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정체 모호한 경우를 만나
곤혹스러울 때가 있는데 오늘의 경우가 그런 것 같다.
햇살 따갑고 나른한 오후..
동네후배 김계동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말인즉 날씨도 선선해졌으니 등산이나 함께하자는 거다.
둘이 무슨 재미로 가느냐~했더니 김막동군이 먹을걸 준비해 합류한단다.
용봉산..
날씨가 한결 누그러져서인지 등산인원이 꽤 늘었다.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이이야기 저이야기 나누며 산을 오르는데
앞서 가는 생면부지 두사람이 무척 다정해 보인다..부부인가?..아니면 연인 사이인가?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오르는 두사람 우리들이 앞질러 나갓다.
한 30분 정도 올랐나?..숨도 차고..
그래 후배들에게 그만 올라가자 제안하니
녀석들도 힘이 부치는지 아니면 선배에 대한 배려인지 선뜻 동의한다.
원래 나는 소문난 중턱 산악인..ㅎ..평소에도 웬만하면 조금 오르다 회군하는 꾀돌이인데..
오늘은 모처럼 산행이라 그런지..특별히 더 힘 들고..
"아~~좋다~~"
"바로 이 맛이야~~"
탁트인 주변 경관에 감탄사
각자 한마디씩 길게 내뱉으며
길옆 바위에 세사람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막동이가 가져온 포도 한송이씩 들고 맛있게 먹는데..
그때.. 올라오면서 본 남녀가 뒤늦게 올라와 우리 옆 바위에 걸터 앉는다.
그런데..두사람 서로 주고 받는 말들이 이상하다..형님 동생한다.
아니~부부인줄 알았더니~~ 자세히보니 남녀 아닌 남남아닌가..
남자가 꽁지머리에 해병대출신 어느 탤런트처럼 여자 목소리를 내다보니
잠시 착오가 있었나 보다..ㅎ
다양한 개성들이 좌충우돌하는 세상..
이제..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별하기에는..
외양으로 남녀를 판별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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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방문하는 어시장..
엊그제에도 들려 죽은 전어 몇마리하고 꼴뚜기 좀 사서 맛있게 먹었는데..
오늘 또 다시 이곳에 들렸다 .
따분할 때는 시장에 들려 수조에서 유영하는 물고기도 구경하고..
여타 해산물들도 구경하는데..그러다보면 스트레스도 금새 날라가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
오늘도..
커다란 둥근 수조에는 은빛 찬란한 전어 떼가
언제 인간 식탁에 오를지 모를 하루살이 운명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대고 까불며 활발히 움직이고..
반면 다른 수조에는 바닥면에 배를 깔고 세상만사 귀찮다는듯..숨죽이며 자빠져 있는 물고기도 보인다.
이름하여 광어와 도다리란 녀석들..
그래도 한때는 인간들 식탁에서 가장 인기있는 축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광어와 도다리 그 인기무대의 뒤안길로 밀렸다.
어물전 주인과 몇마디 나누는 과정에 질문을 던져본다.
" 제가 아직 광어와 도다리 구별을 잘 못하는데..사장님 무슨 좋은 방법 있나유?.."
" 아니..좌광우도라는 말도 모르시나유?
정면에서 봤을때 양눈이 좌측으로 몰리면 광어.. 우측으로 몰리면 도다리..이제 아시겠쥬?..ㅎ"
" 아..예예..그렇군요..."
그런데
좌광우도는 이세상 모든 광어와 도다리를 구별하는 확실한 기준이 아니다.
일례로..태평양 알래스카 연안에 살고있는 핼리벗은 광어지만 눈방향이 도다리와 같다.
어류학자가 생물종을 구분할 때는 진화과정에서 형성된 골격이나 가시 특성등을 고려하는데..
광어는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베이트 피쉬등을 먹으며 진화했기에 입이 크게 발달..
때문에 뻘에서 갯지렁이나 파먹고 사는 도다리와는 그 입모양부터가 크게 다르다.
그래 광어와 도다리는 입 크기로 구별하는게 더 정확하다는 말이다.
요즘 횟집에서 흔히 볼수 있는 강도다리는 눈방향이 광어와 같지 않은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넙치(광어)과 어류가 참으로 많고 많은데..
눈방향으로만 구별한다는게 어찌보면 넌센스다...
이런 말 어물전 주인에게 해줄려다가..ㅎ
아는체한다고 면박 당할까봐 오늘은 그냥 왔다.
첫댓글 ^^
빠바이~면 작별인사구먼..ㅎ
남녀도 구분 못하는 안목
광어와 도다리도 구분 못하는 안목
그렇게 살아가다가 알게도 되고 아지 못한 채 마감하기도 하고..
그러니 앞서 가다가도 쉬어가며 살펴봐야 하는 거지요.
예..어짜피 한계가 있는 인간일진대..
둘러도 보고..쉬어도 가고..그러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그런 삶이 편안할듯합니다.
오늘은 천둥번개에 폭우까지..대단한데요.
하늘이..자연이 인간에게 노한 것 아닌가~이런 생각도 하게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산에 오른다면?.. 그건 분명 변탠데..나와는 거리 아주 먼 이야기고..
좌우지간 충청지방의 알아주는 선비 "가을이오면" 오늘따라 정중히 인사드립네다..ㅎ
그나저나
가재미에 강도다리에 광어까지 헤홀님도 알만큼 아시는 분인데
그런분이 다른분들에겐 꼼작 못하믄서 왜 맨날 나만가지고 달달 복는지...대체 왜그래요?..ㅋ
@혜홀 음~~
약골인 보도본부님에게도 쩔쩔 매면서..
무장탈영병을 눈빛만으로 무릎꿀린 이 "가을이오면"
신사중에 신사 이 "가을이오면"..그런 비중 있는 분이시니 앞으로는 정중히 대해주소..ㅋ
@혜홀 석촘님은 많이 어렵고
기을이님은 쪼메 어렵고
보도본부는 어렵지 않고 어지럽다. ㅋ
@가을이오면 헤홀님께서 보도본부에게 쩔쩔 매지는 않습니다.
보도본부를 만만때때로 보고 있습니다. ㅎ
남자는 남자 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 다워야...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 안되는 세상에
광어인지 도다리인지 분간해서 뭐 합니까?
광어라 하면 광어 이고
도다리라고 하면 도다리 입니다.
눈의 방향보다는
생김새로 아는데...
인생은 미완성 맞아요.
완성이면, 인생이 재미가 없지요.
크..
생김새만으로도
넙치 도다리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그런 능력있는 분..이땅에 몇분 안되는 걸로 압니다.
그중 한분이 콩꽃님이시라니~~그저 놀랍습니다..ㅎ
결혼하면서 가훈을 정하고 표구하여 벽에 걸었지요.
여자는 여자답고 남자는 남자답게.....우리집 가훈이었습니다..ㅎㅎㅎ
@가을이오면 ㅎㅎㅎ 제가 가을이오면님 가훈까지 알고...
그러니 광어 생김새만으로도 알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일생은 살다 보면 도 아니면 개 다 운수가 좋으면 모 도 나온다.
광어면 어더하리 도다리면 어떠하리
그냥 그렇게 두렁두렁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