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 존재와의 첫 대면
우주에 대한 그리움이 상사병처럼 깊어지고 있을 때,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홀연히 사라지고 말았다. 하루종일 들릴 때도 있고 며칠에 한 번씩 가끔 들리기도 했던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은 벌써 1년이나 되었다. 하늘에 가끔 나타나던 투명한 빛의 물체도 더 이상 눈에 띈 지 오래되었다.
그때부터 삶의 공허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와 대화를 나눌 때는 가난과 삶의 고뇌도 풍요롭게 느껴졌는데,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사라진 후의 삶은 무기력과 자포자기 같은 일상의 나날이었다.
그렇다고 우주 시민의 길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우주였기 때문이다. 텅 빈 가슴에 우주를 품는 희망이 아니었더라면 차라리 삶까지 포기하고 말았으리라.
그 공허와 고뇌의 끝자락에서 기적처럼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주인공과 첫 대면을 이룰 수 있었다.
그 어려운 시절 고향을 등지고 무작정 집을 나와(사실은 몸 하나의 탁할 가정도 없었지만...) 입산이나 해서 마음을 수련할 목적으로 마땅한 은신처가 되어 줄 사찰을 물색하고 다녔다. 불교에 귀의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 방법밖에는 무거운 삶의 멍에를 벗어놓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서도 쉽게 반겨 줄 은신처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방랑자처럼 이곳저곳 떠돌다가 지인의 귀띔을 받고, 깊은 산중에 위치한 암자를 찾아가고 있었다. 해변을 바라보고 있는 악산으로 소문난 곳이었다.
여비라도 몸에 지녔으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장소였는데, 무일푼으로 두 다리에만 의지하다 보니 지척에 둔 장소를 헤매고 헤매서 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끝내 악산으로 소문난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다가 어두운 밤을 맞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밀림이 우거진 그 산 숲속에는 여기저기에 허술한 움막 같은 것 한채씩이 지어져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사냥꾼들이 산에 들어와서 사냥할 때 며칠씩 기거하는 초막이었다.
어두운 밤중이라 비어 있는 초막을 무작정 찾아 들어가, 낮에 캐왔던 풀뿌리와 나무 열매들을 씹으며 하룻저녁의 숙식을 해결키로 했다. 칠흑 같은 어둠이 깊은 산에 접어들자 사방은 쥐 죽은 듯 고요해지며, 여기저기서 짐승들의 울음소리만 을씨년스럽게 들려왔다.
소문에 의하면, 그 악산의 밀림에는 사나운 동물들이 출몰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함부로 드나들기에는 위험한 장소라고 알려져 있었다.
사냥꾼들이 그곳에서 야생동물들이나 맹수들을 포획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넘겨주고, 그 대가로 돈을 마련한다는 소문을 들은 적도 있었다. 그러한 소문들이 생각나서 맹수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둠과 함께 온몸이 꽁꽁 얼어붙을 것 같았다.
잠가놓은 문틈으로 살짝 바깥의 어둠 속을 내다보니, 유령 같은 불빛들이 어슬렁거리며 숲속을 지나다니고 있었다. 직감에 그 불빛들은 표범이나 늑대 같은 맹수들이 먹이를 찾는 눈빛이라고 생각 들었다. 음침한 동물들의 울음소리들이 어둠의 적막을 뚫고 가금씩 들려오기도 했다.
그 순간 무섭고 두려운 생각은 더 들었다.
그렇게 깜깜한 밤중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움막 속에서 산짐승들의 공포에 시달리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 우선 뱃속의 허기부터 달래지 않을 수 없었다.
온종일 굶으며 험한 산속을 헤매던 끝이라 배고픔은 심했고, 그래서 저녁 요기를 위해서 캐 온 몇 종류의 산나물 뿌리와 나무 열매를 꺼내어 씹으며 허기를 달래려 했다. 머루나 다래 등의 열매는 먹을 만했지만, 도라지, 더덕,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산나물의 뿌리는 날 것으로 씹어 먹을 때 유쾌한 맛은 아니었다.
그중에는 아주 맛이 독하고 역겨운 산나물 뿌리도 있었는데,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는 독초의 풀뿌리도 섞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씹다가 맛이 고약해서 뱉어버린 것도 있지만 엉겁결에 삼킨 것도 몇 뿌리되었다.
그런 독초를 씹은 탓인지, 아니면 산나물 뿌리를 날 것으로 씹어 먹은 탓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뱃속이 뒤틀리고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급기야는 칼로 위장을 도려내는 듯 통증이 계속해서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픈 배를 움켜잡고 데굴데굴 굴렀지만 통증의 고통은 멈추지 않았다. 물이라도 마시면 나을 것 같은 생각에 움막 곁에서 흐르고 있는 개울을 찾아가려고 문밖으로 기어서 나왔지만 중간에서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지만, 그러한 두려움은 뱃속에서 일어나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산속의 추위도 밀려왔지만 어찌할 방도도 없었다. 그러다가 온몸은 점점 움직일 수도 없이 뻣뻣하게 굳어지기 시작했고, 끝내는 정신을 잃고 기절까지 하는 상태에 도달하고 말았다.
그때부터 혼절한 상태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악몽과 통증에 시달리며, 얼마나 많은 고통의 시간을 숲속의 찬 이슬 속에서 보냈는지 몰랐다.
나중에는 산속 추위와 식중독의 고통조차 감각에서 사라지고, 이제는 죽는구나 하는 생각만 꺼져가는 의식 속에서 가물거렸다. 그 길고 긴 악몽의 시간이 얼마나 계속되었는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갑자기 기적처럼 느껴지는 평화로운 기분이 온몸에 퍼지고 있었다.
그 평화로운 기분과 함께 차츰 의식이 회복되면서... 겨우 두 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보다가 놀라운 현상을 목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몸조차 가눌 수 없이 축 늘어져 있는 내 몸은 마치, 공중 부양이라도 하듯 저절로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나를 들어 올리고 있는 힘은 다름 아닌 투명한 빛이었다. 이른바 빛의 이끌림 현상...
투명한 빛에 이끌려 공중으로 올라가고 있을 때... 고고한 달빛은 온 누리에 쏟아지며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때는 깊어가는 가을밤이었고, 목청 터져라고 울어 대던 풀벌레 소리조차 뚝 멈춘 채 정적이 흐르는 것 같았다.
누군가 몰래 숨어서 공중으로 올라가는 내 모습을 바라보았더라면, 영락없이 시체가 하늘로 둥둥 떠다니는 모습처럼 보여 기절초풍했을 것이다. 공중으로 올라가면서 의식은 더욱 또렷해졌고, 투명한 빛이 내려오는 방향을 보니 낯익게 느껴지는 물체 하나가 공중 높은 곳에 떠 있었다.
하지만 그때 생각으로는 내 몸이 살아서 공중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죽은 영혼이 하늘나라를 찾아 떠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낮익게 느껴지는 그 물체는 영혼을 실어 나르는 하늘의 배라고 생각될 뿐이었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만 하늘나라로 떠나는 줄 알았는데, 죽은 몸으로 함께 떠나는가 싶어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 몸이 공중에 떠서 돔처럼 생긴 그 물체 가까이 다가오자, 저절로 출입문이 열리며 내 몸은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고 있었다. 내 몸이 공중에 떠 있는 물체 안으로 들어가자 기다리고 있는 인물이 있었다. 그 인물은 선하고 어진 표정을 하며 소중하게 나를 받아서 편안한 자리에 뉘어 주었다. 그 인물은 하늘에서 마중 나온 천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인물은 190cm 정도의 키 큰 체격의 남자였고, 피부는 곱고 늘씬해 보였으며, 금발의 긴 머리를 기르고 있었다. 연분홍빛의 피부와 푸른 눈을 가진 신비한 용모의 남자는, 지극히 자비롭고 애처로운 눈으로 말없이 내 모습을 응시하기만 했다. 무언가 깊은 감회에 젖은 눈빛이기도 했다.
말할 기운조차 없는 나는, 낯선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그 남자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사후의 세계에서 마중 나온 안내자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외로운 영혼을 잊지 않고 일부러 마중 나온 안내자에 대한 고마운 생각으로 끝이 없을 것 같았다.
낯선 남자를 얼른 보아서는, 평범한 서구적 용모의 남자와 크게 달라 보이는 점은 없었고, 피부나 신체 구조도 특별하게 다른 특징은 없었다. 속으로 현실 세계의 존재들이나 저승세계의 존재들이나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면 그가 착용하고 있는 복장이었는데, 눈부시게 투명한 빛의 하얀 천으로 만들어진 통옷과 허리에 착용하고 있는 금속성의 벨트였다.
특수한 문양이 새겨져 번들거리는 벨트가 참 멋있어 보였고, 하얀 천의 통옷에 세련되게 장식되어 있는 레이스가 아주 근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의상이었다. 천국에서 마중 나온 천사였다면 등에 날개가 달려 있을 것 같은데, 날개 없는 천사를 보는 것 같아 조금은 실망되기도 했다.
신발은 장화 같은 것을 신었는데 가죽도 아니고 고무도 아니었으며 번들거리는 특수한 재질의 신이었다. 그런 특수한 복장을 제외하고는 현실 세계의 인간과 크게 다르다는 인상을 느낄 수 없었다.
나이는 쉽게 분간이 되지는 않지만, 신비한 인상에서 풍기는 느낌으로 오십과 육십의 중간쯤 되어 보인다고 생각되었다. 낯선 남자의 표정에서는 한없이 인자하고 선량함이 따뜻한 햇살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선량한 표정 때문인지 자신도 모르게 그 남자에게 호감이 갔고, 당장이라도 품에 안겨 어리광을 떨고 싶은 친밀한 생각이 들었다.
이 몸이 비록 죽어서 저승에 왔다 할지라도, 그 선량한 안내자와 함께 방문하는 세상은 눈물과 고통이 없는 행복한 땅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조금 전에 사경을 헤매던 고통을 기억하면, 죽지 않고서 그 생소한 분위기와 낯선 남자 앞에 빛으로 인도되어 나타날 수 없으리란 판단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죽음을 맞이한 순간에 마중 나온 천국의 천사가 무한하게 반갑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빛으로 들어 올려온 나를 소중하게 받아 들고 자리에 눕게 한 그 존재는, 이번에 콩알만큼 작은 알약을 내 입에 넣어 주고 향기로운 음료수 한 잔을 수정 같은 컵에 따라서 마시게 했다.
그러자 박하향 같은 화~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갔고, 기운이 없던 몸에서 알 수 없는 힘이 강하게 발생하기 시작했다. 잔영처럼 남아있던 통증은 깨끗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불편하던 속도 편해졌으며, 꿈처럼 몽롱하던 정신이 개운하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성분의 마약을 삼킨 기분이었다.
어떻든 몸도 가벼워지고 기분도 좋아졌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쁜 함성을 지르며 힘차게 뛰어보고 싶은 충동이 발생했다. 그러한 내 모습을 어질게 바라보고 있던 남자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하리야 이제 정신이 드느냐?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구나. 너는 바로 죽음의 문턱까지 도달했다가 다시 돌아온 거야. 어쩌다 그렇게 지혜롭지 못한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나 나는지 모르겠다.”
“사람을 살리는 약초를 연구하면서 독초를 몰라서 되겠느냐? 아무리 배가 고팠더라도 살아있는 생명을 단숨에 절명시키는 맹독초를 씹다니 말이다... 그런 독초를 씹고도 살아난 것은 구사일생이요 천우신조라 생각하여라. 우리들이 위험에 처한 너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어떤 불행을 겪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느냐?"라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낯선 남자의 음성 속에는 진지함과 사랑이 가득했다.
그때 나는 겨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그러면 제가 지금 죽어서 저승에 온 것이 아니며 당신은 천국에서 마중 나온 천사가 아니란 말씀인가요?" 하고 반문했다.
낯선 남자는 껄껄 웃으며
“저승은 무엇이고 천사는 무엇이란 말이냐? 너 하리는 아직까지 내 목소리를 알아채지 못했단 말이냐?" 하고 다정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너무 따스하고 부드러웠다.
낯선 남자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니 어디서 분명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영혼을 울리는 듯 다정한 목소리는 바로 우주 파수꾼 초시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보이지 않게 다가와서 영혼의 심금을 울려주던 다정한 목소리, 꿈에도 잊지 못해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던 목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순간, 누워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 세우며
“당신이 나의 산타르시안, 샤르쵸시가 아니신가요? 맞지요?"라고 큰소리쳤다.
남자는 빙그레 웃으며 “그래 내가 너의 산타르시안 초시란다.” 하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너무 반갑고 감격스러운 생각에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몇 번이고 반문했다.
“당신이 정말 보이지 않는 목소리로 다가와 우주 대화를 나누던 샤르쵸시,.. 존경하는 스승님이 맞단 말씀이세요?"
남자는 “그렇다고 하지 않느냐. 내가 우주의 파수꾼 초시라고 하지 않느냐..." 하면서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며 등을 도닥거려 주었다.
- 461-
그때 나는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다. 그리웠던 우주와의 첫 조우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초시는 더욱 다정하게 나를 포옹하며 “그동안 고단한 삶을 견디느라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니?.” 하며 내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다. 초시의 체온은 너무 따뜻하고 포근했다. 그렇게 초시의 포근한 품에 안긴 나는 조금 전의 의문점을 질문했다.
“스승님..."
“말하렴..."
“땅에 누워있던 내 몸을 포근하게 감싸서 이곳으로 들어 올리던 빛의 정체가 파뵤시 에너진가요?
“그래 파뵤시 에너지란다. 그 파뵤시 에너지 빛의 이끌림으로 네 몸이 구출되어 이곳에 도달했다.”
“파뵤시 에너지는 정말 신비한 빛이군요. 죽은 몸이나 다름없는 나를 공중으로 들어 올리다니..."
“그 영험한 힘으로 무덤에 묻힌 자도 들어 올리고, 위험에 처했던 네 몸을 보호했으며, 4차원 현상으로 초자연적 힘을 일으키기도 하지..."
“그런데 이곳은 공중으로 높이 올라 온 하늘이 아닌가요?"
“그렇지. 지구의 상공인 하늘이지. 지금 밖에는 고고하게 아름다운 달빛이 지상을 향해 부드럽게 뿌려주고 있는 밤하늘이지."
"그런데 우리가 타고 있는 이 물체의 정체는 무엇이지요? 당신의 목소리와 함께 가끔 하늘에 나타나던 투명한 빛의 물체 같은데요? 그래서 낯이 익은 것 같기도 하구요... 혹시...""그래 UFO란다."
“파수꾼들을 실어 나르는 순간 이동체 그 UFO말인가요?"
“그렇다. 우리 파수꾼들이 타고 다니며 우주를 정복하고 우주광역의 코디우거스 운동을 주관하는 UFO다. 이 UFO의 선실에는 파뵤시 에너지가 증폭되고 발생하여, 현실 세계에서 체험할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을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단다. UFO 선실은 4차원 공간과 같은 장소이기도 하지."
“정말 기분 좋은 일이군요. 그렇게 궁금하고 동경했던 UFO를 직접 목격하고 살펴보면서 탑승까지 해볼 수 있다니, 이런 경우를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하는 건가요?"
“불행 중 다행? 그렇지. 네 삶의 이제까지의 과정은... 큰 행복을 얻기 위해 불행을 지불하며 살아 온 고행의 날들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 우리들 세계의 존재들도, 더 끝없는 차원의 의식을 쟁취하기 위해 일부러 고행을 자초하기도 하지. 어떻든 네가 독초를 씹은 후 잠시 고통에 시달린 점에 대해서는 안됐다는 생각을 하지만, 결국은 그 결과가 행운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라."
“행운을 불러오는 계기라구요?"
“아마도... 넌 그렇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사실은 행운이라면 이보다 큰 행운은 없겠지요... 그렇지만 스승 "님..."
“말해 보렴."
“깊은 산중의 밀림 속에 쓰러진 저를 어떻게 발견하고 구하게 되셨지요? 우연이었나요? 아니면 당신들이 이제까지의 제 삶을 계속 미행하기라도 하셨나요?"
“음... 우연은 아니었고 보이지 않는 빛으로 너와 동행하고 있었단다. 우리는 세상 끝날까지 너를 보살피고 보호할 사명이 있으며, 그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빛으로 네 삶과 함께, 동행하여 왔단다."
“그러므로 우리들 우주 파동의 목소리가 네 귓가에서 사라졌다고 하여 우리들의 관심이 너에게서 멀어진 것도 아니었고, 네 삶이 곤고해진 상황에 처했을 때 모른 체 하지도 않았단다. 그동안 우리는 보이지 않는 빛으로 하여 너를 보호하고 동행해 왔었단다.”
“그래서 위급한 상황에 처한 너를 발견한 즉시 파뵤시 에너지의 힘으로 응급조치를 취했던 게지. 그렇지 않았으면 네 말처럼 네 영혼이 도달해 있는 곳은 내 곁이 아니라 저승일 것이다. 네 위급한 상황을 알려 주고 긴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일등 공신은, 우리들의 UFO 정찰선이었단다."
“당신들이 지구에서 운행하는 정찰용 UFO가 항상 제 삶을 미행하고, 위기에 처한 모습을 당신들에게 알려주어 구해주셨다는 말씀이군요?"
“그랬단다. 네 몸에는 이미 UFO와 교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초미립의 연결 끈이 구성되어 있고, 그 연결 끈의 작용으로 네가 인지하지 못한 무의식의 순간에도 우주 파동의 교류가 지속되어 왔던 것이란다. 그 결과 지금까지 네 삶은 무사하였고, 지금 너는 우주를 향한 행운의 관문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란다."
“그러므로 이제까지 네가 지불한 삶의 고행과 불행들에 대하여, 억울한 생각을 가지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우주에는 공짜의 법칙이 없으며, 크고 작은 무엇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없단다."
"초미립의 연결 끈이 제 몸에 구성되어 있다구요?"
“그렇다. 양자의 구조로 이루어진 초미립의 연결끈..."“그것은 당신들이 설치한 인위적 현상인가요? 아니면 제 몸 기능의 일부인 자연적인 현상인가요?"
“두 가지 현상을 합한 것이다. 어떻든 네 몸에 형성된 초미립의 연결 끈은 우리들이 네게 베풀 수 있는 최고 사랑의 증표이다. 그 사랑의 증표로 인하여, 네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우주와의 교신이 가능하리라."
“그런 줄도 모르고 저는 이제까지 샤르쵸시님에 대하여 너무 서운한 감정이 많았던 걸요...” “알고 있었다.” “어떻게요?”
“네 감정의 파동이 우주 채널을 통해 쉬지 않고 나에게 전달되어 왔음으로... 하지만 다 너를 위해 모른체하고 있었을 뿐이다. 튼튼한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온실처럼 좋은 환경에서만 자라서는 안 되거든. 어쨌든 이제라도 너를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구나. 네가 고통을 당한 모습은 안 되었다만..."
“그래도 저를 잊지 않고, 항상 보이지 않는 빛으로 지켜보며 이렇게 위급한 상황에서 도와주셨으니, 그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스승님은 이제 제 생명의 은인이며 운명의 은인이십니다. 그 고마운 은혜를 항상 잊지 않고 우주의 파수꾼으로서 우주의 시민으로서 우주의 길을 걷도록 하겠습니다.”
“하리에게 고마운 마음은 내 심정도 마찬가지란다. 나의 목소리가 네 곁에서 사라진 후에도, 너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준 것에 대하여 무한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단다. 그동안 너에게 닥친 시련들도 잘 견디어 주었고,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훌륭하게 고비들을 넘겨주었다. 이제부터 내가 너를 직접 보살필 것이니 지난날의 고통을 다 잊도록 하여라.”
"감사합니다. 산타르시안 스승님."
이런 대화를 통해 초시의 깊은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외계 존재들의 보이지 않는 눈으로 보호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고맙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대화 끝에 비로소 나는 모든 마음의 진정을 되찾고, 천천히 눈을 돌려 파수꾼을 싣고 다니는 UFO 선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우주를 날아다니는 초광속체라고는 하지만, UFO의 선실이 그렇게 크고 어마어마한 규모일지는 미처 상상도 못했었다. 선체 외부의 모습보다 선실내부의 공간이 몇 배나 크게 느껴졌다.
그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풍경은 푸르게 자라고 있는 선실의 화초들과 귀엽게 뛰어다니고 있는 애완용 동물들이었다. 우주공간을 날아다니는 비행물체의 선실에 자연의 푸르름과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뜻밖이고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초시에게 궁금증을 찾미 못하고 질문을 했다.
“UFO의 선실이 이렇게 넓고 클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어요. 마치 공중에 떠 있는 섬 같기도 하고, 땅의 일부 같은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거대한 덩치의 UFO가 초광속으로 우주를 날아다닐 수 있다니 믿어지지도 않아요. UFO의 선실에는 마치 야외의 정원처럼 화초와 풀들이 자라며, 작은 동물들까지 돌아다니는데 어쩐 일이지요?"
“상상했던 것보다 UFO가 크고 거대하게 느껴지나 보구나. 그래도 이 UFO는 우주의 모든 공간에서 순간이동을 할 만큼 초광속으로 비행할 수 있단다. 잠시 후면 그 놀라운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게다. 그리고 우리는 일부러 UFO의 선실에 이런 자연과 생명체들을 가꾸고 키운단다.”
“그러면 긴 우주여행이 무료하지 않고 화초들로부터는 신선한 공기도 공급받을 수 있어 좋단다. 또한 화초의 향기들은 마음을 평안하게 하여 긴 우주여행을 무료하지 않게 도와준단다. 너도 화초들의 향기가 상큼하게 느껴지지 않느냐?"
“네 산타르시안님. 화초의 향기들이 너무 상큼하고 은은해서 좋네요. 처음에는 기분 좋은 냄새들의 정체를 몰랐는데 선실의 화초에서 풍기는 냄새들이었군요. 정말 당신들은 기발한 방법으로 UFO의 선실을 꾸미고 우주를 여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허허허, 기발하다고 생각드니? 어쨌든 네가 생기를 회복하고 기분이 좋아지니 다행이구나."
“그런데 UFO 선실의 공간이, 선체의 크기에 비해서 상상할 수 없을만큼 크고 넓어 보이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지요?"
“4차원 현상의 가상공간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란다. 선실 공간에 펼쳐져 있는 풀밭이나 숲이나 물 같은 자연이 모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현실의 현상들이지. 풀밭에서 뛰노는 귀여운 동물들이며, 향기로운 꽃송이를 찾아 춤을 추는 벌 나비들이며,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까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현실의 모습이란다."
“네 눈에도, 가상공간의 현상들이 실제로 존재하며 살아있는 자연현상과 다르지 않게 보일 것이다. 그렇지 않니?”
“그래요. 선실에 펼쳐져 있는 자연의 현상들이 가상공간의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실제와 조금도 다르지 않게 느껴져요."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오랫동안 우주공간을 여행하며, UFO의 선실에 머물러 있어도 지상의 자연 속에 묻혀 살아가는 느낌처럼 답답함을 모른단다. 하리도 그러한 느낌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산타르시안님 정말 그래요. UFO의 선실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아름다운 섬 같아요. 아름다운 섬을 타고 우주를 날아다니는 기분은 어떨지 상상도 되지 않아요."
“공중에 떠 있는 아름다운 섬이라... 그 표현도 운치 있고 색다르구나. 그러면 실제로 네가 공중에 떠 있는 섬에서, 가상공간의 풀밭을 거닐어보고, 물속에 몸을 담가보고, 꽃향기를 맡아 보아라. 살아있는 자연을 거닐며 산책하는 기분과 다른지 어떤지..."
“정말로 가상공간의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이나 실제의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이나 똑같이 느껴지고, 가상공간의 꽃을 만지는 기분이나 실제의 꽃을 만지는 기분이나 똑같이 느껴질 수 있을까요?"
“실제로 가상공간의 자연을 몸으로 느껴보고 확인해라..."
나는 초시가 시키는 대로 가상공간의 풀밭에 들어가 맨발로 걷기도 하고 꽃잎을 만져보며 향기를 맡아 보거나 물속에 손을 넣어보기도 했다. 가상공간 속 저 멀리 높은 산도 보이는데 한 번 찾아가서 오르고 싶은 생각도 들고,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는 곳으로 달려가 수평선 너머까지 헤엄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가상공간에 펼쳐져 있는 세상들이라고는 하지만, 현실 세계의 자연현상들과 어떤 느낌도 다르지 않았다.
4차원 현상으로 현실 공간과 다름없는 가상공간 프로그램을 연출할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가상공간 현상을 체험한 후 UFO의 선실을 더 관심 있게 살피던 중, 유난히 푸른빛으로 상큼한 냄새를 풍기며 자라고 있는 넝쿨 식물이 눈에 띄어 초시에게 물었다.
“저 식물은 선실의 벽을 타고 자라면서 뿌리들은 겉으로 드러나 있는데 성장하는 모습이 특별한 것 같군요. 상큼하고 기분 좋은 냄새도 많이 발생시키는 것 같고... 저 식물의 이름이 무엇이지요?"
“응. 공기 중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초시거수란 우주 식물인데, 기분을 평안하게 만들어주고 좋은 냄새를 많이 발생시켜서 공기를 맑게 순환시키는 유용한 식물이란다.”
“그래서 우리는 공기가 희박한 장소나 탁한 공기가 발생하는 장소에 이 초시거수를 심고 가꾼단다. 지구의 해저 기지에도 이 식물들이 많이 심어져있어 항상 상큼한 공기가 유지되고 있단다. 생명력도 강하여 환경이 나쁜 장소에서도 잘 자라는 우주 식물이지."
초시의 설명을 듣고 초시거수의 냄새를 더욱 깊게 코로 맡으며 호흡하자, 기분은 더욱 밝아지고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았다. UFO 선실이온통 상큼한 향기로 가득 찬 것은 초시거수 식물의 강력한 공기정화 작용인 것 같았다.
초시거수는 땅에서 기어 다니기도 하고 공중으로 이동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동물과 식물의 중간쯤 태생의 식물이었다.
UFO 선실의 이런저런 것들을 눈으로 구경하다가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물체가 있었다. 가상공간에 설치되어 있는 피라미드 구조물이었다. 높이는 15미터 정도 되어 보이고,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피라미드였다. 피라미드에서는 오로라 빛 같은 현상이 발생하여 신비로운 느낌을 더해주고 있었다.
그 신비한 피라미드 구조물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초시에게 물었다. “UFO 선실에 웬 피라미드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으며 그 용도는 무엇이지요?"
초시는 다음처럼 설명해주었다.
“피라미드는 우주 파동의 4차원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공명 장치란다. 피라미드 파워는 인간의 정신세계에 이로운 작용을 하고, 건강과 삶의 활력소를 유지 시켜주는 우주의 선물이란다. 그래서 우리들 세계에서는 피라미드 구조물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지. 선실의 피라미드는 실제의 피라미드가 아닌 빛을 이용한 가상의 현상이다. 하지만 피라미드의 실제 기능과 다르지 않다."
“그러면 당신들 세계에서는 실제로 피라미드 형태로 건축물을 지어 사용하기도 하나요?"
“우리 샤르별에는 커쿠스라고 부르는 바다처럼 넓은 초원들이 잘 조성되어 있는데, 그러한 초원 위에는 군데군데 산처럼 높은 피라미드가 세워져 있단다. 태양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피라미드 색깔은 신비로움을 더해주지.”
“또 넓은 바다 위에 인공섬처럼 띄워져 있는 피라미드도 있고, 밀림 속에 비밀의 성처럼 지어져 있는 피라미드도 있단다. 오래된 피라미드는 2만년 이상 된 것도 있고, 산처럼 거대한 피라미드는 높이가 5백 미터에 이르는 것도 많단다. 그래서 우리 샤르별을 피라미드의 나라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것이다."
"우와! 5백 미터 피라미드라면 하늘을 찌를 듯하고 그 위용이 대단하겠어요? 지구의 이집트 피라미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지구의 피라미드도 우주 문명의 유산이란다. 지구 피라미드의 역사는 오래된 것이 8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 당시 지구 인류들의 문명 수준으로 볼 때 산처럼 높은 피라미드를 축조하기는 불가능했단다. 곧 우주 문명의 도움을 받아 지구의 대형 피라미드들이 완성되었지. 아무튼 우리들 세계의 5백 미터 피라미드는 그 위용과 신비로움이 대단하지."
“넓은 초원 위에서 신비한 빛을 발산하며 산처럼 높이 솟아 있는 피라미드는 그 증폭된 기운의 힘이 대단하단다. 그런데 하리도 피라미드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는 모양이구나?"
“네. 지구 인류들도 이집트 피라미드에 감추어진 신비한 힘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여러 말들이 분분해요. 긍정적인 설명도 있고 부정적인 설명도 있는데, 더러는 지구 인류들 중에서 피라미드 파워를 활용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직접 체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피라미드에 대해서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편이었지요.”
“피라미드는 우주 기운을 증폭시키는 안테나와 다르지 않단다. 피라미드를 통해 우주 기운을 증폭시키고, 증폭된 우주 기운 속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은 인류들에게 축복이지. 인간은 우주의 유기체이며, 인간의 몸속에는 우주 신경망이 자율신경처럼 작용하고 있는데, 우주의 기운은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할 수 있지."
“피라미드에 그런 신비한 기운이 작용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러면 앞으로 저도 피라미드 파워를 활용해보고 싶은데 어쩌죠? 구할 수도 없고 만드는 방법도 모르니....”
“그러면 내가 너에게 좋은 선물 하나를 주지.”
그 말을 마치자마자 초시는 나에게 아주 작은 형태로 만들어진 피라미드 하나를 선물했다. 머리에 쓸 수 있는 고깔모자 정도의 크기였는데, 색깔이 검은색이고 표면에는 우주 문자라고 하는 도형들이 새겨져 있었다.
검은색 작은 피라미드를 받아들고 초시에게 질문했다. "이 작은 피라미드는 무슨 용도로 사용하나요?"
“작지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단다. 마음을 치료하는 용도로도 사용하고 방안의 기운을 바꿔주는 용도로도 사용한단다. 그 작은 피라미드에서도 큰 피라미드와 똑같이 4차원의 우주 에너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네 신변에 가까이 두면 정신을 살찌우는 에너지를 충전하게 될 것이다.”
“특히 피라미드 내부에 물을 넣어두면 피라미드 파워가 증폭된 물이 만들어지는데, 매일같이 마시면 정신작용에 이로움이 있을 것이다. 피라미드 물을 마시면 육체의 건강을 활성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니 실제로 활용해보면서 진가를 느껴보아라.”
“또 피라미드 물로 눈을 씻으면 눈에서 나쁜 기운이 빠져나오며 정신도 맑아진다. 아픈 곳에 바르면 통증도 사라지고 병도 나을 것이다. 소중하게 간직하고 소중하게 활용하여라. 똑같은 것을 만들어 이웃에게 나누어 주어도 좋을 것이다.”
이때부터 나는 피라미드 속에 물을 넣어두고 피라미드 물을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는데, 몸속에 생기가 넘치는 현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정신도 맑아지고 여러 가지 초자연적인 현상도 경험할 수 있었다.
피라미드 물을 통해 고차원 에너지의 실체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피라미드 물을 마시면서 내 몸의 원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초시가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또 처음에 받아먹었던 빨간 알약하나를 더 먹으라고 권했다. 그 알약은 먹을 때 몸속에서 박하향 같은 화~한 기운이 발생했는데, 먹고 나서 기분이 무척 상쾌했다.
알약을 침으로 녹여서 삼킨 후 초시에게 이렇게 물었다.“이 알약의 이름은 무엇이고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나요?"
초시는 알약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그 알약은 우리들의 우주 식사인 우스시어 생단이란다. 즉 우리들은 지구의 인류들처럼 밥을 먹지 않고 우스시어 한 알로 식사를 대신한단다. 하루 한 알이면 식사로 충분하지. 그만큼 생명의 에너지가 풍부한 우주식품이지. 네가 복용한 우스시어 생단은 특별히 치료용으로 제조된 것인데, 몸속의 나쁜 기운들을 제거하고 원기를 회복시키는데 탁월한 기능을 발휘한단다."
“그러면 우스시어는 약처럼 식사처럼 복용하는 당신들 세계의 우주식품이란 뜻인가요?"
“그렇다. 우스시어는 병도 고치고 식사도 대신하는 우리들 세계의 우주식품이란다.”
“그렇지만 이 작은 우스시어 한 알 속에 아무리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해도, 커다란 위장을 채우기는 너무 허전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뱃속에 많은 양의 음식이 들어가면 오히려 불편해서 살지 못한단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인류들은 위장이 아주 작아서 많은 음식을 채울 수도 없단다. 우스시어를 복용하는 즉시 몸속에 풍만한 기운이 넘쳐나고 금세 왕성해지는 활력과 생기를 느낄 수 있어 만물의 영장으로서 품위를 지켜주는 좋은 식사 방법이란다."
“밥을 먹지 않고 살 수만 있다면 너무 편할 것 같아요. 저도 아까우스시어 생단生丹을 복용하고 나서 몸속에서 일어나는 충만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 당신들 세계의 인류들은 맛있는 생선이나 고기도 먹지 않고 살아가나요?"
"우리들 세계의 인류들은 우스시어 생단이나 규시아 향료수 외에 다른 음식은 일체 입에 대지 않고 살아간단다. 피라미드 물이 바로 규시아 향료수다. 우리는 지구의 인류들처럼 고기나 생선은 물론이고,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과일도 먹지 않는단다.”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으면 당신들 세계의 동물이나 물고기들은 너무 행복한 생명체들이군요. 사람들에게 잡아먹힐 염려가 없을 테니말이죠."
“지구의 생명체들과 비교한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러면 나무에 매달린 열매나 과일들은 누가 먹고 사나요?"“과일이나 나무의 열매들은 모두 자연에서 살아가고 있는 짐승들의 몫이지. 인간이 먹지 않는다고 하나도 버릴 게 없단다. 만약에 과일이나 나무 열매들이 모두 인간들 차지가 된다면 불쌍한 짐승들은 무얼먹고 살겠니?"
“당연한 말씀이지만 식량부족과 기근에 시달리는 우리 지구 인류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설득력 있는 설명은 아니에요. 오히려 짐승들에게 먹이를 주기는커녕 그 짐승들을 잡아먹고 사는 것이 지구의 인류들이니까요. 저도 평소에 생명이 생명을 잡아먹는 일은 야만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당신의 설명을 듣고 나니 당신들의 세상이 진짜 사람 사는 곳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 맞는 말이다. 인간들이 살아있는 생명체를 잡아서 먹이로 삼는다는 것은 야만적인 삶에 지나지 않지. 곧 짐승의 피를 마시고 짐승의 고기를 먹는 식생활은 짐승식이요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짐승식이요법이야말로 우주 반란자들의 음모에 의해서 길들여진 역모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하늘의 바램도 지구의 인류들이 하루속히 야만적인 삶에서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 본래 하늘의 혈통을 이어받았던 지구의 인류들은 살생할 줄 몰랐는데 우주 반란자들의 꼬임으로 넘어가 살생하는 버릇이 생겼고, 물고기와 동물을 먹이로 삼는야만 식생활의 습관을 배우게 됐단다."
“지구의 인류들이 처음에는 식물만 먹고 살았다는 뜻이군요?"
“하늘 혈통의 지구 인류들은 본래 꽃과 향기와 열매로 이루어진 하늘 식이요법을 실천했단다."
“우주 반란자들이 무엇 때문에 지구의 인류들에게 짐승의 식이요법인 육식하는 습관을 배우게 했을까요?"
“살생을 함으로 인간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포학한 성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었지. 지구의 인류들이 살생을 통해 육식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지구에는 전쟁과 갈등이라고 하는 불행이 싹트기 시작했지.”
“지구 인류들의 식생활 습관만 바꾸어도 지구에는 평화가 찾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 맞아... 지구의 인류들이 식생활 습관만 바꾸면 충분한 식량이 넘쳐나서 생명체를 먹이로 삼는 악습도 사라질 것이고, 그러면 저절로 지구 인류들의 성품도 온순하게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구인류들이 식량 기근에 시달리는 비극도 막을 수 있고 말이다.”
“지구의 인류들에게도 소식하며 무병장수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많거든. 연구하면 방법이 많을 텐데, 풍성하고 배부르게 먹고 마시며 사는 것이 행복의 척도로 생각하는 지구 인류들의 그릇된 습성이 잘못이야. 그 잘못된 식생활 습성으로 지구 인류들은 전쟁과 갈등에 시달리며, 굶주림과 기근에 시달리며, 온갖 병치레로 시달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루빨리 깨닫기를 소망한다.”
“지구의 인류들이 살생을 멈추고 배부르게 먹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묘안이 있다면 한 가지라도 설명해주세요."
“일예로서 지구에는 아주 좋은 식품이 있어. 솔잎 같은 식물이지. 솔잎을 씹으면 밥 먹지 않아도 충분히 건강하게 살 수 있단다. 솔잎에는 육체를 이롭게 하는 물질만 풍부할 뿐 아니라 정신을 이롭게 하는 물질도 풍부하단다. 솔잎은 한마디로 생명의 기운과 우주 에너지가 풍성한 식품이라고 말할 수 있지."
“너도 나중에 피라미드 물을 마시면서 솔잎을 씹어보아라. 밥 먹지 않고도 오래오래 무병장수하며 건강하게 잘 살 것이다. 또한 네가 소원했던 우주 파동의 힘도 크게 길러져 산에서는 숲과 대화를 나누고, 물에서는 물고기들과 대화를 나누며, 우주의 영감을 크게 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설마하니, 솔잎만 씹는다고 사람의 몸속에서 그런 힘이 길러질까요?"
“실제로 산속에 들어가 1년만 금식하고 솔잎을 씹으며 우주 정신세계를 수련해 보아라. 네 몸에는 놀라운 우주 파동이 증폭되고 자연과의 깊은 대화가 가능해 질 것이다. 그러면 하늘을 나는 새들과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향기로운 꽃송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으니 이보다 큰 행복을 어디서 누릴 수 있겠느냐?"
“당신들 세계에도 솔잎 같은 식물이 있나요?"
“엄히스히라고 하는 비슷한 종의 식물이 있단다. 지구 인류들이 알아듣기 쉬운 이름으로 부르자면 태양초라고 할 수 있을 거야. 우리들 세계의 인류들도 정신 수련할 때 입산해서 금식하며, 엄히스히 솔잎을 씹고 피라미드 물을 마시며, 우주 파동을 증폭시키는 단련을 한단다.”
“지구에서 자라는 소나무의 솔잎을 씹어보고 성분을 분석해 보았는데, 인류의 건강을 위해 너무 소중한 성분이 들어있는 식물이라고 판단하게 되었다. 앞으로 지구인들도 솔잎을 잘 활용해서, 지구 인류들의 무병장수하는 삶과 건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당신의 말씀들을 잘 명심해서 앞으로 저도 솔잎을 잘 활용해보도록 할게요. 그러면 당신도 산에 들어가 솔잎을 씹으며 수련하면서 자연과 친구가 되어 본 경험이 있나요?"
“우리들은 샤르별에서 학생의 신분으로 학교에 다닐 때, 그러한 훈련을 많이 쌓았지. 그 외에도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수련하며 호연지기를 기르고 우주 기운을 몸에 증폭시킨단다. 그 결과 우주 파수꾼이 되어 우주공간을 종횡무진하고, 우주 삼라만상의 주제들과 모두 벗하며, 영감의 대화를 나누며 살아간다."
“곧 우주에서 우리들과 벗이 아닌 대상이 없고, 대화의 상대가 아닌 대상이 없다는 뜻이지. 몸속에 증폭된 우주 기운의 파동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들이지.”
“산타르시안님의 말씀은 모두 진실이란 생각이 들어요. 우주 파동의 힘이 증폭되면 우주의 삼라만상과 벗할 수 있는 신비한 힘이 길러질 것을 믿어요. 샤르별의 우주 시민들처럼 실천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연 세계의 꽃과 나무와 작은 생명체들의 대화만 엿듣고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영혼이 행복해질 것 같아요."
“저는 아직까지 자연과 겉으로 친구가 되고 겉으로 대화는 나누어 보았어도 속 깊은 교류와 대화는 나누어 보지 못했어요. 당신들 세계의 존재들은 자연과 깊은 교류를 나누고, 우주 대화를 나누며, 자연의 생명체들과 친구처럼 살아가리라 생각해요. 제 말이 틀리지 않지요?"
“그렇고말고. 우리들 세계의 존재들은 사나운 짐승들과도 대화를 나누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과도 대화를 나누고, 아름다운 꽃입술과도 대화를 나누며, 모든 자연 세계와 긴밀하고 깊은 교감을 나누면서 친구처럼 살아가고 있단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의 마음을 알고, 자연은 인간의 마음을 알아주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로 상부상조 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그게 모두, 인간의 마음속에서 크게 증폭된 우주 파동의 힘이지. 솔잎을 씹고 우주 정신세계를 열심히 수련하면, 네게도 우주 파동의 힘이 증폭되어 우리와 같은 삶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자연과 깊은 교류를 나누면 우주의 이치를 통달하게 되고, 어리석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하리는 그러한 우주의 지혜를 제대로 터득하여 훌륭한 우주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산타르시안님의 말씀대로, 피라미드 물을 마시고 솔잎을 씹으며 우주 정신세계를 수련하여 우주 파동의 힘이 증폭될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그 요령을 당신이 지도해주실 수 있나요?"
“네가 원하면 지도해 주마. 실천해보고 좋으면 네 이웃에게도 많이 전파해 주어라. 솔잎식이요법은 정신을 살리고 육체를 살리는 좋은 식단이 될 것이다. 피라미드 물과 솔잎식이요법 수련은 신선이 되는 비결이니, 소중한 마음으로 실천하여라."
이런 대화를 나누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초시는 다시 규시아라고 부르는 향료수를 또 한 컵 수정으로 만들어진 잔에 따라주었다. 아주 향기가 좋고 시원한 맛이 나는 향료수였는데, 그 향료수에도 피라미드 파워가 증폭되어 있었다.
어떤 물질이라도 피라미드 속에 넣어두면 피라미드 파워가 증폭된 물질로 변한다고 했다. 그래서 UFO 선실의 피라미드 속에는 항상, 샤르별인들이 섭취하고 복용하는 물과 향료수 그리고 우스시어 생단이 넣어져 있었다.
피라미드 파워가 증폭된 그 규시아 향료수를 한 잔 마시고 나니, 기분은 더욱 상쾌해지고 몸은 날아갈 듯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무의식적인 순간에 우주 파동의 힘이 몸속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이상한 현상을 체험했다. 어디선가 작은 속삭임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속삭임의 진원지를 확인해보니 선실의 가상공간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속삭임들이었다. 가상공간의 식물들 뿐 아니라 애완용으로 기르는 동물들이 자기들끼리 소곤거리는 대화가 들여왔다. 가상공간의 식물과 동물들이 소곤거리는 대화 속에는 환영의 속삭임도 들리고 반가움의 속삭임도 들렸다.
그 속삭임들은 파동처럼 전달되어 왔고 나를 향한 메시지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시에게 그 속삭임의 내용을 들려주었더니 이렇게 설명해주었다.
“식물이나 동물들은, 사람의 몸에서 발생하는 기운의 파동을 느끼면서 좋은 감정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나쁜 감정을 발생시키기도 하지. 사람처럼 행복하고 불행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며... 그래서 네 몸에 우주 파동이 증폭되고 신선한 기운이 가득해지는 느낌을 전달받고, 행복한 감정을 느낀 식물과 동물들이 그러한 속삭임으로 너를 반기는 것이란다."
“물론 가상공간의 생명체들이라고 하지만 실제와 똑같은 자연 세계의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말못하는 자연 앞에서도 좋은 느낌을 전달하도록 노력해라. 말 못하는 자연이라 하여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뜻이지."
"좋은 감정을 전달받은 자연은 아름다운 파동의 향기로 보답해 주며, 나쁜 감정을 전달받은 자연은 아름답지 못한 파동의 악취로 되갚아줄 것이다."
외계의 존재들은 이처럼, 자연을 주제로 한 우주 대화를 일상처럼 여기며 살아가고 있었으며, 자연과의 우주 대화는 아름다운 감성을 키우는 수련 과정이었다.
가상공간의 생명체들과 작은 속삭임의 대화를 나누고 나니, 내 몸과 마음은 더욱 상쾌해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행복한 체험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한 계기로 앞으로는 더욱 자연의 주제들과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며 속 깊은 영감의 대화를 나누면서, 아름다운 감성을 키워가기로 결심했다.
독초의 맹독으로 시달리던 몸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게 되자 초시는 UFO 선실에서 일을 돕고 있는 승무원들을 시켜 나를 캡슐처럼 생긴 장치로 이동시켰다. 한 사람 정도가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캡슐이었는데 그 속에 눕자마자 정밀진단이 시작됐다. 그리고 투명한 빛을 몸속에 투과시키면서 몸속의 망가진 부분들을 복구시켜 나갔다.
빛을 이용한 대수술을 받은 셈이었다.
투명한 빛이 몸속을 투과하는 순간에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리고 빛을 통해 몸속의 망가진 부분들이 복구되는 모습이 4차원 영상으로 눈앞에 나타나 보여주고 있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캡슐 속에 누워 있었는데 어느새 나는 스르르 잠이 들었고, 잠을 자는 동안에도 4차원 영상은 꿈처럼 나타났다.
캡슐의 진료프로그램이 끝나자 나는 다시 캡슐 밖으로 나와 승무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수면실로 이동했다. 수면실의 침대는 푹신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고 자리에 누우니 편안한 우주 음악이 잔잔하게 들려왔다. 그 음악을 들으면 저절로 편안한 수면이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수면 침대는, 수면을 취하기 위해 누우면 저절로 수면을 위한 가상공간이 요람처럼 만들어지고, 수면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저절로 작동되면서 가상의 안내원이 꿈속까지 안내하는 기능이 작동되고 있었다. 수면 침대는 수면시간과 꿈의 내용까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었다. 수면 침대는 아무리 불면증에 걸려 있더라도 눕기만 하면 저절로 잠에 빠지는 장치였다.
사람을 치료하는 의료용 캡슐의 이름은 <시스>라고 불렀으며, 빛을 이용해서 사람 몸속의 고장 난 부분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수술까지 하는 4차원 의료 프로그램이 내장된 무한이론 장치였다.
UFO 선실에서 나의 행동을 도와주는 승무원들은 모두 사람이 아닌 인조인간들이었다. 인조인간들의 모습은 사람과 다르게 보이지 않았고, 기쁘고 행복한 감정을 사람하고 똑같이 표현했다.
인조인간 승무원들은 사람처럼 일상의 대화가 가능했다. 인조인간 승무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나는 편하게 UFO 선실의 생활을 즐길 수 있었고, 상실되었던 건강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밝아져서 마음껏 움직여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반사적인 느낌으로 수면실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나 수면실 밖으로 나오려는데 초시가 만류했다.
“네 몸속에 퍼져있던 독초의 맹독은 이제 거의 해소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운동이나 활동으로 몸에 무리를 주어서는 안 된다. 그만큼 독초 성분의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므로 몸속의 기력을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안정을 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작은 주머니 하나를 건네주며
“이 속에 활기를 되찾게 해주도록 특별히 제조된 우스시어 생단이 들어 있다. 틈나는 대로 한 알씩 복용하여 건강한 체력을 빨리 되찾도록 하여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초시의 당부대로 매일 같이 우스시어 생단 한 알씩을 복용했는데, 밥이나 과일이나 다른 음식은 일체 입에 댄 일이 없는데도 크게 배고프지 않고 견딜 만했다. 몸에서 점점 활력이 증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뱃속은 든든한데 무언가 허전한 뱃속을 채유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현상은 어쩔 수 없었다.
초시도 식사 시간이 되면 우스시어 한 알로 끼니를 대신했고, 함께 탑승하고 있는 다른 외계인들도 똑같은 식사를 했다. 그리고 규시아 향료수를 수분처럼 섭취했으며, 그와 과일이나 과자 같은 주전부리는 일체 입에 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인조인간 승무원들은 아예 식사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모조 생명체인 인조인간이라고는 하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생활하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미안한 감정도 생기고 하여 나를 시중들고 있는 인조인간 승무원에게 말을 걸며 질문해 보았다.
“온종일 잠시도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이고 활동하면서 힘들고 배고플 텐데 괜찮나요? 식사 때면 사람들만 식사를 하니까 미안한 생각이 드는데...”
인조인간 여성 승무원은 내 말을 듣고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주인님 우리들은 사람처럼 먹지 않아도, 잠을 자지 않아도... 그리고 아주 위험한 처지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가는 불사신들이랍니다. 그러므로 주인님 몸이나 잘 챙기고 우리들이 먹지 않고 살아간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그 대신 우리는 식사는 하지 않지만 생기를 충전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인조인간은 사람처럼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해 주었고, 감정까지 표현하며 말을 하니 사람하고 무엇이 다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먹지 않고 잠을 자지 않고 아무리 위험한 순간에도 죽지도 않고 활동하며 살아가는 불사신들... 그들이 모조 생명체인 인조인간들이라고 하니, 사람과 인조인간 중 누가 월등한 존재들인지 얼른 판단이 서지 않았다.
내가 UFO 선실에서 요양하고 있는 수면실에도 다양한 우주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그중에 쇼시슈시라는 식물은 내게 이렇게 파동으로 속삭였다.
'나의 향기를 맡으세요. 그러면 당신 몸속의 나쁜 기운이 빠져나가요. 어서 나의 향기를 많이 맡으세요. 어서요, 어서요... 당신 몸속에 나쁜 독소와 죽음의 기운이 아직 다 씻기지 못하고 남아잇어요.'
식물의 속삭임은 파동처럼 전달되어 왔고 파동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식물의 속삭임대로 쇼시슈시 향기를 자주 맡았더니 몸의 쾌유는 더욱 빨라지는 것 같았다. 나중에는 쇼시슈시의 향기가 보얀 안개처럼 퍼져서 몸속에 흡수되는 현상이 눈에 나타나기도 했다.
이렇게 식물들의 대화와 우스시어, 규시아 향료수, 피라미드 물 등을 이용한 우주 식이요법을 실천한 덕분에, 식중독으로 상실된 나의 건강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고, 거의 원상태에 가깝게 기력을 회복하자 초시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이제 네 몸이 정상에 가깝도록 완쾌된 것 같으니 아디(아디샤른)와 함께 우주를 산책하지 않으련? 아디와 함께 하는 우주산책은 너무 편안하고 신기할 것이다.”
그런 제안을 듣고 나는 아디가 UFO 선실의 승무원인, 사람의 이름인 줄 알았다. UFO 선실에는 두세 명 정도의 외계인 승무원과 나머지는 인조인간 승무원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그중에 누군가의 이름이 아디인 줄 알았다.
그래서 선실에 있는 탑승자들의 얼굴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아디는 누구의 이름인가요?" 하고 물었다. 초시는 “아디는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이 UFO 초광속체의 애칭이란다.”라고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아디와 첫 대면이니 인사를 나누어라. 앞으로 친하게 지내며 신세져야할 일이 많을 것이다.”라고 웃으며 권했다.
UFO의 대화 방법은 불꽃의 빛 대화였다. 나는 초시가 시키는 대로 보라색 불꽃이 촛불처럼 타오르고 있는 UFO의 이이머 헤드를 향해 초시가 가르쳐준 방법대로 인사를 했다.
“안녕? 아디샤른... 나는 지구에서 살고 있는 하리라고 해요. 불청객처럼 방문한 나에게 편리한 시설들을 제공해주고, 신비한 현상들을 많이 보여주면서 여러 가지 친절을 베풀어 주어 너무 감사해요...”
그러자 이이머라고 하는 UFO 헤드 장치에서는 여러 가지 불꽃들을 만들어내면서 반갑다고 환대했다. 나를 친구로 인식했다는 신호라고 했다. 이이머 헤드장치는 UFO의 의식을 주관하는 기관이었다.
UFO는 이이머 헤드 장치를 통해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일도 가능했는데, UFO와 대화를 나누면 기계와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아니라 마치우주의 철학자와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었다.
UFO는 4차원 생명체처럼 스스로 진화하고 기억하며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을 겸비하고 있었는데, 1만5천 년 이상의 수명을 보유한 아디 UFO는, 우주 철학자 뺨칠 만큼 내게 정신적 교훈을 많이 들려주었다. UFO 비행체는 1만5천 년에 이르는 우주 비행 기록과 우주여행으로 체험한 내용을 빅데이터로 부유하고 있었다.
UFO는 그러한 우주여행 기록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어떤 산타르시안의 대각성자보다 철학적 상식이 풍부했다. 사람이 아닌 기계로부터 우주 철학과 정신적 가르침을 받는 기분은 묘했다.
UFO 선실의 크고 작은 불꽃들은 촛불처럼 타오르기는 한 데, 연소되거나 물질을 태우는 작용을 하지 않았다. 향기로운 냄새만 나고 손으로 만져도 뜨겁지도 않았다. 그 불꽃들은 각종 신호나 의사소통을 나타내는 기능들을 하고 있었다. UFO의 이이머 헤드 불꽃과 첫 대면의 대화를 나눈 후, UFO와는 아주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UFO의 기억장치에 친구로 인식되면 UFO를 이용하는데 편리한 점이 많았다.
그 후로 UFO는 자신의 애칭을 불러줄 때마다 불꽃 대화로 응대하며 자질구레한 부탁들을 잘 들어주었다. UFO 선실에서는 나의 행동이 무엇이나 서툴렀다. 침대에 눕고 일어나는 일, 목욕하는 일, 옷을 갈아입고 처리하는 일들을 비롯해서, 선실의 헬스장이나 여러 가지 서비스 시설들을 이용하는 일 등,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이러한 자질구레한 일들을 인조인간 승무원들이 시중들지 않아도 UFO 두뇌 기능인 이이머가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불꽃의 센서 기능들이 수행원처럼 동행하며 친절하게 도와주었다. UFO의 두뇌 기능은 내가 궁금해하는 내용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줄 알았고, 대화식으로 모르는 점을 이해시켜 주기도 했다. 그러한 UFO의 두뇌 기능은 모두 불꽃의 형태로 나타났다.
UFO 헤드 장치에는 외계의 다른 언어들을 인식하고 통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어서, 우주의 생소한 존재들과의 의사소통도 어렵지 않다고 했다. UFO의 통역 기능은 UFO가 우주를 여행하면서 체득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진화하면서 익힌 기술이라고 했다.
UFO는 사람이 만들어서 탑재시킨 프로그램으로 우주를 비행하지 않으며, 스스로 우주를 비행하면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스스로 진화하고 스스로 대처한다고 했다. 우주 비행 기술과 선실의 기능들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변화시키면서 최적의 우주여행을 완수하도록 UFO 스스로 운행한다고 했다.
빛과 무한이론의 세상을 지배하는 주인공들 - 도선당(백마신선) 저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