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시경에 기상했다.
세면장에 다녀온 후, 같은 침대칸에서 잠을 잔 이진서군과 같이, 도시락을 사서 아침식사를 한다.
- 유원역에서부터 7시간이 걸려, 아침 9시에 투루판역에 도착했다.
어느분의 말씀처럼, 한국을 출발한지 8일만에 신강 위구르자치구에 입성을 하였다.
- 투루판 역사 밖으로 나오니, 이제까지 보아온 기차역 주변 풍경과는 어쩐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투루판 역사 간판에는, 왼쪽에는 한자어로, 오른쪽에는 위구르어로 역명이 쓰여져 있다.
'투루판'이라는 지명 역시, 어쩐지 이상하고 신기한 어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역 앞 광장에는, 지명도 생소한 호탄, 카스 등으로 향한다는 빵차와 버스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투루판
- 돌궐어로 '풍요로운 지방'이란 뜻으로, 옛날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지로, 2,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이다.
- 천산산맥의 동단 보거다봉 남쪽에 펼쳐진, 투루판분지 북부의 사막 한가운데 있는 오아시스 도시이며,
화염산의 남쪽 기슭에 위치해 있다.
- 중국의 도시 중에서, 가장 낮은 해발고도(-156m)와 가장 건조하고, 가장 더운(여름 평균 기온 40도, 최고 기온 49.6도)
도시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투루판역)

(역 앞 풍경)

- 역 주위의 한 건물 앞에 배낭들을 내려놓고, 아침식사를 하러 간다.
나는 이미 기차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했기 때문에, 배낭을 지키는 소임을 맡았다.
(한 곳에 배낭을 모아놓고 있는 중)

- 10시경, 아침식사를 마친 회원들이 모두 모이자, 18인승 빵차 한 대와 택시 한 대를 대절해서, 투루판역을 출발해 투루판 시내에
있는 숙소로 향한다.
택시에는 나를 포함해 4명이 타고 간다.
- 택시기사는 위구르인이다.
택시 조수석에 앉아있던 이진서군이, '택시운전수가 중국 말을 하니 이상해요'라고 말한다.
이진서군도, 투루판역에 내려서부터 보이는 풍경들이, 청도에서 둔황까지 보아오던 분위기와는, 영 색다르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 투루판역에서 출발한지 1시간 후인 11시에,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고창 대주점'에 도착했다.
호텔방 배정을 마친 후, 투루판에서의 일정에 대해, 대장님께서 설명을 한다.
얼마간 자유시간을 갖은 후, 오후 3시에 모여서, 투루판 동쪽에 있는 화염산과 베제클리크 천불동을 단체관광하기로 한다.
(숙소인 '고창대주점')

(호텔 로비에서 일정 설명 중)

(호텔에 비치된 투루판 관광안내도)

- 나는, 호텔방에 배낭을 내려놓은 후 (둔황부터 나와 약초님은 계속 룸 메이트가 되었다), 시장 구경을 위해 호텔을 나선다.
홀로 시외버스터미날 부근에 있는 시장을 둘러보던 중, 회원 몇분을 만나 동행하게 된다.
(광장 뒷편에 서는 야시장에서, 오늘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시장 입구)

(아케이드 형식의 상가 안 풍경)


(한 가게에서, 대장님으로부터 커플 티를 선물받고 좋아하는 이진서군 - 왼쪽편의, 카스에서 왔다는 가게 주인 할아버지의
손님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내가 점심식사를 한 식당)

- 오후 3시에 호텔에 모인 회원 21명은, 대절한 빵차를 타고 화염산을 향해 출발한다.
(김대균군은 피곤해서인지 호텔에 남았다.)
그런데, 대절한 빵차의 승차 정원이 18명이다.
빵차기사는, 검문소를 통과할 때 3명은 내려서 걸어가야한다고,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 엄청 더운 투루판지역을, 에어컨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빵차를 타고 가노라니, 모두들 더워서 힘이 드는 모양이다.
창문을 열자, 밖의 더운 열기가 밀려오는 바람에, 얼른 창문을 닫아버린다.
- 검문소 부근에서, 대장님과 약초님, 이진서군 3명이 차에서 내려, 한낮의 열기가 가득한 길을 걸어 검문소를 지나간다.
빵차는 검문소에서 20분 가량을 지체한 후, 한 승용차에 회원 4명이 옮겨탄 후에야, 검문소를 통과한다.
- 검문소를 지나 얼마를 가다가, 길 옆에 서있는 3명을 차에 태운다.
차에 들어와 앉은 이진서군의 한 쪽 코에서 코피가 흐른다.
모두들 깜짝 놀라고, 박계숙님이 다가와 응급조치를 취해주신다.
이 무더위에 땡볕의 도로를 30분 가까이 걸었으니, 무리가 되었나보다.
어린 진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 화염산 남쪽 입구 앞에서 차를 세운 얼마후, 4명이 탄 승용차도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입장권을 끊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철망 밖에서 사진을 찍은 후, 화염산 북쪽을 향해 달린다.
(*) 화염산 :
- 투루판분지 북쪽을 둘러싸고 있는 산 전체를 지칭하며, 동서 길이가 100km, 남북 길이가 9km로, 가장 높은 봉우리는
해발 851m이다.
- '산 전체가 벌겋게 불타는 화염과 같은 모습'이라는 의미로, 여름 평균기온은 47도이고, 지표면 온도는 80도를 오르내린다.
- '서유기'에 등장하는 무대로, 삼장법사가 서역으로 가는 길에 이곳에서 가로막혀, 손오공이 철산공주의 파초선(부채)을
빌려, 불을 끄고서 지나간 곳이다.
(화염산 남쪽 입구)

(철조망 밖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일행들)


- 화염산 서쪽에 위치한 천불동계곡으로 가는 길은, 사방이 화염산 자락에 둘러싸여, 매우 아름답고 신비한 풍경이다.
화염산 아래로는 무토우강이 흐르고, 강 옆에는 푸른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는 광경을 보노라니,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강가의 절벽 위에 차를 세우고, 이 멋있는 경치를 감상하며 사진을 찍는다.
(저 앞에, 무토우강 위로 설치된 다리가 보인다 - '화염대교'라고 적혀있었는지, 확실하지 않다..)

(무토우강이 흐르고 있다)

(붉은 홍사암으로 이루어진, 화염산 지층)





- 오후 5시경에, 화염산 북쪽 아래에 있는 벌판에 도착했다.
주차장과 가게가 있는 이곳은, 앞으로는 화염산의 북쪽 면이 펼쳐져있고, 옆에는 베제클리크 천불동 입구가 있다.
- 나는, 베제클리크 천불동을 먼저 관람한 후에, 태양이 좀 수그러졌을 때 화염산을 트레킹하기로 하고,
베제클리크 천불동 입구로 향한다.
(*) 베제클리크 천불동 (석굴) :
- 위구르어로 '아름답게 장식한 집'이라는 뜻으로, 화염산 서쪽 계곡 절벽에 위치하며, 무토우강이 흐르고 있다.
- 6세기 고창국시대부터, 7세기 당을 거쳐 13세기 때까지 석굴을 조성했다고 하며, 그중에서도 10세기 위구르 칸국시대가
석굴의 전성기였다고 한다.
- 지금까지 발굴된 석굴은 모두 83개인데, 40여개는 벽화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파괴되었고, 나머지 40개의
석굴에도 일부의 벽화만 남아있다고 한다.
(이슬람의 침략으로 인한 파괴와, 20세기 초 독일의 르콕을 비롯한 서구열강에 의해 약탈당했음.)
(베제클리크 천불동 입구)

(표지석)

(화염산 절벽 계곡에 자리하고 있어, 경치가 매우 아름다우며, 계곡에는 무토우강이 흐르고 있다. - 절벽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았다)

(악기를 연주하는 노인 - 한 여성관광객이 연주를 자청하자,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를 내어준다)

(한 석굴 안의 벽화)



- 베제클리크 천불동 관람을 마치고, 오후 5시40분경에 화염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낙타를 타는 곳)

(저 멀리 건물들이 모여있는 곳은, '서유기'영화촬영 세트장과 '만불궁'인 것 같다.. 우리는 들르지 않았다)


(대개는, 이곳까지 낙타를 타거나 걸어온 후에, 다시 하산한다)

- 정상을 향해 여기까지 같이 올라온 김재환님께서는, 내 사진을 찍어주신 후, 먼저 하산하신다.
나는 위로 더 올라가 본다.


- 10여분 정도 더 오르니, 정상인 듯한 봉우리가 저만치 보인다.
시계를 보니, 아쉽지만 지금쯤은 내려가야 할 것 같다.

- 베제클리크 천불동이 있는 쪽의 산을 향하여, "야 호 !"를 외쳐보니, 메아리가 큰 소리로 되돌아온다.
화염산의 신비롭고 웅장한 산세와 풍경을 감상하며 하산한다.



(가운데에는 주차장과 가게가, 왼쪽에는 베제클리크 천불동이 보인다)


(가게에 회원들이 모여있다)

- 회원들이 모여있는 가게에 도착하니, 오후 6시50분이다.
약 1시간 10분정도 화염산을 등반한 셈이다.
갈증이 나던 차에, 가게에서 구입한 달고 시원한 수박을 몇 조각 먹으니, 그 맛이 아주 그만이다.
얼마후, 김성욱님이 마지막으로 도착하여, 우리는 호텔로 출발한다.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반대편 검문소 근처에서, 대장님과 양형승님, 약수터 3명이 차에서 내려 검문소를 지나간다.
(검문소 옆의 신설공사 중인 아스팔트도로를 걸어가는 중)

- 신설공사 중인 아스팔트도로를 걸어가다가, 대장님과 나는 양형승님의 심판 아래, 10위안 내기 100m 달리기 시합을 한다.
대장님보다 20보 앞에서 출발하는 핸디를 받은 나는, 한국 50대 남성의 명예를 걸고서, 이를 악물고 죽을 힘을 다해 달린 결과,
간발의 차이로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
- 대장님으로부터 10위안을 받아쥔 순간, 나는 감개무량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1년 넘게, 대장님을 따라 수차례 여행을 하면서, 달리기, 넓이뛰기, 3단 멀리뛰기, 신발 멀리 던지기, 활 쏘기 등등,
모든 종목의 '투어인케이씨배' 시합에 빠짐없이 출전했었으나, 한번도 우승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 열사의 투루판에서 승리를 하게된 것이다.
그것도, 대장님과 단둘이 맞짱 뜬 경기에서.. ㅎㅎ
- 검문소를 지난 얼마후에 빵차에 올라타, 호텔에 도착하여, 샤워와 세탁을 한다.
화염산을 오를 때 신었던 트레킹화를 빨자, 화염산의 붉은 모래가 한 주먹 이상 나온다.
- 저녁 9시부터, 호텔 부근 광장의 야시장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투루판 야시장의 양꼬치구이는, 고기도 크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동안의 여정에서 갖게 된 몇가지 갈등에 대해서, 잠깐동안 얘기가 나왔으나, 우리모두는 앞으로 남은 여정에 대해 '건배'를
외치며, 밤이 늦도록 맥주와 양꼬치구이를 먹고 마신다.
(저녁식사 중)


(밤이 되자, 광장 분수대에는 물이 넘친다)


- 저녁식사 자리가 끝나고, 투루판의 밤거리를 거닐다가 호텔로 돌아오니,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 신강지역에서는, 공식적인 '북경 시간'에서 2시간을 빼는, 비공식적인 '신강 시간'이 일상생활에 맞는 시간이다.
첫댓글 실크로드 여행의 백미는 투루판이 아닐까요? 아무튼 좋았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발견한 것인데 진서는 대부분 앉아 있다는 것 입니다. 일어나 진서여~~~~~~
진서야 ~~, 일어나 과자 먹자 !.. ㅎㅎ
가만히 있어도 땀이 한바가지가 흐르는 투루판.. 이름이 참 이쁜것 같습니다.ㅎㅎㅎ
수연씨 말을 들으니, '투루판'이 예쁜 여인의 이름 같네요.
이에비해, '우루무치'는 어쩐지 '돌쇠' 비슷한 남정네 이름 같고.. ㅎㅎ
화염산에 오르셨다니 징~합니다.쳐다만 봐도 후끈거리던 붉은 산이었는데..
화염산 앞에 조형물도 보이네요.
아무것도 없이 좌판 하나 달랑있던 예전에 그곳에서 용도도 모르고 샀던 칼이 보이차 자르는 칼이란걸 10년이 지나서야 알았답니다.
작년에 실크로드 갔을때는 화염산 앞에서 쳐다고보 사진만 찍고 왔어요
거기서도 칼을 팔았어요? 우루무치에서 칼을산 동료들이 있었는데 기차역 입장할때 걸려서 빼앗기고 왔어요
헉헉~~~
1편부터 읽고 올라왔어요.다시가고픈 실크로드...하치만 넘 더워서...ㅠ.ㅜ
글 안해도 약수터님이 흐니님을 기다리던데 ^^
아 ~ 니, 흐니님, 무지무지 방가 방가 !!
건강 좋으시지요?
체력 관리 잘하셔서, 우리 같이 어디, 멋있는 곳 한번 댕겨오지유? .. ^^
약수터님이 투루판에서 대장님과 달리기 시합을 해서 이겼다고 자랑을 해서 대장님의 실력을 아는데
뭔 일인가 했어요.
중학교 3학년인 진서군이 2-30분 걷고 코피를 쏟는 그 염천 트루판에서 달리기 시합을 하다니....
여러가지 상황을 볼때 대장님이 져준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대장님이 진서군에게 선물한 커풀티 좋아 보이는데 약수터님도 하나 사서 나 주면 얼마나 좋을까?
글러게요.득음님..
평생을 챙겨줌을 받는 버릇이 들은 남정네들이 커플티 하나에 감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 우리 아줌마들을 알기나 할랑가요.
혼자가셔서 불편한 거만 생각하시는게 아니신지..약수터님.메롱~이에요.
아직도 그때 화염산에 가던 버스 창문을 열면 드라이기의 더운 바람이 생각나게하는 .... 아 투루판입니다.
대장님과 달리기시합 해서 내가 이겼다는 말을, 집사람이 믿질 않네유.
그때 심판보셨던 양선생님이 한마디 해주세유..
화염산...더위 종결지...
한국와서도 더위는 두렵지 않었어요...ㅎ
한여름에 화염산의 열기를 극복한 사람은,
세계의 어떤 더위도 문제 없을 것 같네요.
투루판의 열기는 대단합니다,,,,,그래서 다음에는 겨울에 한 번 가볼려구요,,,,
겨울에 화염산 둘레길이나 정상을 오르는 트레킹이 아주 근사할듯 합니다,,,ㅎㅎㅎㅎ
글구, 제가 진거 맞습니다,,,,,이를 악물고 뛰시던데요,,,ㅎㅎㅎ 동영상을 찍어놨으면 아주 재미있었을건데요,,,ㅎㅎ
'화염산 둘레길'이라, 아주 흥미로운 트레킹코스가 될 것 같네요. (세계 특허감..^^)
달리기시합에서 진 걸 깨끗이 인정하는 대장님은, 역시 '멋진 수컷이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