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리~진당산~질고개~배재산~봉황산~봉황정~대천동
광천버스터미널은 광천역 앞에서 우측으로 뻗은, 젖갈류 등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줄을
잇고 있는 시장길을 따라 3,4백 미터쯤의 발품을 보태면 시장길 맨끄트머리 가장자리에
터전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광천버스터미널과 대천동 사이를 운행하는 초록색
900번(700번에서 바뀜)시내버스의 도움을 받아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보령리로 다가갈
참이다. 그러나 기차 도착시간과 버스 출발시간이 서로 어긋난 까닭에 3,4십분쯤은 족히
버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장부터 맞게 된다.
광천은 오늘이 장날인지 터미널 주변까지 노점상들이 장을 벌이고,광천 5일장의 장 구경
을 나선 늙은 시골 아낙들과 사내들로 시장길은 아침 나절부터 북적거린다.커피 한 잔을
벗삼아 지루한 시간을 때우고 난 뒤 900번 버스의 도움을 받아 보령시 주포면 보령리로
달려간다. 닦아 놓은 것처럼 창공은 맑고 푸르르고,한낮의 햇살은 눈부시게 부서져 내린
다.주포면사무소 앞을 거쳐 파출소의 곁을 지나고 나면 곧바로 '海山樓'(해산루) 라는 현
판이 걸려 있는 보령관아문(保寧官衙門) 앞으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10시7분).
보령성곽의 보령관아문
보령관아문은 조선 시대에 쌓아 보령현의 치소역할을하였던 보령성곽의 남문이며,장초
석 위에 기둥을 한 정면 3칸,측면 2칸의 누각건물인데,현판의 글씨는 보령출신으로 영의
정을 지낸 아계 이산해가 쓴 것이라고 전해진다.보령관아문을 들어서면 곧바로 주포초교
정문이고,좌측 10시 방향의 도로는 보령중학교 가는 길이다.그러한 행색의 보령관아문
앞에서 우측의 마을 길은 보령성곽을 좌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길이다.
열정과 수줍음을 상징하는 붉은 색과 노란색의 장미꽃이 균형을 이루어 흐드러지게 피
어 있는 농가의 담을 지나고, 염불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는 가정집처럼 생긴 절집의
곁을 차례로 지나고 나면 길은 마을을 벗어나 맞은 쪽의 진당산 산자락으로 연신 꼬리
를 물고 산객을 안내한다.지난 첫 번째 하산길을 오늘은 거꾸로 진행이 되는 산길인 셈
이다.참나무를 이용한 계단이 안내하는 가파른 오르막을 초장부터 헐떡헐떡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걀쭉한 꼴의 멧부리가 해발351m의 진당산(鎭堂山) 정상이다(10시50분).
조금 전에 지나왔던 주포면소재지와 보령시 일대의 산하가 시원스럽게 한눈에 부감이
되는 정수리를 뒤로하면 정수리 일대를 퇴뫼식으로 쌓은 돌성의 흔적으로 여겨지는
출입구처럼 생긴 돌무더기 사잇길을 거치게 된다.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고 쓰레질
까지 거친 것처럼 말쑥하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밋밋하게 꼬리를 잇고,상큼한 숲향과
은은한 녹향이 번져 있고 고요가 흐르고 있는 숲은 이따금씩 산새들의 분주한 지절거림
만이 숲의 고요함을 잠시 허물고 있을 뿐이다.
꺽다리 소나무들이 줄을 잇고 솔가리마저 푹신한 멀쑥하고 밋밋한 산길은 넉넉하고
수더분한 안부 삼거리로 산객을 안내한다.이곳에서 좌측으로 1km쯤 분맥에서 동떨어
져 솟구쳐 있는 해발272.1m의 오봉산 정상으로의 산길이다.오봉산 갈림길을 뒤로하고
나면 꺽다리 소나무들이 줄을 잇고 군데군데 쉼터용의 긴 의자가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가 지친 입산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질고개
그러한 부드럽고 밋밋한 산길은 머지않아 분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고갯
마루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주포면 소재지 쪽과 그 반대 방향인 고개너머 동쪽의
청라면 장산리 방면 사이를 잇는 군도가 넘나드는 고갯길,질고개다(11시7분).분맥의
산길은 질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다.PE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안전난간이 안내하고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계단이 도움을 주고 있는 치받잇길이다.
그러한 행색의 오르막은 언덕 같은 등성이를 한 차례 넘어서고 나면 곧바로 붕긋한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하는데,정수리 한복판에는 무인산불감시철탑이 우뚝 서 있다.
해발358m의 배재산 정상이다(11시28분).배재산 정상은 사방을 둘러싼 수목들로 조망
을 기대할 수는 없다.그러한 행색의 정수리를 뒤로하고 나면 곧바로 삼거리 갈림길이
기다린다.분맥의 산길은 맞은 쪽이고,우측 3시 방향의 산길은 이곳에서 7,8백 미터쯤
동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289.1m봉(오룩스 지도에는 배재산 정상으로 표기됨)으로
의 산길이다.
배재산 정상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머지않아 삼거리 갈림길을 또 만나게 되는데,좌측은 주포
면 관산리 방면이고, 우측 2시 방향이 해발289.1m봉으로의 산길이다.산길은 곧바로
가파른 내리받잇길로 산객을 몰아 붙인다.가파른 내리막을 구르듯이 내려서면 우측으
로 주포면 보령리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안부 삼거리다.안부 삼거리를 뒤로
하고 언덕 같은 등성이를 두어 차례 넘어서고 나면 비로소 오르게 되는, 납작스레한
접시를 엎어 놓은 것처럼 생긴 멧부리가 해발289.1m봉이다(11시44분).
어느 지점이 정수리 꼭지인지 가늠할 수가 없는 정수리 끄트머리쯤에는 헬기장이 닦여
있으며 정수리 주변은 사방의 조망을 기대할 수 없도록 소나무를 비롯한 수목들만이
울창하다.그러한 행색의 289.1m봉에서 다시 발길을 되돌려 삼거리 갈림길로 돌아오면
이제 분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이다.다소 밋밋한 산길을 따라 400여 미터쯤 발품을
더하면 정수리 한복판에 작으마한 돌탑1기가 자리하고 있는 해발329.8m봉이다.이 멧부
리에서 분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린다.
내리받잇길은 주교면 신대리 방면과 그 반대 쪽인 좌측의 청라면 옥계리 쪽 사이를 넘나
드는 안부사거리를 뒤로하고 나면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내처 완만
한 오르막을 올려치면 바위들이 울퉁불퉁한 해발283m의 장산봉이다(12시38분).장산봉
을 뒤로하고 한 차례의 나지막한 등성이를 거쳐 치받이를 올려치면 철쭉과 참나무를 비
롯한 수목들만이 울창한 멧부리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해발304.7m봉이다.
304.7m봉을 넘어서고 나면 분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이어지고,
거대한 송전철탑의 곁을 지나고 나면 참나무들만의 해발254.8m봉이다.등성이 좌측의
나무가지 사이로 에메랄드빛 수면을 자랑하고 있는 청천저수지가 간간히 모습을 드러
낸다.그리고 등성잇길 주변으로는 커다랗게 가라앉은 듯한 엄장한 규모의 구덩이가 눈에
띈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머지않아 분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 고갯마루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
봉황산 정상
이 임도는 주교면 신대리(우측) 방면과 보령시 죽정동(좌측) 사이를 잇는 임도다.이 임도
를 곧장 가로질러 비탈을 올려치면 붕긋한 쉼터봉이다.휴식의 공간이기도한 쉼터봉에서
우측 2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 산길은 보령아산병원(좌측) 갈림길로 이어지고, 한 차례
더 보령아산병원(좌측)으로의 등하행 갈림길을 거치고 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붕긋한
멧부리가 해발259.3m의 봉황산(鳳凰山) 정상이다.
봉황산 정상은 헬기장이 닦여 있고 한구석에는 훼손된 삼각점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정수리에서의 조망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수목들로 기대할 수가 없다.뜨거운 뙤약
볕만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정수리에서 분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마침 시원한 바람이 일렁거리기 시작한다.소나무 그늘이 시원
스러운 쉼터에서 마른 목을 축이며 출출함까지 느긋하게 채우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안내하는 비탈은 넉넉한 안부로 이어지고 기름한 꼴의
나지막한 해발248.8m봉에 이르면 분맥의 산길은 다시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바람은 간간히 불어오지만 땀을 필요로 하는 산길을 따라야 하는
산객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바람이다.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을 거치고 한 차례
더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기름한 꼴의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데,이 봉우리가 해발241.9m
의 봉황봉(鳳凰峰) 정상이다(14시30분).
봉황봉 정상임을 알리는 표시물이 아무 것도 없는 정수리를 뒤로하면 보령시 죽정동
쪽(좌측)과 신대리 문화마을(우측)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사거리 갈림길로
이어지고, 운동기구들과 휴식용의 긴 의자 등이 마련이 되어 있는 체력단련장의 곁을
차례로 지나고 나면 '鳳凰亭'이라는 현판을 건 오색단청의 육각정자가 자리하고 있는
넙데데한 멧부리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
보령시가지
보령시가지가 한눈에 부감이 되는 봉황정에서 분맥의 산길은 산길 안내를 맡은 이정표
가 가리키는 맞은 쪽의 '흥화아프트' 쪽이다.완만한 내리받이는 곧바로 대승사(좌측) 쪽
으로의 갈림길로 이어지고,데크계단이 안내하는 내리받잇길은 사거리 안부로 산객을
안내하는데, 좌측은 보령시 죽정동 방면이고 우측은 주교면 신대리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다.사거리 안부를 뒤로하는 치받잇길도 역시 데크계단이 안내하는 오르막이다.
오르막은 이내 납데데한 해발145.9m봉으로 산객을 안내한다. 납주그레한 정수리에는
여러 종류의 운동기구들이 마련이 되어 있는 체력단련장의 행색이다.그러한 행색의 해발
145.9m봉을 뒤로하는 가파른 내리받잇길은 머지않아 오늘 산행의 날머리이자 오서분맥
의 종착지인 보령시 대천동의 시가지 도로변으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15시13분).
한낮의 뜨거운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시가지는 오고가는 차량들도 비교적 뜸하고, 인적도
또한 한산하기만 하다.텅빈 시내버스와 택시를 번갈아 이용하여 대천역으로, 대천역에서
는 무궁화호가 귀갓길(16시19분)을 책임지겠다고 나섰다.
(산행거리;13.8km.소요시간; 5시간15분). (202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