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옥-따뜻한 손이 그리워질 때
첫눈에 반한 건 당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얼굴은 기억에 없고
당신이 잡아준 그 손의 부드러움이
시린 가슴을 쓰다듬고 있습니다
서늘한 눈매에 담긴 우수를 보았습니다
겨울 바닷가 은모래가 그처럼 고울까요
희다 못해 상실된 젊음
우리는 흐르는 물입니다
저 홀로 가는 연체동물입니다
열린 길 그만큼씩만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지평선입니다
당신은 오지 마세요
따스한 손길만 남겨두고 가세요
손전등 밤마다 똑딱거리며
빛과 어둠의 하늘을 그릴 때
창가엔 은사시나무 그림자
고개를 떨구고 있었지요
미리 말을 할 걸 그랬어요
안녕, 이라는 말이
첫인사로 어울리는 사람이기를
소망했노라고
이제 안녕해요
처음 같은 마지막 사람아
봄꽃 같이 환하게
안녕.
*김주옥-문학학사, 월간 ‘한국시’, ‘문학고을’ 등단, 마한문학상, 강원예술제 시화전 우수상 수상, ‘국가상훈인물대전’ 등재, 한국명시선발간위원회 ‘한국명시. 시조선’에 수록, ‘문예운동’이 가려 뽑은 국민시집 ‘우리들의 좋은 시’수록, 영어스토리텔링지도사, 언어발달지도사, 심리상담사, 외상심리상담사, 아동심리상담사, 미술심리상담사, 베이비플래너, 문학고을 고문, 시집 “아가야, 너의 서른에는 무엇을 보았니”, 공저 “내 생애 한 번뿐인 사랑”, “생명, 그 버거운 무게여”, “휘돌아 함께 걷는 길” 외 다수
*위 시는 월간 ‘문학세계’ 2023년 4월호에 실려 있는 것을 올려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