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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오타 수정을 했더니 제출시간을 넘은 것으로 나오는군요....이럴 수가;;)
※들어가기 전에.
1. 죽음이 두려운가? 그렇다면 왜 두려운가?
2. 왜 우리는 영웅의 죽음 앞에 열광하면서, 삶의 연장에 환호하는가?
3. 왜 우리는 오래 살고자 하는가? 오래 살게 되면, 아니 영원히 살게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을 통합하는 하나의 소재를 선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더군요. 결국 인간이 죽음을 피하고자 하는 이유로 압축한 다음, 가장 좋아하는 소재를 이용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잡문이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지 루카스의 영화 <스타워즈>의 팬픽션입니다. 에피소드3의 서브 스토리이구요.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을 달자면....배경은 은하 연방 공화국을 지키는 제다이들과 공화국을 나누자고 주장하는 분리주의자들이 전쟁을 하는 중입니다. 전쟁의 주된 병력이 되는 것이 클론들이기 때문에 이는 ‘클론전쟁’이라 불리지요. 여기서 제다이란-자신들만의 사원(제다이 템플)을 거점으로 수련을 하고, 공화국의 평화를 지키는 기사단..과 같은 존재입니다. 반면 시스는 그 힘을 자기만을 위해 사용하는 자들이지요. '포스'란 제다이와 시스의 힘의 기반으로, 그 사용하는 일면에 따라 보통 제다이를 라이트사이드(빛), 시스를 다크사이드(어둠)라 칭합니다. 주인공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공화국의 의원 파드메 나베리와 비밀결혼을 한 상태. 몇 년 전 스승인 오비완 케노비에게서 독립하고 ‘나이트’의 지위를 얻었습니다. 에피소드 3은 아나킨이 아내 파드메를 지키려는 생각에 어둠의 힘에 빠져들고(의장 팰퍼틴이 시스의 우두머리인 다스 시디어스였습니다) 스승 오비완과 사투를 벌인 끝에 팔 다리를 모두 잃은 채, 악의 화신 다스 베이더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후, 파드메는-어둠에 빠진 아나킨 때문에 살 의지를 잃고, 쌍둥이 루크와 레아를 낳고 세상을 떠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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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플레이그스 이야길 알고 있나?”
“아니오.”
“하긴, 제다이들에겐 금기시 되는 이야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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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포스를 통해 생명을 창조할 수도 있었다네.”
들어선 안 되는 거였다. 그 이야기를 듣지 않았더라면.....
오페라 하우스에 다녀온 이후, 팰퍼틴 의장이 해준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다스 플레이그스. 강하고 현명한 시스의 군주. 사랑하는 이들을 죽음에서 구해낸 자. 그 힘을 배울 수 있다면, 그러면 파드메를 구할 수 있다. 어머니처럼 잃지 않을 수 있어.
어머니의 복수를 한 그 날 이후에도, 어머니는 계속해서 꿈에 나타났다. 조금이라도 얕게 잠든 날이면 어김없이 눈물 흘리는 어머니를 볼 수 있었다. 상처투성이의 몸보다 더 신경쓰이는 건 끝도 없이 흘러내리는 그 눈물들. 내 목소리가 닿지 않는 먼발치에서 한없이, 울고만 있는 내 어머니. 울지 말아요, 어머니. 나는 당신을 죽인 자들에게 복수했어요. 한 놈도 남김없이 죽여 버렸어요. 그런데... 무엇이 또 당신을 울게 하나요?
어느 날부터, 그 꿈은 파드메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무언가에 고통받고 있는 그녀는 울부짖으며 내 도움을 구했다. 도와줘, 애니. 애니....
어머니의 꿈을 꿨을 때도 완벽하게 들어 맞았던 미래. 이번엔 파드메다. 빗나가지 않아. 그녀는 내 생명, 나의 전부, 나를 안아줄 수 있는 유일한 품. 또 잃어버릴 순 없다.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오비완.”
“음, 무슨 일이냐?”
“당신과 가장 가까운 누군가가.....죽음을 맞는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요?”
“흐음......일단 가슴이 아프긴 하겠지만....제다이라면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지. 그것은 포스의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그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모든 것이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야.”
“......그 사람이 더 이상 곁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당신은 아무렇지도 않나요?”
“....아나킨?”
“아뇨, 아무 것도 아닙니다.”
오비완은 나를 이해할 수 없다. 마스터 요다에게도 여쭤 봤지만 오비완의 답과 다를 것이 없었다. 죽음은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그건 슬퍼할 일이 아니다. 수련을 해서 그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제다이들은 나를 이해할 수 없다. 태어난 아이가 포스 센서티브라는 것이 밝혀지면 그 즉시 템플이 데려간다. 그들은 부모의 존재조차 모르고, 템플을 집, 마스터를 가족 삼아 제다이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템플에 들어온 것은 아홉 살. 그 때의 나는 세상의 더러움도 알고, 어머니의 사랑도 알고 있었다. 나는.... 잃고 싶지 않은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들은 모른다. 그들과 나는 같은 곳에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들은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져서, 주변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일 뿐.
“제다이에게선 배울 수 없어.”
..............알고 있어요.
팰퍼틴 의장이 시스라는 걸 알았을 때, 놀라움 한 구석에 ‘역시....’란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 시스에 어울리는 사람이다. 강하고, 지혜로우며, 교활하다. 그의 지위라면 의회를 조종하거나, 전쟁의 상황을 파악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겠지. 이 지긋지긋한 클론전쟁이 길어진 건-어찌 보면 당연하다. 나는 제다이이고, 그는 시스다. 죽여 없애야 한다.
-그렇지만.....그는 파드메를 살릴 방법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야. 그가 없으면, 파드메는 네 꿈처럼 죽어버리고 말 거야.
-그는 시스야.
-다크사이드의 힘만이 파드메를 살릴 수 있어. 제다이들은 모두 버리라고만 하지.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건 제다이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제다이는 소유하지 않는다. 제다이는 집착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그들은 누군가의 애정을 가져본 적도 없다는 게 아닐까. 사람 같지 않아. 나는 그렇게 살 수 없어. 더 강해져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은 당연한 게 아닌가? 심장이 뛰고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그래서 나는 죽음이 두렵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내가 이어진 끈이 끊어지는 게 두렵다. 죽음이란-세상 모든 것과의 인연이 소멸하고 혼자만이 남는 것. 아무도 없다면, 누가 내 존재의미를 인정해 주지?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나’도 없는 것과 같아.
게다가, 죽음은....‘추워.’
더운 별 타투인에서 코루산트로 왔을 때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은 낮은 기후였다. 몸도 춥고, 마음도 추웠다. 코루산트엔 나를 안아주는 어머니도, 나를 데려온 마스터 콰이곤도 없었다. 내 마스터인 오비완은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결코 넘치는 애정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그는 말 그대로 ‘모범적인’ 마스터였지. 그러던 중 나타난 게 파드메였다. 꼭 품어주는 그녀 곁에선 추위를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이제 나는 그녀가 없으면 꽁꽁 얼어 죽어버릴 거다.
제다이는 타인에게 봉사하는 삶을 산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걸 찬양한다. 우리들을 구해주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제다이. 그들이 보기에 제다이의 삶은 숭고하고, 아름다워 보이겠지..그렇지만....목숨 걸고 싸우는 제다이에게 남는 게 뭐지? 그들은 실상 누구의 사랑도 갖지 못하는데. 웃기지 않은가. 결국, 자신들을 살게 해줬으니까, 대신 목숨을 바쳐 줬으니까 고마워하는 거다....누구에게나 죽음은 두려운 것이고 결국, 살아있는 게 중요한 것이다. 제다이 따위-. 차라리 자기 자신을 위해 강해지려고 애쓰면 좋을 텐데. 바보 같은 무리들. 대신 희생해주면서 모든 것을 버리라고, 죽음이 자연스러운 거라고? 나는 그럴 수 없어. 절대. 그러니까 파드메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것이다.
-너도 제다이잖아.
-그 이전에 나는 인간, 아나킨 스카이워커야.
결국 나는 팰퍼틴 의장을 구하기 위해 라이트 세이버를 뽑아 들었다. 어린 아이들을 죽이고, 분리주의자들도 남김없이 처리했다. 이제-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새로운 마스터, 다스 시디어스는 포스의 어두운 면을 이용해 파드메를 살릴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고 나는 점점 강해질 것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파드메는 어디 있습니까, 그녀는 안전합니까? 그녀는 무사합니까?”
“네 분노가 그녀를 죽였다.”
“제가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녀는 분명 살아 있었습니다....!”
파드메를 살리고 싶었다. 단지 그 뿐이었다. 클론전쟁의 영웅, 촉망받는 제다이 나이트, 동시에 타투인의 어린 꼬마인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사랑해줄 유일한 사람을. 무엇이 잘못되었던 걸까. 그녀는 내가 변했다고 했지. 나는 단지, 그녀를 지키고 싶어했을 뿐인데. 우리의 아이들과 오래도록, 행복하게, 함께 살고 싶었을 뿐인데.
내가 틀렸던 걸까.
그렇다면, 제다이들의 방식이 옳은 걸까. 오비완의 말대로, 집착을 버리고 명상을 하면 그녀를 잃지 않았을까?
이젠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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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베이더.”
“.................무슨 일인가?”
“레아 공주의 우주선을 찾았습니다.”
“곧 가지.”
이미 끝난 일이다. 어쨌든 내가 사랑한 그녀는 없고, 나는 안아줄 이 하나 없이 추운 이 곳에서 그저 살아갈 뿐. 과학의 힘을 빌려 숨쉬는 내 몸은 빈 껍질에 불과하고, 내 눈물은 말라 없어졌으며, 심장에선 열기가 사라졌다.
인간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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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글입니다만, 이걸 쓰려고 에피소드 2와 3를 다시 돌려 봤다는...(필요한 부분은 몇 번씩 더...)
결국, 사람들이 죽음을 피하고자 하는 건 ‘세상 모든 것과 단절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란 생각이었습니다. 자기 자신의 존재의미를 확인할 방도가 없어지니까요. 영웅의 죽음을 찬양하면서도 삶을 연장하고자 하는 이유, 에 대해서도 글에 넣긴 했습니다만-그것이 내 죽음이 아니기 때문에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의 눈에 영웅은-자신이 택할 수 없는 길을 택한, 화려하게 삶을 흩뿌린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고요. 따지고 보면, 목숨을 건 영웅의 삶은 결국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보장해주는 것이고.... 왜 오래 살고자 하는가란 문제에 대해서는 죽고 싶지 않으니까..라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것에 의미가 있으니까. 오래 살면서 굳이 뭔가를 해야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들 그냥, 죽고 싶지 않아서, 살고 싶어서 그 생명을 연장하려는 거지요.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하루하루 숨 쉬면서 살아가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편입니다. 굳이 말하면 ‘긴 시간 속에 존재하는 나’를 보는 것과 ‘순간의 내가 합쳐진 것’의 차이인데....저는 삶을 후자라고 생각하거든요.
첫댓글 [4]정말 잘 읽었습니다. 스타워즈의 내용과 주제의 내용을 잘 결합시킨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4]독특한 형식의 좋은 글이네요. 내용 속에 생각하신 바가 잘 녹아있는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어요.
[4]세 가지 주제를 합쳐 써 주신 것이 좋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4)스타워즈를 예로 드셨네요.. 글과 주제도 잘 부합되구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3] 팬픽션은 늘 마음을 설레게 하지요.... <세상 모든 것과 단절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초월할 수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