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는 지난 6월 8일 오후 4시 경기캠퍼스 송암관 유사홀에서 2023학년도 1학기 전임교원 퇴임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2023학년도 1학기 마지막 전체교수회의에서 변종석 교무혁신처장의 사회로 퇴임교원 소개와 감사패 및 부상 전달, 퇴임교원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 정년퇴임하는 교수는 경영학과 염건 교수, 경제학과 정건화 교수, 문예창작학과 최수철(49회) 교수, 신학과 이향명 교수 등 4명이다.
최수철(49회) 교수는 “내가 이룬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한신으로부터 아낌없는 후원을 받았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도 한신의 지지와 후원 그리고 응원을 만끽하며 보람 있는 일들을 이루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향명 교수는 “약육강식이 팽배한 지금의 상황 속에서 교수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한신의 이념과 교육의 가치가 사라지지 않도록 지켜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염건 교수는 1986년 9월 경영학과 교수로 임용돼 37년간 근속했으며, 정건화 교수는 1994년 8월 경제학과 교수로 임용돼 29년을 근속했다. 최수철 교수는 1997년 3월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임용돼 26년 6개월 근속, 이향명 교수는 2000년 8월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로 임용된 뒤 2016년 신학부 교수로 소속이 변경되어 23년을 근속했다.
최수철(49회) 동문은
1958년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문과 및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1991년 프랑스 파리대학교에서 수학했고, 1995년 미셸 뷔토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맹점」이 당선되면서 등단했으며 1998년에 ‘윤동주문학상’을, 1993년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수철은 답을 알지 못한다고 확신할 때 좋은 소설을 쓴다, 그는 분명한 행동 대신 모호한 의식을 표현하려고 한다"는 문학평론가 김인환의 말처럼 해답 불가능한 문제, 일탈적인 주제를 드물게 촘촘한 문체로 엮어내는 그의 소설은 일반적으로 읽기가 힘들다. 데뷔 때부터 작가는 글을 너무 어렵게 쓴다는, 그야말로 비판 아닌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했었다고 한다. 독자가 읽어주어야지, 하는 쪽으로 애써 의미를 맞춰보려고도 하고, 자기 성찰적인 글쓰기를 위해 어지간한 노력도 기울였다고 한다. 지금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이질적이고 독자적인 소설 형식은 한국문단에서 최수철을 중요한 작가이자 예외적인 작가로 평가 받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수철의 작품은 대부분 무거운 사유를 바탕으로 한 실험적이고 형태 파괴적인 특징을 보이며, 세밀한 문체와 일탈적인 주제가 두드러진다.
1987년 출간된 중편소설집 『화두, 기록, 화석』에서 개인 사이에 존재하는 소통의 문제를 다루며 개인의 진정한 만남의 언어, 건강한 소통의 언어를 추구했다. 소설집 『즐거운 지옥의 나날』을 통해 일상적인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업을 했으며, 1991년 발표한 소설 『알몸과 육성』에서 소설가의 허위의식에 대한 점검을 시도했다. 『무정부주의자의 사랑』을 통해 성(性)에 대한 억압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매미를 통해 인간의 삶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매미』, 죽음 앞에 선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은 『페스트』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소설집으로 『공중누각』, 『화두, 기록, 화석』, 『내 정신의 그믐』, 『몽타주』, 『갓길에서의 짧은 잠』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 『고래 뱃속에서』,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랑』, 『벽화 그리는 남자』, 『불멸과 소멸』, 『매미』, 『페스트』,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침대』 등이 있다. 1998년 『고래 뱃속에서』로 ‘제4회 윤동주문학상’을, 1993년에는 글쓰기에 대한 반성과 모색을 통해 한국적인 누보로망(앙티로망)의 가능성을 보여준 중편소설 『얼음의 도가니』로 ‘제17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르 클레지오의 작품 『사랑의 대지』, 『매혹』, 『우연』, 『타오르는 마음』, 『황금 물고기』를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