘(南湖早春) 風廻風斷雨初晴(풍회풍단우초청) : 바람 불어 구름 흩어져 비 처음 개이니 返照湖邊暖復明(반조호변난복명) : 반사하는 석양에 호수는 따뜻하고 밝아진다. 亂點碎紅山杏發(난점쇄홍산행발) : 부서진 붉은 잎이 어지러운 곳에 산 살구 피고 平鋪新綠水?生(평포고녹수빈생) : 신록이 평평하게 깔린 곳에 마름풀이 자란다. 翅低白雁飛仍重(시저백안비잉중) : 날개 처진 흰 기러기 날기가 무겁고 舌澁黃?語未成(설삽황리어미성) : 혀 놀림 부자유한 꾀꼬리 말소리가 서투르다. 不道江南春不好(부도강남춘부호) : 강남 봄이 좋지 않다고 말하지 않으나 年年衰病減心情(년년쇠병감심정) : 해마다 노쇠하고 병들어 흥겨운 마음 줄어든다. 방언(放言-거리낌 없이 말하다) 泰山不要欺毫末(태산부요기호말) : 태산은 털끝만한 것을 속일 필요 없고 顔子無心羨老彭(안자무심선노팽) : 안자는 노팽을 부러워할 마음 전혀 없으리라. 松樹千年終是朽(송수천년종시후) : 소나무는 천 년을 살아도 끝내는 썩어버리고 槿花一日自爲榮(근화일일자위영) : 무궁화는 하루를 피어도 스스로 영화를 누린다. 何須戀世常憂死(하수련세상우사) : 어찌 현세에 연연하여 항상 죽음을 근심하나 亦莫嫌身漫厭生(역막혐신만염생) : 또한 육신을 혐오하여 삶을 함부로 싫어 말라. 生去死來都是幻(생거사내도시환) : 살고 죽고 가고 오는 일 모두가 환상인 것을 幻人哀樂繫何情(환인애낙계하정) : 환상에 사는 인간의 애락이 어떤 마음에 매였나. 자제사진(自題寫眞-초상화에 스스로 글을 짓다) 我貌不自識(아모부자식) : 내 모습을 내가 모르는데 李放寫我眞(이방사아진) : 이방이 초상화를 그려주었구나. 靜觀神與骨(정관신여골) : 신기와 골격을 가만히 살피니 合是山中人(합시산중인) : 산 속에 사는 사람이 분명하다. 蒲柳質易朽(포류질역후) : 갯버들 체질이라 썩기가 쉽고 ?鹿心難馴(미녹심난순) : 사슴 같은 마음이라 길들이기 어려워. 何事赤?上(하사적지상) : 무슨 일로 대궐에 올라와 五年爲侍臣(오년위시신) : 오 년간을 황제 모신 신하되었나. 況多剛?性(황다강견성) : 하물며 고집과 고지식함이 많아 難與世同塵(난여세동진) :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려워라. 不惟非貴相(부유비귀상) : 귀골의 인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但恐生禍因(단공생화인) : 화를 초래할 원인이 될까 두려워라. 宜當早罷去(의당조파거) : 마땅히 일찍 파직하고 물러나 收取雲泉身(수취운천신) : 산과 물에 사는 처신을 택하여라. 효도잠체시(效陶潛體詩-도잠의 시체를 본받아) 朝飮一杯酒(조음일배주) : 아침에 술 한 잔 마시니 冥心合元化(명심합원화) : 그윽한 마음이 천지조화에 맞는다. 兀然無所思(올연무소사) : 홀로 우뚝이 하여 다른 생각 없어 日高尙閒臥(일고상한와) : 해가 높이 떠올라도 한가하게 누웠다. 暮讀一卷書(모독일권서) : 저물어 한 권의 책 읽어보니 會意如嘉話(회의여가화) : 기쁜 대화 나누듯 마음이 흡족하다. 欣然有所遇(흔연유소우) : 만날 사람 생긴 듯이 뿌듯하여 夜深猶獨坐(야심유독좌) : 밤이 깊어가도 여전히 홀로 앉았다 又得琴上趣(우득금상취) : 또 거문고의 흥취를 느끼어 按絃有餘暇(안현유여가) : 거문고 줄을 누르니 한가로워라. 復多詩中狂(복다시중광) : 시에 미친 광기가 다시 생겨서 下筆不能罷(하필부능파) : 붓 들어 휘갈기니 그칠 줄을 모른다. 唯?三四事(유자삼사사) : 오직 이러한 서너 가지일 持用度晝夜(지용도주야) : 이 일들로 밤낮을 지내노라. 所以陰雨中(소이음우중) : 그리하여 장맛비 속에서 經旬不出舍(경순부출사) : 십 여일을 집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始悟獨住人(시오독주인) : 이제야 알았네, 홀로 살아가는 사람이 心安時亦過(심안시역과) : 마음 편안하니 세월도 그리 지나가는 것을. 양졸(養拙-바보처럼 살리라) 鐵柔不爲劍(철유부위검) : 쇠가 휘면 칼이 될 수 없고 木曲不爲轅(목곡부위원) : 나무가 굽으면 멍에가 될 수 없다. 今我亦如此(금아역여차) : 이제 나도 이와 같으니 愚蒙不及門(우몽부급문) : 어리석고 몽매하여 입문도 못하는구나. 甘心謝名利(감심사명리) : 마음에 달갑게 명예와 이익 버리고 滅跡歸丘園(멸적귀구원) : 자취를 숨겨 전원으로 돌아가리라. 坐臥茅茨中(좌와모자중) : 초가집에 앉았다가 누웠다 하면서 但對琴與樽(단대금여준) : 오로지 거문고와 술을 마주보며 살리라. 身去??累(신거강쇄누) : 몸은 고삐의 얽음에서 벗어나고 耳辭朝市喧(이사조시훤) : 귀는 조정과 거리의 소란함을 떠났다. 逍遙無所爲(소요무소위) : 자유롭게 거닐며 억지로 하는 일 없이 時窺五千言(시규오천언) : 때때로 노자의 오천 마디 글을 살피며 無憂樂性場(무우낙성장) : 근심 없이 본성의 바탕을 즐기며 寡慾淸心源(과욕청심원) : 욕심을 줄여서 마음의 근원을 맑게 하리라. 始知不才者(시지부재자) : 이제야 알았노라, 재주 없는 사람이라야 可以探道根(가이탐도근) : 진리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대학(代鶴-학을 대신하여) 我本海上鶴(아본해상학) : 나는 본래 바닷가 학이었는데 偶逢江南客(우봉강남객) : 우연히 강남 나그네를 만났다네. 感君一顧恩(감군일고은) : 황제의 한 번 베푼 은혜에 감격하여 同來洛陽陌(동내낙양맥) : 함께 낙양의 거리로 왔었다. 洛陽寡族類(낙양과족류) : 낙양에는 나와 동류가 드물어 皎皎唯兩翼(교교유량익) : 교교히 두 날개만 가졌을 뿐이었다. 貌是天與高(모시천여고) : 모습은 곧 하늘과 같이 고고하고 色非日浴白(색비일욕백) : 몸은 햇빛을 받지 않아 희기만 하였다. 主人誠可戀(주인성가련) : 주인을 참으로 그리워했지만 其奈軒庭窄(기나헌정착) : 집과 뜰이 좁은 것을 어찌하리오. 飮啄雜??(음탁잡계군) : 먹고 쪼이며 닭의 무리들에 섞여 살다가 年深損標格(년심손표격) : 나이가 많아지며 품격만 손상당하였다. 故鄕渺何處(고향묘하처) : 고향은 아득한 어느 곳인가 雲水重重隔(운수중중격) : 구름과 물가로 겹겹이 막히었도다. 誰念深籠中(수념심농중) : 누가 생각이나 했으랴, 깊은 조롱 안에서 七換摩天?(칠환마천핵) : 하늘 나는 날갯죽지 일곱 번이나 바뀔 것을. 출부귀오려(出府歸吾廬-관청을 나와서 내 집에 돌아와) 出府歸吾廬(출부귀오려) : 관청을 나와 집에 돌아오니 靜然安且逸(정연안차일) : 고요하여 편안하고 한가롭구나. 更無客干謁(경무객간알) : 게다가 만자자고 오는 손님도 없고 時有僧問疾(시유승문질) : 때로 병문안 오는 승려가 있다. 家?十餘人(가동십여인) : 사내 종 십여 명이 있고 ?馬三四匹(력마삼사필) : 마구간에는 서너 필의 말이 있다. ?發經旬臥(용발경순와) : 게을러지면 열흘을 누워있고 興來連日出(흥내련일출) : 흥겨우면 며칠 동안 나가논다. 出遊愛何處(출유애하처) : 나아가 놀 때면 어느 곳을 좋아하는가. 嵩碧伊瑟瑟(숭벽이슬슬) : 숭산의 푸름이 그렇게 보석 같다. 況有淸和天(황유청화천) : 하물며 맑고도 따뜻한 날씨 正當疎散日(정당소산일) : 마침 한가로운 달이라면 어떠하리오. 身閒自爲貴(신한자위귀) : 몸이 한가하면 절절로 고귀해지니 何必居榮秩(하필거영질) : 어찌 반드시 영화를 누리는 지위에 있어야 할까. 心足卽非貧(심족즉비빈) : 마음이 흡족하면 가난하지 않나니 豈唯金滿室(개유금만실) : 어찌 오직 황금을 집안에 가득히 채워야 할까. 吾觀權勢者(오관권세자) : 내가 권세 있는 자를 살펴보니 苦以身徇物(고이신순물) : 고통스럽게 자신을 물질을 따르게 한다. 炙手外炎炎(자수외염염) : 손에 불 쪼이고 밖으로는 기세가 타오르지만 履?中慄慄(이빙중률률) : 얼음을 밟은 듯이 마음속으로 떨고 있다. 朝飢口忘味(조기구망미) : 아침에는 배고파도 입맛을 잃었고 夕?心憂失(석척심우실) : 저녁에는 마음속으로 잃을까 걱정한다. 但有富貴名(단유부귀명) : 다만 부귀의 이름만 있을 뿐이지 而無富貴實(이무부귀실) : 부귀의 실속은 전혀 없는 것이었다. 송재자제(松齋自題) 非老亦非少(비노역비소) : 늙지도 젊지도 않았으니 年過三紀餘(년과삼기여) : 나이가 서른여섯 살이 지났다. 非賤亦非貴(비천역비귀) : 천하지도 귀하지도 않으니 朝登一命初(조등일명초) : 조정에 올라 처음 임명받은 초기 才小分易足(재소분역족) : 재능이 적어 분수에 만족하기 쉽고 心寬體長舒(심관체장서) : 마음이 너그러워 몸이 늘 편하다. 充腸皆美食(충장개미식) : 배만 채우면 모두가 맛있는 음식이요 容膝卽安居(용슬즉안거) : 두릅만 들여놓으면 편안한 거처이다. 況此松齋下(황차송재하) : 하물이 나의 서재인 송재 아래서 一琴數帙書(일금삭질서) : 거문고 하나와 몇 질의 책이 있음에야. 書不求甚解(서부구심해) : 책을 깊이 알려고 하지 않고 琴聊以自娛(금료이자오) : 거문고도 적당히 스스로 즐긴다. 夜直入君門(야직입군문) : 밤에는 당직서려 대궐에 들고 晩歸臥吾廬(만귀와오려) : 저녁에는 돌아와 내 집에 눕는다. 形骸委順動(형해위순동) : 신체는 섭리에 맡겨 움직이고 方才付空虛(방재부공허) : 마음은 공허한 곳에 붙여놓는다. 持此將過日(지차장과일) : 이러한 태도 지키며 장차 날을 보내면 自然多晏如(자연다안여) : 자연히 마음 편한 날이 많아진다. 昏昏復??(혼혼복묵묵) : 혼미한 듯, 또는 말 못하는 듯하나 非智亦非愚(비지역비우) : 지혜롭지 않고, 또한 어리석지도 않도다. 채지황자(采地黃者-지황을 캐는 사람) 麥死春不雨(맥사춘부우) : 봄에 가물어 보리가 죽고 禾損秋早霜(화손추조상) : 가을 이른 서리에 벼농사 망쳤단다. 歲晏無口食(세안무구식) : 세모에 입에 먹을 것이 전혀 없어 田中采地黃(전중채지황) : 밭에서 지황을 캐고 있단다. 采之將何用(채지장하용) : 그것을 캐어서 어디에 쓰느냐 하니 持以易?糧(지이역후량) : 그것을 가져다 양식과 바꾼단다. 凌晨荷鋤去(능신하서거) : 새벽에 호미 메고 나가서 薄暮不盈筐(박모부영광) : 저녁 되어도 광주리를 못 채운단다. ?來朱門家(휴내주문가) : 붉은 대문 집에 가지고 가서 賣與白面郎(매여백면낭) : 희멀건 도령에게 팔아버린단다. 與君啖肥馬(여군담비마) : 도령은 살찐 말에게 먹이어 可使照地光(가사조지광) : 땅에 광택이 비치도록 하더란다. 願易馬殘粟(원역마잔속) : 바라기를, 말먹이고 남은 곡식 주어서 救此苦飢腸(구차고기장) : 그렇게 쓰리고 주린 창자를 구해달란다 구중유일사이수2(丘中有一士二首-산속에 숨어사는 선비 한 분) 丘中有一士(구중유일사) : 산 속에 한 선비 있어 不知其姓名(부지기성명) : 그 성명을 알지 못한다. 面色不憂苦(면색부우고) : 얼굴에 근심과 고통이 없고 血氣常和平(혈기상화평) : 혈기는 항상 화평하였다. 每選隙地居(매선극지거) : 매일 한적한 곳을 가려 살고 不?要路行(부답요노항) : 벼슬길은 절대로 밟지 않았다. 擧動無尤悔(거동무우회) : 거동에는 잘못이나 후회가 없고 物莫與之爭(물막여지쟁) : 물질에는 그들과 다투지 않았다. 藜藿不充腸(여곽부충장) : 명아주나 콩잎으로도 배를 채우지 않고 布褐不蔽形(포갈부폐형) : 베옷이나 갈포로도 몸을 가리지 못했다. 終歲守窮餓(종세수궁아) : 평생토록 궁핍과 굶주림을 지키고 而無嗟歎聲(이무차탄성) : 탄식하는 소리가 전혀 없었다. 豈是愛貧賤(개시애빈천) : 어찌 곧 가난과 천함을 좋아해서인가 深知時俗情(심지시속정) : 속세의 정을 깊이 알아서 이리라. 勿矜羅?巧(물긍나익교) : 그물이나 주살에 익숙하다 자랑마라 鸞鶴在冥冥(난학재명명) : 난새나 학이 넓은 세상을 날고 있단다. 丘中有一士(구중유일사) : 산 속에 한 선비 있어 守道歲月深(수도세월심) : 도를 지키며 세월이 깊어간다. 行披帶索衣(항피대색의) : 다닐 때는 새끼줄 옷을 입고 坐拍無絃琴(좌박무현금) : 앉아서는 줄 없는 거문고를 탄다. 不飮濁泉水(부음탁천수) : 탁한 샘물은 마시지 않고 不息曲木陰(부식곡목음) : 굽은 나무 그늘에는 쉬지 않았다. 所逢苟非義(소봉구비의) : 만나는 일이 진실로 의롭지 않으면 糞土千黃金(분토천황금) : 천량의 황금도 분토같이 여긴다. 鄕人化其風(향인화기풍) : 마을 사람들이 그의 풍교에 감화되고 薰如蘭在林(훈여난재림) : 향기는 난초가 숲에 있는 것 같았다. 智愚與强弱(지우여강약) : 지자와 우자, 강자와 약자가 不忍相欺侵(부인상기침) : 서로 차마 속이거나 괴롭히지 않았다 我欲訪其人(아욕방기인) : 내가 그 사람을 찾아보려고 하여 將行復沈吟(장항복침음) : 길을 나섰다가는 다시 주저하고 망설였다. 何必見其面(하필견기면) : 어찌 반드시 그 얼굴을 보아야 하는가. 但在學其心(단재학기심) : 다만 그이 마음만을 배우는데 있는 것이다. 연자루3(?子樓) 滿窓明月滿簾霜(만창명월만렴상) : 창에 가득 달빛, 주렴에 가득한 서리 被冷燈殘拂臥牀(피냉등잔불와상) : 찬 이불 꺼져가는 등잔, 떨치고 잠에 든다. 燕子樓中霜月夜(연자누중상월야) : 연자루 안에서의 십일월의 밤 秋來只爲一人長(추내지위일인장) : 가을이 오직 한 사람을 위하여 길기만 하다. 鈿暈羅衫色似煙(전훈나삼색사연) : 흐릿한 금비녀와 비단 적삼 색깔이 연기 같아 幾回欲著卽潛然(기회욕저즉잠연) : 몇 번인가 입어보려 하나 곧 눈물만 흘러내린다. 自從不舞霓裳曲(자종부무예상곡) : 예상곡으로 춤추지 않은 채로 疊在空箱十一年(첩재공상십일년) : 빈 옷장에 쌓아둔 지 이미 십일 년이 되었다. 今春有客洛陽回(금춘유객낙양회) : 금년 봄, 낙양에서 돌아온 나그네 曾到尙書墓上來(증도상서묘상내) : 언젠가 장상서의 무덤을 찾아 갔었다. 見說白楊堪作柱(견설백양감작주) : 무덤의 백양목이 기둥 삼을 만하다 하니 爭敎紅粉不成灰(쟁교홍분부성회) : 아름다운 그 얼굴이 다 시들지 않았으리. 강남송북객(江南送北客) 故園望斷欲何如(고원망단욕하여) : 고향을 바라봐도 보이지 않으니 어찌하나 楚水吳山萬里餘(초수오산만리여) : 초나라 강물과 오나라 산이 만 여리나 막혔다. 今日因君訪兄弟(금일인군방형제) : 오늘 그대가 내 형제 찾아간다니 數行鄕淚一封書(삭항향누일봉서) : 몇 줄기 흐르는 향수의 눈물로 한 장의 편지를 쓴다. 장안조춘려회(長安早春旅懷) 軒車歌吹喧都邑(헌거가취훤도읍) : 수레와 노랫소리로 장안이 시끄러운데 中有一人向隅立(중유일인향우립) : 그 가운데 구석 향해 서있는 한 사람 있다. 夜深明月卷簾愁(야심명월권렴수) : 깊은 밤, 달은 밝은데 주렴 걷으니 수심 겹고 日暮靑山望鄕泣(일모청산망향읍) : 해 저무는 청산에서 고향 바라보며 눈물 흘린다. 風吹新綠草芽?(풍취신녹초아탁) : 신록에 바람 부니 풀싹이 트고 雨灑輕黃柳條濕(우쇄경황류조습) : 가볍게 뿌리는 비에 연둣빛 버들가지 물오른다. 此生知負少年春(차생지부소년춘) : 이 몸은 젊의 봄날을 저버린 것을 알았나니 不展愁眉欲三十(부전수미욕삼십) : 근심스런 눈썹 펴지 못 한채 삼십 년 되어간다.
사십오(四十五) 行年四十五(항년사십오) : 내 나이 이미 마흔 다섯 兩?半蒼蒼(량빈반창창) : 두 귀밑머리 반백이 되었다. 淸瘦詩成癖(청수시성벽) : 성격이 말쑥하고 작시가 버릇되어 粗豪酒放狂(조호주방광) : 억세고 거칠어 취하면 광태다. 老來猶委命(노내유위명) : 늙어서는 오히려 천명에 맡기고 安處卽爲鄕(안처즉위향) : 편안히 처할 곳은 고향이로라. 或擬廬山下(혹의려산하) : 혹 여산 기슭쯤에다가 來春結草堂(내춘결초당) : 봄이면 초당이나 엮어 볼까한다. 숙죽각(宿竹閣) 晩坐松?下(만좌송첨하) : 저녁에 소나무 처마 아래 앉고 宵眠竹閣間(소면죽각간) : 밤에는 죽각 사이에서 잠을 잔다. 淸虛當服藥(청허당복약) : 청허한 마음은 선약을 복용함 같고 幽獨抵歸山(유독저귀산) : 그윽한 기분은 산으로 돌아온 것 같아라. 巧未能勝拙(교미능승졸) : 재치는 졸렬함을 이길 수 없고 忙應不及閒(망응부급한) : 바쁜 것은 한가한 것에 미치지 못한다. 無勞別修道(무노별수도) : 따로 도를 닦으려 수고할 필요 없으니 卽此是玄關(즉차시현관) : 이것에 이르면 곧, 현묘한 경지가 되니라. 야량(夜?-밤은 차가운데) 露白風淸庭戶?(노백풍청정호량) : 흰 이슬, 맑은 바람, 싸늘한 뜰 老人先著夾衣裳(노인선저협의상) : 늙은이가 가장 먼저 겹옷 입는다. 舞腰歌袖抛何處(무요가수포하처) : 무희와 가수들 어디에 버려두고 唯對無絃琴一張(유대무현금일장) : 다만 줄 없는 거문과를 바라 본 뿐.
동초주숙이수2(冬初酒熟二首-초겨울, 술은 익어 가는데) 酒熟無來客(주숙무내객) : 술이 익어도 찾아오는 손님 없어 因成獨酌謠(인성독작요) : 혼자 마시고 노래 부르게 되었구나. 人間老黃綺(인간노황기) : 인간세계 늙어가는 하황공과 기리계 地上散松喬(지상산송교) : 지상에 내려온 적송자와 왕자교이다. 忽忽醒還醉(홀홀성환취) : 문득문득 깨었다가 다시 또 취하고 悠悠暮復朝(유유모복조) : 편안하게 밤에도 낮에도 취하리라. 殘年多少在(잔년다소재) : 남은 인생 얼마간 살아있을 동안을 盡付此中銷(진부차중소) : 술 마시고 취하며 모든 날을 삭이리라 霜繁脆庭柳(상번취정류) : 서리 자주 내리자 뜰의 버들 시들고 風利剪池荷(풍리전지하) : 바람 매서워지자 연못의 연꽃이 꺾인다. 月色曉彌苦(월색효미고) : 달빛은 새벽이 되니 더욱 괴롭고 鳥聲寒更多(조성한경다) : 새소리는 차가워지니 더욱 시끄럽다. 秋懷久寥落(추회구요낙) : 가을의 마음 늘 서글퍼지는데 冬計又如何(동계우여하) : 겨울 대책은 어떻게 해야 하나. 一甕新?酒(일옹신배주) : 한 독에 가득한 새로 빚은 술 빛이 萍浮春水波(평부춘수파) : 마름 떠다니는 봄 연못 물결 같구나.
추모교거서회(秋暮郊居書懷) 郊居人事少(교거인사소) : 교외에 다니는 사람 적고 晝臥對林巒(주와대림만) : 낮에는 누워서 숲 가득한 산을 본다. 窮巷厭多雨(궁항염다우) : 궁핍한 골목길에 내리는 비 싫고 貧家愁早寒(빈가수조한) : 가난한 집안에 이른 추위 걱정된다. 葛衣秋未換(갈의추미환) : 갈포 옷을 가을에도 못 바꿔 입고 書卷病仍看(서권병잉간) : 서책은 병들어도 여전히 읽고 있노라. 若問生涯計(야문생애계) : 앞으로의 생애의 대책을 문는다면 前溪一釣竿(전계일조간) : 앞개울에 낚싯줄이나 드리고 살리라. 도중감추(途中感秋) 節物行搖落(절물항요낙) : 철 따라 만물은 더욱 요락해 가고 年顔坐變衰(연안좌변쇠) : 나이 따라 얼굴빛도 절로 변하여 쇠락한다. 樹初黃葉日(수초황섭일) : 나무에 처음 누런 잎 지는 날 人欲白頭時(인욕백두시) : 사람도 백발이 되어가는 때이로구나. 鄕國程程遠(향국정정원) : 고향 가는 길마다 아득하고 親朋處處辭(친붕처처사) : 친구들은 곳곳에서 떠나가는구나. 唯憐病與老(유련병여노) : 오직 가련한 것은, 병들고 늙어감이 一步不相離(일보부상리) : 한 걸음도 서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로다. 이도서문이수2(履道西門二首) 履道西門獨掩扉(이도서문독엄비) : 이도 서문에 홀로 문을 가리고 官休病退客來稀(관휴병퇴객내희) : 벼슬 그치고 병들어 물러나니 손님 드물다. 亦知軒冕榮堪戀(역지헌면영감련) : 높은 벼슬 그리워 할 만하다는 것도 알지만 其奈田園老合歸(기나전원노합귀) : 전원이 늙어서 돌아갈 곳임을 어쩌리오. 跋鼈難隨騏驥足(발별난수기기족) : 절뚝이 자라는 천리마의 다리를 따르기 어렵고 傷禽莫?鳳皇飛(상금막진봉황비) : 상처 난 새는 봉황새의 비상을 쫓아가지 못한다. 世間認得身人少(세간인득신인소) : 세상에는 자기 몸을 얻는 자가 드무니 今我雖愚亦庶幾(금아수우역서기) : 이제 나는 비록 어리석어도 도에 가까우리라. 주중만기(舟中晩起) 日高猶掩水窓眠(일고유엄수창면) : 해가 높이 솟아도 문 가리고 잠자고 枕?淸?八月天(침점청량팔월천) : 베개와 잠자리가 맑고 시원하니 팔월이라. 泊處或依沽酒店(박처혹의고주점) : 정박한 곳에서, 혹 술집에 머물러 宿時多伴釣魚船(숙시다반조어선) : 그곳에 묵으면서 자주 고깃배와 친구한다. 退身江海應無用(퇴신강해응무용) : 은퇴한 몸이라 강호에 쓰일 곳 없고 憂國朝廷自有賢(우국조정자유현) : 나랏일 걱정은 조정에 어진 사람 있으리라. 且向錢塘湖上去(차향전당호상거) : 장차 전당호로 올라가서 冷吟閒醉二三年(냉음한취이삼년) : 이삼 년간 냉정히 읊으며 한가히 취해보리라. 감흥(感興) 吉凶禍福有來由(길흉화복유내유) : 길흉화복은 오는 길이 있어 但要深知不要憂(단요심지부요우) : 다만 깊이 알아야지 근심 말라. 只見火光燒潤屋(지견화광소윤옥) : 불길이 윤택한 집 태우는 것 보나 不聞風浪覆虛舟(부문풍낭복허주) : 풍랑을 속이 진 배를 엎지 못한다. 名爲公器無多取(명위공기무다취) : 명예는 공기라, 많이 취하지 말라 利是身災合少求(리시신재합소구) : 이익은 몸의 재앙이라, 적게 함이 좋다. 雖異匏瓜難不食(수리포과난부식) : 표주박과 달라, 굶기가 어려우나 大都食足早宜休(대도식족조의휴) : 대강 먹기 충분하면 일찍 쉬어야 한다. 병가중남정한망(病假中南亭閑望) ?枕不視事(의침부시사) : 베개 베고 누워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兩日門掩關(량일문엄관) : 이틀간 문짝에 빗장을 걸어두었다. 始知吏役身(시지리역신) : 이제야 알겠느니, 관리생활이 몸을 부려 不病不得閑(부병부득한) : 병이 나지 않고 한가롭지도 못하다는 것을 閑意不在遠(한의부재원) : 한가로운 마음은 먼 곳에 있지 않고 小亭方丈間(소정방장간) : 이 작은 정자, 한 간의 방 안에 있는 것을 西?竹梢上(서첨죽초상) : 서쪽 처마 밑, 대나무 가지 위를 坐見太白山(좌견태백산) : 태백산을 가만히 앉아서 바라본다. 遙?峯上雲(요괴봉상운) : 아득히 부끄러워라, 봉우리 위 구름 對此塵中顔(대차진중안) : 구름을 마주보는 세속에 더렵혀진 내 얼굴이여 조경(照鏡) 皎皎靑銅鏡(교교청동경) : 밝고 맑은 청동 거울 斑斑白絲?(반반백사빈) : 얼룩덜룩 흰 실 같은 귀밑머리. 豈復更藏年(기부경장년) : 어찌해야 고쳐서 나이를 감출까 實年君不信(실년군불신) : 실제 내 나이를 믿지 못하리라. 백로(白鷺) 人生四十未全衰(인생사십미전쇠) : 인생 사십은 완전히 늙음이 아닌데 我爲愁多白髮垂(아위수다백발수) : 나는 근심이 많아 백발이 드리웠구나. 何故水邊雙白鷺(하고수변쌍백노) : 무슨 까닭으로 물가에 있는 두 마리 백로 無愁頭上亦垂絲(무수두상역수사) : 근심 없는 머리 위에도 흰 실이 드리웠나. 파약(罷藥-복약을 그만 두며) 自學坐禪休服藥(자학좌선휴복약) : 좌선을 배우고부터 복약을 그만두었더니 從他時復病沈沈(종타시복병침침) : 다른 때를 따라 다시 병이 심해진다. 此身不要全强健(차신부요전강건) : 이 몸이 완전히 강건해지기 바라지 않지만 强健多生人我心(강건다생인아심) : 강건함은 남과 나의 마음에서 생기는 법이라오. 절검두(折劍頭-부러진 칼머리) 拾得折劍頭(습득절검두) : 칼 부러진 머리 주웠는데 不知折之由(부지절지유) : 부러진 사유는 알 수 없구나. 一握靑蛇尾(일악청사미) : 한 번 잡힌 푸른 뱀의 꼬리 數寸碧峯頭(삭촌벽봉두) : 여러 번 토막 난 푸른 산봉우리이여 疑是斬鯨?(의시참경예) : 혹은 고래를 잘랐나. 不然則蛟?(불연칙교규) : 아니면 교룡을 잘랐을까. 缺落尼土中(결락니토중) : 흙 속에 떨어져 있어 委棄無人收(위기무인수) : 버려둔 채, 줍는 사람 없구나. 我有鄙介性(아유비개성) : 나는 지루한 고집 있어 好剛不好柔(호강불호유) : 강직한 것 좋고 굽히는 것 싫다. 勿輕直折劍(물경직절검) : 곧아서 부서진 칼 얕보지 말라 猶勝曲全鉤(유승곡전구) : 굽혀서 온전한 갈고리보다 낫다. 지서정(池西亭) 朱欄映晩樹(주란영만수) : 붉은 난간에 저녁 나무 비치는데 金魄落秋池(금백락추지) : 가을의 신이 가을 연못에 내렸구나. 還似錢塘夜(환사전당야) : 오리려 전당 연못의 밤 같아라. 西樓月出時(서루월출시) : 서편 누대에 달 떠오를 때는
오려(吾廬-내 오두막집) 吾廬不獨貯妻兒(오려부독저처아) : 내 오두막에는 아내와 자식들만 없으니 自覺年侵身力衰(자각년침신력쇠) : 나이가 많아져 몸이 쇠약해짐을 알았다. 眼下營求容足地(안하영구용족지) : 현실은 발하나 들여 놓을 작은 땅 찾지만 心中準擬?冠時(심중준의괘관시) : 마음속 기준으로는 갓 걸어놓을 때와 같다. 新昌小院松當戶(신창소원송당호) : 신창의 작은 관아 집 앞에 소나무 履道幽居竹?池(이도유거죽요지) : 그윽한 내 집을 걷자니 대숲이 못을 둘러있다. 莫道兩都空有宅(막도량도공유댁) : 두 도읍에 공연히 집 가졌다 말하지 말라 林泉風月是家資(림천풍월시가자) : 숲속 바람과 달이 곧 내 집의 재산인 것을.
춘노(春老) 欲隨年少强遊春(욕수년소강유춘) : 젊은이들 따라서 억지로 봄놀이 같지만 自覺風光不屬身(자각풍광부속신) : 경치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歌舞屛風花障上(가무병풍화장상) : 병풍의 꽃 언덕 위에선 노래하고 춤추니 幾時曾?白頭人(기시증화백두인) : 어느 때라야 흰머리의 사람 그려 넣을까. 조한(早寒) 黃葉聚牆角(황섭취장각) : 누런 나뭇잎 담장 모퉁이에 모이고 靑苔圍柱根(청태위주근) : 푸른 이끼는 기둥뿌리를 둘러싸있다. 被經霜後薄(피경상후박) : 서리 지나간 뒤에는 더욱 엷어져 鏡遇雨來昏(경우우내혼) : 거울이 비를 맞아 어두워지는구나. 半卷寒?幕(반권한첨막) : 차가운 처마 아래 휘장 반 쯤 걷히니 斜開暖閣門(사개난각문) : 따스한 전각문이 비스듬히 열리는구나. 迎冬兼送老(영동겸송노) : 겨울 맞아 늙음을 보내는 것 함께하며 只仰酒盈樽(지앙주영준) : 오직 술이 술독에 가득한 것을 바라만 본다. 양가남정(楊家南亭) 小亭門向月斜開(소정문향월사개) : 작은 정자문은 달 향해 열려 있고 滿地凉風滿地苔(만지양풍만지태) : 서늘한 바람과 이끼 땅에 가득하여라. 此院好彈秋思處(차원호탄추사처) : 이 집은 가을 마음 노래하는 곳으로 좋아 終須一夜抱琴來(종수일야포금래) : 끝내 온 밤을 거문고 안 고와서 보내는구나.
단가행(短歌行) 白日何短短(백일하단단) : 낮은 어찌 이렇게도 짧은가 百年苦易滿(백년고역만) : 백 년은 괴롭게도 쉽게도 차는구나. 蒼穹浩茫茫(창궁호망망) : 창공은 넓고도 아득한데 萬劫太極長(만겁태극장) : 만 겁 세월은 끝없이 길기만 하다. 麻姑垂兩?(마고수량빈) : 마고 할멈도 두 귀밑머리 드리우고 一半已成霜(일반이성상) : 절반은 이미 서리가 다 되었구나. 天公見玉女(천공견옥녀) : 천제도 옥녀를 보고 大笑億千場(대소억천장) : 크게 웃은 지 억 천 번이 되었도다. 吾欲攬六龍(오욕람륙룡) : 나는 여섯용을 고삐를 잡고 回車掛扶桑(회거괘부상) : 수레를 돌려 부상목에 매달고 싶도다. 北斗酌美酒(배두작미주) : 북두칠성에 맛있는 술 따라서 勸龍各一觴(권룡각일상) : 용들에게 각자 한 잔씩 권하리라. 富貴非所願(부귀비소원) : 부귀는 내가 바라는 것 아니니 與人駐顔光(여인주안광) : 사람들과 젊은 얼굴빛이나 지키리라.
증오단(贈吳丹) 巧者力苦勞(교자력고노) : 간교한 자는 몸이 괴롭고 고달픈데 智者心苦憂(지자심고우) : 지혜로운 자는 마음이 괴롭고 근심스럽습니다. 愛子無巧智(애자무교지) : 사랑하는 선생은 간교와 지혜가 없어 終歲閑悠悠(종세한유유) : 평생토록 한가하고 여유롭습니다. 嘗登御史府(상등어사부) : 일찍이 어사부에 등청하시고 亦佐東諸侯(역좌동제후) : 동쪽의 제후들도 보좌하셨지요. 手操?謬簡(수조규류간) : 몸소 그릇된 기록을 바로 잡고 心運決勝籌(심운결승주) : 마음으로 좋은 정책을 결정했었지요. 宦途似風水(환도사풍수) : 벼슬길은 바람과 물 같고 君心如虛舟(군심여허주) : 당신의 마음 빈 배와 같았지요. 汎然而不有(범연이부유) : 마음이 넓어서 집착하지 않으시고 進退得自由(진퇴득자유) : 벼슬에 나가고 물러남에 자유로웠지요. 今來脫?冠(금내탈치관) : 이제야 치관을 벗으시고 時往侍龍樓(시왕시룡누) : 때대로 용루에 가서 모십니다. 官曹稱心靜(관조칭심정) : 관리들은 마음이 고요하여 居處隨跡幽(거처수적유) : 사시는 곳은 자취 따라 그윽하답니다. 冬負南?日(동부남첨일) : 겨울에는 남쪽 처마의 햇빛 받아 支體甚溫柔(지체심온유) : 지체는 대단히 따뜻하고 부드럽습니다. 夏臥北窓風(하와배창풍) : 여름에는 북쪽 창에서 바람 불어 枕席如?秋(침석여량추) : 잠자리는 서늘한 가을 같았습니다. 南山入舍下(남산입사하) : 남산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시면 酒甕在牀頭(주옹재상두) : 술 단지가 언제나 평상 머리에 있었지요. 人間有閑地(인간유한지) : 인간 세상에 한가로운 땅 있는데 何必隱林丘(하필은림구) : 어찌 반드시 숲 속 언덕에 숨어야만 합니까. 顧我愚且昧(고아우차매) : 저 자신을 돌아보니, 어리석고도 우매하여 勞生殊未休(노생수미휴) : 삶을 수고롭게 하고, 특별히 쉬지도 못하여 一入金門直(일입금문직) : 한번 대궐에 들어 직분을 맡아 星霜三四周(성상삼사주) : 세월은 벌써 삼사 년이나 되었습니다. 主恩信難報(주은신난보) : 임금의 은혜는 진정 보답하기 어렵고 近地徒久留(근지도구류) : 가까운 곳에서 헛되이 오래 머물고 있습니다. 終當乞閒官(종당걸한관) : 결국에는 마땅히 한가한 관직을 빌어 退與夫子遊(퇴여부자유) : 물러나 선생과 즐겁게 교유하고 싶습니다.
금중(禁中-궁궐에서) 門嚴九重靜(문엄구중정) : 문은 삼엄하여 아홉 겹이 조용하고 窓幽一室閑(창유일실한) : 창안은 깊숙하여 온 방은 한가하여라. 好是修心處(호시수심처) : 마음 닦는 곳으로는 이곳이 좋아 何必在深山(하필재심산) : 어찌 반드시 깊은 산에 있어야 하나. |
출처: 택이의 식물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동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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