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사카 같은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도시 풍광이 아닌 전통과 자연 속에서 자신을 다잡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일본 환경청에서 실시한 자연환경보존도에서 홋카이도와 함께 1위를 차지한 도야마현. 도야마는 아직 우리에게 친숙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청정 여행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오랜 전통과 역사 덕에 문화적 향취가 강하게 다가오는 도야마현의 도야마, 난토 그리고 히다의 매력 속으로.
장엄한 자연 경관이 일품인 도야마
일본의 중심부에 위치한 도야마. 이곳은 호화로운 경관과 전통축제, 다양한 이벤트로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와 왕래가 뜸한 만큼 그들 고유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수돗물을 그대로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수질이 깨끗하고 공기도 맑아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곳은 ‘마음의 고향’이라고 불린다.
recommend place 1 동양의 알프스 알펜루트
도야마와 나가노 두 현을 잇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스위스까지 날아가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동양의 알프스’다. 후지산, 하쿠산과 함께 일본의 3대 명산 중 하나이며, 일본의 중앙부에 위치한다. 높이 3,000m, 총길이 90㎞에 이르는 국제 산악관광 루트가 있어 계절마다 서로 다른 웅대한 모습을 선보인다. 이곳에는 설벽과 옥빛호수,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일본 최대 댐인 구로베댐 등 관광 명소가 많아 입산이 허용되는 4월부터 11월까지 연간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다.
다테야마 알펜루트의 하이라이트는 덴구다이라에서 무로도를 잇는 설벽.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설벽 구간은 잠시 폐지되지만, 다시 개통되는 4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는 관광객들이 차에서 내려 설벽 사이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구로베 알펜루트 구간 중 비조다이라에서 무로도에 이르는 구간은 청정 자연보호 구역으로 웅장한 경관을 자랑한다. 일반 차량의 진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이 구간을 운행하는 고원버스도 전기로 운행되는 친환경 버스다. 창밖에 펼쳐지는 고원지대를 바라보며 산을 오르다 보면 350m 낙차를 자랑하는 일본 최대 폭포 ‘쇼묘 폭포’를 만날 수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난토
도야마현 서부에 위치한 난토시는 세계유산 시라카와 향, 고카야마의 갓쇼즈쿠리 세계문화유산 마을과 연극제로 유명한 곳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기후 탓에 오랫동안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온 마을로 고카야마 전통 가옥의 옛 모습은 물론 자연 그대로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recommend place 2 고카야마 전통 합장촌
도야마현 남서쪽에 위치한 산간지대 고카야마에는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산속 마을이 숨어 있다. 바로 아이노쿠라 합장 양식 마을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높은 지붕이 손바닥을 마주한 듯 합장한 모양이라 해서 ‘합장’ 양식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의 가옥들은 짧게는 100~200년 전, 그보다 오래된 것은 400년 전에 지어진 전통 가옥들이다. 밭 전(田) 자 모양의 집에 짚으로 만든 두께 1m의 큰 지붕을 60° 각도로 얹은 합장 양식 가옥은 겨울이면 3~4m의 눈이 쌓이는 이곳 기후에 알맞도록 설계되었다. 60°의 경사 지붕과 정삼각형에 가까운 단면이 눈을 지붕에서 미끄러지듯 떨어지도록 해 쌓인 눈 때문에 지붕이 무너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 지붕 경사면은 생육한 졸참나무로 만든다. 못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합장 모양으로 짜맞추며, 새끼줄과 조롱나무만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큰 지붕을 떠받치는 것은 밑 부분이 구부러진 굵은 대들보다. 100년이 훌쩍 넘은 이 목조 가옥에는 지금까지 대를 이어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옛 공간을 보존하면서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은 이곳이 유일하다. 이곳이 문화유산으로서 더욱 가치 있는 이유다.
- ▲ (왼쪽)도야마 알펜루트 / 히히다 후루카와 세토강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온 히다 후루카와
도야마현의 남쪽 기후현에 위치한 히다시 후루카와는 청명한 하늘과 눈부신 흰 구름 등 깨끗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메이지시대의 운치 있는 거리와 후루카와 축제로도 유명하다.
recommend place 3 후루카와 마을을 가로지르는 세토강
히다를 대표하는 것은 단연 1천여 마리의 잉어들이 넘실대는 세토가와다. ‘세토가와 흰 벽의 창고거리’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메이지시대의 거리가 그대로 복원돼 각종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세토 거리를 따라 흐르는 수로에는 약 1천여 마리의 잉어가 살고 있는데 마을의 성장과 함께 오염된 강을 살리기 위해 이곳 주민들이 세토가와를 만들고 잉어를 풀어놓았다고. 붉고 굵은 잉어들이 넘실거리는 풍경은 한겨울을 제외하고 4월부터 11월까지 만나볼 수 있다.
조용한 도시, 히다의 봄은 후루카와 축제, 가미오카 축제 등 대규모 축제로 들썩인다. 그중에서도 후루카와 축제는 일본의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진기한 축제다. 축제기간에는 수레 위 큰 북에 걸터앉은 두 젊은이가 교대로 북을 치면서 거리를 돌아다니면 벌거벗은 남자들이 작은 북을 들고 돌진해 격렬한 공방을 펼치는 오코시타이코와 200년 전 만들어진 9대의 화려한 장식 수레 끌기, 꼭두각시 인형과 어린이 가부키 연극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INFO. 가는 방법 아시아나항공에서 도야마행 직항편을 주 3회 운항한다.
매주 화·금·일요일 오전 9시 20분 출발, 오전 11시 도착(총 비행시간 1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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