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대형인명 참사를 보고
임병식 rbs1144@daum.net
이태원 인명참사를 지켜보는 마음이 참담하다. ‘또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허탈해진다. 이는 나만이 겪는 현상일까. 아니라고 생각 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겪고 있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발생한 참화는 생각할수록 어처구니가 없고, 책임 있는 자들의 유체이탈적 발언과 오불관언한 태도가 화를 더욱 치밀어 오르게 만들지 않나 한다.
"자기들이 놀려고 몰려다니다 일어난 일인데 우리 더러 어쩌라구."
이런 태도가 말이나 되는가. 어찌 서울 복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사태를 오불관언한 행태를 보면 책임있는 자들이 능력에 비해 턱없이 높은 자리에 올라앉아 있지 않았나 싶다. 감당할 능력들이 없다는 생각에 그 직위가 아깝게 생각된다. 긴장이 풀어져서 사명감이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후안무치의 변명이라니.
실종된 안전 불감증이 가증스럽게 생각된다. 세금으로 주는 봉급이 아깝고 안이한 공직 태도가 치를 떨게 한다.
이번 참사로 인해 지위선상의 인사들의 무능함이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또한 내부에서 작동하는 보고체계도 그저 말뿐이고, 국민에게는 눈속임을 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실로 무책임함이 절망하게 만든다.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자들은 그렇게도 위험상황을 판단하지 못했을까. 그런 감각과 인식으로 일했단 말인가. 드러난 문제점을 보면 경찰은 경찰대로, 구청은 구청대로 한심한 수준이다. 구청에서는 이번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사전에 대책회의에서 쓰레기 배출단속과 주차단속만 논의하고 안전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태원 파출소는 본서에 경력지원을 요청했으나 묵살을 당하고, 용산서에는 서울경찰청에 기동대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한다. 급박한 상황에서 이런 안이한 대처가 어디 있을 것인가. 거기다 상황일지를 조작하고 사고 위험이 있다고 사전에 작성한 정보보고를 폐기처분까지 했다니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특히 정보과 직원이 사흘 전에 참사가 일어난 장소가 문제가 있다며 보고서를 냈으나, 상급자가 뭉개버리고 오히려 사위상황에나 진력하라고 했다니 이런 상황인식이 없는 근무태도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서울 복판에서 참사가 일어났으면 당연히 그 컨트롤타워는 서울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법 개정으로 자치경찰의 지휘책임이 자자체장에게 부여되었음에도 안일하기만 했다. 그런 태도에서 어찌 제대로 대처했는가.
용산구청에서 조치한 건 한건도 기록에 없고, 용산소방서는 최초 신고를 누락 했다. 서울시청 상황실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경찰의 조치는 더욱 한심하다. 10여만 명의 인파가 몰려온 상황에서 경력지원을 해주지 않고, 지근거리에 기동대 1개 중대가 거점 배치를 하고 있었음에도 서장은 지원요청도 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10시 15분 압사사고가 일어나기 전, 적어도 30여분 전에 이미 급박한 위기상황을 보고 받았음에도 현장을 가는데 1시간여를 허비했다. 걸으면 1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관용차로 가려고 고집하다가 차안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만 것이었다. 그렇게도 상황인식을 못했던 것일까. 파출소에 도착해서도 고작 한다는 것이 현장엔 가보지 않고 파출소 옥상에 올라 관망만을 했을 뿐이다.
경찰관 상황관리관의 거점이탈도 문제다. 당시는 시내 곳곳에서 시위가 있었고 이태원에서는 대규모 헬로인데이 행사가 열리고 있어 상황이 위중함에도 한 시간 남짓이나 상황실을 비운 것이다. 대단히 큰 잘못이라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지리를 비운 바람에 상황파악도 못하고 상부에 보고도 제때하지 못했다. 책임 있는 자의 임무 방기는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참사 책임을 전체 관계자에게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전에 위험요인을 충분히 알았음에도 보고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점, 지하철 무정차를 요청했지만 거절이 된 점, 경력운용을 묵살하거나 가동하지 않는 점은 철저히 따져야 할 것이다.
이번 이태원 헬로인데이 참사로 인해 아까운 156명의 젊은이들이 희생되었다.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청춘들이라 그 요절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번 참사는 8년 전, 세월호 사고로 304명의 학생들이 희생된 일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도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그 일을 보면서 국민들은 절망했다. 아까운 목숨이 죽어간 것도 그렇지만 책임 있는 자들의 안이한 대응이 분노를 촉발시켰다. 특히 저 혼자 살겠다고 선장이라는 자가 팬티바람으로 탈출하는 꼴불견을 보면서 사람들은 절망했다.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해놓고 자기들만 살겠다고 탈출하는 장면은 해외 토픽에서 웃음거리가 되었다.그런데 그런 일을 겪어서도 또다시 대형 참사를 유발시켰으니 말문이 막힌다. 사전에 위험장소 점검과 인력배치, 보고체계에 있어서 만전을 기할 수는 없었는가. 이번 참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것이다.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잘못한 것이다. 책임 있는 관계자들이 잘못한 것이다.
들리는 말로는 이미, 세월호 사고가 터진 후로 국가안전 연락 시스탬이 갖춰졌다고 한다. 거금 1조원을 들여서 이미 안전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을 활용하지 못했다니 기가 막히는 일이다. 굳이 그것까지 들먹일 필요도 없다. 현장대응을 그렇게 밖에는 할 수 없었을까. 그날의 영상물을 보면 한 경찰관의 피맺힌 절규만이 화면에 잡히고 있다. 그 직원처럼 그 시각에 왜 그곳에 집중하지 못했을까.
위험요인이 사전에 예고가 되어 있었고, 그곳이 가장 취약하다면 폴리스 라인을 치고 도로를 차단하여 사전에 막았어야 하지 않는가. 어제,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한 파출소장 출신이 이런 말을 했다.
“자네는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겠는가?”
물론 내가 파출소장출신임을 감안하고 한 말이었다. 해서 내가, 어떤 말을 하려하나 싶어서 짐짓,
“어렇게든 골목 출입을 막았겠지”하니까, 그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네. 나 같으면 내가 직접 직원들을 대리고 나가서 위험한 골목을 통제하여 막아냈을 것이네. 죽기 살기로 막았을 것이네. 그 지경이 되도록 놔둘 수가 있있단 말인가?”
.말했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그것이 보편적인 상황인식이고 전직경찰의 견해라면 일선에서도 그 점은 놓치는 않았어야 할 일이다. 사고 지점은 이미 예견이 되었던 곳이 아닌가. 그렇다면 상부에 직접 전화하거나 112로 거듭 신고하면서 잔여 경력도 전원 소집해 그곳에다 집중 배치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걸 놓친 것이 여간 아쉽게 생각되지 않는다. (2022)
첫댓글 어느 기관이나 단체가 주최한 행사도 아니고 지들끼리 좋아서 몰려다니다가 벌어진 사고인데 내가 뭘 어쨌다고!!!
이것이 책임져야할 자들의 태도였지요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가 그 모양이니 국민은 누구를 믿어야 할까요
자기 자식이 그곳에서 희생되었어도 그들은 남의 이야기하듯 했을까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조차 부끄러워집니다 이 수치심은 국가가 베풀어준 엿같은 선물이지요 책임져야 할 자들이 뻔뻔하게도 내가 왜 옷을 벗느냐며 버티고 있는 이 나라는 한국입니다
최선을 다했다는 궤변이 가소롭고 더욱 치를
떨게 합니다. 높은 자들은 오직 윗선만 눈바라기를 하고 군형잡힌 치안을 하지 못하는 것이
참 아나타깝습니다.
왜 시위에 대비는 과도하게 하면서 시민안전에는 소홀히 했을까요.
잘보여서 더 출세를 하려고 한건 아닐까요.
청문회를 들으니 참으로 취하는 태도가 추하고 역겨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