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하루.. 나랑......... 즐겨보지 않을래요? "
" 네?? "
-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지루해 난 하품이나 해
뭐 화끈한 일 뭐 신나는 일 없을까
할 일 일이 쌓였을 때 훌쩍 여행을
아파트 옥상에서 번지점프를
신도림역 안에서 스트림 쇼를
하는 일없이 피곤한 일생 나른해 난 기지개나 펴
뭐 화끈한 일 뭐 신나는 일 없을까
머리에 꽃을 달고 미친 척 춤을
선보기 하루 전에 홀딱 삭발을
비 오는 겨울밤에 벗고 조깅을
아파트 옥상에서 번지점프를
신도림 역 안에서 스트림 쇼를
모두 원해 어딘가 도망칠 곳을 모두 원해
무언가 색다른 것을 모두 원해 모두 원해 나도 원해
[1] 달콤 쌉싸름, 그녀의 로맨스
손님의 80% 정도가
한가로이 오후의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일 정도로
제법 분위기 있는 대학로의 한 까페안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이 한껏 들어오는
투명한 유리로 이루어진 커다란 쇼윈도 쪽 자리에도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다만, 다른 커플과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다른 커플들 처럼
서로를 다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지 않으며
" 키가...... "
" 171 이요 "
" 그럼.. 취미가..... "
" ......... "
어색하기 짝이 없고
또한
시대에 충분히 뒤떨어진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
아주 짧은.. 독특하고도 쎈 느낌의 청치마와
믹스매치인것 같으면서도
그 여자가 입었기에 잘 어울리는 듯한
묘한 느낌의 셔츠를 입은
히피??
그래.. 히피... 히피풍 스타일을 즐겨입는 듯한
자세히 보지 않고 그냥 스쳐지나가듯 쳐다보아도
그냥 딱!! 평범한 여자가 아니구나...... 느껴지는 여자에게
" 실례하지만 키가 "
...
" 저기 그럼 취미는 "
...
" 아 그럼 특기는 "
...
" 혹시 그럼 연봉이 "
...
" 그렇다면 어떤 남자를 좋아하시는지 "
너무나 뻔한 질문을 해대는 남자
지겹다
옆에서 그냥 호기심이 발동해 지켜보고 있는 내가 다 지겨운데
저 여자는 얼마나 지겨울까??
그런데 말이야
대체 왜 하필 이런곳에서 선을 보는 걸까?
보통 선은 호텔 커피숍같은 곳에서 보지 않나?
여자는
손으로 입을 가리지도 않은채
쩍쩍 - 입을 벌려 하품을 해대고
' 에이씨 ' 와 ' 젠장 ' 을 쉴세없이 남발해대며
계속해서 다른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그렇게 온몸으로 남자를 향해
노골적으로 ' 나 당신 싫어 ' 를 표현해댄다
" 저는 그림 보는 걸 좋아해요 지원씨는 그림 좋아하세요?? "
하지만 둔한건지 멍청한건지
아니면 여자가 남자의 맘에 너무 맘에 든건지
여자의 그런 행동에도
별 반응 없이 부지런히 자신의 할말만을 하는 남자
남자인 내가 봐도 밥맛이군..
다들 대충 눈치 챘다 싶이
난 구경꾼이다
까페안을 두리번 거리다
어색하기 짝이 없는 커플을 발견하곤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구경꾼이다
그리고 난
저 남자는 모르지만
저 여자는 안다
하지만 저 여자는 나를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
구경꾼인 나는
천천히 내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와 남자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 오늘 하루.. 나랑......... 즐겨보지 않을래요? "
" 네? "
여전히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쫙쫙 - 해대며
졸린눈을 하고 있던 여자는
갑작스런 나의 등장에
조금 당황이라도 한 듯
동그랗게 눈을 뜨곤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본다
그리곤
" 뭐.. 뭐라구요? "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라고 판단 한듯
좀전에 내가 했던 말을
다시 한번 재방송 해줄 것을 요구한다
" 재미 없죠? 재미 없잖아요! 그쵸?? "
" 아.. 저.... 전.. "
" 재미 없잖아 그러니까 계속 하품하는 거잖아. 자자 - 나갑시다 "
" 어?? 어..어... 저기저기..저..! "
- 그리고 난
저 남자는 모르지만
저 여자는 안다
하지만 저 여자는 나를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날 그녀에게 소개시킬 생각이다
나 정지훈이란 멋진 남자를 소개시켜 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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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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