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동물의 세계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폼나는 새 한 마리가 나오더니 성우가 알바트로스라고 하더군요. 머리 부분은 하얗고 모통은 우아한 쪽빛이예요. 한번 짝을 정하면 평생을 함께 한대요. 에, 그리고... 음 잘 생겼고 늠름하다는 것 외에는 기억이 가물가물. 그런데 날개가 큰 것 같지는 않던데요.
Often, as a lark, the crewmen will take hold
Of albatrosses, those vast birds of the sea
바다 위를 나는 거대한 새 알바트로스,
선원들은 때때로 장난삼아 알바트로스를 잡고는 한다.
Which follow, lazy voyage-mates above
The ship sliding over the sour abyss.
여유로운 여행친구인 알바트로스는 sour(???) 심연 위를
항해하는 배 위에 높이 떠서 좇아온다.
Hardly after they're released on the deck
These kings of the sky become clumsy and shy
하지만 선원의 손에 붙잡혀 갑판 위에 떨어진
이 하늘의 왕자는 서투르기 짝이 없고 수줍음만 탈 뿐이다.
Pitifully letting their great white wings
Drag like oars beside them on the boards.
가엾게도 그 거대한 흰 날개를 주체하지 못하고
갑판 위를 강물 삼아 저어 가는 커다란 노처럼 끌고 다닌다.
This wing? traveller, how awkward, how weak!
크고 힘찬 날개를 자랑하던 하늘의 여행자가
이렇게 볼썽사납고 속절없이 당하기만 하는 꼴이란!
He who was once so fine, now so comic and plain!
하늘을 나는 알바트로스는 멋진 항해자였으나
이제는 조롱거리가 되었고 볼품 없는 존재가 되었다!
One man tortures his beak with a sailor's pipe
Another mimes with a limp the cripple who flew!
한 사람은 파이프로 부리를 쪼며 괴롭히고
다른 사람은 큰 날개를 주체 못하는 하늘의 왕자를
흉내내며 절룩거리며 걷는다.
The poet is like this prince of the clouds
Who scares away the storm and mocks the archer's aim;
시인은 폭풍우를 두려워하지 않고 궁수의 화살을 비웃으며 달아났던
이 구름의 왕자와 같은 신세다.
Exiled on the ground amid cruel taunts
Hindered by giant's wings, he cannot walk.
지상으로 유배된 시인은 잔인한 조롱 속에 살면서
거대한 날개를 주체할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걸어갈 수 없다.
Charles Baudelaire(샤를 보들레르), Translation by Millie N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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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데 쓸 일이 있어서...내용 파악만 할 수 있도록 어설프게 옮긴 시에요...이렇게 대다수 회원이 게시판에 올리기는 뭐하지만...암튼 님의 글을 읽다보니 이런 시가 떠오르는 군요...
근데요....님이 처해있는 현실이 번역계 전체의 상황이라고 일반화하지는 말아주세요...님의 글을 읽다보니 기술번역 쪽은 분위기가 어떤지 짐작이 가지만요...저의 경우는 달랐어요....
저는 그야말로 믿을 만한 "빽" 하나도 없어요...영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영어 연수나 유학을 갔다 온 것도 아니고...하다못해 영어학원도 단 2달 다녔을 뿐이에요...
독학으로 영어 떼면서....부족한 영어실력에 초라한 이력서에....이런 불리한 점 만회할 수 있었던 것은...그래도 햇수로 3년 넘게...오늘날까지 제가 이 세계에서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오로지 우리말 구사력 밖에 없어요...
저의 경우에는..지금까지 같이 일해왔던 대여섯 개의 번역회사...기획사...그리고 심지어...증시나 외환시장 시황번역과 같은 예외가 인정될 것도 같은 까다로운 일을 할 때도...우리말 구사력을 먼저 요구했고...그래서 제가 일할 수 있었어요...
그것도 언제나 끊임없이 나아질 것을 요구하죠...물론 저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구요...우리 나라 사람이 쓴 글인지 번역문인지 도저히 구별할 수 없는 문장이 나올 때 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