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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불염가빈(犬不厭家貧)
개는 주인집이 가난하다해서 싫다하지 않는다
犬 : 개 견(犬/0)
不 : 아닐 불(一/3)
厭 : 싫어할 염(厂/12)
家 : 집 가(宀/7)
貧 : 가난할 빈(貝/4)
공수묘와 영수견의 싸움(恐水猫 泳水犬 相爭)
고양이와 개가 여름 장마철에 나루터에서 만났다. 그때 고양이는 큰 생선 한 마리를 입에 물고 있었다. 고양이와 개는 다 같이 강물을 건너가야 할 입장이었다.
고양이는 수영을 못하며 특히 물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고양이를 가리켜 공수묘(恐水猫)라 한다. 그러나 개는 수영을 잘한다. 개를 영수견(泳水犬)이라 한다. 때로는 물에 들어가서 목욕도 한다.
고양이는 개에게 흥정을 걸었다. 나를 업어서 강을 건네주면 이 생선의 반을 주겠다고 했다. 개도 구미가 당기는 흥정이어서 서로 합의 했다. 고양이는 개의 등에 업히고, 생선도 개가 물고 건너기로 했다.
고양이는 성질이 급하고 경박한 편이다. 그리고 고양이는 동물 중에서 잠꾸러기로 소문 나 있다. 일본말로 고양이를 네꼬(猫)라고 한다. 네꼬를 한자로 침자(寢子)라 한다.
고양이는 애완동물 중의 하나이지만 평상시엔 언제나 졸고 있다. 그래서 고양이는 12支동물에도 끼지 못한다. 생태의 특징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특징이 있다면 하루 동안, 눈의 모습이 세번 바뀐다는 점이다. 첫째는 졸 때의 모양을 일자형(一字形)이라 하고, 둘째는 염탐할 때의 모양을 조핵형(棗核形)이라 한다. 셋째는 눈의 모양이 옥가락지처럼 될 때, 이를 만월형(滿月形)이라고 한다.
고양이과(科)의 동물은 거의 다 그렇지만 새벽 3시(寅時)가 되면 눈에서 불빛이 난다. 임진왜란 당시 토요토미히데요시(豊臣秀吉)가 조선반도를 침략할 때 새벽 3시에 병선(兵船) 발대명령을 내렸다 한다.
그 당시에는 시계가 없었기 때문에 고양이 눈빛을 기준으로 하여 작전을 했던 것이다. 일본 야사에서 보면, 히데요시는 자기 침실에 고양이 다섯 마라를 데리고 자면서 새벽에는 고양이 눈빛을 3시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것이 시게의 원조(元祖)라 하여 매년 일본 구주지방에서는 묘신축제(猫神祝祭)를 개최한다. 그 행사를 누가 주최하느냐 하면 그 지방의 시계방 주인들이 모여서 '네꼬노 가미마쓰리'라는 이름으로 열고 있다.
그런가하면 개는 동물계를 배신하고 인간의 주구가 되었다고 해서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있다. 특히 민족배신자를 '빨갱이'라고 한다. 이는 개가 태어나서 몸에 털도 나기 전부터 배신한다는 뜻에서 빨간 강아지라고 하는 데서 유래한다. 이를 적구(赤狗)라고 한다.
한편, 삼자경(三字經)에는 견불염가빈(犬不厭家貧)이라는 글귀가 나온다. "개는 주인집이 가난하다해서 그 집을 싫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개의 믿음을 보고 충견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개는 주인이 시키는 대로 맹종한다. 따라서 주인이 이웃 집 담을 넘어서 도둑질을 해도 짖는 법이 없다. 도리어 꼬리를 치며 따를 뿐이다.
맹충(盲忠)의 개와 잠꾸러기(寢子) 고양이가 서로 업고 업혀서 강을 건너가는 중이다. 그 때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가? 개는 고양이를 업고 헤엄을 치느라 숨이 가뿐 데, 거기에다 입에 생선을 물고 있어서 더욱 숨이 가뿐 지경이었다.
그런데 개의 등에 업힌 고양이는 의심이 많고 성질이 급해서 개에 대하여 "생선 잘 가지고 있느냐?"고 묻고 묻는다. 그리고 또 묻는다. 개는 참다못해서 "그래 잘 가지고 있다!" 대답하는 순간 생선은 강물에 떠나가 버렸다.
강을 건넌 다음 고양이와 개 사이에는 언쟁이 벌어졌다. 고양이는 개가 입을 연 탓에 생선을 잃었다는 것이고, 개는 고양이 때문에 입을 안 열수 없어서 생선을 잃게 된 것이라 했다. 그러나 생선을 물고 있었던 것도 개요, 생선을 떨어트린 것도 개다. 그럼으로 생선을 잃은 그 채임은 개가 저야 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개로 하여금 생선을 물고가라 했던 것이 고양이었고, 개의 입을 열지 않을 수 없게 했던 것도 고양이었지만. 고양이이게는 증거인멸이 가능하다. 따라서 생선을 입에 물고 있던 적도 없고, 강물에 생선을 떨어트린 일도 없다는 것이다. 고로 고양이에는 책임이 없다는 강변이 도리어 떳떳해진다.
개의 입장에서는 원인적 책임을 따져볼 겨를도 없이, 도리어 결과적인 책임을 피해갈수도 없고 변명의 여지도 없게 된 것이다.
우리들의 현실 사회 속에서는 이처럼 잘못된 삼단논볍(三段論法)에 억매여 억울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주구와 충견 노릇에 만족하며 지내는 이들에게 충고하고 픈 마음이 간절하다.
의젓한 견공(犬公)으로 대우 받게 되기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갑견(雜犬)으로 스스로 비하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인성(人性), 인권(人權), 인격(人格), 인도(人道)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목적인 충견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다면 그런 부류는 정말 맹충(盲忠)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견불염가빈(犬不厭家貧)
개는 주인이 가난하다 해도 그 집을 떠나지 않는다
우리 생활문화 속에 오래 뿌리내린 관습 중에 그 해의 띠를 살펴보고 운수를 보는 일이다. 주인을 알고 배신을 하지않는 상스러운 동물이 개다. 사람도 주인을 배신하고 돌아서면 헐뜯고 이용하며 짓누르려 한다. 그러나 개는 다르다. 자기를 먹여주고 보살펴주는 주인을 알아보고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한다.
육십갑자 중에 병술년(丙戌年)은 23번째에 해당된다. 시간으로 보면 술시(戌時)는 오후 7시에서 9시를 뜻하고, 방향으로는 서북서, 달로는 음력 9월에 해당한다. 개는 이 시각과 방향에서 오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동물신으로 점술학에서는 부른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 중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고 사람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개는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한데다가 사람을 잘 따르고 충성심과 경계심이 많다. 그런 개의 성품 때문에 과거 우리민족은 개를 통해서 벽사 영험을 빌어왔고 사악한 귀신을 물리쳐 평안을 가져온다고 여긴 동물이다.
어리석은 자가 사리판단에 밝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하는 것을 비유할 때 쓰이는 말로 한유(韓愈)의 문집에 보면 촉견폐일(蜀犬吠日)에 관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원래 촉나라는 산이 높고 안개가 많이 끼기 때문에 해 뜨는 광경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아 태양이 붉게 떠오르는 것을 보게 되면 개들은 그것이 의심스러워서 짖어댄다(群犬 疑而吠之).
해가 뜨고 지는 것은 변함없이 되풀이되는 대자연의 현상이다. 그것을 보고 짖어대는 것은 개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으나 자신도 생각않고 부족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타인의 능력을 무시하고 책임질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은 개에 견주어 본다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공중을 날 수 없는 개의 한계를 말해주는 이야기로 닭 쫓던 개가 지붕만 바라본다(犬逐鷄飛 空望屋上)는 구절이 나오는데 지금까지 기대했던 것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자신의 능력은 돌보려하지 아니하고 남보다 앞서가려는 욕망에 쫓겨서 허둥대는 사람들을 말함일 것이다.
개는 먼 길을 잘 달려가고 닭은 높은 곳을 잘 날아오른다. 그것이 저마다 지니는 장점이다. 남의 장점을 업신여기다보면 언젠가는 그 실추됨에 허망함을 느끼도 좌절의 늪에서 허우적 거릴것이다.
아불염모추 견불염가빈(兒不厭母醜 犬不厭家貧)이라는 글을 보아도 아기는 어미가 못생겼다 해도 어미를 싫다 하지 아니하고, 개는 주인이 가난하다 해도 그 집을 떠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추하고 가난해도 그 안에는 고귀한 사랑이 담겨 있고 두터운 신뢰가 깔려 있고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믿어주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개와 닭의 이야기속에서 우리는 나를 알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수 있을것이다. 나를 제대로 알고 남을 평가 해야 하며 나의 깊이 속에서 도덕과 천륜 인륜을 무시하고 사회의 정의를 불신시키며 남을 해 하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고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참된 마음을 지켜야 할 것이다.
우리 문화 속의 견(犬)
개야 개야 깜둥 개야
개야 개야 깜둥 개야
가랑잎만 달싹해도 짖는 개야
청사초롱 불 밝혀라
우리임이 오시거든
개야 개야 깜둥개야
개야 개야 깜둥개야
짖지를 마라 짖지를 마라
멍멍멍멍 짖지를 마라
개야 개야 삽살개야
개야 개야 삽살개야
나뭇잎만 달싹해도
멍멍멍멍 짖지를 마라
한산도야 만물어 보자
우리임 외거든
개야 개야 삽살개야
개야 개야 삽살개야
문풍지만 달삭해도 짖는 개야
멍멍멍멍 짖지를 마라
(경남 통영지방의 전승민요 ‘개타령’ 中)
예로부터 개는 집지키기, 사냥, 맹인 안내, 수호신 등의 역할뿐만 아니라, 잡귀와 병도깨비, 요귀 등 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흰 개는 전염병, 병도깨비, 잡귀를 물리치는 벽사(壁邪) 능력뿐만 아니라 집안에 좋은 일이 있게 하고, 미리 재난을 경고하고 예방해 준다고 믿어왔다.
개는 아주 오랜 시기를 인간과 함께 살아온 동물이다. 그래서 동서를 막론하고 인간에게는 아주 헌신적인 충복(忠僕)의 상징이기도 하다. 설화 속에서 의견(義犬)은 충성과 의리를 갖춘, 우호적이고도 희생적인 행동을 한다. 그래서 의견설화나 의견동상, 의견무덤까지 만들어주며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전국에 전승된다.
그런가 하면 서당개, 맹견, 못된 개, 미운 개, 저질 개, 똥개, 천덕꾸러기 개는 비천함의 상징으로써 우리 속담이나 험구(욕)에 많이 나타나는데, 우리 속담 속에 개만큼 자주 등장하는 경우도 드물다.
이와 같이 개에 대한 표현방식은 시대에 따라서 문헌, 고분벽화, 설화, 신앙, 그림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한국 문화에 나타난 개는 충성과 의리의 충복, 심부름꾼, 안내자, 지킴이, 조상의 환생, 인간의 동반자 등의 상징적 의미와 함께 비천함의 대표격으로 등장한다.
경주를 거닐다 보면 왕릉과 탑 등 많은 문화유산들이 즐비하다. 그 가운데 인간과 가장 친근한 동물인 개를 조각한 것이 눈에 띤다. 경주 주변에서 가장 친근하게 犬을 찾아볼 수 있는 장소는 괘릉일 것이다. 경주에서 울산방향으로 가는 길에 불국사를 지나면 '掛陵'이라 쓴 간판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무덤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신라 38대 원성왕릉으로 추정하고 있는 무덤이다.
이 무덤 주변에는 열두 동물을 신상으로 표현한 12지신상이 둘러져 있고 무덤 사방에는 사자상이 지키고 있다. 이 사자상 들은 사자의 모습이라 하기에는 어딘지 어색하다. 귀는 반쯤 접혀 마치 귀여운 강아지를 연상케 된다.
이들 신상들은 무덤의 호석으로서의 역할과 방이신 및 시간신의 역할을 하는데, 그 형상은 무복을 입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개의 형상을 한 것은 12지신 상 중 열한 번째 순열에 위치하며 시간상으로는 오후 7시부터 9시, 방향으로는 서북서, 달로는 음력 9월에 해당하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犬은 이 방향과 이 시각에 오는 삿된 기운을 막는 동물신이다.
동양에서의 '十二支'에 대한 개념은 중국 은대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방위나 시간에 대응시키게 된 것은 대체로 한대 중기로 추정된다. 다시 이것을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등 12동물과 대응시킨 것은 훨씬 후대의 일로, 불교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대에 이르러서는 십이지생초를 조각한 석재 및 토우가 묘지 장식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호석으로 12지신상을 조각한 경주 괘릉이나 김유신묘의 신상들이 최초의 것이다.
성덕왕릉은 호석이 넘어지지 않도록 삼각형 수석을 받치고 그 사이에 따로 환조(丸彫) 십이지신상을 세운 특이한 예에 속하며, 그 이후의 왕릉에는 괘릉과 마찬가지로 호석면에 십이지신상을 양각하였다.
삼국유사의 경명왕조를 보면, "10월에 사천왕사 오방신의 활줄이 모두 끊어졌으며, 벽화 속의 개가 뜰의 복판으로 달려 나왔다가 다시 벽 속으로 들어갔다" 하고, 또한 "백제의 멸망에 앞서 사비성의 개들이 왕궁을 향해 슬피 울었다"는 대목이 보인다.
옛 풍속에 집에서 기르던 개가 슬피 울면 집안에 초상이 난다 하여 개를 팔아 버리는 습속이 있다. 또 개가 이유 없이 땅을 파면 무덤을 파는 암시라 하여 개를 없애고, 집안이 무사하기를 천지신명에게 빌고 근신하면서 불행에 대비하기도 하였다.
동서고금의 개 이야기
'개'라는 말은 개가 짖는 소리로부터 유래했다. 개는 '강강', '캉캉', '깡깡' 하는데 옛부터 '강강'하고 짖는다 하여 '가히' 혹은 '가이'라고 했다. 그 후 '가이'가 줄어서 '개'가 되었다.
개의 새끼를 의미하는 '강아지'는 '가히'에 조그마한 것을 나타내는 접미사 '아지'가 붙어서, '가히야지→ 가야지→ 강아지'가 된 말이다.
한자로 큰 개는 '犬(견)', 작은 개는 '狗(구)'로 표기하며, 개를 용도로 보면 집보는 개, 사냥개, 애완견, 구조견, 군용견, 목축견, 경찰견, 맹인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개는 12지의 11번째 동물로, 시간으로는 오후 7시~9시, 방향으로는 서북서, 달로는 음력 9월에 해당하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개라는 동물이 가축화된 발상지와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대 동양과 이집트이며, 여러 문헌이나 회화, 조형미술 등을 통해 볼 때 사육 시기는 대략 12,000~20,000년 전으로 보고 있다. 개는 거의 전세계에서 사육되는데 그 종류가 무려 250~300여 종이나 된다.
개는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하며, 특히 청각과 후각이 발달되어 있다. 일반인의 가청 한계가 2만 사이클인데 비해 개는 7만~10만 사이클까지 들을 수 있으며, 개의 예민한 후각은 일반인의 후각보다 수만 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여 집을 지키는 동물로 사랑받아 왔다.
우주창조와 관련된 일식과 월식의 현상은 까막나라 왕의 명을 받은 '불개'가 해와 달을 물었을 때, 물린 부분이 어두워지기 때문이라는 '불개'의 설화는 개의 역할이 충성심과 관련된 관념의 소산이다. 아무튼 개는 인간에게 헌신하는 충복의 상징임에는 틀림없다.
'귀신을 쫓는 개'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삽살(揷煞)개'는 저승사자를 막아주는 속신이 있다고 하여 신라시대 왕실에서 키웠다고 하며, '삼국사기'에 실려 있는 신라 진평왕 때에 흰 개가 궁중의 담장 위에 올라간 후 이손(伊飡)과 아손(阿飡)이 모반을 했고, 개가 궁성의 고루(鼓樓)에 올라 3일간 울고 나서 얼마 후 왕이 죽었다는 기록, 백제 의자왕 시절 들사슴 모양을 한 개가 왕궁을 보고 짖다가 사라지거나 여러 마리의 개가 길에 모여 울고 나서 백제가 망한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문헌기록에서 개의 비일상적인 행위는 모반, 죽음, 패망 등 불길한 미래를 예고하는 징조로 보인다.
이런 고대인의 사고는 '개가 지붕 위에 올라가면 흉사가 있거나 가운이 쇠한다', '개가 문 앞에 땅을 파면 불길하고, 문 앞에 굴을 파면 주인이 죽는다'는 속담이나 속신에서도 개의 비일상적인 행위는 집안의 쇠망과 죽음을 예고하는 징조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개는 이승과 저승, 저승과 이승을 연결하는 매개의 기능을 수행하는 동물로 인식되었는데, 우리네 무속신화인 '차사본풀이', '세민황제본풀이', '저승담' 등에서 이러한 관념을 엿볼 수 있다.
인간을 위해 충성과 의리를 갖추다 희생당한 오수 의견(義犬) 설화는 최자의 '보한집' 외에도 여러 문헌에 실려 있으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국외에도 널리 분포되어 있는 이러한 의견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교훈과 감화를 주고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접미사에 '개'가 붙은 미운개, 저질개, 똥개, 못된개, 사나운개, 천덕꾸러기개 등과, 접두사에 붙은 개나발, 개살구, 개새끼, 개소리, 개꼬락서니, 개지랄, 개맨드라미, 개판 등의 '개'는 비천함의 상징으로 우리나라 속담이나 격언 그리고 민요(개타령) 등에 많이 나타난다.
성서에도 개를 부정적 상징으로 쓰인 예가 있다. 마태복음 7장 6절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저희가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할까 염려하라"는 구절에서 사람을 개와 돼지로 비유한 것은 엄청난 모욕이 아닐 수 없으며, 돼지와 개를 동급으로 취급하여 사람을 비천하게 표현한 것은 고금의 유대인들이나 우리 민족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하다.
마가복음 7장 24절~ 30절에서, "예수께서 일어나사 거기를 떠나 두로 지경으로 가서 한 집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하시며 하나 숨길 수 없더라. 이에 더러운 귀신 들린 어린 딸을 둔 여자가 예수의 소문을 듣고 곧 와서 그 발 아래 엎드리니 그 여자는 헬라 인이요 수로보니게 족속이라. 자기 딸에게서 귀신 쫓아주시기를 간구하거늘 예수께서 이르시되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여자가 대답하여 가로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의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에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하시매 여자가 집에 돌아가 본즉 아이가 침상에 누웠고 귀신이 나갔더라"는 구절에서 개는 집에서 기르는 개보다는 거리를 떠도는 개로 보이며,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개에게 먼저 주기보다는 사람들이 먹고 나서 남은 부스러기를 개에게 주는 것이 타당하나 배고픈 이방인에게 먹을 것을 주지않는 유대인의 박절한 행동을 꾸짖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또 빌립보서 3장 2절에 "개들을 삼가고 악행하는 자들을 삼가고 손할례당을 삼가라"는 구절에서는 개를 악과 저속함과 더러운 행위의 상징으로 쓰고 있으며 누가복음 16장 19절~27절은 부자와 나사로의 얘기이다.
▶️ 犬(개 견)은 ❶상형문자로 犭(견)은 동자(同字)이다. 犬(견)은 개의 옆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자는 그것의 제일 두드러진 곳을 강조한 것이다. 소와 양은 뿔을, 말은 갈기를 개는 짖는 입을 각각 특징으로 본뜬 자형(字形)이다. 犬(견)은 다른 글자의 변이 되면 개사슴록변(犭=犬; 개)部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犬자는 '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 이전의 문자라고도 하는 도문(陶文)에도 犬(개 견)자가 발견될 정도로 개는 인류와 매우 친숙한 동물이었다. 그래서인지 갑골문에서는 마치 재롱을 피우듯이 꼬리를 추어올린 개가 그려져 있었다. 犬자는 이렇게 꼬리가 강조된 개를 그린 것으로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개'나 '개의 행동', '짐승'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犬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犭자로 바뀌기도 하며 狐(여우 호)자나 狼(이리 랑)자처럼 개와 비슷한 부류의 동물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犬(견)은 ①개(갯과의 포유류) ②겸칭(謙稱), 자신(自身)이나 자식(子息)을 낮춤 ③하찮은 것의 비유 ④남을 멸시(蔑視)하는 말 ⑤서쪽 오랑캐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개와 말을 견마(犬馬), 송곳니를 견치(犬齒), 개가죽을 견피(犬皮), 개와 고양이를 견묘(犬猫), 개와 원숭이를 견원(犬猿), 개가 짖음을 견폐(犬吠), 주인에게 충실한 개를 충견(忠犬), 사냥 때 부리는 매와 개를 응견(鷹犬), 군사 목적에 쓰이는 특별히 훈련된 개를 군견(軍犬), 사나운 개를 맹견(猛犬), 사랑하는 개를 애견(愛犬), 이름난 훌륭한 개를 명견(名犬), 개끼리 싸움으로 붙임 또는 거기에 쓰이는 개를 투견(鬪犬),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견원지간(犬猿之間), 개나 말의 하찮은 힘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노력 또는 윗사람에게 바치는 자기의 노력을 낮추어 말할 때 쓰는 말을 견마지로(犬馬之勞),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양자의 싸움에서 제3자가 이익을 봄을 이르는 말을 견토지쟁(犬兔之爭), 개나 말이 주인을 위하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신하나 백성이 임금에게 충성을 다해서 몸을 바치는 자기 마음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심(犬馬之心), 자기 나이를 낮추어 일컫는 말을 견마지년(犬馬之年), 개나 말의 정성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에 바치는 정성 또는 남에게 자기가 바치는 정성을 아주 겸손하게 일컫는 말을 견마지성(犬馬之誠),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령(犬馬之齡),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치(犬馬之齒), 개나 말의 봉양이라는 뜻으로 부모를 봉양만 하고 경의가 없음 또는 봉양만 하는 것은 효도가 아니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견마지양(犬馬之養),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의 싸움에 제삼자가 이익을 봄을 이르는 말을 견토지쟁(犬兎之爭), 개의 어금니가 서로서로 맞지 않는 것같이 국경선이 볼록 나오고 오목 들어가 서로 견제하려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견아상제(犬牙相制), 원래의 뜻은 동쪽 닭과 서쪽 개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뜻으로 닭 우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하여, 인가가 잇대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견상문(鷄犬相聞), 폭군 걸왕의 개도 성왕 요임금을 보면 짓는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아랫 사람을 진심과 믿음으로 대하면 아랫사람은 자기 상관에게 충성을 다하게 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걸견폐요(桀犬吠堯), 고을 개가 무리지어 짖는다는 뜻으로 소인들이 남을 비방함을 이르는 말을 읍견군폐(邑犬群吠), 가라말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나 보잘것없는 문장을 이르는 말을 여명견폐(驪鳴犬吠)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厭(싫어할 염, 누를 엽, 빠질 암)은 형성문자로 厌(염)의 본자(本字), 厌(염)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민엄호(厂; 굴바위,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猒(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厭(염, 엽, 암)은 ①싫어하다 ②물리다 ③조용하다 ④가리다 ⑤막다 ⑥가위눌리다(움직이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끼다) 그리고 ⓐ누르다(엽) ⓑ따르다(엽) ⓒ마음에 들다(엽) ⓓ젖다(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엽) 그리고 ㉠빠지다(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미워할 질(嫉), 싫어할 혐(嫌), 미워할 오(惡)이다. 용례로는 싫은 생각이나 느낌 또는 그런 반응을 염증(厭症), 싫어서 미워함을 염오(厭惡), 세상이나 인생을 괴롭게 여기고 싫증을 내는 것을 염세(厭世), 싫어하고 꺼리는 생각을 염의(厭意), 싫어하고 꺼림을 염기(厭忌), 밉고 싫어서 쌀쌀하게 대함을 염박(厭薄), 자기의 잘못을 간하여 주는 것을 싫어함을 염간(厭諫), 싫어하고 꺼림을 염탄(厭憚), 어떤 일을 싫어하고 고통스럽게 여김을 염고(厭苦), 세상을 싫어하여 떠남을 염리(厭離), 마음에 싫고 꺼리어 피함을 염피(厭避), 미워서 꺼려함을 혐염(嫌厭), 권태가 생겨 염증이 남을 권염(倦厭), 물리지 않고 싫증남이 없음을 무염(無厭), 남들이 자기의 말을 듣고서 만족해 하지 않는다를 이르는 말을 인청미염(人聽未厭), 용병에 있어서는 적을 속이는 것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전쟁에서는 속임수도 꺼리지 않는다를 이르는 말을 병불염사(兵不厭詐), 만족할 줄 모르는 끝없는 욕심을 이르는 말을 무염지욕(無厭之慾), 욕심 내키는 대로하여 사사로운 감정을 충족시킨다를 이르는 말을 종욕염사(從欲厭私), 재주가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한다를 이르는 말을 승기자염(勝己者厭) 등에 쓰인다.
▶️ 家(집 가, 여자 고)는 ❶회의문자로 宊(가)와 동자(同字)이고, 姑(시어미 고)와 통한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안에서 돼지(豕)를 기른다는 뜻을 합(合)하여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家자는 '집'이나 '가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家자는 宀(집 면)자와 豕(돼지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예로부터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은 집안의 귀중한 재산이었다. 그러니 도둑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돼지우리를 반지하에 두고 그 위로는 사람이 함께 사는 특이한 구조의 집을 지었었다.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일부 소수민족은 집안에 돼지를 기르고 있다. 家자는 그러한 가옥의 형태가 반영된 글자이다. 그래서 家(가)는 (1)일부 한자어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그 방면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또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일에 능하거나 또는 지식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3)어떤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4)성 다음에 붙어, 그 집안을 나타내는 말 (5)호적상, 한 가(家)로 등록된 친족의 단체 등의 뜻으로 ①집 ②자기(自己) 집 ③가족(家族) ④집안 ⑤문벌(門閥) ⑥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⑦조정 ⑧도성(都城) ⑨전문가 ⑩정통한 사람 ⑪용한이 ⑫학자(學者) ⑬학파(學派) ⑭남편(男便) ⑮아내 ⑯마나님(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 ⑰살림살이 ⑱집을 장만하여 살다 그리고 ⓐ여자(女子)(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궁(宮) 등이 있다. 용례로는 부부를 기초로 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을 가족(家族), 한 가족으로서의 집안을 가정(家庭),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집에서 나가 돌아오지 않음을 가출(家出),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집안의 보물을 가보(家寶), 집안 식구를 가구(家口),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남에게 자기 아들을 이르는 말을 가아(家兒), 집안 살림의 수입과 지출의 상태를 가계(家計), 한 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집안이나 문중을 가문(家門),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집안 어른이 그 자녀들에게 주는 교훈을 가훈(家訓),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에게 길들여져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家畜),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한 집안의 대대로 이어 온 계통을 가계(家系),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집마다 또는 모든 집을 일컫는 말을 가가호호(家家戶戶), 빈한한 집안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살림이 심히 구차함을 이르는 말을 가도벽립(家徒壁立), 집안이 네 벽 뿐이라는 뜻으로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도사벽(家徒四壁), 석은 한 항아리고 담은 두 항아리의 뜻으로 집에 조금도 없다는 말로 집에 재물의 여유가 조금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가무담석(家無擔石), 한 집안에 주인이 둘이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군신의 다름을 이르는 말을 가무이주(家無二主), 집에서 먹는 평소의 식사라는 뜻으로 일상사나 당연지사를 이르는 말을 가상다반(家常茶飯), 타국이나 타향에 살 때는 고향 가족의 편지가 더없이 반갑고 그 소식의 값이 황금 만 냥보다 더 소중하다는 말을 가서만금(家書萬金), 집집마다 알려주어 알아듣게 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다 아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유호효(家喩戶曉),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물오리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일상 흔한 것을 피하고 새로운 것 진기한 것을 존중함을 비유하는 말을 가계야목(家鷄野鶩),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꿩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아내를 소박하고 첩을 좋아함 또는 흔한 것을 멀리하고 언제나 새롭고 진귀한 것을 중히 여김을 이르는 말을 가계야치(家鷄野雉), 집집마다 살림이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해 살기 좋음을 이르는 말을 가급인족(家給人足), 집안이 가난하여 혼백이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뜻을 얻지 못하고 실의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가빈낙탁(家貧落魄), 집이 가난하고 부모가 늙었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은 벼슬자리라도 얻어서 어버이를 봉양해야 한다는 말을 가빈친로(家貧親老) 등에 쓰인다.
▶️ 貧(가난할 빈)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分(분; 나누는 일)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貧자는 '가난하다'나 '모자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貧자는 分(나눌 분)자와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貧자를 보면 宀(집 면)자 안에 分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집안에 아무것도 나눌 것이 없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집안에 쌀 한 톨조차 나눌 것이 없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貝자와 分자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면서 나누어 주고 나니 아무것도 없다는 뜻의 貧자가 되었다. 그래서 貧(빈)은 재산이 나누어져서 적어지다, 가난함 등의 뜻으로 ①가난하다 ②모자라다 ③부족(不足)하다 ④빈궁(貧窮)하다 ⑤결핍(缺乏)되다 ⑥구차(苟且)하다 ⑦천(賤)하다 ⑧품위가 없다 ⑨인색(吝嗇)하다 ⑩말이 많다 ⑪수다스럽다 ⑫가난 ⑬빈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진(盡), 다할 궁(窮), 다할 갈(竭),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부유할 부(富)이다. 용례로는 가난하고 궁색하여 살기 어려움을 빈곤(貧困), 가난함과 넉넉함을 빈부(貧富), 피 속의 적혈구나 혈색소의 수가 적어지는 현상을 빈혈(貧血), 가난하고 천함을 빈천(貧賤), 가난하고 힘이 없음을 빈약(貧弱), 가난하여 궁함을 빈궁(貧窮), 가난한 백성을 빈민(貧民), 가난한 나라를 빈국(貧國), 가난한 사람을 빈자(貧者), 가난한 집을 빈가(貧家), 가난한 사회를 빈국(貧局), 가난한 농가나 농민을 빈농(貧農), 야구에서 안타를 잘 치지 못하는 것을 빈타(貧打), 가난하고 쓸쓸함을 빈한(貧寒), 가난하고 고생스러움을 빈고(貧苦), 가난한 사람이 많이 사는 고을을 빈촌(貧村), 음식이 넉넉하지 못한 부엌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을 이르는 말을 빈주(貧廚), 성품이 깨끗하여 가난함을 청빈(淸貧), 천하고 가난함을 천빈(賤貧), 몹시 가난함을 극빈(極貧), 아주 가난하여 아무 것도 없음을 적빈(赤貧), 집이 가난함을 가빈(家貧), 더할 수 없는 가난을 철빈(鐵貧), 극히 가난한 사람을 구제함을 구빈(救貧), 가난하지 아니함을 불빈(不貧), 가난할수록 더욱 가난해 짐을 빈익빈(貧益貧),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이룬 거리를 빈민가(貧民街), 살림이 가난한 백성으로 된 사회의 계층을 빈민층(貧民層), 지극히 가난한 사람을 극빈자(極貧者), 넉넉한 사람의 재물을 빼앗아다가 어려운 사람을 구원하여 주는 도둑의 무리를 활빈당(活貧黨), 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라는 뜻으로 가난 속에서도 보인 작은 성의가 부귀한 사람들의 많은 보시보다도 가치가 큼을 이르는 말을 빈자일등(貧者一燈),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 나를 친구로 대해 준 벗은 내가 부귀하게 된 뒤에도 언제까지나 잊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빈천지교(貧賤之交), 가난한 몸이지만 하늘의 뜻으로 알고 도를 즐김을 일컫는 말을 빈이낙도(貧而樂道), 가난함과 부유함이나 귀함과 천함을 일컫는 말을 빈부귀천(貧富貴賤), 가난한 사람은 굽죄이는 일이 많아서 뻣뻣하지 못한 까닭에 저절로 낮은 사람처럼 된다는 말을 빈자소인(貧者小人), 빈한함이 뼈에까지 스민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일컫는 말을 빈한도골(貧寒到骨), 자기자신을 과소 평가하는 망상으로 자기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빈곤망상(貧困妄想), 가난해도 세상에 대한 원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빈이무원(貧而無怨),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을 일컫는 말을 안빈낙도(安貧樂道),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것으로 여김을 일컫는 말을 청빈낙도(淸貧樂道),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