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칼의 날 (The Day Of The Jackal, 1973)

1962년 프랑스령 알제리의 독립을 허용한 이래 드골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들, 특히 알제리 주둔군이나 식민지 거주 국민들로부터 매국노로 크게 지탄을 받았으며 암살 기도까지 여러 차례 있었다. 군 출신의 드골 제거 조직인 OAS의 저격 사건 후 조직이 와해되고 대표가 처형당하자 후임자인 로댕 대령은 프랑스인이 아닌 외국의 살인청부업자에게 일을 시키기로 결정한다. 적임자로 선택된 것은 영국인으로 콩고나 도미니카에게 독재자들을 암살한 전력의 30대 미남으로 암호명은 재칼이다. 그는 오직 혼자서 일하고 철저한 비밀 유지를 위해 연락도 잘되지 않는 신비스러운 인물이다. 그가 요구한 돈은 50만 달러. 재칼은 랜트카를 타고 이태리를 거쳐 더건이란 이름의 위조여권으로 프랑스에 입국하지만 프랑스 첩보 부대에서는 레벨이란 민완 수사관이 나서서 재칼이라 암호명과 차종까지를 밝혀낸다.
저널리스트 출신인 영국의 작가 프레더릭 포사이스가 1971년에 발표한 스릴러 소설. 프랑스의 극우파 테러단체 OAS의 의뢰를 받아 샤를 드 골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살인청부업자 자칼과 프랑스 경찰 사이의 첩보전을 그리고 있다. 현대 테크노 스릴러의 원조격인 작품으로, 엄청나게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세밀한 묘사로 유명하다. 특히 본명조차도 밝혀지지 않은 주인공 자칼의 엄청난 카리스마는 이후 무수한 영화나 만화 캐릭터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알제리 전쟁 당시, FLN(알제리 독립운동단체)과의 평화협정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켰다 진압당한 외인부대의 잔존 멤버들은 알제리 독립을 추진한 샤를 드 골 대통령을 암살하고 프랑스의 정권을 탈취하고자 극우 테러단체인 OAS(Organisation de l'armée secrète, 비밀군사조직, 실존했던 테러 단체다)를 결성한다.
OAS는 이후 여러 차례 드골의 암살을 시도하나 모든 시도가 번번히 무산되고, 도리어 프랑스 경찰과 정보부(SDECE, DGSE의 전신)의 반격으로 OAS조직은 괴멸적인 타격을 입는다. 전임자가 경찰에게 체포되어 총살당한 이후 전임자 대신 OAS의 작전 입안을 맡게 된 마르크 로댕 대령은 주요 OAS 멤버가 전부 경찰의 감시 하에 있고, OAS조직 내의 정부측 첩자로 인해 이대로는 드골을 암살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OAS 멤버가 아니라 프랑스 경찰이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외국인 프로 암살자를 고용해 드골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한편 OAS가 모종의 계획을 꾸미고 있음을 알게된 프랑스 정부는 관계 기관장을 모두 참석시키는 비밀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고 그 결과 클로드 르벨 총경이 적임자로 떠올라 사건 수사를 맡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