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학년은 오늘 농사수업하러 아침 6시에 장흥으로 출발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일을 해야 해서 금요일에 읍에 나가 사온 몸빼, 일명 '냉장고 바지'를 차려 입고 출발 전에 찰칵했답니다.
장흥군에는 용산면, 안양면, 관산읍 일대에 사는 농가들이 2014년에 결성한 소농두레라는 공동모임이 있는데, 거기에 가서 아이들은 주로 논일을 하고 중간중간 밭일도 하고 올거라네요.
소농두레는 전통농업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실현하고자 자신들의 방식을 찾아 실천하고 있는 벼농사를 주로 하는 소농들 모임이라고 해요. 화석연료를 최대한 적게 쓰고 벼농사에 필요한 여러 농자재를 직접 만들어 쓰며 품앗이로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논일 밭일 몸쓰는 일만 하고 오는 것은 아니고 수업도 들어야 한다고 하네요. 기후 위기시대 농사의 의미를 살피고, 달력에 들어있는 전통사회의 시간관을 알아보고 소농두레의 중심인 벼농사에 대해서도 공부하나 봐요. 수업을 마치고 나서는 다음 수업을 하기 전까지 전 시간 수업내용을 1000자 내외로 요약하고 500자 내외의 소감문을 적어내야 한다니 9학년 아이들 환호성을 지를 듯 합니다. '우리에게 배움만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배우면서 느낀 것을 이렇게 정리하고 표현할 기회까지 다 주시다니!' 하고요.ㅎㅎ 24절기를 한자로 100번, 천간 10자, 지지 12자를 100번, 60갑자를 2번 필사해야 한다고도 하니 이가륜 선생님이 좋아하실 듯 합니다.
아이들 숙박은 장흥에 계신 이영선생님 어머니가 집에 와서 묵으라고 하셔서 감사하고도 감사한 한편 아이들이 철없이 굴어 어머니를 한숨짓게 만들지나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9학년 아그들아. 이번 기회에 우리 부모들에게 믿음을 좀 줘봐라 잉!
아무튼, 9학년이 없는 3주 동안 8학년이 최고 학년으로서 내 세상이다 활개치며 엄마아빠 노릇 맘껏 하기를 바라며 이만 리포트를 마칩니다.
(2주간 농사수업 후 9학년은 전체 들살이 기간에 학교에서 공부할 거라고 합니다)
첫댓글
와~~~^^
김선태 선생님과 아이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걸보니 잘 배우고 올 것 같아요.
근육 중 최고로 예쁘다는 일근육 많이 키우고 반질반질 구릿빛 피부로 돌아오길 기다립니다.
떠날 땐 웃고 있지만 울면서 돌아오지는 않을런지. 근데 아이들은 우는 것도 이쁘드래요.
그대의 기원 진심으로 감사하오.^^
'냉장고 바지'로 농부 준비 완료! 인가요? 베스트는? 비밀~ㅎㅎ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자연의 속도를 경험하고 귀한 생명의 원형들을 접하는 시간이 되길!
이쁘네요~여전한 형님들 미소가!
베스트, 그것을 공개하라! 공개하라!🙆♀️
그대의 기원이 우리 9학년에 가닿기를!
정말이지 세상에서 제일 예쁜건 웃는 얼굴^^
장흥과 땀과 흙과 바람과 물과 울엄마와 다양한 사람들과 깊게 만나길 바라요^^
9학년 화이팅입니다~♡
제발 부디요!
좋은 어른들 만나며 세상에 한 발 더 내딛기를요!🙏🏻
9학년 부모님들~
이원장님 한약이랑 오이를 4상자나 보내셔서 놀라고 고맙다고 울 엄마가 전화하셨어요~
오이는 동네 아짐들이랑 할매들이랑 맛나게 나눠드셨다네요. 고맙습니다^^
호호! 태인이네 오이를 풍성하게 나눠 드셨다니 참 좋습니다. 이원장님의 정성이 들어간 한약 드시고 더 건강해지시면 바랄게 없겠습니다.^^
김선태 선생님 몸빼 패션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네요^^
기꺼이 집 내어준 이영선생님과 어머님께. 감사하고,
고생하실 김선태 선생님께도 감사합니다~
장승규 선생님도 짧은 시간이지만 좀더 여유 있는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네요~~(가능할랑가요~~^^)
김선태선생님이 몸빼 입으시면 베스트는 선생님 차지이실듯. 운동회때도 복장이 내보기엔 베스트셨음.
장선생님 우리 9학년 없어서 편하고 여유있지만 쬐끔 심심도 하다 하셨으면.ㅎㅎ
어멋! 일바지가 저리.엣지 있을수 있는건가요~~~
9학년이 없는 단오는 좀 허전했어요~~ 새벽 부터 간줄은 몰랐네요,, 돈 주고도 못하는 고생 실컷하고, 몸도 마음도 쑥 자라서 올~~ 9학년 아이들 화이팅입니다 !! 김선태 선생님도 화이팅!!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데 우리 아그들 얼굴이 쫌 되지. 뭘 입은들! (억! 돌 날라온다.ㅋㅋ)
호호! 사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맞긴 맞나 보이. 허전했다는 말이 왜이리 좋지?^^
그러게 정말 고생 고생하고 왔으면!
애들 건사에 제일 고생하실 분은 김선태선생님이셔서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
맨발로 땡볕아래 논에서 모심고 있어요~~
오~요새는 거머리가 없나 보네요. 물장화가 없던 시절 저도 중학생일때 농활에 동원되어 가곤 했는데 그 때는 거머리 진짜 많았거든요.
논주인 딸인가 왠 꼬마아가씨도 보이고.
사진으로는 아주 평화롭습니다. ^^
사진 김사해요.
우아~~~
멋지다!!!
노란 줄무늬의 재빠른 말거머리를 기대하고 갔는데...다행히도 없더라구요~~ 첫날은 아이들은 물장화 끼고 했는데 두번째 날은 물장화를 안챙겨가서 (고의? ㅎ) 맨발로 들어가서 했어요~~
하하! 고의였을 리가? 덕분에 미끌미끌 꿀렁꿀렁한 진흙의 느낌이 어떤건지 알았겠네요. 모심는 간격 알려주는 줄잡이도 없는 그야말로 태평농업인듯 싶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