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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쓰려고 했던 내용들을 루 게릭님이 대부분 말씀해주셨기에, 같은 내용들은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으며, 루 게릭님이 남겨주신 댓글들로 제 뜻을 대신 전달합니다. 마는.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은 있기에 답글로 따로 답니다.
팀 던컨과 케빈 가넷의 평가와 커리어의 우열--작게는 미세하게, 크게는 확연하게 전자로 기울어지는--은 '기량' 이나, '플레이 스타일' 이라기보다는 '운(luck)', 운명론자들에게는 '운명(destiny)' 의 요소가 가장 결정적입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도록 할까요? 던컨의 커리어의 sequence를 되돌아보겠습니다.
1) 대학 최고의 선수로 각광받으며 드래프트 1번픽으로 스퍼스 (로빈슨 부상전인 96시즌까지도 59승으로 플레이오프 만년진출 강팀)에 지명
2) 데이빗 로빈슨이라는, 기량과, 리더쉽과, on-and-off-the-court-mind가 완벽에 가까운 리그 최고의 롤 모델과 듀오 결성- 게다가 로빈슨의 던컨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 헌신
3) 데뷔 이듬해 99년에 곧바로 우승, 파이널 mvp 수상
4) 노쇠해가는 로빈슨으로부터 순조롭고 평화로우며 순탄한 에이스겸 리더 자리 이양
5) 스퍼스 구단 전체의 라인업과, 전술과, 팀 컬러와 시스템이 모조리 새 중심 팀 던컨을 중심으로 물갈이 - 때문에 너무도 당연하게 모두가 던컨을 1인자로 공인, 존경
6) 철저하게 던컨 중심으로 맞춰진 라인업과 코치진, 팀의 공/수 전술로 3번의 우승 달성- 우승의 순간 순간에는 언제나 던컨의 폭발적인 인사이드 장악과 모든 것을 던컨 중심으로 짜맞춰진 스퍼스 전원의 지원이 있었음
7)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평가받음
농구선수로서 이보다 더 봄바람만 부는 순탄하고 향긋하기만 했던 커리어는 있을 수도 없으며, 지금까지 제가 아는 nba 역사상 그 누구에게서도 본 적도 없습니다. 던컨은 한번도 약체의 소속이었던 적도 없으며, 그의 질서에 반항하는 이탈자도 팀원으로 둔 적이 없었고, 그의 리더 자리를 자연스럽게 모두가 인정했고 모두가 그를 우러러봤으며, 스퍼스 팀 전체가 던컨에게 전적으로 맞춰졌습니다. 트레이드도 언제나 던컨의 존재를 1순위로 염두해두고 이루어졌습니다. 소속팀이 플레이오프에 못 올라가거나, 누군가와의 트러블로 고생하거나, 자신과 반(反)하는 팀 컬러와의 괴리는 데뷔하는 그 순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가넷의 커리어를 돌아보도록 할까요? 'Opposite', 'parallel'과 같은 단어는 바로 이런 경우를 수식하기 위해 존재하는 단어들이라 하겠습니다.
1) 당시 파격적이었던 고졸 출신 선수로 고교 졸업후 미네소타 (팀 창설후 플레이오프는 커녕 근 4년간 15승, 19승, 20승, 21승 올리던 리그 최약체)에 지명
2) 고졸 루키라는 이유로 Sports Illustrated, Herald Times와 같은 유명 언론은 물론 리그의 선수들과 심지어는 같은 팀 감독, 선수들에게까지 nba 선수로서의 자질 의혹 질타 난무
3) 팀의 에이스이자 군기반장이었던 올스타 출신 구글리오타의 공개적으로 무시 발언과 팀원들의 따돌림 조장-> 팀 왕따로 전락
4) 일취월장하는 일신의 기량으로 말미암아 팀 전력 대폭 상승 (40-45승)
5) 구글리오타와의 불화가 구글리오타의 이적으로 잠식될 즈음 스테판 마버리의 이기적인 마인드--> 팀 케미스트리 저해
6) 월리 저비악의 가넷 폄하발언과 불성실한 태도-> 팀 케미스트리 저해
7) 각기 따로 노는 팀 컬러와 암묵적인 선수들간의 트러블, 주먹구구식 전술로 7년 연속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
8) 04년 라트렐 스프리웰과 샘 카셀 영입--> 소속팀 미네소타 리그승률 1위, 가넷 리그 mvp, all-nba first team, defensive first team, 리바운드왕, 총득점 1위 통합석권, 미네소타 서부파이널 진출
9) 이듬해인 05년 샘 카셀의 부상과 팀 비하발언, 라트렐 스프리웰의 태업으로 팀 케미스트리 대폭 저하--> 33승, 32승 등의 초라한 성적과 최악의 팀 융화를 보이며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10) 사상 최대의 7대 1 트레이드의 주인공으로 08년 보스턴 셀틱스로 이적하여 레이 앨런, 폴 피어스와 함께 빅3 결성--> 가넷 all-nba first team, defensive first team, 올해의 수비수상 석권
11) 셀틱스를 1년만에 nba 역사상 단일시즌 최다 승률상승팀이자 92 닉스 이후 수비 3개부문을 석권한 리그 최강의 수비팀으로 변신시키며 우승
가넷의 커리어는 한민족의 일제 강점기 수난사나,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의 저자 장승수씨의 인생과 닮은 데가 있습니다. 고졸 애송이로 꼴찌팀에 지명되었고, 팀 에이스의 공개적인 무시를 겪으며 nba 생활을 시작했으며, 팀원들로 두게 된 선수들은 하나같이 이기적이었고 불성실했으며 가넷을 1인자로 인정해주지 않았고 자기 주가를 높이는데 급급해 팀 케미스트리를 폭싹 무너뜨리기만 했습니다. 가넷을 중심으로 팀이 개편된 적도, 가넷을 중심으로 그를 따르는 선수들로 라인업이 짜여진 적도 없었으며, 반짝 떠오른 저비악 정도를 제외하면 04년을 빼놓은 미네소타 커리어 내내 자신을 보좌해줄 2인자 에이스 하나 없었으며, 이 모든 이유때문에 언제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떨어져야 했습니다.
가넷이 리더로서의 자격이 미달이고 스스로를 중심으로 우승시킬수가 없다고요? 가넷에게는 그런 상황조차가 주어진 적이 없습니다. 커리어 내내 단 2번을 제외하구요. 그리고 2004년, 그리고 2008년 찾아온 그 단 2번이었던 기회 (팀의 중심으로서 모두에게 공인받고 그를 보좌해줄 두어명의 올스타급 선수들, 별탈없는 팀 케미스트리와 라커룸 분위기) 를 잡았을 때, 케빈 가넷은 그 두 해의 nba 시즌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며 리그를 독야청청 쩌렁쩌렁 호령했습니다. 가넷에게 주어졌던 단 두 번의 기회였고, 그게 가넷이 빛난 단 두 번의 시즌입니다. 2004년과 2008년, 꼬장꼬장 말썽부리는 팀원도 없고, 자신을 뒷받쳐줄 훌륭한 두 명의 선수가 있었던 그 두 해에, 임팩트와 개인 활약상, 플레이오프 성적 모든 면을 통틀어 팀 던컨은 결코 가넷의 적수가 아니었습니다.
사람 인생은 묘한 것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가는 행운이, 어떤 이에게는 노력의 여부와는 전혀 무관하게 하는 일마다 족족 실패하는 비운이 주어집니다. 이 운명적인, 운적인 요소는 사람 힘으로서는 도무지 해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경험자로서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 극명한 명암의 차이는 던컨과 가넷의 평가의 차이로 귀결되었습니다. 한 쪽은 부잣집에서 태어나 잘 나가는 아빠와 가족 구성원의 뒷바라지, 모범적이고 화목한 가정 분위기속에서 올바르게 성장하고 명문대에 진학하여 졸업 후 최고의 인재로 성장하는 순탄하고 trouble-free한 인생의 행운을 타고난 아이로, 한 쪽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술주정뱅이 아빠와 한 순간도 화목해본적이 없는 살벌하기 짝이 없는 가정 분위기 속에서 자라 울고 좌절하며 포기 직전까지 가다가 그를 눈여겨본 교장 선생님의 한 줄기 빛과 같은 도움으로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뒤늦게서야 성공의 달콤함을--하지만 그 전까지 쓸개를 짜 먹는것과 같은 쓰디씀을--맛보고 자란 파란만장한 시련을 겪은 아이로.
가넷과 던컨의 커리어와 평가 차이는 바로 이래서 갈린 것입니다. 한 쪽은 로포스트 스코어러고, 한 쪽은 하이포스트 플레이메이커라서라기보다는요.
팀 던컨이 만약,
1) 수영선수를 하지 않고 일찌감치 농구에 맛을 들여 농구에 올인해서,
2) 고교때부터 주목을 받고 가넷에 이어 고졸 루키로 레이커스에 지명-- 샤킬 오닐과 트윈타워 결성,
3) 샤킬 오닐의 파벌 형성과 1인자 다툼, 던컨 험담 남발,
4) 피셔, 팍스 등 오닐 지지세력인 레이커스 중추가 던컨을 따돌리며 등한시해 케미스트리를 끊임없이 저해하고,
5) 던컨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오닐이 특정 에피소드를 계기로 다른 팀으로 이적하고, 필 잭슨도 감독직 거절하고,
6) 풍지박산난 케미스트리의 레이커스를 싫어하여 주축 핵심멤버가 모두 와해되어 이름도 없는 몇 명의 롤플레이어만이 던컨 옆에 남았고 그마저도 던컨을 우습게 여기고,
7) 궁합 안 맞고 실력도 별로인 팀 전력과 팀 전술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 7연속 탈락 및 플레이오프 진출 3연속 실패
8) 그리고 이 상태가 던컨 데뷔 후 지금 이 순간까지 12년동안 계속되어 왔다면,
우리가 아는 the greatest power forward ever, Tim Duncan이 존재했을까요?
제 아이디를 걸고 말씀드리는데, 제 대답은 '아니올시다' 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나리오와 비슷한 기구한 운명을 겪었던 선수가 케빈 가넷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넷은 던컨과 쌍벽을 이루는 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평가받고 있지요. 가넷의 대단함이 느껴지십니까?
그리고 2004년, 2008년 이 두 기회에 가넷의 입지에 대한 의혹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2004년 가넷은 라커룸 리더는 물론이고 코트 위에서도 모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리더였습니다. 샘 카셀, 라트렐 스프리웰은 가넷의 질서에 전혀 딴지를 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넷이 얼마나 이 둘을 위해 뛰었고, 이 둘이 좋은 플레이로 화답할때마다 얼마나 격렬하고 열렬하게 반응하며 성원했는지 아시는 분들은 알고 계실겁니다. 언제나 팀을 먼저 위했고 자신의 성적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했으며, 자기가 마무리할 수 있는데도 패스하고 자신이 잡을 수 있는 리바운드도 팀원들에게 박스아웃으로 잡게 해주는 선수가 가넷이었으며, 전 한 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가넷이 던컨보다 근소할 차이일지언정 '확실히' 더 이타적인 스타일과 마인드의 선수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던컨도 매우 이타적인 선수입니다만, 가넷은 그보다 한 단계 위의 이타성을 지닌 궁극의 팀 플레이어입니다. 던컨의 찬란한 업적 뒤에는 무엇보다도 전성기 샤킬 오닐을 방불케 하는 던컨의 공/수 인사이드 장악 원맨쇼가 있었지요. 던컨이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입지를 굳히게 된 계기인 닉스와의 파이널과 레이커스와의 전쟁사, 뉴저지, 디트로이트와의 혈전 등에서 더 없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사실입니다. 가넷이 던컨같은 그런 스타일로 최전선에 선봉으로 나서 마음먹고 스스로의 힘으로 게임을 접수한 것은, 커리어 최초로 가져보는 그 소중한 기회가 일장춘몽으로 바뀌어버릴 위기에 빠졌던 2004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대 킹스전 7차전 뿐입니다.
2008년 파이널 mvp는 피어스였고, 위기 상황에서 제일 먼저 공이 갔던 선수는 원래부터 4쿼터의 사나이로 이름났던 피어스 그 사람 맞습니다. 하지만, 2008년 셀틱스 돌풍을 가능하게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세상 누가 뭐라 해도 그 누구도 아닌 케빈 가넷임을 말씀드립니다. 이것은 제 생각만이 아니라, 셀틱스를 시즌 개막전부터 주목한 수많은 분석가들과 팬들도 동의하는 바이고, 피어스 본인은 물론 셀틱스 모든 선수들과 닥 리버스를 포함한 모든 코치진과 보스턴 셀틱스 기자진들도 만장일치 이구동성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셀틱스의 culture 자체를 바꿔버린, 수비 허접팀 셀틱스가 최강의 수비팀으로 변신하여 플레이오프 그 매 순간을 수비로 버텨내는 팀이 되게끔 했던 것은 가넷이 없었으면 250% 불가능했던 일입니다. 가넷은 빅3의 한 파트였지만, 자신을 위한 공격 전술이 딱히 없고 전술의 오픈찬스 수혜자가 대부분 앨런과 피어스에게 맞춰져 있었는데도 부상당하기 전까지 매 경기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일으키게 할만큼 열심히 뛰면서 훌륭한 활약을 해줬습니다. 자신이 맡은 부분을 100% 수행하는 것도 모자라, 나머지가 부족한 부분까지 힘이 남아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도와줬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의 험난한 여정을 거치며 파이널에 진출하였고, 파이널에서 팀이 위기에 처하자 매 경기 훌륭한 활약을 해줬고 수비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맹활약을 하며 파이널 시리즈를 지배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승을 했습니다.
이게 가넷입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그 누구보다 이타적이며, 누구보다 승리를 간절히 원하는 선수. 승리만 한다면 7득점 2리바운드 하고도 팀원들의 등을 억살스럽게 껴안으며 귀에 입이 걸려라 좋아하며 라커룸으로 나는 듯 뛰어들어가는 선수.
신은 가넷에게 던컨처럼 '팀의 제 1인자로서 독야청청 호령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한 팀에서 우승할 여건을 갖는 행운' 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팀의 한 부분으로서 평온한 분위기와 좋은 팀 전력으로 함께 우승할 기회' 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두 신의 부여물들은 어느 한 쪽이 한 쪽에 뒤짐 없이 똑같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부터는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카페 생활을 한지도 4년이 되어갑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긴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4년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접속하며 그 누구에 못지 않게 열심히, 열정적으로 활동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랬던 제 수년간의 카페 생활에서 만약 제가 이룬 일종의 '업적' 이 있다면, 바로 I love NBA에서 가넷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공정한 평가를 재정립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의 기구한 팔자만큼이나 카페에서도 저평가당하고 무시당하고 비하당하기 일쑤였던 가넷의 입지는 현재 대다수의 팬들에게서 많이 개선되었음을 확인하고 있으며, 이 변화에 제가 가장 큰 몫을 했다는 생각을 하고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이토록 가넷을 변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가넷 팬이어서도, 단순히 가넷이 높이 평가받길 원해서도 아닙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제 자신이 케빈 가넷의 커리어와 같은 운을 갖고 태어나 그러한 인생을 살았고, 케빈 가넷처럼 오랜 세월동안 좌절했으며, 케빈 가넷처럼 깊이 품은 꿈과 열정을 눈 깜박이는 단 한 순간의 찰나도 제 더운 가슴속에서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케빈 가넷처럼 드디어 기회를 얻었고, 케빈 가넷처럼 그 기회를 목숨을 걸듯 필사적으로 잡아 꿈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 누구보다도 그 비참함을, 그 서러움을, 그 억울함을, 그 불공평함을, 그리고 그 애뜻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딛고 일어서 꿈을 이룬 사실이 얼마나 고결하고 숭고한 것인지를, 어떻게 평가받아야 정당한 것인지를 압니다. 그렇기에 가넷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실패한 이유를 운으로 돌리며 자기 자신을 합리화 하려는 사람도 많은건 사실입니다.(가넷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가넷이 던컨에 비해 어느정도 운이 없었다는건 인정하지만 극단적으로 운이 없는 케이스만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NBA 의 스타플레이어들은 최소한의 기회는 충분히 보장받은 선수들이고 나머지는 자기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넷이 극단적으로 운이 없었던 선수라곤 생각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운이 많았다고 생각하진 더더욱 않습니다. 그에게 기회라곤 꼴랑 두번 있었고, 두번 중 한번은 우승했죠.
파이널에 오르지 못한 모든 시즌이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일부분의 조건만 운이 없었는데 그걸 극복하지 못해서 꾸준히 강팀이 될 수 없었는지도 모르죠.
가넷이 파이널에 오를만한 전력을 가진 건 커리어상 꼴랑 3번 뿐입니다. 농구는 근본적으로 팀 경기입니다. 혼자 무슨 짓을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거죠. 던컨이 매시즌 운이 좋다란 식으로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적어도 매번 우승권을 넘보는 팀에 소속되어 있어왔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죠. 그것이 오로지 모두 던컨의 힘이다-란 식의 던컨 맹목적인 추앙을 하신다면 더 할 말이 없지만, 팀 경기인 이상 개인이 아무리 잘해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것을 인지하신다면 가넷에게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은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매 시즌을 따로 떨어뜨려 놓고 볼 수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팀 경기이기 때문에 수년에 걸쳐서 팀 캐미스트리를 잘 쌓아올리는게 중요하고 또 그 팀이 원하는 바를 에이스가 해 주는게 중요한 거지요. 여기서 던컨과 가넷의 미묘한 실력차이가 나서 (여기에 운까지 겹쳐) 미네소타와 스퍼스의 전력차이가 났다고 봅니다. 전 모든게 던컨 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맹목적인 추앙을 한 적도 없으며 그가 가넷에 비해 운이 좋았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운.. 정말 세상 살다보면 노력 다 필요없고 운이나 운명 이런거 잘 타고난 놈이 최고다 라고 느낄만한 순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정말 하늘이 알아줄 정도로 노력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언젠가는 보상이 온다고 믿는 겁니다. 그 언젠가는이 빨리 오느냐 늦게 오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도 포기할 정도의 노력은 하늘이 알아줄 정도의 노력은 아니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이 세상에서 그나마 공정에 가깝다고 생각하는게 대입 수능 과 스포츠 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스포츠에 열광하는 거구요. 집안, 배경에 따라 성공 정도가 차이가 나면 누가 스포츠를 볼까요.. 그 수많은 선수들 다 다른데
인생사 운칠기삼인지라 사실 제일 중요한 건 운이죠...주위를 보니 부자아빠 만나는 것에서 많은 것이 갈려버리더라구요. 하지만 던컨이 가넷보다 운이 좋았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좀 어려울 듯 합니다. 뉴욕매니아님 말씀대로 로포스트 득점원과 하이포스트 플레이메이커라는 차이가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로포스트 득점원의 최고수는 샤크죠. 샤크가 운이 좋아 팀메이트를 잘 만나는 게 아니라 좋은 팀메이트들이 언제나 샤크와 뛰고 싶어하는 거겠죠. 가넷이 던컨,샤크보다 기량에서 처진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전 단지 소리지르는 상사는 이제 그만 만나고 싶어서...ㅜ.ㅠ
난 키가 작으니 안돼, 난 운동능력이 딸려서 안돼.. 이렇게 운명론적으로 받아들이면 정말 이 세상에 운, 운명 아닌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단점을 극복한 선수들에게 더 열광하는 거구요(ex.앤써) 운, 운명이란거 이 세상에서 무시할 순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적어도 스포츠에서만큼은 그게 개입할 여지가 작기 때문에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참고로 저도 대입 후 이 세상이 내 것 같았지만, 사회 나와보니 대입 수능만큼 공정한 게 없더군요.. 그래도 노력하면 언젠가는 하늘이 알아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인사대천명 이란 말을 제일 좋아합니다..
여러 회원들의 좋은 의견과 토론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덩컨과 가넷, 이 둘을 볼 때마다, 그들의 성품이나 기질, 팀원들과 팀 분위기, 감독, 그리고 운(??)까지... 60년대의 빌 러셀과 체임벌린 라이벌리가 오버랩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내년엔, 두 선수의 파이널 격돌을 기대해보고 싶군요.
글쎄, 본문 어디에서도 둘의 차이가 '전적으로 행운 때문' 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 제가 그렇게 말을 했다는 댓글들이 보이니 좀 당황스럽네요. -_-; '전적으로 행운' 이라 할만한 점이라면 스퍼스라는 강팀에 뽑히게 된 것 (기량을 떠나 1번픽도 재수없으면 무주공산으로 많이 픽됩니다. 한해 농사를 제일 심하게 망친 약체들에게 대부분 1번픽 우선 선택권이 주어지니까요. 그래서 이것도 던컨의 운빨입니다) 로빈슨같은 훌륭한 선수를 팀원으로, 포포비치같은 명장을 감독으로 두게 된 것, 대기만성 스타 마누와 파커 등을 동료로 둔 것 뿐이라고 분명하게 명시를 했습니다. 나머지는 던컨의 실력과 능력으로
이루어낸 것들이었죠. 순전 운빨로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가 될 선수가 누가 있겠으며, nba가 그토록 만만한 리그였답니까? 던컨의 그 수많았던 결정적인 플레이와 보드장악, 위닝샷들도 모두 운이었나요? 천만에요. 던컨이 자기 힘으로 이루어낸 것들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가넷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농구를 시작하고 커리어의 길을 걷게 된 것이 던컨의 복일 따름입니다. 전 던컨의 위대함을 단순 운빨로 치부해버리는 어이없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진 말아주세요.
아무래도 글의 첫 시작이 "팀 던컨과 케빈 가넷의 평가와 커리어의 우열--작게는 미세하게, 크게는 확연하게 전자로 기울어지는--은 '기량' 이나, '플레이 스타일' 이라기보다는 '운(luck)', 운명론자들에게는 '운명(destiny)' 의 요소가 가장 결정적입니다. " 여서 글읽는 회원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게 되는 거 같네요. 매니아님의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잘보고 갑니다~
스퍼스라는 강팀에 뽑히게 된것도 "전적으로 행운" 은 아닙니다. 짧은구력에도 불구하고 1픽을 가지게 된팀에 뽑히도록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요 .이건 행운이 아닙니다. 운이라면 그 1픽을 가진게 스퍼스 였던거고요. 로빈슨에 순응하며 쓸모없는 리더자리 다툼을 하지 않은것도.. 그 깐깐하고 무서운 포포비치와 문제가 전혀 없었던것도 후순위 드래프티 지노와 파커가 올스타 급으로 성장할수 있게 준도움들도... "전적으로 행운"은 절대 아닙니다. 케빈가넷이 불운한 환경을 겪었다는건 인정하지만 그건 그냥 케빈가넷이 그런환경을 가졌다는걸 말씀해 주시면 되었지 던컨얘기를 꺼낼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Team for reason님께서는 착각을 하고 계시는데, 던컨은 원래 스퍼스에게 지명되리라고 예상치 못하던 1번 픽이었습니다. 던컨이 1번 픽이 된 것이야 대학리그에서 잘 잘했으니 제일 먼저 뽑힌 것이고 그래서 던컨의 실력이지요. 그런데 그 1번픽인 던컨이 하고 많은 팀 중 스퍼스로 가게 된 것은 "100%" 운입니다. 이유인즉슨, 첫째로 그 해 1번픽은 스퍼스가 아닌 셀틱스에게 떨어지는 것이 제일 유력했으며, 거의 대부분이 셀틱스의 던컨픽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둘째로 데이빗 로빈슨 입단 후 스퍼스는 플레이오프 매년 진출하는 강팀으로 1번 픽을 잡을만큼 약체여본적이 없습니다. 1번 픽의 기회는 제일 못하는 팀 중에 추첨을 통해 지명
명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mvp, 올해의 수비수상 출신인 데이빗 로빈슨을 보유한 서부의 강호 스퍼스와는 별 인연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왜 그랬을까요? 첫째로, 던컨이 들어오기 바로 전 해인 97시즌 데이빗 로빈슨이 시즌아웃을 당해버립니다. 때문에 스퍼스 성적이 곤두박질쳤고 당연히 상위픽을 잡을만한 약체가 됩니다. 둘째, 압도적인 당첨률을 보유하던 셀틱스로 갈 것이 당연시되던 1번픽 추첨이 셀틱스를 비껴가 스퍼스에게 떨어집니다. 래리 버드를 비롯한 셀틱스 레전드들이 분기탱천한 눈을 부라리며 자리를 뜨지 않을 정도로 인정할 수 없을만큼 어이없는 결과였다고 전해지죠?
왜, 왜, 왜, 왜, 도대체 왜?? 던컨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10년동안 아무렇지도 않던 로빈슨이 하필이면 던컨이 들어오기 딱 직전에 난데없이 치명상으로 나가떨어져 시즌아웃이 된 것이며, 도대체 어찌하여 셀틱스로 가야 정상일 1번픽이 하필이면 스퍼스에 떨어졌을까요? 던컨의 스퍼스 1번픽 지명은 이 두가지의 luck이 만들어낸 작품이며, 스퍼스의 "운" 이라는 말 이외에는 다른 설명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런 것들도 무조건 다 '던컨의 능력' 이라고 하실 생각이시라면, 그 능력이란 것들은 다름아닌 로빈슨 린치 실력과 로터리추첨 조작 실력이라는 설명으로 귀결되겠지요.
nycmania님, 스퍼스 포럼에 올린 글에 달리는 댓글 하나하나까지 확인하고 답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정말 지치지도 않으시는군요. 그 정열과 에너지가 솔.직.히. 너무나 부럽습니다.
^^ 하하 아무렴요. 던컨의 유리한 환경적 여건은 모두 던컨이 잘 나서 생기는 것이고, 가넷의 불리한 환경적 여건은 모두 가넷이 못 나서 생기는 것이고, 던컨이 운이 좋으면 그건 오로지 던컨의 능력이 좋기 때문이고, 가넷이 운이 나쁘면 그건 오로지 가넷의 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고, 그래서 가넷이 던컨보다 한 수 아래라는 결론을 내리는 편협되고 비논리적이며 맹목적이기 짝이 없는 근거로 대한민국 최고의 nba 카페에서 가넷이 불공평한 저평가를 당하는 것은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못 봐주겠습니다.
그러시군요... 아무튼 고생이 많으십니다...
음;;; 어떤 부분을 착각이라고 하시는지 모르겠는데요. 저도 그해 스퍼스가 1픽을 가지게 될 확률이 적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셀틱스가 1픽을 가지게 되는 확률이 높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예. nycmania님의 말씀대로 강팀이었던 1번픽은 꿈도 꿀수 없던 샌안토니오가 하필 그해 로빈슨의부상으로 로터리픽 의 확률을 가지게 되고 거기에다 또 1픽을 가지게 된건 "전적으로" 스퍼스의 운이 맞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많은 노력으로 대학리그에서 잘해서 1픽에 뽑힐 실력을 갖춘 던컨이 그운에 부합했다는 것이지요. 준비가 안되어있었다면 그 엄청난 행운을 가졌던 스퍼스에 지명이나 될수 있었냐는 겁니다.
비록 "전적으로" 행운이라는 말에 발끈해서 댓글을 달긴했지만 던컨이 가넷보다 운이 좋은건 인정합니다. nycmania님의 글은 언제나 잘보고 있습니다. 너무 글을 잘쓰시네요. 독자로써 바램이있다면 다음에 글을쓰실때는 조금만 부드럽게 써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기량이야 둘이 어차피 거기서 거기겠죠. 비단 던컨과 가넷 뿐만 아니라 소위 슈퍼빅맨들은 스타일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기량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커리어에서는 차이가 나고 그 차이의 원인이 소위 운이든 뭐든 간에 그 커리어 차이 자체는 인정하면 되는거 같습니다. 글 잘봤습니다. 아주 미세하게 사소한 태클을 걸자면 04년 리그 우승팀은 61승의 인디애나며 미네소타는 서부컨퍼런스 1위였습니다ㅎ
04년 리그 우승팀은 디트로이트였고 1위팀은 미네소타였는데요? ;
리그 우승이라는게 리그 1위를 말한겁니다ㅎ 그해 리그 1위는 동부에서 61승 21패를 기록한 인디애나페이서스였죠.
리그 우승이 1위팀을 말한거였군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