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X는 BMW Z4, 메르세데스 벤츠 SLK, 혼다 S2000, 마쓰다 MX-5 등과 경쟁하는 2인승 로드스터다. 국내에선 GM대우로 팔렸지만, 미국 델라웨어 GM 공장이 생산하던 사실상의 수입차였다. 현재 시세는 조금 높은 편이지만 스포티한 안팎 분위기와 높은 개방감, 그리고 활기찬 가속 성능 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무엇보다 희소성이 높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G2X는 GM대우가 2007년 9월에 출시한 2인승 로드스터다. 새턴 스카이 또는 오펠 GT의 GM대우 버전으로, 미국 델라웨어 GM 공장이 생산하던 사실상의 수입차였다. GM이 국내에 GM코리아가 아닌 GM대우로 선보였던 건 GM대우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값이 미국보다 약 1,500만원 비싼 4,390만~4,460만원으로 설정돼 약 1년간 100여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쓸쓸하게 단종됐다.
한편, 새턴 스카이와 오펠 GT, 그리고 같은 카파 플랫폼에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인 폰티액 솔스티스 등은 2010년까지 판매됐다. 하지만 이후 카파 플랫폼을 이용한 후속 모델은 더 이상 개발되지 않았다. 많은 돈을 들여 개발했던 새 콤팩트 FR 쿠페/로드스터 플랫폼을 겨우 3종의 모델에만 쓰고 아깝게 폐기 처분한 것. 2008년 리먼 사태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로 인해 재정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1980년대 초 일본차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했던 새턴 브랜드도 폐지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 GT에 가까운 성격
GM대우가 붙인 G2X는 ‘Go 2 eXtreme’의 줄임말이다. 단어 뜻에서 알 수 있듯 G2X는 자극적인 성격을 강조한 모델이다. 출시 당시 다른 미국차들의 성격을 떠올려보면 굉장히 파격적이다. 콤팩트한 차체, 51:49의 앞뒤 무게배분 등 BMW Z4와 메르세데스 벤츠 SLK를 겨냥한 모델임이 분명했다. 물론 혼다 S2000, 마쓰다 MX-5도 라이벌에 포함됐다. 차체 크기는 길이 4,100mm, 너비 1,815mm, 휠베이스 2,415mm로 이전 세대 Z4와 비슷하다.
디자인도 유럽 스타일에 가깝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생산됐던 오펠 스피드스터의 인상과 굉장히 닮았다. 하지만 직선 일색이던 스피드스터보다는 한결 부드럽다. 곡선을 적절하게 어울려 세련미를 살렸다. 균형미도 뛰어나 Z4, SLK 등의 경쟁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다. G2X를 그린 디자이너는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폭스바겐을 거쳐 마쓰다 수석 디자이너에 올랐던 인물로, 최근에는 테슬라 모델 S의 디자이너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구석구석 멋도 꽤 부렸다. 트렁크 리드를 시트 헤드 레스트에 맞춰 굴곡을 주는가 하면, 앞 펜더에 커다란 방열구도 달았다(사실은 막혀있다). 소프트톱의 뒤쪽 양끝을 잡아 당겨 날렵한 느낌도 강조했다. 디자인을 위해서였는지 정비 용이성을 위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보닛도 차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열리는 타입이다. 물론 GM대우가 한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 트렁크 리드, 휠, 스티어링 휠 등에 엠블럼을 붙인 게 전부다(사진의 차는 전부 오펠 엠블럼으로 교체한 상태다).
톱은 캔버스 재질의 수동이다. 같은 소프트톱이라도 비닐 재질보다는 내구성이 좋고 방음도 잘 되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무겁고 값이 비싼 것이 단점. 손상됐을 때 수리도 비교적 까다롭다. 그런데 G2X의 경우 개폐도 쉽지 않다. 글러브박스 안의 버튼으로 트렁크를 열고 천장 앞쪽의 레버를 돌려 잠금장치를 해제한 후 포개 넣는 방식인데, 톱이 꽤 무겁고 뻑뻑해 차에서 내려 힘을 주어 접어야 한다.
천장 앞쪽에 자리한 톱 잠금장치. 톱을 열기 위해선 글로브박스 안의 버튼을 눌러 트렁크부터 열어야 한다
톱을 열었을 때의 개방감은 굉장히 큰 편이다. 윈드실드가 작고 A필러의 각도가 바짝 서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그만큼 바람도 많이 들이친다. 시트가 낮고 대시보드가 높아 스포티한 느낌도 상당하다. 핸드폰 하나 둘 곳이 없을 정도로 수납공간이 적은데, 경쟁자를 비롯한 2인승 로드스터의 공통된 단점이니 딱히 흠 잡을 거리는 아니다.
조수석 무릎 공간 왼쪽에 심은 컵홀더. 사용하기 영 불편해 보인다. 센터터널 뒤쪽 벽에 수납공간과 컵홀더를 마련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다. 새턴 스카이로 따지면 출시한 지 벌써 9년이나 지났건만, 트윈 스크롤 터보, 직분사 시스템, 가변 밸브 등의 기술이 녹아 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도 264마력/36kg·m로 최신 엔진 못지않다. 물론 단점도 있다. 수동 모드가 없는 5단 자동변속기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자동변속기 모델만 판매되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서스펜션 구성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이다. 어퍼암에 비해 로워암이 긴 SLA 타입으로 빌스타인의 댐퍼가 조립돼 있다. 하지만 빠릿빠릿한 몸놀림을 뽐내는 세팅은 아니다. 승차감이 좋고 한계가 높은 대신 갑작스러운 조작에는 자세가 흐트러지는 타입이다. 시트 역시 경쟁자에 비해 푹신한 편. 여러모로 자극적인 맛을 더한 GT에 가까운 컨셉트라 할 수 있다.
타이어 사이즈는 245/45 R18이다
현재 G2X의 시세는 1,800만~2,000만원으로 조금 높은 편이다. 하지만 희소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이달에 만난 G2X의 가격도 이와 비슷한 수준. 국내 판매 기간이 약 1년에 불과했으니 주행거리와 컨디션이 값을 결정한다. 때문에 G2X를 고를 때는 엔진 컨디션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고압 터보 엔진이기 때문에 터보차저가 손상되었거나 연소실 압력이 떨어졌다면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 구입 후 자칫 큰돈이 들 수도 있으니 정비소에서 연소실 압축 압력, 크랭크실 압력, 엔진오일 누유 여부, 터보차저 베어링 상태, 냉각수 청결 상태 등을 점검받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점화장치(키 박스) 수리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G2X도 2014년 미국에서 불거졌던 GM의 결함 은폐 사건에 포함된 리콜 대상이기 때문이다. 수리를 받지 않았다면 주행 중 열쇠가 돌아가 시동이 꺼질 가능성도 있으니 가까운 서비스센터를 찾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첫댓글 다 엑박이네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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