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남편들의 비애 ◈
어느 할머니의 남편에 대한 푸념입니다.
“남편이 집에 안 들어오면 궁금하고,
집에 들어오면 답답하고,
오자마자 자면 서운하고,
안자고 뒹굴면 짜증 나고,
말 안 걸면 짜증 나고,
누워 있음 나갔으면 좋겠고,
나가 있음 집에 좀 들어 왔음 좋겠고,
늦게 오면 열받고, 일찍 오면 괜히 불편하고
신경 쓰이고,
늙은 남편은 이상하고
미스테리한 존재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동물 사회에서 늙은 수컷은 비참합니다.
평생 적으로부터 무리를 보호하던 숫 사자는
사냥할 힘을 잃으면 젊은 수컷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쫓겨나 '마지막 여행'에서
혼자 쓸쓸히 죽어간다고 합니다.
늙은 숫 고양이도 죽을 때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침팬지도 늙은 수컷은 젊은것들과 암컷에게
애물단지처럼 왕따 당하며 산다고 합니다.
어느 나라건 '늙은 남편'을 조롱하는
농담은 넘쳐납니다.
일본에서는 "비 오는 가을날 구두에 붙은 낙엽"
신세로 비유 된다 합니다.
"아무리 떼어 내려 해도 달라붙는
귀찮은 존재"라는 뜻입니다.
실제 인구조사 결과도 씁쓸합니다.
몇 년 전 일본 에히메현에서
노인 3,100명을 조사했더니
여성은 남편 있는 쪽이 남편 없는 쪽보다
사망 위험이 두 배 높았고
남성은 그 반대로 부인 있는 쪽이
더 오래 살았다 합니다.
"늙은 남편이 아내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며칠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여성의 72%가
"늙은 남편이 부담스럽다"는 여론조사를 발표했습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 그만큼 돌봐야 하는
기간도 늘어날 것이라는 여성 쪽 걱정이었다 합니다.
늘 듣던 말 같은데 남성이 점점 더 내몰리는 느낌입니다.
내 주변의 실화 하나를 소개합니다.
내 지인 A씨는 73세이고 부인 B씨는 67세입니다.
어느 날 B씨가 모임에 갔다가 외출에서 돌아오자
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가더랍니다.
A씨는 인사말도 없이 들어가는 부인이 이상하여
B씨의 방으로 가서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며
다정하게 물어보아도 아무런 말이 없이
엎어져 누워만 있기에..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구나. 하고 기다리다가
한 참 지난 후에 B씨가 하는 말이 다들
싱글인데 나만 싱글이 아니어서 싱글이 부러워서
그런다고 말하며 울더랍니다.
즉 다른 여자들은 혼자 몸이어서 다 들 밥걱정도 안 하고
자유롭게 여행도 다니는데
자기만 남편이 있어서 부자유스럽고
불편해서 그런답니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조용히 방을 나와 자기 방에서
혼자 생각에 잠겼답니다.
퇴직 전까지 아이들 먹이고, 가르치고
장가보내고 하느라 한평생을 뼈가 휘도록
일해 오면서 취미 생활도
제대로 못하고 살아 왔는데
이젠 아내로부터 막상 버림받게되는
신세가 되었구나 하는 처량한 생각에
잠이 오지 않더랍니다.
술을 마시며 자신을 달래 보아도
누구에게 배신당한 것 같은 감정이 북받쳐 올라
극단적 선택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 들더랍니다.
다음날 아내 B씨를 앉혀 놓고 감정을 달래며 물으니,
형식적으로나마 '잘못했어요.'라는
대답과는 달리 태도가 예전 같지 않더랍니다.
이런 얘기를 술자리에서 괴롭게 털어놓는
A씨는 '어찌하면 좋으냐?'고
질문하는데 나 자신도 도저히 이 말에
정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부장 문화는
이제 여인들에 의해 사라졌습니다.
그 고분고분하고 순박하며 시어머니,
시누이들을 무서워하며 남편을 하늘처럼
받들던 효부시대는 머나먼
전설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아~
늙은 수컷들이 갈 곳은 어디입니까?
그러나 평안한 보금자리가 있는 늙은 수컷들은
잘 기억하셔야 합니다.
매우 현명한 늙은 암컷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를 신경 써서 지키고
그들을 얼마나 잘 섬겨야 하는지를.....
따라서 늙은 남편이 생존을 위해
지켜야 할 수칙 7가지를 제시합니다.
1. 아내가 부를 때 즉시 대령하라-show up
2. 아내가 말할 때는 경청하라.-listen up
3. 아내를 우러러보라.-look up
4. 할 말이 있어도 입을 다물라.-shut up
5. 아내의 귀가가 늦어도 기다려라.-wait up
6. 몸과 집을 깨끗이 하라.-clean up
상기 에피소드를 웃음으로 승화 시키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신 일상 되시길 바랍니다.
ㅡ모셔온글 ㅡ
◈사랑은 허물을 최대한 덮어주는것◈
약점 없는 사람은 없다.
결혼초 아내의 이런저런 점을 고쳐보려고
시도했다. 잔소리도 해보았다.
그것이 갈등이었고 불만이었다.
어느날 기도하다가 갑자기 깨달음이 왔다.
“얘야,30여년동안 나도 못 고친 것을 네가
어떻게 고치려고 그러느냐. 너나 한번 고쳐 보아라.”
결국 내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내가 변하니 상대가 변했다.
신혼초 어떤 사람이 상대방을 내 입맛대로
길들이기 5개년계획을 세웠다. 1차 연도에서
5차 연도까지 계획에 따라 배우자를 바꾸어보려고
장?단기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그 가정은
파경 직전까지 가고야 말았다.
상대를 변화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사람은 길들이는 존재가 아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상대가
자기 입맛대로 해주기를 바란다. 자기밖에 모른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
잘하는 것은 기본이니 당연하다.
못하는 부분만 크게 보인다. 그래서 틀렸다고 비난하고
지적하지만 정떨어지는 소리일 뿐이다.
퇴근하고 집에 와도 반갑지도 않다.
식탁에 밥만 차려주고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아내도 있다. 상대하고 싶지도 않다.
잔소리가 기적으로 바꾸어지는 사람은 없다.
바라고 얻기 위해 이루어진 가정은 무너진다.
돕고 주기 위해 이루어진 가정은 행복의 집을 짓는다.
그런가 하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사람이 있다. 강점은 물론 약점까지도
인정한다. 약점은 수용하는 풍토에서만
개선될 수 있다. 배우자가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에
내가 필요한 존재다. 내가 가진 것이 상대에게 없고
상대가 가진 것이 내게 없다.
그래서 결혼은 100점짜리 둘이 만나는 것이 아니다.
20점과 30점이 만나 100점을 향해 가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항상 100점이고 상대는 30점이니
갈등이다. 벌거벗어도 부끄럽지 않은 사이가 부부다.
부부는 서로 결점을 감싸주는 사람이다.
결점을 덮어주는 사람이 옆집 아저씨라면 큰 문제다.
사랑은 최대한 허물을 덮어주는 것이다.
사랑은 두 사람의 모자람과 넘침이 만나는 것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사랑으로 감싸는 조화가 아름답다.
결혼은 완전한 사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불완전한 사람을 위한 제도이다. 아직도
상대를 변화시키려 하는 야무진 사람들이여,꿈을 깨라.
- 글/ 두상달 한국가정문화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