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조력자살 반대 의견에 대한 반박 (의사조력자살 찬성입장)

[이정은]

저는 의사조력자살의 도입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며 반대의견에 대해 반박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중인 "연명의료결정법"은 소극적인 안락사 만을 허용하고 있어 대상 또한 매우 제한적입니다. 저는 의사조력자살이 합법화되어 환자가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가지게 되는것이 진정한 well-being과 well-dying이라 생각해  의사조력자살에 대해 찬성합니다.

1.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연명의료결정법"의 존재

 현재 우리나라에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논문 <적극적 안락사 및 의사조력자살 허용 입법의 필요성>에도 나와있듯이 좁은 범위의 존엄사 내지 소극적 안락사만 인정되고 있습니다. 모든 법의 근본은 헌법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연명의료결정법”은 헌법 제10조, 헌법 제 34조, 헌법 제 36조가 천명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보건에 관한 국가보호요청권 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있지 못합니다. 생명권은 천부인권으로서 주어지는 것이지만 생명권에 대한 선택은 자신에게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현재 연명의료결정법은 소극적 안락사만이 허용되기 때문에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네 가지 연명의료를 중단하여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곧 죽을 극한의 상황에 처한 환자가 아니라면 생명권에 대한 선택조차 없이 고통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죽지 못해 사는 것이 이들에게는 죽음보다도 더한 아픔이자 고통일 것입니다. 이들에게 자신의 생명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주어 진정한 웰다잉,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추구권 등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의사조력사망(자살)과 관련된 암시장의 활성화 가능성

 암시장은 불법적인 거래에 이루어지는 시장을 말합니다. 하지만 꼭 불법적인 형태는 아니더라도 의사조력자살과 관련하여 지금도 비슷하게 잘못된 방법으로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제한적인 법 때문에 죽고자 하는 사람들은 외국에서의 죽음을 알아보기도 하고 나아가 실행에 옮기기도 합니다.실제로 국제적으로 조력자살을 돕는 단체인 스위스의 ‘디그니타스(DIGNITAS)’에 의하면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에 2명 있었다고 합니다. 스위스에는 디그니타스 외에도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과 ‘이터널 스피릿(Eternal Spirit)’ 등의 단체가 있으며 디그니타스에는 47명, 엑시트 인터내셔널에는 60명의 한국의 회원이 있어 향후 이들 107명이 조력자살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디그니타스는 외국인에게도 조력자살을 허용하는 이유에 대해 “인간은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이 존재한다. 자기결정권은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기회 또한 제공해야 하지만 많은 국가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하고 있으며, 이것은 엄연히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디그니타스는 외국인에게도 죽음을 선택할 기회를 주어 인간의 기본권 보호에 힘쓰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도 디그니타스처럼 자기결정권을 주어 웰다잉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외국에서의 의사조력사망 뿐 아니라 불법적인 의사조력자살도 줄어들 것입니다. 현재 이 법뿐만 아니라 다른 법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작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처벌 조항도 같이 규정을 해두고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해준다면 의사조력자살과 관련된 부작용은 충분히 줄여나갈 수 있는 문제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