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엘에스코리아] 온라인 판매 1,000만 달러가 보인다 -
동남아시아 최고의 오픈마켓 중 하나는 큐텐(Qoo10)이다. 큐텐은 G마켓 CEO를 역임한 구영배 사장이 만든 글로벌 판매 사이트로 주무대는 아시아다. 큐텐싱가포르는 현지에서 거래액이 1위이고 큐텐재팬은 일본에서 4위까지 올랐다.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포함하여 5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큐텐싱가포르에 들어가 보면 국내 쇼핑몰과 거의 비슷하다. 검색 위주로 운영되는 이베이, 아마존과는 판이하게 다른 구조다. 화면은 Q스페셜 프리미엄, 베스트셀러, 타임세일, 프리미엄 몰, Q스페셜, 공동구매(Group Buy), 경매(Auction), 익스프레스 숍, 딜 플러스, 글로벌Q숍, 기획 브랜드 등 다양한 코너마다 광고가 가득하다. 여성 패션, 화장품, 디지털 및 스포츠용품, 생활유아용품 등의 카테고리별 코너에도 이는 마찬가지다. 사이트 전체가 판매자의 프로모션이 가능하게 꾸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국내 판매에서도, 해외 판매에서도 홍보와 광고는 매우 중요합니다.
넓고 넓은 온라인 시장에서 아무리 좋은 상품을 내놓아도
알려지지 않으면 고객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주무대는 싱가포르 1위 온라인 몰, 큐텐
큐텐은 판매액에 연동되는 판매수수료를 부과하나 등록수수료는 없다. 그 대신 사이트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만한 자리에 상품을 노출시키고자 하는 셀러들에게 광고료를 받고 자리를 내준다. 광고료는 매일 입찰방식에 따라 운영된다. 코너별로 1일 노출 기준 100 Q캐시(약 1,000원)를 기본으로 광고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고액을 써낸 셀러들에게 배정된다. Q캐시는 사이트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단위로 큐텐싱가포르에서는 1싱가포르달러가 100 Q캐시가 된다.
싱가포르에선 큐텐의 인기가 매우 높다. 회원수는 이 나라 인구의 60%에 해당되는 300만 명에 달하고 월
간 거래액은 5,000만 싱가포르달러를 웃돈다. 큐텐싱가 포르는 현지 1위의 온라인 쇼핑몰이기도 하지만 싱가포르인 사이에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은 회사 중 하나가 되었다. 싱가포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 조사에서 싱가포르항공, 애플 아이폰, 왓츠앱(모바일 메신저)에 이어 큐텐이 4위에 올랐다.
큐텐싱가포르에 등록된 셀러는 12만 명인데 중국인 또는 중국기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셀러는 4,000여 명으로 3% 수준인데 한국상품 판매비중은 18%에 달하고 있다. 4,000여 한국 셀러 가운데 월 5,000만 원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셀러는 10여 명이다.
“프로모션이 승부를 가른다”
서울 당산동에 소재한 비엘에스코리아(대표 이태현)는 그중에서도 앞서가는 셀러다. 비엘에스코리아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정한 온라인 쇼핑몰 판매 대행업체 중 하나다. 2006년 비엘에스코리아를 설립한 이태현 사장은 “영어를 잘하지도 못하고 동남아시아 시장을 잘 아는 것도 아니었지만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다보니 어느 순간 이런 상품이 잘 팔리겠다는 ‘감’이 왔다”고 했다. 초창기 매출이 부진하고 힘들 때 나이 먹는 것도 잊을 정도로 바쁘게 살다 보니 글로벌 온라인 시장의 흐름을 몸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중진공을 통해 지원한 200여 개사의 제품을 큐텐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 회사는 2016년도 판매액 마지노선을 30억 원으로 잡았다. 2016년 크리스마스를 10여 일 앞둔 시점, 비엘에스코리아가 운영하는 한국관(Korea Mall), 서울몰(Seoul Mall) 등의 미니숍(스토어)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프로모션이 한창이다.
연말 맞아 크리스마스 세일 한창
미라클 곰팡이젤, 프라이팬 등은 원플러스원이 진행 중이고 파인캐디(골프용 거리 측정기)와 크리스피, 김, 소스 등의 식품류도 보인다. 휴대용 칫솔살균기는 소비자 가격이 개당 32.40싱가포르달러이나 여기서는 20싱가포르달러에 팔고 있는데 배송은 국내(Domestic)로 표시되어 있다. 한국에서 보내주는 것이 아니라 싱가포르에서 바로 보내준다는 의미다. 칫솔살균기의 상품 설명은 주 간단하게 되어 있다. ‘칫솔 보호, 외부먼지와 박테리아 제거, 휴대용이며 접기 쉬움’ 등 10가지 정도의 단어가 고작인데 이는 가포르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미지 위주의 마케팅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비엘에스코리아가 특히 많이 판매하는 상품은 물티슈, 유자차, 곰팡이제거제, 화장품, 마스크팩, 소형 가전(드라이어, 믹서), 스마트폰 액세서리 등이다. 이 중 화장품은 싱가포르 HSA(Health Sciences Authority) 규정에 따라 성분 신고를 거쳐 판매하는데 ‘메이드 인 코리아’의 후광 효과가 여실히 드러나는 품목이다.
이 회사의 물티슈 수출은 국내에 이를 모르는 온라인 셀러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례가 되었다. 날씨가 더운 싱가포르에서는 물티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물티슈는 포장은 작지만 무게가 많이 나가는 특징이 있다. 우체국이나 택배를 통한 판매는 배송비 부담이 너무 커 불가능하게 된다. 이 사장은 이때 아이디어를 냈다. 컨테이너로 물티슈를 실어다 놓고 현지에서 배송해주는 것이었다. 이 과정을 거친 물티슈는 요즘에도 잘나가는 히트 상품이다.
연간 3억5,000만 원 판매 중소기업 나오기도
비엘에스코리아가 판매를 대행해주는 기업 가운데 연간 판매액이 가장 높은 기업의 매액은 3억5,000만 원 규모다. 잘나가는 상품은 매일 1~2개 이상씩 팔리지만 판매가 부진한 경우도 없지는 않다고 한다. 특히 무게가 많이 나가는 상품, 부피가 큰 제품의 판매가 부진한 편이다.
어느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이지만 큐텐은 특히 광고 영역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 사장은 “큐텐뿐만 아니라 특정 바이어와 OEM 하청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면 내 판매에서도, 해외 판매에서도 홍보와 광고는 매우 중요하다”며 비즈니스는 광고라고 했다. 큐텐에 등록된 상품은 1,200만 개에 달한다. “넓고 넓은 온라인 시장에 아무리 좋은 상품을 내놓아도 알려지지 않으면 고객은 찾아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큐텐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내가 파는 상품이 나오면 뭔가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 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광고가 득이 되느냐다. 1만 원의 광고비를 들여 10개의 상품을 팔았다고 치자. 1개를 팔아 남는 돈이 1,000원 이하라면 이 회사는 광고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경우다. 이 사장은 “광고를 해도 판매가 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상품과 맞지 않는 광고를 하거나, 광고하는 날짜가 좋지 않거나, 원래 인기가 없는 상품이거나 등등의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며 큐텐을 통해 판매하기 위해서는 이를 분석해낼 경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상품이 좋고 광고 운영에 노하우가 뒷받침된다면 큐텐은 여러 가지로 진출해봄직한 사이트다. 먼저 이용하기가 편리하다. 상품을 등록할 때 사용하는 관리자 사이트가 한글로 되어 있어 등록이 편리하다. 국내 도매 사이트와 유사하게 이미지 위주의 판매라 긴 문장의 영어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판매계정 관리가 한결 쉽다.
“큐텐은 이용이 편리한 플랫폼”
이 사장은 물류 면에서도 편리하다고 했다. 글로벌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 물건은 보통의 경우 우체국의 소형포장물을 이용한다. 배송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우체국 EMS나 국제택배회사를 이용하게 되는데 큐텐의 자회사 Q익스프레스가 일반적인 국제택배보다 비교적 저렴한 요율로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그는 “큐텐에서 발급되는 바코드를 이용할 경우 포장에 주소를 기재하지 않아도 배송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비엘에스코리아는 싱가포르의 판매 확대를 위해 특별한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큐텐을 통한 온라인 판매와 병행하여 현지에 ‘한국정품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유화(裕華)백화점에 한국정품관이라는 매장을 내고 120여 중소기업 제품 1,60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 1층의 3분의 1 면적에 해당되는 330㎡(약 100평)의 매장은 뷰티 제품과 화장품, 패션과 잡화, 식품과 생활용품 등 3개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진열, 판매하는 제품은 화장품이 50개사 700여 종, 패션과 잡화가 40개사 600여 종, 식품 및 생활용품이 30개사 300여 종 등이다.
“백화점 매장에선 화장품과 함께 한류 콘텐츠 김과 김치 등 한류상품의 판매가 두드러진다”는 이 사장이 싱가포르에 백화점 매장을 낸 것은 O2O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큐텐을 통한 온라인 판매와 백화점을 통한 오프라인 판매를 유기적으로 활성화시켜 판매를 극대화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비엘에스코리아의 비결은 O2O 실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백화점 매장을 통한 판매액도 늘어나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 확대에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또 싱가포르 온라인 판매에서 일어나는 반품이나 A/S 등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대응이 용이하다고 밝혔다.
비엘에스코리아는 큐텐을 통해서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라자다(LAZADA)를 통한 한국상품 판매를 맡고 있으며 레드마트(redmart), 소피(Shopee) 등에도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다. 라자다는 2012년 로켓인터넷이란 독일기업이 설립한 신흥 판매 플랫폼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각
국에서 운영하는 라자다의 접속자수는 이미 5,500만 명을 넘어섰고 거래액이 1조 원을 상회했다. 레드마트는 싱가포르의 이마트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고 소피는 동남아시아 모바일 최대 쇼핑몰이다.
이를 통해 O2O 방식의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사장은 2015년 ‘큐텐에서 10억 벌기’라는 책에 이어 2016년 ‘큐텐 창업과 운영하기’라는 책을펴내 온라인(큐텐)을 통한 1인 창업에 관한 방법을 소개했다.
그가 밝히는 비엘에스코리아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판매계획은 2017년 15억 원, 2019년 56억 원, 2021년 86억 원 등이다. 해외 바이어를 상대로 한 물량 거래가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에게 1달러에서 50달러짜리 물건을 낱개로 파는 이 회사가 머지않아 연간 1,000만 달러 수출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