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mlbpark 기사는 파크 운영진의 허락을 얻어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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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웨이 파크가 김병현을 부르네
김병현이 밤비노의 저주보다 더 위대한 보스턴의 상징 펜웨이 파크에서 첫번째 선발 등판을 갖는다. 6월 11일 오전 8시(한국시간) 보스턴 이적 후 벌써
3번이나 경기에 출전했지만 홈 경기에는 아직 한번도 등판하지 않았던 그가 드디어 올라섰다. 보스턴의 길고 길었던 원정 13연전의 끝에 찾아오는
14번째만의 홈 경기. 그 포문을 김병현이 열게된 것이다.
여전히 인터리그. 상대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지난 시즌 지구 우승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타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여기에 우디 윌리엄스라는 올 시즌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투수까지 만났다. 8승 1패 1.99의 방어율. 그는
리그 다승 선두에 나서고 있으며, 현재 양 리그 통틀어 유일한 1점대 방어율의 투수이다. 빠져나갈 수 없는 타력, 여기에 가장 위력적인 투수까지. 김병현의 홈 데뷔 상대는 만만치 않다.
김병현의 이번 11일 선발 등판이 예고되기까지는 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5일 피츠버그와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의 신들린 듯한 피칭. 그러나 그 날 더블헤더를 치뤄 투수진 운용에 차질이 생긴 보스턴은 83개의 적은 공을 던진 그를 3일 휴식 후 9일 경기를 준비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그 날 2차전에 등판했던 데릭 로우가 난 너무 많은 휴식을 원치 않는다며
등판을 앞당겨 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김병현은 그의 자리를 로우에게 빼앗겨버렸다.
그 뒤로도 사건은 계속됐다. 김병현이 로우의 등판으로 인해 선발이 이틀
밀린 11일로 다시 내정된 가운데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복귀 문제까지 드러난 것이다. 페드로는 11일이나 12일 중 한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었고, 보스턴의 그레디 리틀 감독은 일단 페드로의 일정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11일에 예정된 김병현, 12일에 예정된 존 버켓에 상관없이 페드로가
나가고자 하는 경기는 무조건 그에게 주되, 그 날 등판 예정이었던 투수는
페드로의 피칭이 마쳐진 후 불펜 투수로 나간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페드로는 컨디션 점검을 위해 대략 3이닝만 던질 것임에도 불구하고 리틀 감독은
그를 무조건 선발로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페드로는 12일에 나서고
버켓은 그날 불펜에서 대기하게 됐다.
굳이 3이닝 정도만 던질 투수를 선발로 내려고 기존의 로테이션까지 흔든
문제는 차후로 치자. 그러나 날짜가 거의 다가오기 직전까지 정확히 언제라
결정하지 못하고 페드로의 등판 일자에만 끌려다니며 로테이션에 혼란을
준 것은 분명히 리틀 감독의 용병술 실패이다. 김병현이 지난 8일, 선발 등판 3일만에 밀워키 전에 돌연 불펜으로 나와 2이닝이나 소화한 부분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리틀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이틀 연속 초반에 강판되면서 마땅히 내세울 불펜 투수가 없었으며, 김병현 역시 그저 불펜 피칭보다는 실전 투입을 원했다는 변명을 대고 있지만 그야말로 궁색한 변명일 뿐이다. 김병현 뒤에 3명의 투수가 더 나온 만큼 그의 등판 결정이 어쩔 수 없는 최후의 카드가 아니었으며, 불펜피칭이나 실전피칭이나 그게 그거라 느낀다면 그것은 메이저리그의 감독이 아니다.
어찌됐든 김병현은 선발 등판 후 3일 후 불펜, 또 다시 3일 후 선발 등판이라는 피로도 쌓인 피칭 운영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리고 그들은 이번 경기에서 새 얼굴이자 새 희망인 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보스턴은 10일 자로 투수코치에 다저스와 메츠의 투수코치 출신이었던 데이브 월라스를 임시 임명했다. 원래 투수코치였던 토니 클로닝어의 암 치료에 따른 것이었다. 다저스에서 노모 히데오와 박찬호, 두 마르티네스 형제
등을 키웠던 그의 데뷔전 역시 기대를 모은다. 월라스는 내셔널리그에서 오래 몸 담아 김병현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고 있으며, 명 코치답게 그의 조련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애틀랜타와 함께 내셔널리그 타격을 이끌고 있는 팀이다.
타격 2위, 득점 3위를 달리고 있으며, 알버트 푸홀스-짐 에드몬즈-스캇 롤렌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텍사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강이다. 푸홀스는
올 시즌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389의 타율을 기록하며 양 리그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홈 구장 부시 스타디움의 크기로 인해 홈런 개수가 적은
것으로 보일 뿐, 펜웨이 파크에서는 대부분의 타자들이 얼마든지 홈런을 뽑아낼 수 있는 파워까지 가지고 있다.
선발 윌리엄스는 시즌 초 7연승 후 6월 1일 첫 패전을 당했는데 8이닝 4실점으로 2:4 패배, 하지만 자책점은 2점에 불과했다. 한 마디로 자기가 잘못해서 진 경기는 단 한번도 없었다. 그는 불방망이를 자랑하는 토론토와의 지난 인터리그 첫 경기에서도 8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메이저리그 11년을 맞는 그의 커리어를 감안해봐도 심각한 기 현상인데, 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구장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그를 상대해야지만
공략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현지의 언론들은 김병현의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등판 결정에 대해서도 논하지만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부각하지 않으려 한다. 등판 연기에
대해서도 가벼운 코멘트만이 있었을 뿐 모두 11일 경기에만 주목하고 있다.
김병현이 보스턴의 홈 팬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무대이고, 또 그 다음
날에는 페드로가 그 뒤를 잇는다. 페드로와의 강력한 원투펀치 시나리오는
보스턴 팬들이 가장 흥분하며 기다리던 모습이다. 김병현이 이미 지난 피츠버그 전에서 너무나 인상적인 피칭을 보이는 바람에 그들의 관심은 더욱 더
부풀어져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이제는 그것을 보여줄 차례이다.
유재근 기자 (editor@mlb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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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라~!! 김병현~!!!!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