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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어딘가에 미치도록 빠져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게 보입니다. 어느 누구도 생각치도 못한 일을 해낼때 성취감은 또한 배가 됩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습니다. 무식하게 맨땅에 헤딩한 결과물을 소개해드립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스토리이므로 그냥 저런 놈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시면 좋겠습니다..
약 5년 전 매서운 찬바람이 쌩쌩 부는 혹독한 겨울날에 자동차 바퀴로 눈길을 가르면서 이 곳에 인연을 맺었습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 곳은 잡초만 무성하고 수 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곳이라 이 곳에 자리를 잡겠다고 하니 주변에 모든 분들이 만류를 하시며 부질없는 짓이라고 손사레를 쳤죠!
저 역시 저질러 놓고 보니 겁이 덜컥 났습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앞이 막막했습니다.
주변에 울창한 춘양목 숲에 반해 겁도 없이 무식하게 맨땅에 헤딩했습니다.
먼저 차가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내는 것이 우선이였습니다. 마치 처녀 가슴에 깃발을 꽂듯이 조심스럽게 흙을 다져가면서 차를 몰았습니다. 그리고 시야가 트이도록 주변의 잡목을 걷어냈습니다. 답답하던 주변이 이제 좀 시원스럽게 느껴지지더군요!
잡목을 걷어 내고 몇 일 뒤에 다시 가 보니 가운데 흙은 누가 퍼 갔는지 움푹 파인 낭떠러지에 너구리가 똥을 싸 놓고 제게 야유를 보내는 듯했습니다.
세상에 흙을 파가는 도둑넘이 다 있더군요! 지천에 널린 것이 흙인데... 하는 수 없이 그 추운 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땅을 파고 철문을 달았습니다. 가져갈 것은 없지만 지킬 것은 많은 곳이라서~
드디어 토목공사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경사진 토지를 단을 만들고 평탄작업을 하니 4단이 넘었습니다. 계단식으로 평탄작업을 하여 4단이 넘다보니 토지의 약 40%는 경사면과 길로 다 잡아 먹었습니다. ㅋㅋㅋ 남은 토지가 겨우 반쪽밖에 안남았습니다.
그해 여름 장마철에 평탄작업을 해 놓았던 토사가 유실되어 그동안 해놓은 공사가 말짱 도루묵! 헛탕이 되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석축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자연석을 반입해 왔는데 이건 뭐 돌을 쏟아 부어도 끝이 없이 많이 들어갑니다. 돌 한차 부어 놓으면 불과 5미터도 못쌓습니다. ㅋㅋㅋ 드디어 예산부족에 이릅니다.
기왕에 내친김에 석축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끊임없이 돌을 쏟아 부었습니다. 덤프트럭 50여대를 쏟아 부으니 석축 모양만 겨우 낼 정도였습니다.
기왕에 돌을 놓을 바엔 좀 더 아름답게 하자! 생각끝에 간판석을 세웠습니다. 좌우측에 세운 돌 하나가 무려 20톤이 넘습니다. 초대형 포크레인으로도 세울 수 없어 크레인까지 동원해서 돌 2개 쌓는데 거의 하루를 다 잡아 먹었습니다. 길이 5미터 정도인데 땅속에 들어간 부분이 약 1.8미터입니다.
석축 사이에 정원수와 관목을 식재했습니다. ㅋㅋㅋ 돌만 있으니 너무 삭막하더군요!
그런데 이를 어째? 그 다음 해 저 큰 돌이 기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 급하게 공사를 서두르는 바람에 평탄작업할 때 지면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았습니다. 다시 크레인 불러서 지면을 다지고 주춧돌 넣고 그 주변에 또 버팀돌까지 끼워 넣었더니 3년이 지난 지금도 끄덕이 없더군요! 이제 이 간판석은 완전히 안착이 된 것 같습니다.
고인돌입니다. 부지 한쪽 끝편 자투리 땅에 올려 놓았습니다. 이 돌 역시 크레인으로 올렸습니다. 세상에 돌 다루기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습니다. 무게가 나가니 기계를 사용해야 하고 또 잘 못하다가 깨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되기 일쑤고...
토목작업이 끝나고 진입로를 내고 전기까지 넣고 나니 이제는 더 할 것이 없다 싶더군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한가지가 남았습니다. 이 곳은 해발 700미터가 넘는 산중턱이라서 식수가 없습니다. 계곡물이 그렇게 깨끗해 보여도 온갖 기행충이 우글거린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소형관정은 어림도 없고 기왕에 시작할 바엔 대형 암반관정을 뚫었습니다. 약 300미터를 뚤고 들어가는데 제속이 다 타들어가더군요! 물이 나오지 않으면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이 허사가 되기 때문이죠! 3일간의 굴착공사 끝에 맑고 청정한 지하 천연 암반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세상을 다 얻은 느낌이였습니다.
드디어 이제 또 다른 스토리와 함께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속편을 소개해 드릴 것을 약속하며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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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생하셨군요
고생끝에 낙이있다고 처음보다는
길도생기고 ~ 2탄은 한옥집인가요 ??
시골 마당넓은 한옥집에서
살고싶은마음 간절히 바라고
있었요~ 꼭 이뤄지겠지요
아직 제 맘에 들도록 토목공사가 완료되지 않아서 추후에 생각할 예정입니다.
정원수와 정원석! 그리고 주변환경을 먼저 가꾸고 나서 집을 올릴 생각입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단한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 뿐만아니라 노력한 결과에 따라 상당한 부의 축적도 조망간 성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다음 단계도 순조롭게 진행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경제논리로 접근하다보면 정말 노가다 못하겠더군요! 일에 대한 성취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머찐자리을 잡으셨네요 전원주택이라도 지어놓고 옆에조그만하우스지어서 좋아하는선인장
키우면서살면 머찌겠습니다
나무가 좋아서 분재와 정원수를 조금 했었는데 그 나무들을 옮겨 심고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생각입니다.
여유가 있다면 조그마한 온실 하나 만들어서 분재와 난 그리고 선인장도 배양하는 것이 꿈입니다.
ㅎㅎ박팀장님! 저는 아무런 계획이 없습니다. 저 곳은 그냥 제 놀이터라 생각하고 뭐 되는대로 가꾸는 정도입니다.
일하면서 운동도 하고 야채도 좀 재배하고 기분내키지 않으면 그냥 내벼려 뒀다가 그 다음 해 다시 시작하고..
그야말로 태평농법입니다. ㅋㅋㅋ 태평환을 그래서 좋아하는가 봅니다.
자태양님 닦아오신 터를보니
큰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우리집에 남편도 지금 현제 자태양님 처럼 그러고 계십니다
저는 앞이 캄캄 합니다
아~ 그러시군요! 동지를 만난 느낌입니다. 뭐든 처음 시작할 때는 끝이 언제인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완성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더군요! 아름정원님 남편분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