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코로나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 걱정이 깊어진다. 4차 접종을 받아야 할 것 같지만, 만 50세 이상이거나 심한 기저질환이 있어야만 가능하지 않나 싶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과연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22일 질병관리청(청장 백경란)이 본지에 전달한 답변에 따르면 18~49세 성인은 ▲코로나19 후유증을 앓거나 ▲알레르기 비염·단순 세균성 감염증 등 증상이 경미한 기저질환자도 백신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5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비만 환자도 대상이다.
이러한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에 22일 0시 기준 4차 접종을 받은 누적 접종자 가운데 18~49세 기저질환자는 2만1817명에 불과하다.
◆질병청 “코로나 후유증도 가능”=질병청 관계자는 본지 측에 “꽃가루 알레르기·계절성 비염·아토피와 같은 경증 자가면역질환과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증·부비동염과 같은 단순 세균성 감염증도 의사 소견이 있다면 4차 접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후유증(롱코비드)도 기저질환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진단 후 최소 3개월이 지나면 접종받을 수 있다”며 “접종 필요성에 대한 의학적 판단은 환자 개개인에 따라 달라지므로 의사와 잘 상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증상이 경미한 사람도 자신의 의지와 의사소견에 따라 4차 접종이 가능하다.
다만, 기저질환은 과거에 앓았던 질병이 아닌 ‘지금 또는 평소에 앓고 있는 질병’을 뜻한다.
이에 따라 알레르기나 아토피·비염·대상포진·결핵·천식·코골이·계절성 감기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장염 등 가벼운 질환을 지금 앓고 있을 때 병원을 방문해 증상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비만·알레르기도 기저질환=기저질환을 앓고 있지만 스스로 알지 못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비만이 있다. 질병청은 체질량지수(BMI, ㎏/㎡)가 30 이상인 사람을 기저질환자로 분류하고 있다. 체질량지수는 신장과 체중을 이용해 비만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만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은 약 38.3%다. 다시 말해 2020년 12월 기준 18~49세 인구 약 2300만명 가운데 500만명 이상이 비만 환자라 추정할 수 있다.
때마다 찾아오는 알레르기성 비염도 인지하기 어려운 기저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표본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혈관운동성·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수는 중복 진료를 포함해 약 900만명에 이른다.
◆꼭 받아야 할 사람=일반적으로 알려진 4차 접종 대상은 50세 이상 성인과 18세 이상 면역저하자·기저질환자 또는 감염취약시설입소자·종사자다. 특히 질병청은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 예로 ▲만성폐질환(천식·폐색전증 등) ▲심장질환(관상동맥질환·심근병증 등) ▲자가면역질환 ▲뇌혈관질환 ▲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장기·조혈모세포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 등을 고시했다.
평소 쉽게 겪지 못한 질환들이 대부분이라 큰 병을 앓아야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질병청이 예로 든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 범위는 접종이 꼭 필요한 경우라 여기는 것이 좋다. 위중증·사망 확률이 높은 기저질환자와 면역 체계가 약화돼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면역저하자에게 접종을 권고하기 위한 기준인 것.
증상이 경미해도 4차 접종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유의하자.
◆4차 접종 방법=18~49세 기저질환자는 대부분 당일 접종으로 4차 접종을 받는다. 당일 접종은 전화로 백신 보유를 확인하고 병원에서 의사와 상의 후 질환을 코로나19 예방접종 문진표에 기재해 제출하면 된다. 접종을 위해 따로 진료확인서·진단서·소견서 등 서류를 지참할 필요는 없다.
4차 접종에는 화이자·모더나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 우선 권고되지만 원하면 노바백스 백신을 선택할 수 있다. 노바백스는 흔히 사용되는 B형 간염 백신처럼 정통적인 합성 항원 방식으로 개발·제조된 백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