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4월 중순, 왕과 사는 남자 말고는 모두 극장에서 내려왔네요.
만약에 우리는 OTT나 IPTV에서 몇천원으로 구매할 수 있고,
휴민트는 얼마전 넷플릭스에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왕과 사는 남자는 여전히 극장에 걸려 있습니다.
영화들은 모두 2월에 봤는데, 육아, 기타 등등 여러 살아가는 일들에 담겼다가, 잠시 나와 아주 뒤늦게 비스게 생각이 들어
봤던 영화 감상들
스포 없이 적어보려고 합니다.
한때는 영화관에 걸려 있는 거의 모든 영화를 모두 봤는데, 이제는 영화관 한 번 가는 일상이
드물어 또 소중하기도 한 요즘입니다.
공감하시겠지만, 영화관 암전 뒤 로고 나오는 그 시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잠시나마 다른 세계로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서.
1. 만약에 우리
제목에 언급한 세 작품들 중 가장 좋았던 작품.
구교환 배우 때문에 시작한 영화인데, 영화 끝날때 즈음 문가영이라는 배우도 함께 좋아지는 마법. 저는 문가영 배우가 초면이었습니다.
영화 보기 전 원작(먼훗날 우리, 넷플릭스)를 먼저 봤습니다. 원작도 훌륭한데, 제가 한국사람이고 주인공 배우들과 같은 시간선을 공유하고
있기때문에 만약에 우리가 훨씬 더 울림있게 다가왔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언어, 그로 인한 비슷한 결의 공감대 등등
일정한 직업을 갖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시점이 저는 30대 초반이었습니다.
수험생 생활하며 수험공부하고, 또 다른 일을 찾아보려 부단히 애쓰던 20대후반과 30대 초반.
지금 떠올리면 온전히 다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실체 없는 막연한 우울감과 패배감이 뒤섞여 제 삶의 큰 부분으로 다가올때.
그 시절 시차를 두고 만나며 손잡아준 친구 두 명이 떠올랐습니다.
경제적인 능력이 너무나 제한되어, 뭐 하나 해주지 못하고 주로 받기만 했을때 만났던 그 사람들이 생각나서 살짝 눈물이 났습니다.
그래서 영화에 더 젖어들며 빠져든 듯 해요. 앞으로 살면서 절대 닿지 않을 거고, 지금 가진것들이 너무 소중해 닿을 생각조차 하지 않겠지만
어디서든, 뭘 하든 그 친구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 꽉꽉 담으면서요.
원작의 결말보다 만약의 우리 결말이 저는 더 좋았습니다.
사랑은 봄비, 이별은 겨울비 노래도 원래 참 좋아해서 많이 듣던 노래인데, 영화에서 메인 테마로 나오니 더 반갑더라구요.
은호(구교환) 아버지로 등장하는 신정근 배우 연기가 울림있게 다가왔습니다.
30대 후반~ 40대 중후반
저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한 때 못나고 찌질했던 지금의 아재들에게 완전 추천합니다.
2. 휴민트
제 기준, 류승완 감독은 우리나라 감독들 중 탑3라고 생각합니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아주 초창기(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등)를 제외하고는 모두 영화관에서 봤던 것 같습니다.
올해 초 한국영화 화제작 3작품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작품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베를린을 기대하고 갔는데,
영화의 질감은 멜로, 좀 더 부연하면 너무 어렸을때 봐서 잘 기억안나지만
80년대후반, 90년대 초반의 홍콩영화 그 즈음의 감성과 맞닿아 있더라구요.
그래서 살짝 당황하기는 했는데
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애정으로 흡족하게 보고 왔습니다.
다만, 베를린 같은 첩보물을 기대하거나 베테랑 같은 통쾌함을 기대하고 가면
다소 다른 결의 영화를 접하며 다양한 감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흥행을 많이 못해서 아쉬운데,
류승완 감독이 이대로 끝나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다음작품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려고 합니다.
류승완 감독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흥행이 되지 않아 부담이 될 거고, 다음 작품의 흥행이 꽤 중요할 것 같네요.
3.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와 같은 날 본 작품입니다.
보고나서 지금과 같이 흥행할 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장항준 감독을 좋아하는데, 그의 작품 보다는 그가 나온 다양한 팟캐스트와 방송, 거기에 묻어나는
삶에 대한 태도, 유머, 인간성 이런 것들을 더 좋아하는 편에 가깝습니다.
영화 장면장면이 생각보다 끊어지는 지점이 많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훌륭해서 잘 보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까지 흥행할줄은 몰랐는데, 감독 장항준을 응원하는 팬의 입장으로 또 흐뭇하기도 합니다.
유해진 배우 연기는 이제 독보적이라 더 언급할 필요가 없고 유지태 배우, 전미도 배우 모두 좋았습니다.
장항준 감독과 인연으로 등장한 특별출연 배우들도 반가웠구요.(장현성 배우는 휴민트, 왕과 사는 남자 두 작품 모두 출연했는데
같은 날 두 작품을 모두 본 저는 되게 반가웠습니다.)
역시 이번작품으로 처음 알게 된 박지훈 배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작품 덕분에 이 배우가 예전에 유명한 아이돌 이었다는 사실도,
또 약한 영웅이라는 작품의 타이틀롤을 담당했다는 사실도 알게되었습니다. 약한영웅 시즌1,2를 이 배우 연기 보는 맛으로
연달아 달렸습니다.
임시완, 도경수에 이어
아이돌 출신의 탑배우로 자리매김(이미 했다고 봐도)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들 보셨겠지만 안보신 분들이 있다면 극장에서 아직 상영중이니 보실 수 있겠네요.
저는 광해나 관상이 더 좋았지만, 이 두 작품을 합한것만큼 흥행한 사극이 등장했네요.
세 작품 중 개인적 추천 순위는
1. 만약에 우리
2. 휴민트
3. 왕과 사는 남자
이상 뒤늦은 영화감상 후기 입니다.
첫댓글 휴민트는 재밌게 봤고..왕사남은...한시간정도 보다가 나와버렸네요...도저히 못봐주겠던..
휴민트는 참... 아쉬움이 많습니다.
설득력있는 케릭터를 만들었냐? 하면... 만들려고 시도를 많이 했지만 설득이 되진 않았습니다. 시나리오 역시 뭔가....?? 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얼굴이 신세경이 니깐 밀어붙이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장면장면 공들여 촬영했다는 느낌이 있는 영화도 있고 어느정도 기업화 되어 80~90% 노력정도로 구색갖춘 느낌의 영화가 있는데 휴민트의 경우 후자였습니다.
베터랑처럼 통쾌한 맛도 없고 베를린처럼 특유의 분위기도 없고 모가디슈, 밀수처럼 특유의 색감이 개성으로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톤이 안맞아요. 신세경은 너무 천사같고 러시아보스는 너무 연기가 부족하고 이 2가지 부분이 튑니다. 신세경 노래 장면도 붙이 넣어야 하나 생각이 드네요.
시간과 자본이 좀더 있었다면 훨씬 더 좋은 영화가 되었을거 같은데.. 아쉬운 영화였네요.
'만약에 우리', 저도 정말 재밌게 보고 나왔는데 같이 본 집사람은 구교환이 너무 찌질하게 나와서 내용이 맘에 안들었다 하더라구요....ㅋㅋㅋ
남과 여의 시각 차이도 좀 있는 것 같습니다.
휴민트.. 솔직히 이렇게 망할 영화는 아니지만 중간전개가 너무 붕 떠서 다황스러웠네요
먼훗날 우리는 잘만들긴 햇는데
여주 매력도 뿜뿜이엇는데
전체분위기와 결말이 너무 우울 ㅠ
베테랑 이후부터 류승완감독에 대한 인터넷상 분위기가 안 좋더라고요. 영화는 그 전이나 그 후나 엄청 차이나는 퀄은 아닌데….
저도 영화 자체는 휴민트가 왕사남 보다 훨씬 잘만든것 같았는데... 왕사남이 이렇게 까지 흥행해 버려서 좀 놀랐네요
휴민트 보다가 잤는데;;
휴민트는 넷플로 보다가 류감독 전작보다 너무 별론데 하면서 봤는데요. 가끔 왕사남이 더 재미없다는 평을 보면 음~~~
장항준, 김어준이랑 친한 거 같은데 김어준이 너무 놀려대서 뉴공엔 출연안하는 거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