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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첫 시작인 1회부터 차례대로 보아야 내용이 이해가 됩니다. 첫 시작인 1회부터 차례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12회. 살인자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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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인 나는 다니던 직장에서 장기적인 휴가를 받았다.
내가 다니던 직장은 고민을 해결해주는 상담소 법인명 ‘해결사’였다.
그곳에서 나는 1층 창구 접수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모처럼의 휴가가 너무 좋았다.
상담소 법인명 ‘해결사’는 오픈시간이 오전9시였기 때문에 청소 및 기타 준비를 하기 위해선 적어도 회사에 오전8시 40분까지는 도착하여야 했다.
나의 집에서 해결사까지는 출근시간의 정체를 감안해서 약 1시간 10분이 걸렸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엔 기숙사생활을 했다.
회사에서는 별관건물을 따로 보유하였고, 그곳에서는 많은 직원들이 기숙사생활을 한다.
그러다가 최근에 신입으로 들어오는 신입들을 위하여 기숙사를 양보했고, 난 오랫동안 비웠던 집으로 복귀했었고, 당분간 집에서 출퇴근했다.
아침마다 전쟁 같은 지하철과 버스를 뚫어서 탑승과 하차를 반복했다.
그렇게 반복되는 출퇴근길과 단순한 업무가 무료하게 느껴졌던 찰나에 ‘뜻하지 않는 휴가가 찾아왔다.’
회사로부터 받은 휴가 첫날은
오전11시가 넘도록 이불에서 나오지 않고 침대에서 뒹굴었고, 매일 반복처럼 하던 화장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후7시가 되도록 집에서만 생활하다가 거울을 바라보니, 완전 쓰레기가 따로 없었다.
나의 얼굴을 보고 쓰레기라는 표현을 쓰기 그렇다만. 정말 쓰레기 수준으로 더러웠다.
그 모습에 놀라며 나는 세면장에 들어가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간단하게 로션정도를 발랐다.
그러곤 거울을 바라보면서
“좀 낫네.”
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다음 날에도
오전 10시까지 늦잠을 자고선 여유로운 삶을 즐겼다.
그렇게 며칠은 느긋한 생활을 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한 ‘나’ 자신에게 휴식을 주었다.
그런데 1개월쯤 되었을 때, 쉬는 것도 지친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회사를 다닐 땐 그토록 출근하기 싫었고, 연차를 쓰고 싶었으나, 막상 오랫동안 쉬니깐
“회사가고 싶다!”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인간이란 족속은 참으로 ‘알 수 없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출근하기가 싫으면서도 막상 퇴사하고 집에 있으면 ‘청개구리 심리’가 발동하였는지, 다시 회사로 출근을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나 역시 그랬다.
“딱! 일주일 정도가 좋아!”
이래서 모든 회사는 여름휴가를 일주일정도를 주는 모양이다.
너무 긴 연휴는 ‘지겹다.’
쉬는 것도 너무 길면 지치는 법이다.
그렇게 지겨움에 이곳저곳에 카톡과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서 오랫동안 휴대폰을 붙잡고 있기도 했다.
그러던 찰나에 마침 연말휴가를 받았다는 친구의 말에 나는 너무나도 반가워
“정말이야?”
라고 물었고, 친구는
“응.”
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친구는 나에게
“이번에 일본으로 여행갈 계획인데, 같이 갈래?”
나는 고민하지도 않고
“응!”
이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우리는 급하게 땡처리의 패키지상품을 여행사에 계약하고, 후쿠오카로 향했다.
3박4일로 후쿠오카부터 벳부, 유후인, 아소까지 모든 관광을 마친 후에 우리는 위쪽인 오사카로 향했다.
여행사 직원의 말에 의하면
“보통 일본 여행은 짧게 한 코스만 다녀오지, 여러 곳을 묶어서 가지 않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나의 휴가는 하염없이 많이 남았고, 친구도 올해 연차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13개라는 연차가 남았다.
거기에 토요일과 일요일이라는 휴일까지 합쳐서 친구는 19일이라는 긴 휴가를 쓸 수 있었다.
이런 우리에게 고작 북큐슈만 3박4일로 만족하라는 여행사 직원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던 우리는 오사카와 교토 그리고 나라까지 3박4일 패키지투어를 추가하였고,
심지어 오나교의 3박4일 일정을 소화한 후에는 위쪽인 도쿄까지 3일 관광했다.
중간에 나고야도 가고 싶었지만, 그곳은 단풍을 보기 위한 코스이기에 한참 추운 겨울인 현재에서는 포기했다.
그러나 아직도 친구의 휴가와 나의 휴가가 길게 남았기에 겨울에 눈을 보기 위하여 자주 택한다는 북해도까지 올라갔다.
북해도는 너무나도 추웠다.
여행사 직원의 말로는
“홋카이도는 여름에 가면 시원하지만, 겨울에는 춥습니다.”
라고 우리에게 경고했다.
그러나 고집강한 친구와 나는 두꺼운 옷들을 챙겨서 홋카이도까지 관광을 소화했다.
북해도에서 3일을 소화하였음에도, 아직도 남은 우리의 휴가기간을 마지막 오키나와로 마무리 지었다.
12월 어마어마한 추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과 다르게 일본의 오키나와는 매우 따뜻해서 좋았다.
그곳에서 2박3일 정도의 자유여행을 소화했고, 친구와 함께 한국으로 귀국했다.
우리는 일본을 곳곳이 여행하였다고 주변에 자랑했고,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그렇게 길게 관광한 사람들은 너희가 처음일거야!”
라고 말하거나
“어이쿠! 일본을 한방에 다 보았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다수는 친구와 나처럼 일본을 몰아서 보지 않고, 나눠서 본다고 말했다.
친구와 나는 그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여행사 직원의 말이 맞네.’ 라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숙명은 결코! 긴 일정의 휴가를 받을 수 없다.
또한,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긴 일정의 휴가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대다수 짧게 일본을 여러 번 다녀오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뜻하지 않게 많은 휴가가 남았고, 길게 몰아치듯이 일본의 전국여행을 마쳤다.
그러나 나와 친구는 여행을 힐링으로 다녀온 것이 아니라, 매우 피곤한 표정으로
“일하는 것보다 더 피곤하다.”
라고 말하면서 한동안 여행후유증을 앓아야만 했다.
그렇지만 외국을 다녀오면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였고, 일본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국인들을 만났다.
그렇게 보고 듣고 느끼면서 견문이 넓어진 것을 나 스스로 느꼈다.
다음에 친구와 나는 기회가 된다면, 지중해에 있는 스페인이나, 서유럽 혹은 미주를 여행하기로 다짐했다.
물론, 이번처럼 긴 휴가를 회사로부터 받아야 가능하겠지만.
친구는 며칠을 집에서 푹! 쉬더니, 활기찬 모습으로 회사에 복귀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회사에서 복귀명령이 떨어지지 않았기에 집에서 백수처럼 지냈다.
나는 혼잣말로
“쉬는 것도 고문이다!”
라고 외쳤다.
열심히 일하다가 지쳐서 며칠 정도 쉬는 것이 딱! 좋다.
너무나도 긴 휴식은 활력소가 아니라, 독이 된다.
그렇게 오랫동안 쉬고 있었는데, 나의 휴대폰으로 이틀 뒤에 회사로 복귀하라는 연락이 왔다.
나는 너무 기뻐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그런데 회사가 이전했다.
기존의 외딴 골목길에 다 찌그러지는 달동네에 유일하게 20층짜리의 고층 빌딩 하나가 있는 곳이 내가 근무하는 상담소 법인명 ‘해결사’였다.
그러나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지금은 사람들의 유동인구도 많고, 복잡한 번화가에 회사가 위치했다.
회사는 20층짜리 고층 빌딩으로, 매우 세련되었고, 깔끔하며, 1층의 간판은 전과 동일하게 ‘고민을 해결해주는 상담소’ 라고 법인명 ‘해결사’로 되어 있다.
나는 회사의 건물을 바라보며
“와~ 그대로 옮겨만 왔어?”
라고 말할 정도로 전에 있었던 건물의 외관이 일치하는 것에 감탄했다.
건물의 정문인 입구로 들어가면, 1층의 자동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똑같은데?”
라고 말하며, 나는 계속 걸어갔고, 1층 내부도 전과 동일했다.
나와 동료들은 그렇게 오전 8시 30분까지 도착하여 오픈준비를 했다.
팀을 나눠서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밀대를 빨아서 바닥을 닦고, 걸레를 빨아서 책상 등을 닦았다.
그렇게 30분 뒤.
오전9시가 되자. 엄청난 사람들이 자동문으로 들어와서 은행에서 대기하는 것처럼 번호표를 뽑아서 대기했다.
접수방식은 전과 동일했다.
신청서의 안내문이 있고, 신청서를 미리 작성하여 나와 같은 창구직원이 번호를 부르면, 고객님께서 번호표와 신청서를 가지고선 우리에게 접수한다.
그러면 우리는 적당한 상담사님을 찾아서 2층으로 안내를 했다.
건물 안은 전과 동일하였다.
지금 내가 담당하는 1층은 창구로 신청서를 접수 받아서 적절한 상담실로 안내해주는 곳이고, 후문 쪽에 수납창구가 있었다.
2층에는 당연히 기존과 동일하게 상담실이 있다.
5층도 전과 동일하게 의무실이었고, 9층은 VIP실로 해결사님과 직접 만나기 전에 대기하는 층이었다.
20층은 건물의 꼭대기 층으로 해결사님과 직접 만나서 상담하기를 원하는 VIP고객들이 올라갔다.
그동안 회사가 오래 쉬었기에 고객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렸다.
결국 1층 창구뿐만 아니라, 상담사님들까지 과부하가 걸렸다.
점심시간인 12시가 되도록 고객들은 1층 안에 꽉! 차서 건물 밖으로 줄을 서서 대기할 정도까지 됐다.
그때 올해 29살의 여자인 민지가 나를 바라보며 다가와선
“선배 안녕하세요. 식사하고 오세요.”
라고 말했다.
나는 민지를 바라보며
“응. 기숙사는 어때?”
“전과 비슷하더라고요.”
“상담소도 비슷하고, 별관까지 비슷해?”
“네. 신기하게 그렇더라고요.”
“거참 희한하네.”
“그러게요.”
마치 전의 건물을 그대로 복사한 것 같았다.
아무튼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우리는 지하의 구내식당을 이용했다.
오후1시에 올라오니, 줄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늘었다.
그것을 본 우리는
“큰일이네. 오늘 퇴근은 할 수 있을까?”
라고 모두가 말했다.
그동안 상담을 희망한 고객들은 우리가 오픈하는 순간까지 기다렸던 것이다.
복귀 첫날에 밀린 업무가 많을 것으로 짐작했지만, 이 정도까지 많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렇게 나는 퇴근시간인 오후6시(18시)까지 업무를 본 뒤에 오후반에게 인수인계를 하고선 퇴근했다.
오후반은 18시부터 23시까지 5시간만 근무하는 파트타임이다.
그리고 중간에 밤10시(22시)에 본격적인 야간 팀이 출근하고, 다음 날 오전6시까지 근무 후에 회사의 문을 닫고 퇴근하는 체제로 이루어졌다.
나는 평일반이고, 주말만 하는 팀이 따로 있다.
그렇게 똑같이 반복되는 삶으로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창구직원인 내가 승진하면서 상담사로 업무가 변경됐다.
나는 신나면서도 떨렸다.
처음부터 상담사가 되기를 희망하여 상담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있었으나, 오랫동안 창구직원으로 지내야만 했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드디어! 나를 승진시켜주면서 상담사로 2층에 발령받았다.
내가 지정받은 상담실 호수는 217호다.
그곳에서 오전에 첫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노크하고 들어온 사람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대생이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했다.
나는 의사처럼 하얀 가운을 입고 깔끔한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있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고선 떨리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라고 말하곤 나의 주위를 살폈다.
나의 앞에는 컴퓨터 모니터가 있고, 책상이 있었으며, 상담사의 호실에는 상담사의 얼굴이 박힌 상담사자격증이 걸려있듯이 나의 호실에는 나의 얼굴이 박힌 상담사자격증이 걸려 있다.
그녀는 신청서를 손에 꼭 쥐고 있었고, 나는 편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신청서 주시겠어요?”
라고 말했으나, 그녀는 신청서 건네기를 망설였다.
나는 메신저로 연결된 창구직원에게 그녀의 고민내용을 확인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녀의 고민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살인자라는 것이었다.
나는 최대한 태연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괜찮아요. 신청서 주시면 해결해드릴게요.”
라고 말하자.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신청서를 건넸다.
나는 신청서를 읽으면서 경악했다.
그러나
그녀의 앞에서 놀란 표정을 지어서는 안 된다.
그녀의 나이는 23살이고, 그녀와 동거하고 있는 남자는 21살로 연하였다.
그녀는 계모와 배다른 오빠들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특히 놀라운 부분은
배다른 오빠들이 강제로 브래지어를 벗겨서 맨손으로 가슴을 만지거나, 심지어 강제로 팬티를 벗긴 뒤에 가랑이 사이에 있는 구멍에 손을 넣으며 몹쓸 짓을 했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그 외에도 배다른 오빠들은 그녀를 성적으로 혹독하게 괴롭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친부는 술을 먹고선 그녀를 영문도 없이 두들겨 팼다.
그녀는 너무나도 심하게 맞아서 호흡곤란으로 죽기 직전이었고, 그것을 본 한 청년이 부엌의 식칼로 그녀의 친부와 계모 그리고 배다른 오빠들을 모두 살해했다.
그 청년은 기절한 그녀를 업어서 자신의 집으로 갔다.
기절하였던 그녀는 시간이 지나자, 의식을 차렸고, 청년은 자신을 괴롭히던 모든 가족들을 죽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살인을 저지른 청년이 소름끼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줘서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한다.
청년은 그녀보다 두 살이나 어린 연하였으나, 대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남자였다.
그러나!
딱! 하나의 단점이 있었다.
그것은 남자가 사람을 쉽게 살해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신청서를 다 읽고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를 사랑하세요?”
그녀는 고개를 숙여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문제예요.”
“그렇군요..”
“걔는 사소한 것에도 사람을 쉽게 죽여요.”
“한 가지 의문이 있는데요.”
“말씀하세요.”
“친아버지와 새어머니 그리고 오빠들을 모두 청년이 죽였다고 신청서에는 기재되어 있는데...”
“그런데요?”
“상식적으로 부엌칼 하나로 남자 여럿과 여자 한명을 다 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어서요.”
그녀는 나를 뚫어져라 보더니.
“걔는 사람 죽이는 것에 타고났어요.”
“네?”
살다살다 사람 죽이는 것에 타고났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나는 이해하지 못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차근차근 나의 눈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걔는 무에타이, 태권도, 유도, 복싱을 모두 배웠던 녀석이고, 특히 검도는 웬만한 고수들이랑 겨루어도 이겨요.”
순간 무섭게 느껴졌다. 속으로는 ‘무..무.. 무.. 무섭네요.’ 라고 외치면서 겉으로는 태연한 표정으로
“그렇군요.”
라고 말했다.
상담사는 결코! 흔들리거나 불안한 표정을 지으면 안 되기 때문에 겉과 속을 다르게 해야만 한다.
그녀는 어두운 표정으로
“경찰에 신고하려고도 했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었어요.”
“그분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예. 맞아요.”
이것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 결코 아니었다.
나는 지금의 모든 내용을 메신저로 연결된 해결사님께 타자를 치면서 전달했다.
그러곤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애인분이 이때까지 몇 명의 사람들을 죽인 것이죠?”
“모르긴 몰라도 200명은 족히 될 거예요.”
“네?!! 200명씩이나요?”
“네.. 더 넘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이때까지 경찰에 잡힌 적이 없었나요?”
“네.. 전과기록이 하나도 없어요.”
그 많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전과자가 아니라니! 세상이 무섭게만 느껴졌다.
그녀는 한숨을 뱉으며 땅을 바라보며 말했다.
“녀석은 빈틈도 없고, 꼼꼼한 성격이라서 경찰들에게 트집 잡힐만한 증거들은 완벽하게 소멸시켜요.”
“꼬리가 길면 집할 텐데요?”
“선생님께서 녀석을 보지 못해서 그래요.”
“....................”
“걘 엄청 똑똑하고, 치밀하거든요.”
“...................”
“얼마 전에 녀석의 아이큐검사 표를 보았는데, 167이나 나왔더라고요!”
“굉장히 똑똑한 분이시네요!”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찰나에 해결사님의 메신저에 회신이 왔다.
나는 그것을 보고선 놀란 표정으로 그녀에게 그대로 읽었다.
“오늘 상담료는 받지 않을 테니, 그분과 함께 내일 방문하라고 하시네요.”
“네?”
나는 그녀에게 1층 창구를 거치지지 않고 바로 나에게 올 수 있도록 217호실 방문지를 적어 주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내가 웃으면서
“그와 함께 오시면 분명히 해결책이 보이실 거예요.”
라고 안내했다.
해결사님께서 이런 이례적인 지시는 잘 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이번엔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 이례적인 방법으로 상담자들을 안내하셨다.
다음 날.
그녀는 그와 함께 나의 상담실을 방문했다.
21살의 남자는 도저히 살인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호리호리 말랐으며, 눈동자는 사슴처럼 맑았고, 입술은 작은 것이 마치 요정 같았다.
나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한 표정으로 해결사님께 메신저를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해결사님께서 메신저로 글자들을 찍어주셨고, 나는 그것을 보며 읽었다.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지 여쭤보시네요.”
남자는 나의 시선을 피하더니.
“당연히 사랑하죠.”
라고 말했고, 나는 남자를 바라보며 해결사님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 그녀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군요?”
라는 말에 남자의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리며, 새파랗게 겁에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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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13회에 이어집니다. **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