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99%로, 다음 달 말 완공을 앞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사진)의 63층 최고층 용도가 아직 오리무중이다. 부산 문현혁신도시의 랜드마크이자 국내 사무용 빌딩 가운데 최고층을 자랑하는 BIFC의 스카이라운지를 비워둔 채 금융센터가 문을 여는 상황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현혁신도시 건설을 이끌고 있는 부산도시공사는 최근 부산관광공사 등 관계기관과 함께 BIFC 꼭대기층의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부산시 최고위 관계자가 전망대 사용을 비롯해 가능한 활용법을 찾으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BIFC 63층은 전용면적 1576㎡(477평), 분양면적은 3071㎡(929평)에 이른다. 분양가는 3.3㎡당 1230만 원가량이다.
부산시 일각에서는 보안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야간과 주말 휴일에 한해 전망대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활용도가 더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부산시나 부산관광공사는 분양가가 워낙 비싸 매입 후 인테리어 비용까지 부담하며 전망대로 사용하기에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는 전망대 포기를 최종 결정했다. 시는 지난해 말 전망대 활용 방안을 모색하다 불가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문현혁신도시 건설 특수목적법인인 부산파이낸스센터PFV 등 여러 기관이 머리를 맞댔지만 이번에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전망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설계 당시부터 전용 엘리베이터를 갖췄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입주 기관의 보안문제 등으로 곤란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게다가 매입 비용만 약 120억 원이나 돼 전망대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BIFC 63층은 당초 입주기관인 한국거래소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던 곳이다. 양측이 물러나지 않자 일단 비워놓고 입주하자는 중재안이 성사됐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무작정 비워둘 수 없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입주하는 기관이 활용하는 게 가장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거래소 등 8개 입주 기관이 일정 지분을 갖고 공동으로 매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BIFC의 건물 높이는 지상 289m로, 현존하는 부산 건축물 가운데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두산위브더제니스(80층, 301m) 다음으로 높다. 현재 BIFC의 63층 가운데 아직 매각되지 않은 것은 8개층이다. 하지만 3개층은 곧 계약을 앞두고 있어 완공 때까지 빈 공간은 꼭대기층 스카이라운지를 포함해 5개층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