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소설은 첫 시작인 1회부터 차례대로 보아야 내용이 이해가 됩니다. 첫 시작인 1회부터 차례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16회 휴일에 전화하는 직장상사는 공포 1순위.
---------------------------------------------------------------------------------------------------
최근에 영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회사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순위 1위가 ‘휴일에 직장상사가 전화할 때’였다.
영국에서 실험을 해본 결과
휴일에 직장상사에게 전화가 왔을 때, 회사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높은 곳에서 번지점프를 할 때보다 훨씬 높은 공포심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휴일 직장상사 전화가 잦으면 심장마비 위험도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다.
((( 나, 김아현은 올해 28살의 여직원으로 ㈜퍼스트투어에 근무하는 직원이다. )))
퍼스트투어는 여행업종으로, 여행과 관련된 업무를 보는 회사다.
쉽게 설명하면, 퍼스트투어는 여행사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능을 치루고 경민대학교 4년제 행정학과에 합격했다.
그곳에서 4년간 재학하였고, 4학년 2학기 때 교수님의 추천으로 퍼스트투어에 경리업무로 입사했다.
당시 나의 나이는 23살의 아가씨였다.
퍼스트투어는 25살의 2년차 근무 중인 여사원 미선선배가 있었고, 33살로 12년차인 김현미라는 여자 과장님이 계셨으며, 그리고 가장 높은 직책인 남자 팀장인 이동건이 42살로 18년차로 근무 중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와 함께 입사한 23살의 한지윤씨가 있었다.
한지윤씨는 남자였고, 나랑 동갑이었으며, 나와 같은 경민대학교를 다녔다.
다만,
학과는 나와 다르게 관광학과를 다니고 있었다.
처음에 입사하자마자 나에게 이동건 팀장님께서
“아현씨는 앞으로 경리업무를 보게 될 거예요.”
라고 말했다.
기존의 경리업무를 담당하였던 여직원이 있었는데, 시집을 가게 되면서 회사를 퇴사했다고 전달 받았다.
그리고 나와 함께 입사한 지윤씨는 여행사직원으로 각종 여행상담과 항공권 예약 및 발권과 기차표 판매 등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지금은 신입이기 때문에 차츰차츰 배울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퍼스트투어는 주5일제 회사였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며, 공휴일은 모두 쉬는 회사였다.
출근시간은 오전9시였고, 퇴근시간은 저녁6시였다.
점심시간은 12시부터 오후1시까지였으며, 식비는 불포함으로, 개별적으로 알아서 해결해야만 했다.
24살에 학교를 졸업하고, 3개월 인턴을 끝내면서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렇게 1년 동안 평탄하게 근무했다.
나는 경리업무를 담당하지만, 업무가 단순하고, 어렵지 않았다.
매월 25일에 직원들의 월급계산을 하여, 법인통장에서 직원들의 월급계좌로 송금하면 되었고, 4대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을 계산하여 자동이체된 것을 체크하면 되었으며, 직원들이 올려주는 지결내용을 확인하고, 호텔과 항공사 및 현지 업체에 송금만 하면 되는 것이다.
매일 아침에 출근하면 나는 법인통장내역과 개인통장내역을 보고선 메신저로 연결된 전 직원에게 입금된 내역을 전달한다.
그러면 각 직원들이 회신한다.
예를 들어서
< 김동하님 100만원 입금된 내역은 3월 25일 제주도 패키지 20명 단체 계약금입니다. >
라고 미선선배가 회신을 주면, 그것을 기록해둔다.
그 외에 나의 업무는 3개월마다 부가세 신고를 위하여 매출과 지출을 정리하였고, 정리된 내역을 회계업체에 보고한다.
또한 매월 정산하여 수익이 얼마였고, 지출이 얼마였는지 사장님께 보고한다.
이것이 나의 업무였다.
그러던 어느 날.
환율이 급격히 오르고, 해외에 바이러스 및 독감들이 유행하면서 여행객들이 급격히 줄었다.
그렇게 되면서 여행사들끼리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매월 정산할 때마다 적자가 발생하였고, 사장님께서는 이동건 팀장님을 불러서 꾸짖었다.
이동건 팀장님께서는 전체 회의라면서 모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경리업무만 보기 때문에 회의에서 당연히 제외였다.
회의실에서 회의를 끝내고 나온 직원들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마치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보였다.
이동건 팀장님께서는 나를 바라보면서 한마디 하셨다.
“아현씨.”
“네?”
“앞으로 우리는 주6일로 근무할 겁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근무할 것이고, 급여는 기존과 동일해요.”
“네. 알겠습니다.”
나는 속으로 ‘나도 그러면 토요일 출근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동건 팀장님께서
“아현씨는 어차피 경리업무만 보기 때문에 토요일 출근하여도 할 일이 없을 테니깐, 출근 안 하여도 괜찮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때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나에게 집중됐다.
마치 모두가 출근하는데 나만 특혜를 받아서 꼴사납다는 눈빛이 가득했다.
그 주에 난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토요일은 집에서 늘 그러하듯이 영화를 보면서 휴식을 즐겼다.
그때였다. 회사의 사무실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영화를 보다가말고,
“무슨 일이지?”
급한 일이라도 생긴 거 같아서 얼른 휴대폰을 잡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어, 나 이동건 팀장인데.”
“예. 팀장님.”
“공인인증서 비밀번호가 뭐였지?”
팀장님께서 전화하신 이유는 너무나도 사소했다. 공인인증서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전화한 것이다.
사실상 토요일 날 송금할 일은 없다.
토요일 대다수 현지 랜드사와 호텔과 항공사가 쉬기 때문에 행사비를 송금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이동건 팀장님께서는
“손님께서 계약금을 입금하셨다는데,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말이야.”
“네.”
이동건 팀장님은 정말 멍청하다.
저런 사람과 내가 같이 일을 하니깐, 답답해 죽겠다.
사실상 토요일은 정확한 항공권 예약 및 발권이 불가능하며, 현지의 호텔들도 예약실에서 쉬고, 대사관도 쉬는 날이기 때문에 비자접수도 불가능하다.
즉, 아무런 예약진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손님께서 계약금을 입금하셨다고 할지라도, 어차피 항공예약업무 및 발권작업과 호텔 수배와 현지 차량 및 가이드 수배와 대사관에 비자접수는 모두 월요일 날 진행을 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굳이 쉬는 날인 나에게 전화하여, 오늘 입금내역을 확인할 필요자체가 없었다.
그렇게 오전에 영화를 보는 것을 방해받았고, 오후에는 친구들과 모처럼 약속이 있어서 저녁에 식당에서 삼겹살을 굽고 있었다.
토요일 저녁이라 워낙 시끄러웠고, 휴대폰이 울리는지 몰랐던 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한참을 떠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화장실을 잠시 가려고 했는데, 몸 안에서 익숙한 벨소리가 들렸다.
바로 나의 휴대폰 벨 소리였다.
나는 휴대폰을 열자. 이번엔 회사의 사무실번호가 아니라, 이동건 팀장님의 휴대폰 번호가 보였다.
순간 나도 모르게 인상이 돌아갔지만,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의 통화버튼을 눌렀고,
“예. 팀장님.”
이라고 말하자마자 이동건 팀장님께서는 언성을 높이셔서 나에게 화를 퍼부었다.
“전화기는 폼이야?!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죄송합니다. 친구들이랑 놀고 있어서요.”
“앞으로 전화는 24시간 대기하도록 하세요! 비상 연락이 이렇게 안 돼서야 같이 일 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법인 통장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말고, 사장님 개인통장 공인인증서 비밀번호가 뭐였죠?”
이동건 팀장이 전화한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사장님의 개인통장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알기 위해서였다.
나는 사장님 개인통장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말씀드렸다.
다른 여행사도 비슷하겠지만, 모든 여형계약 수익을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는다.
매출을 속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속이기 위하여 카드결제가 아니거나, 현금영수증이 필요하지 않는 건들은 모두 다 세금을 속이기 위하여 법인통장이 아닌, 개인통장으로 손님께 입금을 받는다.
그러나
아까도 말했다시피 굳이 토요일인 그것도 저녁에 확인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토요일 저녁에는 그 어떠한 항공팀도 휴무이고, 호텔 예약실도 휴무이며, 대사관도 휴무이고, 현지 수배 받는 업체들도 휴무다.
즉, 오늘 입금내역을 확인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고, 월요일 확인하여, 수배를 진행하더라도 충분하다는 말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오늘 입금내역을 확인하더라도, 어차피 모든 수배업무는 월요일에 진행되기 때문에 휴일에 나의 휴대폰으로 저녁에 전화하여 금쪽같은 시간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눈치도 없고, 유통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이동건 팀장은 토요일 오전에 전화 한번과 저녁에 한 통을 하여 나의 휴일을 망쳤다.
이동건 팀장과 통화를 끝내고, 나의 휴대폰을 바라보니
오후5시 11분에 부재중 전화가 걸려있었고, 오후5시 44분에 부재중 전화가 또 걸려있었다. 그리고 오후6시 22분에 또 부재중 전화가 또 걸려있었으며, 오후7시 58분에 내가 화장실에 가면서 드디어 전화 연결이 되었던 것이다.
회사에서 지금밖에 처리할 수 없으며, 오로지 나만이 처리할 수 있는 정말 급한 일이라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전화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오늘 처리할 수 없는 업무라면 휴일을 보내는 직원을 배려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렇게 귀중한 휴일을 망쳤던 이동건 팀장이었다.
휴일 날 직장상사가 전화하여 안 좋은 소리로 신경질을 부리면, 휴일에 쉬더라도 온통 신경이 그쪽으로 향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휴일을 보낼 수 없다.
그렇게 이동건 팀장의 꾸지람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남은 일요일 휴일도 엉망으로 보냈다.
“에라이!”
라고 나쁜 기억을 훌훌 털어내고선 목욕탕으로 향했다.
따뜻한 물에 몸을 씻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기에
나는 집 앞의 목욕탕으로 들어가서 옷을 벗고, 따뜻한 물에서 몸을 씻으며 스트레스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목욕을 다 하고 나와서 수건으로 온몸을 닦고 머리를 말리며 로커열쇠로 로커를 열고 나의 옷들을 입으며 휘파람을 불었다.
토요일 날 있었던 스트레스가 다 사라졌다.
그렇게 옷을 다 갈아입고, 핸드폰을 열어서 시간을 보려고 했다.
그런데!!!
이동건 팀장의 휴대폰 번호로 무려!! 4통이나 부재중이 걸려있었다.
그리고는 문자로
<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아?! 어제 그렇게 전화를 받으라고 24시간 대기하라고 했잖아! >
라고 남겨져 있는데, 순간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고, 불안감과 초조함이 동시에 몰렸다.
당장 팀장님께 전화를 걸었지만, 팀장님께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는 없어졌던 스트레스가 배가 되어 돌아왔다.
‘무슨 일일까?’
‘문자가 이렇게 왔을 정도면 긴급했던 거 같은데..’
‘내가 실수라도 저질렀나?’
등의 복잡한 걱정들이 나의 뇌세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목욕을 끝내고 저녁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배는 고팠는지라 억지로 밥을 먹다가 체하기까지 했다.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팀장님께 전화를 했지만,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는 문자를 길게 남겼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저 아현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느라, 전화를 못 받았습니다. 일요일 날 전화하실 정도면 매우 급하신 용무가 있으셨던 거 같은데,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전화를 드려도 팀장님께서 바쁘셔서 그런지, 연결이 안 되시네요. ㅠ,ㅠ >
라고 남겼다.
그러나 여전히 회신이 없었던 이동건 팀장이었다.
“압! 배가!”
나는 신경을 많이 쓰다보면 이상하게 배가 아팠다.
그렇게 급하게 화장실로 향했고, 큰 볼일을 보고 있었다.
그때 화장실 밖에 나의 화장대에서 전화벨이 마구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라고 나도 모르게 화냈다.
정말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다.
그렇게 볼일을 빨리 마무리하고 밖에 나갔으나, 이미 팀장님께 부재중 전화는 3통이나 걸려 있었고, 심지어 문자로
< 긴급한 전화인데! 이렇게 통화가 힘들어서야? 일부러 내 전화 무시하는 거야? >
라고 가슴이 철렁한 공포의 문자가 남겨 있었다.
나는 바로 팀장님께 전화를 걸었지만, 오잉?
어찌된 영문인지 팀장님의 전화기가 꺼져있다.
나는 너무나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고, 내일 출근하기가 싫었다.
나는 문자로
< 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제가 화장실 간 사이에 팀장님께서 전화를 하시다니!! 정말 신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지금 전화하니, 전원이 꺼져있으시네요. ㅠ,ㅠ >
라고 남겼다.
그렇게 그날 밤 12시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침대에서 몸만 뒹굴기만 하였고,
도저히 내일 이동건 팀장님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서 걱정을 태산처럼 했다.
그렇게 잠시 잠이 들었다.
꿈에서 이동건 팀장님이 나를 해고시켰다.
나는 억울하다고 울었지만, 이동건 팀장은 냉정하게 자신을 무시한 직원은 필요 없다며 당장 집에 가라고 호통치셨다.
그 악몽에서 깬 나는 식은땀을 흘렸고, 거실로 나가서 차가운 물을 컵에 따라서 마셨다.
그러곤 거실에 시계를 보니, 새벽3시 20분이었다.
나는 화장실을 잠시 들린 뒤에 소변을 해결했고, 다시 침실로 돌아와서 휴대폰을 보니, 이동건 팀장의 카톡이 남겨져 있었다!
“시발 놈이!!”
라고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이동건 팀장의 카톡 내용은
< 긴급하다! 지금 바로! 전화해! >
라는 카톡이 새벽1시에 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새벽3시 22분쯤 되었고, 나는 전화를 해야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일 출근하여 보아야만 하는 것인지 당황했다.
“지금 주무실 텐데..”
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휴대폰을 잡고 발만 동동거렸다.
나는 주무시는데 전화하는 것은 실례라고 최종 판단했고,
< 팀장님 ㅠ,ㅠ 잠자고 있어서 전화를 또 못 받았습니다. ㅠ,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ㅠ,ㅠ >
라고 남겼다. 카톡으로..
그러나 이동건 팀장은 나의 짐작처럼 잠을 청하는 것인지, 카톡을 읽지 않았다.
그렇게 새벽3시 22분부터 새벽 6시까지 한숨도 자지 못했다.
그러다가 눈꺼풀이 스르르~ 감기면서 거실의 소파에서 잠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한참 뒤에 오전에 알람이 울렸고, 나는 잠에서 깨어서 휴대폰부터 보았다.
혹여나 팀장님께서 뒤늦게 카톡을 읽으시고 전화를 주셨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지만, 여전히 카톡은 읽지 않으셨고, 전화도 없으셨다.
그렇게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세면장에 들어가 머리를 감고, 얼굴을 씻으며 아침 출근준비를 했다.
나는 버스를 타고 환승하여 지하철을 타면서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전화를 드려야만 할까?, 아니면 어차피 출근해서 볼 것인데 기다릴까?’
나의 선택은 결국 전화를 걸었다.
그 이유는 한주를 시작하는 첫 월요일 아침부터 잔소리를 듣기 싫었기 때문이다.
이동건 팀장은 전화를 받았고,
“안녕하세요! 팀장님! 어제는 정말 죄송합니다! 어찌 이렇게 타이밍이 안 맞을 수 있었을까요?”
“아, 아현씨구나.”
“네.”
“아, 다른 건 아니고, 아현씨도 토요일은 우리랑 함께 출근을 할 수 있나 싶어서.”
“네?”
“그렇잖아, 모두가 출근하는데 아현씨만 출근 안 하는 것도 그렇고..”
지금 그 이야기가 그렇게 중요해서 일요일 날 온종일 나의 피를 말렸던 것인가?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나의 화는 하늘을 뚫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참아야만 했다. 어쨌든 이 사람은 우리 회사에서 사장님 다음에 가장 높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저런 이야기는 급한 것이 전혀 아니다! 월요일 출근하여 나에게 물어도 되는 질문을 그토록! 문자와 카톡으로 긴급하다면서 전화를 했어야만 했는가?
그것 때문에 나는 일요일을 마음 편안하게 쉬지 못하였고, 심지어 새벽에 걱정에 빠져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정말 이동건 팀장은 악마가 따로 없었다.
내가 너무나도 당황스러워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동건 팀장은
“일단은 출근해서 볼 거니깐, 회사에서 봅시다.”
“네. 회사에서 뵐게요.”
“그래요.”
그렇게 이동건 팀장과의 불편한 통화는 끝났고, 추후에 회사에 출근했다.
나는 모두에게 인사를 했으며, 다른 직원들끼리도 인사를 나눴다.
그런데 나의 옆에 있던 자리는 텅텅 비었다.
나는 주위에 눈치를 살피며
“토요일 날 무슨 일 있었어요?”
라고 물었고, 그때 미선선배가 암울한 표정으로
“지윤씨 그만뒀어.”
“네?”
“토요일까지 근무는 못하겠다고, 그것도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면서, 라고 화를 내면서 사직서를 쓰고 짐만 챙겨서 나갔어.”
“정말요?”
“응.”
지윤씨는 학교를 다닐 때부터 자유분방한 사람이라고 들었었다. 특히 지윤씨를 남몰래 사모하던 미선선배는 서운한 표정이 가득했다.
뒤에 있던 이동건 팀장이 한마디 했다.
“인간이 그러면 못써! 적어도 30일 전에 퇴사통보를 해야지!”
라고 말하면서 서류를 책상에 팍! 소리가 나도록 던졌다. 그러고는
“원래 법적으로 30일 전에 퇴사통보를 하지 않으면 회사 측에서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다고!”
그때 미선선배가 이동건 팀장님을 째려보면서
“그래서 손해배상 소송이라도 지윤씨에게 걸 거예요?”
“아니! 내가 사람이 좋아서 다행이지! 그 새끼는 다른 곳에서 그랬다가는 부모까지 욕먹을 거야!”
미선선배는 입을 오리처럼 쭉~ 내밀고서는 조용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자기가 갑자기 토요일 근무로 바꾸니깐, 그렇지! 누구 탓을 해?”
아주 작게 말했음에도 이동건 팀장님은 들었는지 미선선배를 째려보면서
“미선씨 뭐라고 했어?”
“아니에요.”
그렇게 둘의 대화는 마무리가 되었고, 미선선배는 대리로 진급했다.
이동건 팀장은 새로운 직원을 구인할 때까지만 나보고 지윤씨가 하던 업무를 경리업무와 함께 같이 해달라고 부탁했고, 나는 차마 거절할 수 없어서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지윤씨가 그동안 담당하였던, 골프고객님들과 신혼여행 건수와 항공예약 건들 등을 미선대리님께 인수받아서 담당하게 되었다.
경리업무와 추가적인 지윤씨 업무까지 담당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1년 가까이 지윤씨와 미선대리님 그리고 현미과장님께서 고객들을 상담하고 항공예약 및 발권하는 모습과 현지 호텔들을 수배하는 방법과 골프장 부킹 및 기사와 가이드 수배하는 방법들을 쭉~ 지켜보았기에 업무를 빠르게 익혔다.
그 모습을 본 이동건 팀장님은
“오~ 관광학과도 아닌데, 아현씨 업무를 빨리 익히네요?”
“하하하 별말씀을요. 그동안 보았던 것들이 있는데요.”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어린아이처럼 좋았다.
당분간 새로운 직원을 구인할 때까지는 토요일 근무를 해야만 했다.
다른 여행사들은 토요일 대다수가 쉬기 때문에 우리가 토요일 날 영업을 한다면, 고객들이 우리 여행사에 몰릴 것이라는 생각을 팀장님께서는 하셨다.
결과적으로 그렇긴 했다.
토요일 날 여행사가 영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여행사를 이용하던 고객들도 우리에게 문의전화를 하면서 우리의 실적은 급격히 늘었다.
특히 신혼여행이 그러하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동건 팀장님께서는 회의를 하자면서 전원 회의실로 들어오라고 지시하셨다.
경리업무만 담당하였을 땐 회의에서 항상 빠졌지만, 이제는 여행사 업무도 담당하기 때문에 나 역시 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렇게 회의실에서 이동건 팀장님은 우리의 실적을 엑셀로 정리하여 커다란 스크린 화면에 켰다.
그러면서 미소를 지으며
“확실히 토요일 근무를 하니깐, 전 달에 비하여 실적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고는 모두를 바라보며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현미 과장님과 김미선 대리님 그리고 나까지 모두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내심 회식을 기대하였으나, 눈치가 없는 이동건 팀장은
“그래서 좀 더 발전하자는 마음으로 일요일도 격주로 근무하는 것이 어떨까요?”
저 말을 듣고선 모두가
똥 밟은 인상을 썼다.
그러거나 말거나 눈치가 없는 이동건 팀장은 미소를 지으며
“일요일 격주가 아닌 풀로 근무하면 좋을 거 같은데, 우리도 사람이니깐, 쉬긴 쉬어야 하니, 2주에 한번 쉬는 걸로 하고, 일요일도 조를 나눠서 두 명씩 격주로 근무 합시다.”
이때 김현미 과장님께서 한숨을 쉬면서
“그렇다면 우리 월급은 올라가나요?”
“김과장님! 요즘 해외 바이러스와 독감으로 인하여 해외여행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뉴스도 못 들었어요?”
“아니! 일은 늘어나고 월급은 그대로니깐 그렇죠!”
“그렇게 따지려면 당장 사표 쓰세요!”
“알겠습니다!”
김현미 과장님은 화난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갔다.
그렇게 분위기는 살얼음판으로 변했다.
김현미 과장님은 눈물을 흘리시면서
“내가 이런 대접을 받으려고 10년 넘게 이곳에서 일한 게 아니었는데!”
이동건 팀장은 김현미 과장님을 바라보며
“당신의 월급이 제일 많아! 당신만 없었어도 한 달 지출이 얼마나 줄어드는데!”
“시발 놈아! 나갈게!”
라고 말하며, 김현미 과장님은 짐을 싸서 집으로 갔다.
그리고 다음 날.
이동건 팀장과 김현미 과장님이 함께 출근했다.
대리님과 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보았다.
김현미 과장님은 오랫동안 퍼스트투어에서 일하였기에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았으며, 항공예약부터 발권까지 누구보다도 꼼꼼하게 일을 잘하는 분이셨다.
그렇기에 이동건 팀장님이 김현미 과장님의 집까지 찾아가 살살 달랬던 것 같다.
그 후에 김현미 과장님은 일요일은 무조건 쉬셨다.
미선대리님과 나와 이동건 팀장님 셋이서 격주로 일요일을 근무했다.
그렇게 다니다가 이번 주 일요일은 내가 휴무일 차례였고, 나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저녁약속을 잡았다.
점심때는 친하게 지내던 오빠와 약속을 잡았다.
오빠와는 대학을 같이 다녔으며, 나에게는 선배이기도 했으며, 친오빠 같은 존재였는데 마침 일요일 점심 때 식사를 같이하자고 말하여 나는 그러겠다고 했다.
그렇게 일요일 아침에 모처럼 낮참을 청하고 있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나는 휴대폰을 열어보니, 사무실에서 전화가 온 것이었고, 통화버튼을 눌러서 받았다.
“여보세요?”
“어, 아현씨, 오늘은 조용하네.”
조용한데 왜? 전화하고 지랄이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네...”
“조용해서 미리 연말 정산 좀 하려는데, 우리 장부가 어디에 있지?”
“제 서랍 3번째에 있어요.”
“응. 고마워.”
달콤한 낮잠이 하늘로 날아갔다.
정말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다.
아직 점심시간이 되려면 한참이나 남았으나, 팀장 놈의 전화로 더 이상 잠은 오지 않을 것 같았고, 할 수 없이 미리 씻기로 결심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면서 오빠를 만날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씻고 나왔는데, 화장을 하면서 휴대폰을 바라보니,
사무실에서 부재중이 3통이나 왔었다.
“시발 놈이!!”
라고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오면서도 바로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무실에서는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우리 여행사는 보통 점심시간에는 착신을 걸어 놓아서 받을 텐데 팀장 놈이 나의 전화를 일부러 안 받는 것이 틀림없다.
“개새끼!!”
라고 이동건 팀장을 마구 욕했다.
나는 불안하면서도 초조한 표정으로
“도대체 무슨 일이지?”
라고 말했으며,
“혹시 내가 업무적으로 실수한 것이 있나?”
라고 말하면서 걱정했다.
아무튼 점심시간에 오빠와의 약속을 어길 순 없었으니, 화장했다.
그러나 온통 사무실에서 전화한 이유가 무엇인지 걱정되었으므로, 화장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근심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식당에서 오빠를 만났고, 오빠는 나를 바라보며
“아현아, 무슨 일 있어?”
“아니, 회사에서 전화가 왔었는데, 내가 못 받았거든.”
“회사? 일요일에도 전화를 하니?”
“응.. 업종이 여행사다보니..”
“그래도 그렇지..”
그러던 사이에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나는 오빠를 바라보며
“오빠, 잠시만.”
이라며 자리를 피해서 전화를 받았다.
이동건 팀장은 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야! 그럴 거면!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
라고 다짜고짜 화를 내고선 전화를 끊었다.
나는 그날 오빠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으며, 친구들과의 저녁약속도 모두 취소했다.
그리고 온몸이 으스스 추워지기 시작했고, 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이러다가는 내가 암이라도 걸릴 것만 같았다.
그때! 팀장님께 전화가 왔었고, 나는 전화를 받아서
“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선약이 있어서 화장실에서 씻다가 못 받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요. 앞으로는 전화는 무조건 24시간 받도록 해주세요.”
“네. 정말 죄송합니다.”
“네. 내일 봅시다.”
“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프닝으로 끝난 뒤에 앞으로 나는 휴일에 화장실을 갈 때도 휴대폰을 가지고 다녔으며, 항상 새벽에도 가장 큰 벨소리로 바꾸어 나의 베개 옆에 나두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도 휴대폰을 손에 꼭! 지참했으며,
그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휴일에 휴대폰을 나의 분신처럼 지니고 있었다.
항상 휴일에 이동건 팀장은 별일도 아닌 것으로 심심하면 전화하여 쓸 때 없이 나를 긴장시켰고, 이대로는 심장병이 걸릴 것 같아서 도저히 회사를 다닐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나는 이 고민을 오빠와 친구들에게 털어 놓았고, 오빠는 그 회사를 그만두라고 조언했으며, 친구들 중에 한명은 명함을 나에게 건네면서 상담소를 한번 찾아가라고 말했다.
나는 그 명함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고민을 해결해주는 상담소 법인명 ‘해결사’?”
그러자. 지민이는 나를 바라보며
“그래, 그곳을 찾아가봐. 나도 얼마 전에 있었던 고민을 그곳에서 해결했어.”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또 나의 핸드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나는
“또 다!”
라고 말하고는 자리를 피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예. 팀장님~”
그런 나의 뒷모습을 본 친구들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쯧쯧쯧”
이라고 혀를 찼다.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나에게 지민이가 연락해서 다다음주 일요일 휴일에 한번 만나자고 말했다.
나는 보다시피 휴일에도 자유로운 몸이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점심시간에 만나자고 했다.
지민이는 점심시간에 잠시 나의 사무실까지 오겠다고 말했다.
다음 날. 월요일.
((( 아현이와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던 나 주지민은 아현이의 딱한 사정을 듣고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
나는 직장을 다님에도 불구하고, 하루 연차를 사용하여 아현이가 근무하는 여행사 퍼스트투어까지 차를 몰아서 도착했다.
아현이에게 문자를 하였고, 아현이는 팀장님과 직원들에게 보고를 한 뒤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아니! 이 회사는 공산당인가? 무슨 점심시간까지 보고를 해야 돼?”
그렇게 화를 내고선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아현이가 눈치를 보면서 간신히 사무실을 빠져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현이는 나의 차를 발견하고선 바로 보조석의 차문을 열고선 탑승했다.
나는
아현이를 바라보며
“아니, 무슨 회사가 점심시간까지 보고를 드리고, 눈치를 보면서 나와야 돼?”
“점심시간은 자유야.”
“그런데?”
“그렇지만, 대체로 점심을 다 같이 먹기 때문에 보고는 드려야만 해. 그래야, 식당 예약을 하지 않지.”
“그렇긴 하겠네.”
그렇게 우리는 대화를 나누면서 근처의 파스타 식당으로 향했다.
나와 아현이는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주문을 하였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아현이의 표정은 불안감이 가득했다.
마치 무슨 죄를 짓고선 쫓기는 용의자 같았다.
나는 아현이를 바라보면서
“아현아!”
라고 부르자. 아현이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응?”
“누가 안 쫓아와! 편안하게 있어!”
“응...”
아현이는 끝까지 휴대폰을 오른손에 꽉! 쥐고선 놓지 않았다.
그런 아현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보고만 있어도 답답하게 느껴졌다.
“폰 좀 내려놔!”
“어?..... 응...”
아현이는 마지못해 휴대폰을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불안한 표정으로 휴대폰만 바라봤다.
아현이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암에 걸릴 사람 같았다.
이대로는 나의 소중한 단짝 친구를 잃을 것만 같아서 내가 제안을 했다.
“아현아, 어차피 너는 일요일에도 자유로운 몸이 아니니깐, 내가 대신해서 상담소인 해결사에 다녀올게.”
“그게 가능해?”
“응.”
“고마워.”
아현이의 표정은 내가 추천하는 상담소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 것 같았다.
얼마 전에 정체모를 스토커 때문에 애를 먹었던 나는 그 상담소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현이의 고민도 단숨에 해결해줄 것이라 나는 굳게 믿었다.
나는 인상을 쓰면서 아현이에게
“생각 같아서는 사무실에 들어가서 이동건 팀장인지 지랄인지한테 한 소리 하고 싶은데!”
아현이는 기겁을 하면서
“그러지마!”
“네가 이럴까봐 참았어.”
괜히 깽판을 쳤다가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만들 것만 같아서 참았다.
소중한 친구를 백수로 만들 순 없으니깐.
그렇게 나는 아현이를 대신하여 상담소를 방문했다. 그리고 상담소에서 친구인 아현이의 고민을 말하고 풀어달라는 조건으로 수수료 50만원을 지급했다.
물론, 이 수수료는 아현이가 통장으로 나에게 입금시켜줬다.
이주 뒤.
((( 나, 김아현은 가장 친한 친구인 지민이에게 현재 나의 고민을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
현재 나의 최고의 소원은 휴일에 마음 편안하게 제대로 쉬고 싶다고 신에게 기도했다.
그러나 휴일에도 어김없이 팀장님께 2 ~ 3통씩 전화가 와서 제대로 쉬지를 못한다.
어쩔 땐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집에서 대기 전화를 기다리는 것이 더욱 지치고 힘들기도 했다.
지민이는 해결사에게 받은 메일을 그대로 나에게 보내주었고, 나는 그 메일을 열어보고선 기겁했다.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그러지 않겠습니다.” 라는 말을 하지 말 것.(특히 휴일에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절대 잘못하였다고 말하지 말 것이며, 대수롭지 않고 당당하게 지내기.)
2. 휴일에는 전화기를 꺼놓을 것.
3. 직장상사가 휴일에 전화기를 켜놓으라고 지시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것
“휴대폰이 고장이 났는지 계속 휴대폰이 꺼지네요.”
4. 직장상사가 전화기를 빨리 고치라고 재촉하면
“그럴 것입니다.” 라고 말만 하고, 계속 휴대폰은 휴일에 꺼놓을 것.
5. 항상 휴일에 전화를 안 받는다고 직장상사가 호통하면 “원래 휴일이란 업무에 구애를 받지 않고 온전히 자유롭게 쉬는 것을 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전화를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계속 꺼지네요. 최대한 빨리 고칠게요.” 라고 토시하나 바꾸지 말고 그대로 말할 것.
6. 위에 1번부터 5번까지 계속 반복하기.
휴일이란 본디 회사의 업무로부터 구애를 받지 않고 마음 편안하게 근로자가 쉴 수 있는 것을 뜻하기에 당연히 휴일에 전화를 받지 않아도 당신은 아무런 죄가 되지 않는다.
다만, 전화를 받지 않으면, 다음 날 출근하여 당신이 눈치를 보고 불이익을 받으며 부당함에 스스로 힘들어짐을 느끼기에 위와 같이 지혜롭고 현명한 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엄밀히 휴일에는 전화를 하는 회사가 잘못된 것이며, 전화를 안 받는 당신은 아무런 죄가 없다. 당신은 무죄다.
그러나 세상이 법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기에 똑똑한 사람보다는 현명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
“정말 이대로 해도 괜찮을까?”
라고 나는 지민이에게 전화로 물었고,
“일단 해봐!”
라고 지민이가 답했다.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온 지민이는 누구보다도 나를 위해주는 친구이고, 나 역시 지민이를 누구보다도 신뢰한다.
그러므로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지민이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어차피 이 상태로는 휴일도 제대로 쉬지 못하여 금방이라도 사직서를 팀장 놈에게 던질 것 같으니, ‘이판사판 공사판’으로 해결사의 조언을 따라보았다.
그 결과.
휴일인 일요일에 휴대폰을 꺼놓으니, 마음이 너무나도 편안했다.
휴대폰은 저 멀리 던져버리고, 자유롭게 친구들을 만나서 놀았으며, 목욕탕도 자유롭게 이용하였고, 무엇보다도 집에서 편안하게 잠도 청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을 하니, 이동건 팀장은 나를 바라보며
“야! 김아현!! 미쳤어?!! 여행사 직원이 온종일 휴대폰을 꺼놓으면 어떻게 해?!”
“휴대폰이 고장이 났는지 계속 휴대폰이 꺼지네요.”
“그럼, 지금은?”
“지금은 켜져 있는데, 또 언제 꺼질지 모르겠어요.”
“그럼 휴대폰을 빨리 고쳐야지.”
“그럴 거예요.”
“앞으로 이유 불문하고 휴일에도 비상연락은 되도록 합시다!”
“원래 휴일이란 업무에 구애를 받지 않고 온전히 자유롭게 쉬는 것을 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전화를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계속 꺼지네요. 최대한 빨리 고칠게요.”
“네. 최대한 빨리 고치세요!”
“네.”
그리고 다다음주 휴무일인 일요일에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당연히 다음 날 월요일 이동건 팀장은 난리쳤다.
나를 바라보며
“그동안 안 고치고 뭐했어요?”
라고 화를 냈으며, 나는 당당한 표정으로
“고칠게요.”
“이래서는 업무가 진행이 안 되잖아요?”
“근무하는 동안에는 어차피 고객들이랑 다 통화가 되니깐, 상관없고요.”
“........................”
“원래 휴일이란 업무에 구애를 받지 않고 온전히 자유롭게 쉬는 것을 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전화를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계속 꺼지네요. 최대한 빨리 고칠게요.”
“네. 최대한 빨리 고치세요!”
“네.”
그리고 다다음주 휴무일인 일요일에도 동일하게 진행되었다.
다음 날 월요일 이동건 팀장은
“당신 해고니깐,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
“원래 휴일이란 업무에 구애를 받지 않고 온전히 자유롭게 쉬는 것을 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전화를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계속 꺼지네요. 최대한 빨리 고칠게요.”
“그 말만 몇 번째입니까?”
“그러니깐, 최대한 빨리 고칠게요.”
“다음 주까지는 꼭! 고치세요.”
“네.”
그리고 다다음주 나의 휴무일 일요일에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나는 다음 날.
월요일 비장한 각오로 어깨를 쫙~ 피고선 당당하게 사무실에 들어갔다.
이동건 팀장을 보면서 당연히 한 소리를 듣겠다고 싶었고, 나는 속으로 외우고 있는 휴대폰을 최대한 빨리 고치겠다는 말을 할 준비를 했는데,
이동건 팀장은 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으며
“좋은 아침입니다. 아현씨.”
라고 말했다. 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네. 팀장님 안녕하세요.”
그 외에 직원들도 나를 바라보며 인사하였고, 나도 직원들에게 인사했다.
어찌되었던 영문인지, 이동건 팀장은 휴일에 더 이상 나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
다음 17회에 이어집니다. **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첫댓글 멋진 해결이네요 ^^
예.^^ 실제로 저 방법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때의 실제 상황을 모티브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