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서명훈기자]국내 대금업계의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중복 대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대금업체들도 이제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다른 대금업체의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연체가 발생할 경우 이를 바로 알 수 있게 됐다.
16일 대금업계와 한국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대금업 크레딧뷰로(CB)가 본격 가동돼 고객의 △대출금 상환 △신규 대출 △연체 등록 △연체금 상환 등 신용정보에 변동이 생길 경우 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된다.
한신평정보 관계자는 “대금업체 CB가 가동됨에 따라 대금업체들도 고객의 신용정보 변동사항을 알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대금업계 최대 난제로 꼽혔던 중복 대출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정보는 현재 일본계 A&O그룹 계열 7개사를 제외한 토종 및 일본계 주요 대금업체 80개를 CB 회원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한신평정보를 통해 고객 정보를 서로 조회할 수 있다. 한신평정보가 보유 중인 대금업계 고객 데이터베이스(DB)는 20만건을 넘어섰으며,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대금업체 이용고객들 가운데 상당수는 여러 업체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아 자신의 신용도보다 많은 대출금을 받았고, 이는 대금업체들의 부실로 이어졌다. 실제로 일본 대금업체 CEO가운데 상당수가 한국 대금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금업체간 신용정보 교류를 통해 중복 대출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해 왔다.
일본계 대금업체 한 사장은 “과거 일본 역시 중복대출로 인한 부실로 몸살을 앓았다”며 “현재 한국 대금업체들이 겪는 어려움도 같은 맥락이며 대금업체간 대출정보 교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정보 관계자는 “신용정보법상 조회정보 관리기준 제정에 따라 대금업체의 대출정보도 공개되는 것”이라며 “지난해 10월27일 대부업법 시행일 이후의 모든 정보가 공개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금업체의 대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신용평가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개인들도 대금업체에서 자신이 대출받은 금액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