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잠이라도 좀 자둬야하는데 그렇게 피곤한데도 누우니 눈만 말똥말똥. 허얼~ 낮에 그렇게 잠이 쏟아지더니 왜 이모양이여~!
혼자 뒤척이며 잠에 빠져보려 발악을 하는데... 갑자기 낯선 전화가 온다. 시간은 10:30 이 늦은 밤에 올 곳이 없는데... 대체 누구지?
엥.. 지맥님이네. 지맥님은 통영 욕지도 갔다오며 버스 안에 휴대폰을 그냥 두고왔다고 한다. 일도 참 교묘하게 진행된다. 폰 없이 참석한다니 내가 더 신경써야겠쥐?
잠이 더 오겠는가? 일어나야지 뭐. ㅎㅎ 일어난 김에 라면 하나 후딱 끓여먹고 짐정리를 한다. 가볍게 싸려고해도 덴장 왜이리 무겁냐? 다시 배낭을 큰 것으로 바꾸고....
깜깜한 밤공기를 가르며 달려가는 차 안에서도 잠 못이루고 뒤척뒤척~ 4:20 원주휴게소에서 김밥으로 아침을 떼우고~ 또 달려 들머리 옥녀탕 입구에 도착하니 5시25분.
비몽사몽간에 정신없이 서둘러 준비한다.
헤드렌턴을 키고 바로 금줄을 넘어 신속하게 이동. 앞선 불빛들이 도깨비불마냥 춤을 춰댄다. 팽팽한 긴장감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해준다.
금줄을 넘어갈때 기분은 매 똑같다. 작은 설레임으로 두근거리고, 행여나 들킬까~ 조마조마해지는데도
묘하게 행복감을 준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데도 전혀 느끼지 못하고 계속 치고 오른다.. 날이 조금씩 밝아오면서 베일에 가려졌던 신비의 세계가 눈을 통해 가슴으로 전달된다. 우와아~ 손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이 신선한 자연을 내 두다리로 디딘체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캬아~ 이게 행복이다.
거친 계곡길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른다. 힘은 들지만 신이 난다.
살만 좀 빼면 더 바랠게 없겠는데.....
웅장함에서나 깨끗함에 있어 역쉬~ 설악은 설악이다. 뭐라 말하게 없다.
가파른 절벽에 붙어 바위 위에 올라서고 또 아슬아슬하게
길 없는 경사면을 내려가고 그러며 산등성이 하나 넘고,
쉴 여가없이 오르내리며 급경사의 거친 바윗길 설악을 느낀다.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피로도는 엄청 크다. 그래도 그 모든 피로는 멋진 자연경관이 다 풀어주니
그래서 설악이 꿈의산이라 불리는 것인지도...
근데, 가도가도 오늘의 주인공 안산이 보이지 않는다. 안산... 카니까~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나 목에 걸은 페미로 시끄러웠던 안산(광주여대) 말고
설악산에 있는 안산 말이다. ㅋㅋ
안산이 고작 도면에는 4키로밖에 안되지만 실제 걸리는 시간은 6시간이나 걸렸다. 그만큼 난이도 있게 오르내리며 힘들었다는 말이다.
경치야 뭐 말할게 있겠냐? 이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냥 글 짧은 능력으로 그 멋진 자연을 대신 담아낼 수는 없으니 사진으로 대신할련다.
종일 내 옆에서 길 안내해준 지맥님과 내 뒤를 보필한 산이에게 같이 할 수 있어 너무도~ 행복했다고 전하며 마치려한다.
무릎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며 흐느끼듯 내려왔지만 훗날 평생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말도 못할만큼 행복했던 하루
그저 고맙다. 그 소중한 하루가 주어져서.....
행복은 결코 저절로 느껴지거나 우연히 쑥 찾아오지 않더라~ 그 뒤에는 본인 스스로의 뜨거운 노력이 반드시 있었다는 거~!
첫댓글 마지막집 이집 완전 대박이던데요...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무릎 냉찜질잘하시고요...
이번에는 난이도가 좀 있는 산행을 하셨네요.
부리나케님의 산행기를 읽을 때는 자세를 달리 한답니다.
산행의 흔적을 쫓는 게 아니라
정신승리 측면에 시각을 고정시킵니다.
팽팽한 긴장감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고,
행복은 절로 찾아오지 않는다고, 쑥 들이밀듯이 오지 않는다고.
그래서 결국 본인의 뜨거운 노력이 뒷받침되야 한다고
결론을 빵 때리면서 말도 못할 만큼 행복했다고 자랑하는 사람.ㅎㅎ ...
비명 질러대며 흐느꼈던 무릎 관리 잘 하셔서
그날보다 더 한 행복을 만끽하는 산행, 계속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즐감했습니다.
선배님 글을 뵈면 오히려 제가 자세를 달리하고 봅니다만
이렇게 선배님께서 그런 말씀 해주시니 괜히 송구스러워집니다.ㅎㅎ
평소에 범산님 쓰신 후기를 보면
글 하나하나에도 묘한 기운을 심어놓은 신묘한 능력이 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단 저 하나 뿐이겠습니까?
다들 날라다니는 전문 산꾼들만 계시는 이 홀대모에
느릿느릿 산 잘 못타는 제가 등장해서 활동하고 있다는게 한편으론 우습지 않으십니까?ㅋㅋㅋ
말씀대로 저는 산을 좋아하는거지 체력은 볼품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
매번 잘 봐주시니 그저 고마울따름입니다.
무릎은 떨어져나갈듯 고통을 줬지만 그럼에도 행복했다고...
은근 자랑하고픈 마음도 들키고..ㅋㅋ
따뜻한 지적은 관심없이 나올수 없는 법이기에...
그저 고개숙여 고마운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늘 고맙습니다.
홧팅~!
여기저기 발자국을 많이 남겨 놓으신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12일에 월악산 옆탱이산 북바위산-박쥐봉을 갔더랬는데....
사시리고개에서 박쥐봉 오르는 능선(비탐방로).
거기에 부리나케님 시그널이 떡하니 웃고 있지 않겠습니까.
어찌나 반갑던지 악수하듯 시그널을 만지작거렸지요.
ㅋㅋㅋ
북바위산 가셨군요?
박쥐봉 거기 미끄러워 애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님께서 그렇게 반가워 만지작하셨다니 상상만으로도 행복하고 하늘을 날듯 기쁘네요.
너무 고맙습니다
행복한 오늘 만들어 주셔서 다시한번 꿉벅~
같이 할 수 있어 제가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무릎 빨리 나아야할껀데...
이렇게 금줄 넘어가는 코스는
우리 부자도 따라 댕겨야 하는데 많이 아쉬워... ㅠ
대간 타며 금줄의 위압감에서 조금은 벗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금줄로 막아 놓은 코스는 지레 쌓이는 걱정에
관심 밖으로 밀어둔 입장에서 나케님의 산행은 안전빵으로만 보입니다. ㅋㅋ
얼마나 좋습니까!
믿고 보는 전문가가 앞잡이를 해주니
길 찾으랴 길 놓칠까 걱정할 일 없이
그냥 신선 놀음하듯 태평하게 즐기며 산탈 수 있으니...
그런 기회를 가까이서 챙겨주는 산객님이 있어
행복한 나케님입니다.
멋진 설악 풍경 사진으로나마 감상해봅니다.
수고했다는 말씀 드리기엔 안전빵 산행이니
별로 내키진 않지만
본인과 싸우느라 수고하셨을테니 그 점에 맘이 약해져서 ㅎ
수고하셨고 쭈욱 응원합니다.^^
ㅎㅎ 위험한 금줄 넘어도.. 제가 넘으니 안전빵으로밖에 보이지 않으시죠?
ㅋㅋㅋ
믿는 사람이 있어 편하게 할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행복했구요.
그러나~
본인의 노력도 따라줘야..가능합니데이.
스스로와 열심히 싸웠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홧팅입니다
그림같은 서락의 풍경들...
역쉬 명품 사진술에 쥑이네요.~
포즈며 두분 함께 한 모습도 멋져요.!
덕분에 멋진 설악의 품속으로 빠져듭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설악은 언제나 행복주머니 같은 신비한 힘을 지닌 명산이라 봅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