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즈 텐 디그리(Simmons Ten Degree)
시몬즈 부츠에 대해서는 제가 본격적인 리뷰를 한 일이 없습니다. 겨우 아래 링크의 글에서와 같이 두 번 간단히 소개만 한 것 뿐이지요. 그것도 정보란이 아닌 “레이스 스케이팅”란에서...
[사진] 시몬즈(Simmons) 부츠가 들어왔습니다.
[사진] 시몬즈 부츠가 잘 맞냐는 질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이미 시몬즈 부츠에 대해 알고 있거나 깊은 관심을 지니고 계시더군요. 지금까지 이 부츠가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사용된 것은 그 숫자로 보면 서른 족 미만일 것입니다. 시몬즈 제품이 본격적으로 수입된 것은 스포맥스가 시몬즈와 계약을 맺고 이를 수입하기로 한 이후인 올해일 것인 바, 아직 초창기라 많은 부츠가 수입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부츠가 수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시몬즈는 하루에 만들 수 있는 물량이 다섯 족에 지나지 않는데, 그걸 매일 같이 만드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게다가 시몬즈 본사가 얼마전 미국의 중서부를 강타한 토네이도(tornado)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은 후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는 등의 곡절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 시몬즈 사의 홈 페이지: http://www.simmons-racing.com
- 의외로 홈 페이지는 엉성합니다.(홈 페이지의 대문에 자연 재해인 토네이도로 업데이트가 좀 늦어진다는 내용도...) 전에 인라인 하키 스케이트의 명가인 미션(Mission) 사의 홈 페이지를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이 부츠는 제가 2000년에 한 엘리트 선수가 사용하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고 당시 그 선수가 시몬즈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는 걸 들은 이후에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알아보니 이 부츠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의외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고급 부츠이더군요. 가격대는 상당히 높은 편이고, 수제화의 경우에는 거의 최고품으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기도 했습니다.(대개 장인들이 유명 수제화를 꼽을 때 3대 브랜드 중 하나로 꼽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시몬즈의 풀 커스텀/full custom 수제화의 가격은 1,199.95달러. 일반적으로 좋다고 알려진 스케이트 가격의 두 배 정도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들어서 공식적으로 저를 스폰서링해 주게 된 스포맥스 사가 경기용 장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어떤 장비를 수입하는 것이 좋겠는가를 물었을 때 제가 고급 브랜드로는 미국의 시몬즈와 네델란드의 랩스(Raps)를, 중고가, 중저가 브랜드로는 각각 미국의 밀러(Miller)와 리델(Riedell)을 추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안이 받아들여져 시몬즈가 수입되고 있는 것입니다.(현재 리델을 제외한 세 브랜드는 수입되고 있고, 리델은 컨택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 두 달전부터 시몬즈 부츠의 텐 디그리(Ten/10 Degree) 부츠를 계속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이 부츠에 대한 저의 소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시몬즈 텐 디그리는 제가 인라인 스케이팅을 시작한 이후에 제것으로 혹은 타인의 것을 빌려서라도 신어 본 모든 카본 부츠들 중에서 단연 최고의 것이라는 겁니다. 비교의 대상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발의 모양이 다르고, 스케이팅의 취향과 기술이 다르므로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개인차에 의한 차이이겠지만 제겐 분명히 그렇습니다.
“시몬즈가 대단한 회사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크기로 본다면 시몬즈 사는 쉽게 말해서 "구멍가게" 타입의 작은 회사입니다. 뭐, 카본 부츠를 만드는 이태리의 많은 회사들이 대개 의외로 작은 회사이므로 그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아시아의 대만처럼 유럽의 이태리도 중소기업 위주의 회사들이 많으니 그렇다 치고, 카본 부츠 메이커는 시몬즈와 같은 미국 회사도 이태리와 마찬가지라는 게 재미있을 뿐입니다.^^ 어쨌든 시몬즈는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수제품으로밖에는 부츠를 만들어 낼 수 없는 회사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츠의 품질이 장인의 손재주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오히려 카본 부츠의 특성에 잘 맞는 부츠가 나올 수밖에 없게 됩니다.
- Photo: Courtesy of Simmons.
이 회사의 사장 데이브 시몬즈(Dave Simmons)는 그냥 손재주가 좋고, 기타 연주를 좋아하는 청년일 뿐이었습니다.(한 때는 스케이팅 트레이너로도 활약.) 그리고 그의 부인 제니퍼(Jennifer)는 뛰어난 인라인 선수였습니다. 이태리의 구두방 주인인 베르두치가 아이스 스케이트 선수인 작은 딸이 시원찮은 스케이트 부츠 때문에 고생하는 걸 보고 가볍고, 튼튼한 카본 부츠를 만들어 선사함으로써 카본 부츠 산업을 개척한 것과 비슷한 일이 이 시몬즈 부부에게도 일어난 것입니다. 좀더 나은 부츠를 원하는 동생을 위해 남편이 정성 들여 만들어 준 부츠가 시몬즈의 시작입니다.
많이 만들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도 없이, 자신의 손재주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고집스레 자신의 스타일로 스케이트를 만드는 사람이 데이브입니다.(이 사람이 스포맥스의 초청으로 내년 4월의 서울 월드인라인컵대회(SWIC)를 구경하기 위해 한국에 오게 될 것입니다.)
- 데이브의 와이프 제니퍼 시몬즈. 둘 다 1등 시상대에... 미 내셔널 챔피언이면 그래도 꽤 잘 타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래 부츠가 시몬즈 텐 디그리입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몬즈 부츠는 처음 볼 때부터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것이었습니다. 현란한 모양도 그랬고, 디자인 개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제가 선택한 2003년 제품 텐 디그리의 디자인은 그 현란성이 화려함과 촌티의 극히 좁은 경계선 상에서 아슬아슬하게 위치하고 있었습니다.(전 그걸 현란한 아름다움 파악했는데.^^ 이유는 겉모양이 좋았고, 텐 디그리 이외의 다른 부츠들은 점잖으면서도 아름다웠기 때문에 텐 디그리의 은박이 입혀져 화려한 그 모습에서 촌티를 느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 것은 장인이 만든 것임을 잘 나타내는 데이브 시몬즈의 사인이 신발마다 적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사인이 일일이 펜으로 한 것이 아니고, 아주 강한 스티커로 접착되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멋진 일 아닙니까?
- 자신감의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이 사인과 수제품(hand made)이란 표시.
- 클릭하여 큰 사이즈로 보십시오.
- 안팎으로 사인을 넣은 이 촌스러움, 하지만 그 장인으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용서하렵니다.^^; 제가 스스로 이 부츠를 열성형하느라고 이 사인이 인쇄된 스티커 쪽을 상당 시간 가열한 일이 있는데, 그래도 이게 녹지도 않고, 안 떨어지더군요. 재질이 좀 특별한 스티커이고, 또 열에 강한 접착제가 사용된 것 같습니다.
이 부츠가 뒤에서 봐도 매우 특이합니다. 누가 앞에서 이 부츠를 신고 달리면 눈에 번쩍 띄더군요. 색상 자체가 야한데다 형광색에 은색 실로 명찰 새기듯 글자를 새겨 넣고, 은색의 인조 가죽을 사용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츠의 뒤에 이처럼 큰 로고나 글씨를 넣은 것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 모양이 살짝 비틀어진 것 같은 이유는 이것이 10도(Ten Degree)가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 남자용에 비하면 여자용 부츠인 이 디아블로(Diablo)는 좀 점잖은 편입니다. 부츠 색깔이 빨간 것이기는 하지만 여자용인 만치 선이 부드러운 편이고...
- 시몬즈 레이싱의 SR은 이해가 가는데, 굳이 2003이란 제작년도를 밝힌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이유는 한 해에 생산되는 부츠의 숫자가 많지 않아서 그것 하나하나가 다 귀중한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쨌건 좋은 마케팅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그 숫자가 나중에는 waste making("쓰레기 만들기"란 마케팅 방법.^^)의 효과가 있거든요. 멀쩡한 부츠도 연도가 오래되면 낡아 보이는 소위 “낡았다는 압박감”을 주어 새로운 제품의 판매를 촉진시키는 것이지요. 구멍가게의 마케팅 방법으로는 상당히 세련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의 라쳇 버클(ratchet buckles)의 스트랩(strap)이 연결된 위쪽 커버를 보시면 이게 다른 제품들에 비해서 상당히 왼쪽이 넓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스트랩이 가진 효과라는 것이 무엇인가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버클이 당겨주는 커버의 모양 때문에 입체적으로 힘이 가해지게 하는 것입니다. 즉, 커버의 왼쪽 밑단이 길기 때문에 힘을 사선(斜線)으로 받아 비틀려지는 듯 당겨지게 됩니다. 사람의 발이 평면이 아니고, 입체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당길 때 더 잘 발에 밀착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버클의 위치도 복사뼈 위쪽입니다.
- 시몬즈 10 Degree와 바이퍼 844
많은 부츠들이 버클을 복사뼈 밑으로, 즉 아래쪽으로 부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개의 이유는 이렇게 하면 발목 부위를 조여서 뒤꿈치가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시몬즈는 부츠 커버의 모양과 널찍한 커버가 당겨졌을 때의 상황을 고려하여 입체적으로 힘이 가해지도록 하기 위해 그것을 위쪽으로 배치한 것입니다. 이런 시몬즈의 생각은 아래의 사진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 발등 위에 있는 또 하나의 찍찍이(velcro) 스트랩입니다.
대개 이런 보조 스트랩이 다른 부츠에서 어떻게 설치되어 있는지 기억하십니까? 대개는 이처럼 약간 옆으로 비틀려 있지 않고, 좌우로 똑바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경우는 좌우로만 당기는 힘이 작용하지요. 이건 어떻겠습니까? 좌우에 고리가 설치되어 있으니 좌우로 당기면서도 사선으로도 그 당기는 힘이 작용하여 입체적인 발등의 모양 대로 발등을 더 눌러주게 되는 것입니다.(이 문제는 아래에서 이의 특이한 카본 쉘의 모양과 결부시켜 다시 한 번 논의토록 하겠습니다.)
- 텐 디그리의 끝동(cuff)을 뒤쪽 위에서 내려다 본 것입니다. 모양이 좀 특별하지요.
바로 위 사진의 모양이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습니까? 한 번 척 보아도 아킬레스 건 부분을 포함한 뒤꿈치가 완벽히 밀착될 것 같이 생긴 모양 말입니다. 대개 맞춤 부츠(custom boots)에서 보이는 모양이지요. 근데 이 부츠가 그냥 사 신어도 거의 맞춤 부츠처럼 맞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진] 시몬즈 부츠가 잘 맞냐는 질문에... 왼편 링크를 눌러 볼 수 있는 사진에 나타나듯이 부츠에 발이 거의 완벽히 밀착이 됩니다.
- 파스칼 브리앙의 마리아니-살로몬 풀 커스텀 부츠.
- 이 부츠는 아킬레스 건 쪽이 상당히 좁게, 뒤꿈치까지 잘 잡아주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뒤꿈치 쪽이 잘 잡히게 되면 푸쉬를 할 때 힘의 낭비가 없으니 좋지요.
이 부츠가 어느 정도 잘 맞는가를 예를 들어서 설명드린다면... 맨발로 이 부츠를 신었을 때 어느 정도 땀이 나면 발 전체가 부츠에 완전히 밀착되는 느낌입니다. 그런 상태로 계속 스케이팅을 하면서 끈이라도 좀 느슨해져서 푸슁(pushing)을 할 때 족궁 쪽이 약간 들려 발바닥이 부츠의 내피에서 떨어지면 “뻐벅“하는 소리가 날 정도입니다. 그 부분이 거의 진공상태(state of vacuum)가 되었다가 떨어지는 느낌이지요. 그 정도로 발이 부츠에 밀착됩니다.(이런 경험은 제가 다른 부츠에서도 했는데, 그게 메이플 준스입니다. 역시 이런, 실측 사이즈의 수제품으로 만들어지는 부츠 간에는 공통점이 있지요?)
시몬즈의 카본 부츠들은 매우 열성형이 잘 되는 것들입니다.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을 경우, 힛건(heat gun)만 있고, 힛건 열성형의 경험이 좀 있는 분들은 마음 대로 열성형을 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집에서 족궁 부분을 약간 열성형하여 신고 있는데, 힛건 열성형이 비교적 쉽게 되므로 그 효과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힛건 열성형이 잘 된다고 하여, 카본이 무른 것은 아닙니다. 대단히 딱딱하여 힘 전달 등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이에 대해서는 시승 소감 부분에서 따로...)
아래는 시몬즈의 다른 제품들 모습입니다. 2003년의 주력 품목과 함께 2002년 모델들도 있는데, 2002년 모델도 언제라도 주문만 있으면 그 모양 그대로 만들어 줍니다.(수제품이라서 데이브가 맘만 먹으면 만드니까 그렇다고 합니다.^^)
- 여성용 디아블로(악마/빨간색 부츠라 “붉은 악마?”^^)와 남성용 옴브리(Hombre/남성을 의미)
- 롤러걸(Rollergirl/여성용)과 이볼루션(Evolution)
- 2002년의 히트작인 비젼(Vision)과 아메리칸 스트래트(American Strat). 아메리칸 스트래트는 가장 가벼운 카본 부츠로 유명하지요.
부츠 무게 실측치들의 링크에서 볼 수 있는 대로 시몬즈의 텐 디그리는 살로몬 TR Carbon 등에 비해서도 30g 정도가 적은, 비교적 가벼운 부츠에 속합니다. 동일 크기 부츠들이 TR Carbon 2는 390g, 벨로티 AUT 380은 398g, 베르두치 V-Tek 405g, 메이플 준스 414g 등인 것과 비교하면 이것이 가벼운 부츠에 속한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실측치 표에서 보면 시몬즈 부츠들이 대개 가벼운 부츠 쪽에 속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동사의 퀘스트/Quest처럼 462g의 무거운 것도 있습니다만...)
- 끈 포함 362g
제가 이 텐 디그리를 사용하면서 제일 신났던 것은 이게 발에 잘 맞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270mm의 부츠를 신어왔기 때문에 263mm의 이 부츠가 너무 꽉 끼는 느낌이었고, 그래서‘안 맞으면 어떡하나?’ 혹은 ‘처음엔 억지로 신는다고 해도 계속 타다가 발이 아프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기우였습니다. 지금도 잘 타고 있습니다.^^
이 부츠가 왜 잘 맞는지를 따져 봤습니다. 아주 간단했습니다. 처음부터 시몬즈는 실측 사이즈로 물건을 만들고, 실측 사이즈로 부츠를 신으라고 권하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소위, 사이징 차트(Sizing Chart)란 것입니다.
- 저는 이 차트의 위쪽 남성 차트의 US size 9에 해당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편한 신발을 좋아했기 때문에 운동화 사이즈 9에 해당하는 270mm의 부츠를 사용해 왔고, 그에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시몬즈 텐 디그리와 메이플 준스(Maple Juns)를 신으면서 실측 사이즈로 줄여 신어보고, 이 실측 사이즈 부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발의 실측 사이즈가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건 아래와 같이 재는 것입니다. 의자에 앉아서 큰 종이에 발을 얹고, 발의 가장자리를 사인펜 등을 위에서 직각으로 대고 그리는 것입니다. 그 경우 엄지발가락 끝에서 뒤꿈치 끝에 이르는 직선이 발의 길이가 되는 것이고, 발의 넓이는 엄지발가락의 볼(ball) 끝으로부터 새끼발가락의 볼 끝에 이르는 선이 됩니다. 수제로 만들어지는 부츠의 경우, 대개 스탠다드(standard), 와이드(wide), 그리고 내로우(narrow)가 있는데, 이것은 발의 넓이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제가 텐 디그리를 신을 때 전 스탠다드를 신게 되었습니다.(실은 선택의 여지도 없이 스탠다드 버젼만 수입이 되었기에...^^;) 다행히 발 볼의 넓이는 아무 문제가 없더군요.
270mm의 신발을 신어왔지만 제 실측 사이즈는 263mm입니다.(제가 직접 재어봤고, 메이플 준스 부츠를 맞출 때도 재어봤습니다.) US size 9이지요. European size에서는 42나 43을 신습니다.(아시다시피 유럽 제품들은 중간 사이즈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아서 42.5 등으로 조절이 안 되더군요.) 근데 아래 시몬즈 사 홈 페이지에 있는 사이징 차트를 보십시오. 9 사이즈, 26.3cm. 완전히 일치합니다.
- Simmons Size라는 말은 “시몬즈 권장 크기”란 말과 일치함을 아시겠지요?
카본 부츠를 실측 사이즈로 신으니 끈을 매지 않은 상태에서도 발이 꽉 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끈을 매고, 벨크로를 당기고, 버클을 채우면 얼마나 발이 아플까?‘하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한 일이었지요. 하지만 결과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발이 옴짝달싹도 못 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정말 한 치의 차이도 없이 딱 맞는 것이라 부츠 속에서 발가락도 놀지 않습니다. 특히 발등이 어찌나 제대로 눌려지는지, 이건 다른 부츠들과 정말 많은 차이가 나더군요. 지금까지 신던 부츠들은 발등이 좀 노는 것도 있었는데, 이건 전혀 그런 게 없었습니다. 이유를 따져 보니 두 가지의 이유가 있더군요. 첫 째는 이 부츠의 카본 쉘 때문입니다.
- 카본 쉘의 벽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부츠의 앞쪽에서 보면 다른 것들처럼 카본 쉘이 옆으로 1cm 정도 올라와 벽(wall)이 만들어지는데, 텐 디그리는 카본 쉘이 거의 밑바닥에만 있습니다. 벽이 있으면 그 위에 덮인 양쪽의 가죽을 끈(laces)이 당겨서 고정을 시키므로 그 벽 위로 힘이 가해지지요. 하지만 이건 벽이 거의 없다시피 낮으니 끈을 당겨 채우면 발등이 그대로 끈에 의해 눌립니다. 거기다 그 끈 위로 사선으로 부착된 벨크로 스트랩이 입체적으로(3D) 더 당겨 채워 줍니다. 이러니 발등이 놀래도 놀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발이 꼼짝도 않고 스케이트에 붙어있다 보니까 아주 조그만 발의 움직임에도 부츠가 반응을 하는 겁니다. 그야말로 발가락만 꼼지락거려도 그 반응이 부츠에, 프레임에, 바퀴에 전달되는 거죠. 그러니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이 스케이트는 지면의 느낌이 있는 그대로 발에 전달되어 오는 것입니다. 단단한 프레임과 역시 단단한 바퀴를 이 부츠에 사용하는 경우, 정말 그 진동이 금방 무릎까지 올라오는 게 느껴집니다.(실측으로 맞춘 부츠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어떤 제품을 사용하시건 이 느낌에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이 부츠의 카본 쉘이 얼마나 단단한지...(엄지와 검지로 부츠의 커프 부분을 눌러봐도 요지부동입니다. 대개의 마라톤용 부츠들은 이렇게 하면 약간 움직이게 됩니다.) 단단한 쉘도 힘 전달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지요.
- 전 텐 디그리를 신기 시작한 이후에 부츠에 연결해 사용하는 모든 인라인 관련 장비를 테스트할 때는 항상 시몬즈를 먼저 사용해 봅니다. 이유는 이것이 다른 장비로부터의 느낌을 가장 잘 전달해 주기 때문입니다.(위는 FX-4의 엑스칼리버/Excalibur 84 프레임, 아래는 인라인하우스의 바이퍼 844 프레임.)
워낙 부츠가 발에 잘 맞다 보니 약간 두꺼운 양말을 신는 것조차 불가입니다.(비교적 얇은 테니스 양말도 이 부츠 안에서는 너무 두껍게 여겨지더군요.) 그래서 아주 얇은 양말을 신어야 합니다.(전 트라이애슬론용 발목 양말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게 아주 얇습니다.) 아니면 맨발로 타도 좋습니다.(저 말고 이 텐 디그리를 신는 분들 몇을 봤는데, 이분들은 모두 맨발이더군요. 하지만 전 꿋꿋하게 얇은 양말을 신습니다.^^ 땀이 직접 내피에 스며들면 나중에 냄새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부츠의 혀(tongue)는 네오프렌(neoprene)입니다. 네오프렌은 안팎이 폴리에스터 천이고, 그 중간에 폴리우레탄이 발포되어 접착된 소재로서 흔히 잠수복 기지로 쓰이거나 겨울에 사용되는 스키 마스크를 만들 때 씁니다. 스케이팅을 하다 보면 혀가 돌아가는 슬라이딩 텅(sliding tongue) 현상 때문에 많은 애로들을 겪는데, 텐 디그리는 네오프렌만을 사용하기에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TR Carbon 같은 부츠는 혀가 가죽으로 만들어져서 열성형 시에 혀 안의 커스텀핏(customfit) 내피가 깊이 찌그러진 모양으로 성형되지 않으면 아주 잘 돌아갑니다. 그리고 가죽 밑에 네오프렌을 접착시킨 부츠의 경우에도 혀를 누르고 있는 끈이 가죽 표면에서 미끄러지면서 혀가 돌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텐 디그리는 네오프렌만 있으니까 끈을 매면 이 끈이 네오프렌을 깊이 누르고 들어가서 미끄러짐이 안 생기더군요. 그래서 끈만 매고 나면 혀가 돌아가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이게 큰 장점이더군요. 그리고 네오프렌은 스펀지(sponge)와 같은 형태라서 힘을 주면 잘 눌리니 끈을 매고 나면 다른 부위와 제대로 맞물려 발을 더 잘 고정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 부츠를 사용하면서 저만 그런 게 아니고, 다른 분들도 같은 느낌을 지니는 것이 있습니다. “실력이 더 좋아진 느낌”이라는... 제가 텐 디그리를 탈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괜시리 그런 느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이 부츠를 사용할 때 더 잘 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유는 텐 디그리 때문입니다. 이 부츠가 발바닥 밑에서 10도가 기울어져서 텐 디그리란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지요. 두 개의 부츠가 안쪽을 향해 바닥쪽이 10도씩 기울어져 있습니다. 말하자면 부츠에 장착한 프레임이 \ /와 같은 모양이 되도록 부츠의 마운팅 블록(mounting blocks)이 10도나 기울어져 설치되어 있다는 얘깁니다. 그 10도가 대단히 많이 기울어진 것입니다. 제가 그 예를 보여드리지요.
- 왼편의 사진을 10도 기울이면 오른편 사진처럼 됩니다. 의외로 꽤 많이 기울여지는 것이지요?
이렇게 프레임이 기울어지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이에 대해서 인라인 및 빙상용 스케이트 전문 EC Mall인 www.swatskates.com에서는 아래와 같은 얘기를 합니다.(그렇다고 다 믿으려고 하시지는 마십시오.^^ 이 회사는 시몬즈 사와 특별히 친한 곳이니까요.)
10도의 캔팅 앵글(canting angle)이 pronation(내전/內轉)을 줄이거나 없앤다는 것입니다.(대개 내전/normal pronation은 뛰는 동작에서 설명되는 것으로서 과내전/over pronation, 외전/under pronation/oversupination과 달리 발의 뒤꿈치 외측이 먼저 땅에 닿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에 덧붙여서 아주 손쉽게 더블 푸쉬(double push)를 하도록 한다는 얘기까지 곁들여 있습니다.
이게 사실일까요?^^ 전 아주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제 사진에서 발의 각도와 프레임의 각도를 보십시오. 제가 천천히 더블 푸쉬로 달리면서 연사로 찍은 컷(cut) 중 하나입니다. 이 스케이트는 그냥 똑바로 서 있을 때도 10도 아웃사이드 에지(outside edges)로 서 있게 됩니다. 최근에 스케이팅을 하면서 발을 회수(recovery)할 때 아웃사이드 에지가 되게 끌어 들여서 아웃사이드 에지로 착지(set down)를 하라는 주문들을 합니다. 근데 그게 안 되고, 인사이드 에지(inside edges)나 직각으로 발을 세우는 분들이 많습니다.(물론 후자까지는 OK입니다만...) 이런 게 고질이 되어 버린 분들은 텐 디그리를 신는 그 순간부터 문제가 해결되어 버립니다.^^
더블 푸쉬는 잘 아시겠지만 아웃사이드 에지로 글라이딩하면서 강하게 구르면서(roll) 그 싱글 푸쉬(single push)의 끝에서 다음 푸쉬(second push/double push)에 연결이 됩니다. 이 더블 푸쉬는 하나의 푸쉬가 끝나기 전에 두 번째의 푸쉬가 시작되는데, 그 직전의 강한 롤링에서 아웃사이드 스케이팅은 필수적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텐 디그리는 이런 아웃사이드 스케이팅을 아주 쉽게 해 주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아래 새로운 파워 박스(power box)의 개념을 보여주는 사진이 있습니다. 이런 것과 관련되어서도 텐 디그리처럼 프레임이 안쪽으로 캔팅(canting)되게 하는 부츠가 유리합니다.
- Photo: Courtesy of GoToSpeed Konpendium and Rollerblade. 이 사진을 클릭하시면 새로운 파워 박싱의 개념과 제가 댓글로 설명한 파워 박싱 시의 발의 자세 등에 관한 내용을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파워 박싱 등에 있어서 위 사진에 나타난 중심선에 가까운 부분에서의 푸쉬에서 가장 푸쉬의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이유야 당연히 체중이 가장 많이 걸려있는 상태이기 때문이지요. 즉, 배리 퍼블로우(Barry Publow)의 Speed on Skates에서와 같이 푸쉬를 할 때는 "푸쉬의 처음 3분의 1이 가장 많은 추진력을 만들어낸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같은 개념에서 볼 때, 부츠 밑바닥에 안쪽으로 10도가 기운 마운팅 블록을 설치하여 프레임이 안쪽으로 기울게 만든 상황에서는 이같은 푸쉬의 길이가 약간이라도 더 길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푸쉬가 더 길어지는 경우에도 발목이 10도가 더 서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되므로 제가 댓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보다 효과적인 푸쉬가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연결된 푸쉬의 연속선 상에서 예민한 컨트롤이 요청되는 더블 푸쉬에서는 이렇게 안으로 기울어진 프레임과 보다 효과적인 파워 박싱에 의한 푸쉬, 그리고 실측 사이즈의 3D로 발을 잡아주는 부츠의 효용성이 크다고 하겠지요. 일반적인 싱글 푸쉬 스케이팅에서도 이 부츠는 효과적이지만, 더블 푸쉬에서는 대단히 유용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텐 디그리는 알루미늄 마운팅 블록을 사용합니다. 알루미늄 덩어리를 깎아서 만든 것이지요. 벨로티(띠) Aut 380도 이와 거의 비슷한 알루미늄 마운팅 블록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걸 써서 만든 부츠를 사용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생각이 있지요. ‘아, 편하다.’(이 두 회사의 마운팅 블록 설치 기술을 보면 벨로티가 훨씬 더 뛰어납니다. 벨로티는 이 부분에서 반 자동화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 벨로티 것이 얼마나 매끈하게 장착되었는지 이 사진을 클릭해 보십시오.)
- Photo: Courtesy of Simmons.
- 텐 디그리의 마운팅 블록.
앞뒤로 몇 개의 미리 설정된 마운팅 홀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프레임을 장착할 때 대단히 편합니다. 프레임을 중심의 안으로 달거나 바깥으로 달거나, 혹은 앞뒤로 약간 조정해서 쉽게 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뒤나 좌우로 길게 마운팅 슬롯(slots)이 카본 바닥에 파여있고, 그 안에 움직이는 암나사가 들어있는 경우, 정말 프레임을 달 때 성가시지요. 이렇게 밖으로 드러나게 설치된 알루미늄 마운팅 블록을 사용해 보고 나면 다른 방식으로 된 것들은 짜증나지요.^^ 어쨌건 저처럼 새로운 프레임들을 테스트를 위해서 프레임을 교체할 때 아주 편한 부츠(마운팅 블록)입니다.
- 센터에 맞춰 프레임을 달았습니다.
이 부츠의 버클은 아주 흔한 것입니다. 이태리의 자전거 부츠 메이커인 SIDI 사에서 만든 울트라 버클(Ultra Buckle)을 달고 있습니다. SIDI 사의 버클이 이 분야의 시장 표준(market standard)이니 나중에 이게 고장이 났을 때도 쉽게 교체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한 때 개 당 4만 원의 초고가로 판매되기도 했던 이 SIDI 버클을 이제는 자전거 전문샵에서 두 개 한 세트에 17,500원에 살 수 있게 되었으니, 세상 좋아졌지요.^^)
- 이 MTB용 부츠의 버클에는 레버 손잡이에 SIDI 마크가 있지만 텐 디그리 버클엔 그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만 차이가 있고, 똑 같습니다.
시몬즈의 장점 중 하나는 50불만 더 내면 어떤 의미의 세마이 커스텀(semi custom) 부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색상을 마음 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지요. 디아블로 같은 색상의 옴브리 부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 TV 광고의 이미연처럼 다른 여자가 자기와 같은 목걸이 한 걸 보면서 아무리 좋아도 못 견딘다며 제 목걸이를 빼어 던지는 그런 사람이라면,^^ 50불만 추가하면 됩니다.(근데, 우리 나라에서도 수입상이 그런 서비스를 해 줄지는 의문.)
제가 시몬즈 부츠를 신으면서 전에 없던 촌스러운 짓을 했습니다. 제가 장비를 아끼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 꼭 한 마디씩 하는 사람입니다. 제 특성이라면 장비를 아끼지 않고 탄다는 것이었지요. 물론 아끼지 않는다는 표현이 장비를 함부로 다룬다는 얘기는 아닙니다.(아마 저처럼 자주 스케이트를 닦아주고, 베어링을 정비하는 사람도 흔치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할 일 없을 때 베어링 정비를 하는 정도가 아니고, 시간을 내어 툭하면 베어링을 꺼내 놓고 정비를 하거나 바퀴를 빼고 프레임을 닦아주거나 하는 정도이니까요.)
“비싼 거 샀다고 아끼냐, 바보 같이??? 어차피 운동구인데, 차라리 열심히 타서 빨리 망가뜨리는 게(?) 답이지. 열심히 타서 실력을 늘리고, 그 실력에 맞춰서 더 좋은 거 사라. 그럼 더 기분 좋은 스케이팅을 할 수 있잖아?“ 저는 이런 소리를 새 장비에 대한 욕심으로 새 스케이트를 사고도 그걸 안 쓰고, 전에 쓰던 걸 계속 갖고 나와 타는 궁상맞은 짓(?^^)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곤 했습니다. 안 타고 있으면 결국 그 장비는 일년만 지나도 구 모델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 놨으면 자꾸 타야죠. 근데...ㅜ.ㅜ 꼭 그런 게 아니더라구요. 어느 날 사람들이 ”왜 시몬즈 안 타세요?“하고 묻기에 생각해 보니 정말 이상하더군요. ‘어, 내가 왜 자꾸 딴 스케이트만 타고 있지?’하고 되돌이켜 보니 제가 시몬즈를 아끼고 있더군요.(Spark가 기가 막혀...^^;) 좋다고 생각하면 본능적으로 아끼게 되는 모양입니다.
텐 디그리의 단점들.
텐 디그리의 단점은 통풍이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통풍구(ventilation holes)가 없으니 부츠 내로 환기가 안 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스틸 메쉬(쇠 그물망/steel mesh)를 부츠 앞부분에 설치하여 최고의 통풍성을 자랑하는 TR Carbon 같은 부츠도 있고, 그 정도는 아니되 일단 로리카(Lorica) 같은 마이크로 파이버(micro fiber) 내피에서 흡수된 땀을 스틸 메쉬에서 배출시키는 마리아니(Mariani) M8000 같은 부츠도 있습니다. 아니면 다른 곳에 벤트 홀(vent holes)이 없으니 혀(tongue) 위에 몇 개의 구멍을 뚫어서 통기효과를 주는 부츠도 있습니다. 근데 이 부츠는 전혀 통풍구가 없고, 통풍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재질인 네오프렌(neoprene)으로 만든 혀에도 구멍이 안 뚫려있습니다. 가끔 벗어서 말려주지 않으면 발에 땀이 많이 나는 분들은 애로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단점은 이게 케블라 범퍼(Kevlar bumper)가 없다는 것입니다. 시몬즈의 부츠들은 스탠다드(standard) 마운팅 블록(내전 각도를 주지 않은)의 경우, 모두 빙상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그래서인지 대개 아스팔트 등에서 넘어졌을 때 부츠의 옆면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착하는 케블라 범퍼(프로텍터/protector)가 없습니다. 어쩌다 한 번 넘어지는 경우에도 재수가 없으면 옆면이 상하는 수가 있는데...ㅜ.ㅜ 그리고 이 부츠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볼 옆의 카본 쉘의 옆벽(side wall)이 극히 낮기 때문에 옆으로 넘어져서 이 부위를 다치면 그 부위의 실밥이 갈려 버리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 실밥이 계속 뜯어지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스케이트를 타기 전에 당장 파이버글라스(fiberglass)+에폭시(epoxy) 범퍼를 만들었습니다. 적당한 부위에 에폭시를 칠하고, 파이버글라스 천을 한 층 깔고, 다시 에폭시를 바르고, 그 위에 또 한 층의 파이버글라스를 깔고, 여기에 다시 에폭시를 바른 것입니다.
- 파이버글라스 천의 무늬가 보이지요?
이렇게 에폭시 범퍼를 만들어 놓으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하여간 이런 좋은 부츠가 케블라 범퍼를 처음부터 만들어 놓지 않은 것은 큰 단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단점 하나는 가격이 좀 비싼 것. 이게 가격이 외국의 EC Mall에서 우리 나라에서 제일 좋다고 알려진 어떤 제품과 비슷합니다.(몇 불인가 쌈.) 그런데 이게 처음 수입되었을 때 우리 나라에서는 그 부츠의 가격보다 더 비싸게 받았습니다. 그러니 그에 대한 항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수입상인 스포맥스에서는 한 달에 겨우 다섯 개밖에 못 만드는 수제품 회사의 것과 반 기계화된 시설로 시몬즈보다 엄청나게 많은 수를 생산해 내는 제품을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하기야 그게 수입상의 마케팅 정책이니 누가 뭐랄 수 있겠습니까?(말은 그랬지만 나중에 가격이 좀 내렸다고 들었습니다.)
텐 디그리. 참 좋은 부츠입니다. 원래 2003년 제품에서 이 텐 디그리는 미리 10도의 각도를 주어 상당히 좋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게 좀 이상하게 일이 진행되더군요.^^ www.swatskates.com에 들어가서 시몬즈 부츠 관련 정보를 보신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시몬즈에서 생산하는 모든 부츠들은 이제 마운팅 블록을 원하는 대로 10도 각도를 줄 수 있습니다. 사실 2003년의 시몬즈 제품들은 처음엔 텐 디그리만 말고는 남성용 제품들은 남성용끼리, 여성용은 여성용끼리 모두 같았었습니다. 같은 것을 색상만 달리하여 이름을 따로 붙였던 것이지요. 즉, 디아블로나 롤러걸이나 겉으로 보기만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옴브리도 10도로 기울어진 마운팅 블록을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마운팅 블록은 일반적인 것(standard/안 기울어진 것.), 10 디그리(양쪽이 다 안으로 기울어진 것.), 그리고 왼쪽 부츠는 스탠다드이고 오른쪽 부츠에서만 10도 기울어진 것의 3종으로 나옵니다. 맨 마지막 옵션(option)은 좀 우습긴 한데, 트랙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걸 생각해 보시면 왜 이렇게 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건 트랙에서나 쓰지 마라톤에서는 별로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찌 보면 시몬즈의 부츠들은 마라톤에서도 좋겠지만, 트랙에서 더욱 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츠라고 생각됩니다. 아주 예민한 감각을 주는 부츠들은 장거리 스케이팅에서 좀 피곤하기도 하니까요.^^
올팍 리스트 회장 서보섭 선생의 시몬즈 텐 디그리 시승기도 잊지 말고 읽어 보십시오. 여러 사람의 느낌을 함께 알아두시는 것이 더 도움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저 이외의 시몬즈 부츠 사용자들께서는 제가 못 챙긴 이 부츠의 단점이 있다면 그걸 댓글로 써 주십시오. 그래야 앞으로 이 부츠를 선택하려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장점은 많이 써 놔서 더 안 써 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수입상: 스포맥스(www.spomax.com)
전화: 2264-6285
e-mail: swjeon@spomax.com
이거 쓰다 보니 꽤 긴 글이 되어 버렸군요. 읽으시느라고 피곤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원래는 일요일이 지나고 바로 쓰려던 글인데, 회사와 관련하여 엉뚱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글 쓰는 거고 뭐고 손놓고 있다가 인정사정 없는(?^^) 이상학 선생님의 요청 게시물을 보고 쓰게 되었습니다. 아니면 쓰겠다고는 했지만 언제 쓰여질지 모르는 글이었는데...^^
그리고 참, 제가 이제는 스포맥스 사의 스폰서링도 받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느 회사의 스폰서링을 받는다고 그쪽에 치우치는 사람은 아닙니다. 믿으셔도 좋을 것이고,^^ 못 미더우시다면 같은 부츠를 신는 다른 분들에게 제 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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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an4253@hanmail.net">김장천 | 아 ~~ 박사님이 쓰신글을 보면 언제나 어떤 물건이든 간에 지르고 싶은 욕망이 ~~ 박사님 장사 하시면 잘 하시겠어요 ! | 2003/06/24 23:02:25 211.194.234.199 | x |
fayefaye@dreamwiz.com">김태환 | 아주 기분좋은 단편소설을 읽은 기분입니다. 바쁘신 와중이실텐데... 앞으로 더 많은 부츠가 국내시장에 출시가 될것입니다. 박사님 리뷰... 언제나 기다려집니다... ^^ | 2003/06/24 23:12:09 211.110.58.50 | x |
dhkdxjfqh79@empal.com">임한승 | 가슴이 두근 두근 합니다. ...-_-; 이런...감정 처음 입니다; 제 발이 극한으로 못생겼는데...커스텀이 아니라면 신어 보기 어렵겠죠 ㅜ.ㅜ | 2003/06/24 23:16:50 61.73.73.89 | x |
박송원 | 시몬스 홈페이지에 이 글을 번역해서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 (회사 때문에 정신없으실텐데도 많은 인라이너를 위해 좋은 리뷰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꼭 한 번은 신고 싶어집니다. ^^) | 2003/06/24 23:36:17 211.245.18.178 | x |
baeboung@hanmail.net">배병돈 | 항상 배려하는 마음이 더욱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걱정도 않됩니다(잘 해결 될수 밖에 없다는 믿음감의 강한 긍정의 표현입니다) 힘내세요 박순백박사님 | 2003/06/24 23:55:16 165.141.203.90 | x |
potala@nate.com">이상원 | 발볼이 10cm.발뒤꿈치5.5정도인데..신을 수 있을런지요..^^;(254mm) | 2003/06/25 00:42:22 211.44.166.226 | x |
gun1211@hotmail.com">김병건 | 신어보고 느껴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네요.. | 2003/06/25 00:56:28 219.250.29.8 | x |
ihshim@dreamwiz.com">심일형 [임금] | 박사님 고생하셨습니다.^^ 이거 읽다가 취침 시간이 늦어졌네요.^^ | 2003/06/25 02:06:16 221.138.1.180 | x |
jyp@myway.com">박현영 | 제니퍼랑 예기해봤는대 아직도 부츠를 만들지 못하고 있더군요. 이제막 카본 파이버준비하고 시작하려 한답니다. 5/4일부터 중단됐었으니 주문이 7주나 밀렸다더군요. 일주일에 15-20밖에 못만드는대 몃백게 주문이 있던대 한국주문이 제일크다고.ㅎㅎ 꽤많더군요. 막상 주문을 채우고 또 더커진 장소라 일꾼도 새로 구했답니다. 근대 사업은 더 크게 하고십지는 않다는 말을 하더군요. | 2003/06/25 05:23:19 216.183.179.4 | x |
kckim@munhwa.co.kr">김구철 | 박사님께서 어제 퇴근도 못하시고 늦은 시간까지 글을 쓰시고 계시더군요. 회사일로 정신이 없으실텐데 인라이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좋은 글 올려주신 박사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2003/06/25 08:50:31 211.44.187.144 | x |
7601kjs@dreamwiz.com">김준식 | 무척이나 가지고 싶은 부츠인데...에구 언제나 오려나? 박사님! 잘~읽었습니다 | 2003/06/25 08:56:10 218.148.15.43 | x |
spark@dreamwiz.com">박순백 | 박현영 선생께서 제니퍼와 통화를 하셨군요.^^ 제 안부도 좀 전해 주십시오. 박 선생님의 글에서 나타나듯이 미국의 "Mama's and Papa's Company"의 특징들이 적당히 먹고 살만큼만 돈이 되면 더 이상 그걸 키우고 싶지 않아한다는 것이지요. 회사가 커지거나 상장되면 남의 눈치를 많이 봐야하니까요. 그러니까 자신의 생각 대로 회사를 끌고 가기 위해서 더 키우지 않으려는 것이지요. 당연히 우리 나라로부터의 주문이 가장 클 겁니다. 세계 어느 나라의 카본 부츠 메이커에서나 동일한 상황이지요.^^(참, 희한하고도 대단한 일이지요?) 하여간 시몬즈 부츠는 장인이 만드는 부츠이고, 최고 많아야 하루에 5족을 만드는데, 제니퍼의 말(박현영 선생이 들은)로는 일주일에 겨우 15-20족이라니... 하나하나가 작품인 셈입니다. | 2003/06/25 09:32:56 211.45.66.133 | x |
leezoro@hanmail.net">이상학 | 잘읽었습니다^^;;박순백 박사님의 리뷰 시승기나 장문의 글을 읽을때면..잼있는 소설을 읽는듯한 기분이 듭니다^^; 제가 귀찮게? 해드린거 같아 죄송하네여~좋은하루보내세여^^ | 2003/06/25 10:16:51 220.76.223.245 | x |
crosser@hitel.net">오정록 | 정말 탐나고.. 갖고 싶은 부츠임에 틀림이 없.... 도록 (박사님께서) 글을 쓰십니다. ㅡ.,ㅡ; 리뷰를 볼때마다 또 많은것을 얻고 갑니다. ^^;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2003/06/25 11:45:31 203.231.215.249 | x |
spark@dreamwiz.com">박순백 | 제가 제일 가지고 싶은 것은 Simmons Diablo가 10 Degree 앵글 세팅을 한 겁니다.^^ 여성 족형인 것은 열성형으로 커버하고... 아니면 10 Degree의 색상을 Diablo와 똑같이 바꾸고, 거기다 Spark라고 이름 써서...ㅋㅋㅋ | 2003/06/25 11:57:17 211.45.66.133 | x |
spark@dreamwiz.com">박순백 | 글이 길다고 해서 지금 아래아 한글로 얼마나 긴 글인가를 살펴 봤습니다. 기절하겠네요. 텍스트의 길이만 200자 원고지 길이로 105.8매.(아래아 한글의 이 원고지 산정 기능은 제가 예전에 컴퓨터 칼럼니스트며 수필가 활동을 할 때 잡지 기고 시 원고지 매수로 환산하는 기능이 필요해서 넣은 것입니다.^^ 지금도 애용 중.)
다음부터는 좀 짧게 써야겠습니다. "타 보니 좋더군요. 끝." 이렇게...^^; | 2003/06/25 12:02:50 211.45.66.133 | x |
redtgx@empal.com">이봉조 | 저도 시몬스부츠로 바꿀까하고 심각하게 고민중인데. 박사님의 글을 보니 고민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드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전 박사님 말씀처럼 디아블로에다가 10 Degree 세팅을 한넘 으로 해야겠습니다.^^ 제 이니셜 넣구요^^ 항상행복^^ | 2003/06/25 13:07:53 220.119.92.91 | x |
doohuhi@hanmail.net">김혜건 | 음... 가격도 가격이지만... 지금 주문하면 언제 만들어 질지 모르겠군요. -.- | 2003/06/25 14:14:21 211.197.50.154 | x |
sun1583@freechal.com">전영선 | 케불라가없어서 전 에폭시대신 하키스틱에 쓰는 테입을 세겹정도 붙이고 탑니다 접착성이 있어 붙이기도 편하고요 넘어졌을때 부추가 갈리는일도 피할수있고요 가격도 3천원정도 하니 부담도 안되고요 하나사면 꽤 오래 쓸수 있습니다 현재 테입을 사용중인분(텐 디그리)이 3분계신데 다들 만족하시는것 같습니다.언제 사진찍어서 올려야 겠습니다.그럼 안전 인라인 하십시요 | 2003/06/25 17:07:38 218.156.122.197 | x |
wailay@hanmail.net">양훈모 | 저런곳에 취직할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으하; | 2003/06/26 11:24:44 211.198.124.14 | x |
woojong_park@hotmail.com">박우종 | swatskate에서 주문을 3주 전에 했는데 "나한테 10 degree의 효과가 있을까 싶어 cant를 빼고 주문을 했습니다. 잘한짓인지 원..다시 바꿔 줄라나 모르겠네요 6주 걸린다고 했으니까 지금쯤이면 다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어찌됬건 좋은 부츠를 선택한거 같아 기분은 좋네요 | 2003/07/03 20:24:53 211.52.155.169 | x |
spark@dreamwiz.com">박순백 | 제가 소닉의 하키 블레이드용 스티커(퍽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약간 두껍고, 오톨도톨한 표면으로 만들어진...)를 잘라 붙인 것입니다. 힛건(heat gun)을 이용하여 열을 적당히 가해서 붙이면 확실하게 접착이 되고,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 2003/08/11 01:02:25 220.118.83.66 | x |
yjkim96@hitel.net">김영진 | 단점 추가 해봅니다. 얼마전에 V-tek에서 시몬즈로 부츠를 바꾸고 그 피팅감에 여간 만족스러운게 아닙니다. 디자인도 만족스럽고.... 스포맥스에서 저도 덴디그리를 디아블로 컬러로 세팅하면 참 좋겠다고 말한적도 있는데... 역시 박사님도 그런 생각을... 각설하고 단점을 하나 추가하자면 내피가 천이라는것입니다. 아마 텅의 재질과 같이 잠수복에 얇은천을 덧댄것 같은데, 이것이 마모되어 헤지면 참 애매할듯 합니다. 신고 벗으면서 마찰이 많이 발생하는 뒷꿈치 부분이라도 가죽으로 했으면 좀 더 내구성이 좋을텐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부분이 단점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부츠는 참 마음에 듭니다. | 2004/03/16 15:22:15 203.229.198.125 |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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