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영산 제6봉(頭流峰, 598m)
한 사람의 우정을 얻은 것만으로도 인생은 풍족하다.
--- 미야기타니 마사미쓰(宮城谷昌光, 1945~ ), 『관중(管仲)』에서
▶ 산행일시 : 2013년 2월 2일(토), 맑음
▶ 산행인원 : 18명(영희언니, 버들, 자연, 솔잎, 드류, 김전무, 화은, 대간거사, 더산,
산정무한, 사계, 상고대, 선바위, 신가이버, 해마, 제임스, 도자, 메아리)
▶ 산행시간 : 10시간 10분
▶ 산행거리 : 도상 15.4㎞(1부 10.3㎞, 2부 5.1㎞)
▶ 교 통 편 : 두메 님 25인승 버스
▶ 시간별 구간
00 : 00 - 동서울종합터미널 출발
04 : 45 ~ 05 : 06 - 고흥군 포두면 봉림리(鳳林里) 원봉림, 산행시작
05 : 44 - 능선 진입
06 : 28 - 조계산(漕溪山, 473m)
08 : 00 - ┼자 갈림길 안부, 미인치
09 : 00 - 벼락산(431m)
09 : 30 - 천등산(天登山, △553.5m)
10 : 00 - 임도
10 : 43 - 고흥군 도화면 신호리(新虎里) 신호리석주, 1부 산행종료
10 : 43 ~ 12 : 18 - 팔영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으로 이동, 점심, 2부 산행시작
12 : 45 - 깃대봉 가는 능선 진입
13 : 24 - 팔영산(八影山) 제9봉(깃대봉, △609m)
13 : 38 - 제8봉(積翠峰, 596m)
13 : 50 - 제7봉(七星峰, 603m)
13 : 57 - 제6봉(頭流峰, 598m)
15 : 16 - 자연휴양림 주차장, 산행종료
1. 팔영산 연봉
▶ 조계산(漕溪山, 473m), 천등산(天登山, △553.5m)
18명. 고홍 나로도 삼치에 혹했을까? 따뜻한 남쪽나라 동경일까? 근래 드물게 버스 보조의자
까지 꽉 찬다. 갈 길이 꽤 멀어 평소 무박산행 때보다 30분 앞당긴 밤 12시에 출발한다. 버스
가 묵직한 것이 잠실대교가 출렁한다. 이내 소등하고 차창 밖 불빛 또한 성글어 고개 꺾고 잠
청한다.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 들린 것이 몽중의 일만 같다.
‘元鳳林’이라 새긴 커다란 자연석 표지석 앞에 선다. 사방 둘러 캄캄한 산이다. 나침반과 지도
정치하여 방향 잡는다. 주민 깨울라 마을 외곽으로 살금살금 돌다가 고샅길 따라 산기슭으로
접근한다. 밭두렁에 눈은 없지만 하얗게 내린 서리가 눈길보다 더 미끄럽다. 마을에 개가 없
지는 않았다. 우리가 산속으로 사라지기 기다렸다가 짖어대기 시작한다.
생사면 친다. 야산이라 명감나무의 출현을 예의 경계하며 잡목 숲 뚫는다. 안전거리 유지하며
앞사람의 헤드램프 불빛 쫓는다. 느슨하던 사면이 점점 일어서더니 어어 하는 사이 거의 수직
에 이른다. 정신이 번쩍 든다. 등로를 잘못 잡았나 지도 자세히 살핀다. 빙 둘러 등고선이 촘
촘하다. 기다 잡목 보듬어가며 오른다.
남도에 부는 바람도 차다. 능선에 들어 세찬 바람 한참 쐬니 얼얼하다. 길은 있는 듯 없는 듯
가시덤불 자주 헤치고 너덜 닮은 암릉에 막히기도 한다. 선바위 님이 뚫자고 덤볐으나 워낙
강고한지라 물러난다. 오른쪽 사면의 흐릿한 인적 따라 돌아 오르고 다시 더킹모션 일삼다 갑
자기 주위가 소연하여 고개 드니 거대한 암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여태 잡목과 가시덤불을
헤친 것을 생각하며 느닷없는 암벽이다.
암벽에 기대 바람 피하며 후미 오기 기다렸다가 오른쪽 암벽 밑으로 돌아 오른다. 암봉 너른
암반이 조계산 정상이다. 사방 거침없는 조망이겠는데 아직은 어두워 경물을 분간하기 어렵
다. 반공(半空) 붉은 빛 채색하는 곳이 부상(扶桑)일 것. 바람이 이리 불어대니 오늘 일출은 볼
만하겠다.
조계산 정상을 내리기가 약간 까다롭다. 아무런 장비 없이 암릉을 직등하기는 어렵고 오른쪽
슬랩으로 트래버스 한다. 바위가 얼어 있어 조심스럽다. 비닐 노끈이 매달린 것으로 보아 유
일한 등로다. 암릉을 가로 넘어 너덜로 내리고 곧 뚜렷한 등로와 만난다. 산릉 군데군데 솟은
암반이 경점이다. 일출 계량하느라 번번이 기웃거린다. 그런데 일출은 기대한 만큼 장려하지
못했다. 산 위로 삐쭉 솟고 말았다.
쭉쭉 내려 미인치. 임도가 지나는 안부다. 고흥지맥 길에 든다. 잘 닦은 길이다. 한 피치 오르
면 390m봉이고 자맥질 한 번 하면 325m봉이다. 안지재 지나 그다지 오른 것 같지도 않은데
벼락산이다. 잠깐 내렸다가 천등산 북사면 자갈길을 오른다. 자갈을 얼음으로 코팅하였다. 반
질반질하거니와 아주 미끄럽다.
천등(天登). 하늘을 오른다. 너덜 지나고 바위 틈 흐르는 옹달샘이 신기하여 들여다본다. 가파
른 바윗길 돌아 오르면 암릉 길이 이어진다. 암봉 오르고 내린다. 암릉 길도 가경인데 전후좌
우 더욱 가경이 펼쳐진다. 이리저리 둘러보느라 걸음걸음이 바쁘다. 천등산 정상은 석축 쌓은
봉수대다. 천하경점이다. 이러니 소곡주 정상주가 맛날 수밖에. 삼각점은 2등 삼각점이다. 고
흥 26, 1990 재설.
우리는 남진하는 고흥기맥 길 벗어나 동진하는 왼쪽 지능선 잡는다. 이 길도 천등산 오르는
주등로다. 길 좋다. 숲길. 울창한 숲은 우리나라 특산종인 소사나무(Carpinus coreana)다. 뚝
떨어져 나지막한 상여바위애 올랐다가 한 차례 더 내리면 ┼자 갈림길 안부인 금성재다. 오른
쪽 사면 질러 임도로 내리고 임도 따라간다. 골골마다 흐르는 물소리가 듣기 좋다. 봄이 오는
소리인가 한다.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인 신호제 돌아 불광사 지나고 논 한가운데 신호리석주가 가까운 삼
거리에서 두메 님 부른다.
2. 여명, 조계산 정상에서 김전무 님
3. 동틀 무렵
4. 조계산
5. 일출, 제임스 님
6. 지나온 산릉, 멀리 가운데 암봉이 조계산이다
7. 왼쪽 멀리가 팔영산, 천등산에서
8. 천등산 연릉
9. 천등산 연봉, 연희언니
10. 팔영산
11. 천등산 연봉, 도자 님
12. 천등산
▶ 팔영산(八影山, △609)
2부 산행. 팔영산이다. 팔영산 오르는 들머리는 능가사나 강산초교 옆길이나 자연휴양림 입
구가 대표적인데 팔영산 주봉인 깃대봉을 포함하여 신선대까지 환종주하려면 자연휴양림이
적당하다. 자연휴양림 출입에는 주차료 5,000원만 내면 된다고 한다. 사람마다 입장료를 내
는 줄 알고 휴양림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 입구 갓길에다 자리 펴고 점심 먹는다. 다행히 오가
는 사람이 없어 별스런 풍경을 선뵈지 않은 셈이다.
휴양림으로 들어가서 차로 주차장 지나고 산굽이 한 차례 돈 다음 간벌한 생사면에 올라붙는
다. 버릇이다. 일로직등. 되게 가팔라 산개하여 오른다. 팔 걷어붙이고도 땀난다. 더구나 방금
강화 부대찌게 곁들인 점심으로 만복인 터라 힘쓰니 옆구리가 아프다. 주릉에 들어도 인적은
없다. 잡목 숲 뚫는다.
암릉을 오른다. 억센 소사나무 헤치며 암릉 붙들려니 고약하다. 몸으로 밀어붙이다가는 낭창
한 가지에 그만 튕겨져 나올 것 같다. 560m봉을 넘어서야 길이 풀린다. 깃대봉까지 쉬지 않고
들입다 뺀다. 슬랩 올라 팔영산 8개 연봉 일람하고 줄달음하여 깃대봉이다. 고흥 진산이자 팔
영산 주봉인 깃대봉도 석축 쌓은 봉수대다. 조망 좋다. 발아래 다도해가 그림 같다.
삼각점은 보기 드문 1등 삼각점이다. 고흥 11, 1983 재설. 우리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팔영산
에 올랐다. 그들 인사성이 밝아 일일이 수인사 답하자니 입안 침이 다 밭는다. 안양재 지나고
바윗길 오르내리기 시작한다. 제8봉은 적취봉. ‘물총새 파란색 병풍처럼 첩첩하며 ……’ 봉마
다 이름 아래 시조 한 수씩 써놓았다.
제7봉 칠성봉을 넘고 통천문을 지나 뚝 떨어졌다가 제6봉 두류봉을 오른다. 팔영산 9봉 중 가
장 잘 생긴 봉우리다. 앞태 뒤태가 다 아름답다. 데크계단으로 올랐다가 수직벽을 철봉 잡고
내린다. 은근히 겁난다. 철봉 잡고도 주춤주춤한다. 철봉에 새끼줄을 감아놓은 것은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다.
오로봉, 사자봉, 생황봉, 성주봉 그리고 얕은 안부. 제1봉인 유영봉은 휴양림으로 가는 길 벗
어나 100m정도 떨어져 있다. 눈으로만 간다. 사면 길게 돌아 ┣자 갈림길 안부. 직진은 신선
대 가는 길이다. 과감히(?) 오른쪽 휴양림 가는 길로 든다. 길 따라 사면을 돌고 돈다. 언제 우
리의 발걸음이 이렇게 심심했던가? 대간거사 님이 사면을 그냥 내리쏟자고 운을 떼자 화답한
다. 대간거사 님, 신가이버 님, 나 셋이서다.
얌전히 길 따라 갈 것을 오판했다. 이윽고 골로 떨어지고 덤불 헤쳐 계류 건너고 대 트래버스
하여 지능선 넘고 넘는다. 어렵사리 휴양림 대로에 올랐더니 곱게 길로 간 영희언니 일행이
앞서간다. 하산완료 예정시각 15시 20분. 그래도 4분이나 빨랐다.
3부 행사. 나로도 봉래면으로 삼치회 먹으러 간다. 근처 목욕탕도 수배해 놓았겠다 다도해횟
집에도 미리 주문했다.
13. 다도해, 팔영산 제9봉(깃대봉) 오르며
14. 팔영산 주봉인 깃대봉
15. 팔영산 연봉, 맨 왼쪽은 제7봉(칠성봉)
16. 상고대 님, 깃대봉에서
17. 팔영산 제8봉(적취봉)
18. 팔영산 제7봉과 제6봉(오른쪽)
19. 이름 없는 암봉
20. 팔영산 제8봉(적취봉)
21. 팔영산 제6봉
22. 팔영산 신선대(525m)
첫댓글 팔영산암봉들과 다도해가 멋있습니다. 삼치회도 맛있었겠네요........
실루엣 사진.... 아무나 '나'라 해도 될듯 싶네요
여명을 가린 사진 멋져요
낑겨서라도 갔어야 했네요(아고 배야~~~김전무님 페인트에 실 수!,ㅠ.ㅠ)^^
본의 아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