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하지 않은 성탄절
성경에 보면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을 축하했던 방문객 중 동방박사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먼 길을 여행해 도착해 당대 최고 고가품인 황금 몰약 유향을 아기 예수께 선물함으로, 초라한 마구간을 초라하지 않게 빛내준 사람들이었습니다. 동방박사들이 어느 나라 사람이고 이름이 무엇인지도 기록돼 있지 않지만, 성탄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며칠 후면 성탄절입니다. 온 성도가 교회에 모여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임에도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2000년 전 베들레헴 마구간에 모였던 축하객 인원만큼도 못 모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국 기독교 역사상 가장 초라한 성탄절이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2000년 전 허름한 마구간을 초라하지 않게 만들었던 동방박사들처럼 2020년 성탄절을 초라하지 않은 성탄절로 만드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 그 어떤 성탄절보다도 더 큰 축하의 마음과 더 큰 정성의 선물로,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십니다. 우리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차진호 목사(여의도순복음서귀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