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람성경] 민수기 30 장. 서원에 대한 법
서원(vow)과 맹세(盟誓, oath)의 차이점(참고. WCF 22장, 합법적 맹세와 서원에 관하여). 맹세와 서원은 동일한 성격이지만 대상에 차이가 있다. 맹세는 하나님 앞에서 서약하는 행위이고, 서원은 하나님께 서약하는 행위이다. 성경에서 맹세는 등장하지 않지만,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서는 생활의 규범을 주기 위해서 맹세와 서원을 함께 제시했다. 그리스도인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 기본 소양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정직하다는 평가를 사회에서 받아야 한다.
[민 30: 1-2절]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 지파의 두령(頭領, heads)들에게 일러 가로되 여호와의 명령(the LORD commands, ὃ συνέταξεν(constitute) κύριος)이 이러하니라. 사람이 여호와께 서원하였거나(vow to the LORD) 마음을 제어하기로 서약[맹세, oath]하였거든 파약하지 말고 그 입에서 나온 대로 다 행할 것이니라. ※ 두령 -> 수령(首領)
사람이 여호와께 서원하였거나 마음을 제어하기로 맹세하였으면 그 약속을 어기지 말고 그가 말한 대로 행해야 한다. 서원이나 맹세는 하나님 앞에서 약속하며 말한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을 증인으로 삼고 말하는 것이 맹세하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하는 말은 참되어야 하고 지켜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죄가 된다.
예수님께서는 맹세하지 말라고 하셨다(마 5:33-37).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라는 말씀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여 일체의 맹세를 금한 부류가 있는데, 재세례파(anabaptist)이다. 맹세는 인간 행위의 기본이다. 모든 기관이나 단체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맹세를 해야 한다. 그 때 그 맹세에 준해서 행동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러나 지키지 않을 맹세는 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자기가 행한 맹세를 지키는 것이 기본이다. 맹세를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은 주께서 주신 맹세하지 말라는 법에 근거해서 정죄받을 것이다. 맹세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것도 맹세이다.
민수기 30장에서는 여자의 서원에 대해서 자세하게 제시했다. 혼인 전 여자는 아버지의 허락이 병행되어야 하고(3-5절), 아내의 서원은 남편의 허락이 병행되어야 하고(6-8절), 과부나 이혼당한 여자는 단독자로 서원할 수 있다(9절). 10-16절에서는 다시 반복해서 말씀을 진행했다.
[민 30: 3-5절] 또 여자가 만일 어려서 그 아비 집에 있을 때에 여호와께 서원한 일이나 스스로 제어하려 한 일이 있다 하자. 그 아비가 그의 서원이나 그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맹세]을 듣고도 그에게 아무 말이 없으면 그 모든 서원을 행할 것이요 그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맹세]을 지킬 것이니라. 그러나 그 아비가 그것을 듣는 날에 허락지 아니하면 그 서원과 마음을 제어하려던 서약[맹세]이 이루지 못할 것이니 그 아비가 허락지 아니하였은즉 여호와께서 사하시리라.
서원이 비록 하나님 앞에서 하는 행위지만, 하나님께서는 서원에 있어서도 가정의 질서를 중시하셨다. 결혼하기 전의 여자는 아직 아버지의 아래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여호와께서 여자에게 서원을 아버지나 남편과 병행하여 수행한 것은 안전을 위한 것이다. 고린도전서에서는 이 가르침을 따라서 아내는 남편에게 배우도록 가르쳤다(고전 11장, 딤전 2장).
여자에게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규례가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여성의 경제 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독자적인 경제 결정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능력을 스스로 절제하는 미덕을 가져야 한다.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하는 것이 경건이 아니다. 할 수 있지만 주와 이웃을 위해서 절제하는 것이 경건이다. 현대 시대에는 참지 못하는 것이 시대흐름인데, 그리스도인은 시대의 조류를 따르지 않고 주의 말씀을 따라 절제와 인내를 수행해야 한다.
[민 30: 6-8절] 또 혹시 남편을 맞을 때에 서원이나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맹세]을 경솔히 그 입에서 발하였다 하자. 그 남편이 그것을 듣고 그 듣는 날에 그에게 아무 말이 없으면 그 서원을 행할 것이요 그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맹세]을 지킬 것이니라. 그러나 그 남편이 그것을 듣는 날에 허락지 아니하면 그 서원과 마음을 제어하려고 경솔히 입술에서 발한 서약이 무효될 것이니 여호와께서 그 여자를 사하시리라.
혼인하기 전 여자는 아버지와 병행을, 혼인한 뒤의 여자는 남편과 병행해서 서원해야 한다. 결혼한 아내의 경우, 아내가 무슨 일을 서원할 때 남편이 그것을 듣고 아무 말도 없으면 허락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그 남편이 그것을 듣는 날에 허락지 아니하면 그 서원은 무효가 된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 하는 서원에 있어서도 남편과 아내의 바른 관계, 특히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는 일이 중요하게 간주되었다.
여성의 성격을 경솔하다고 평가했다(8절). 그러나 잠언에서 현숙한 여인은 그렇지 않다.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 하니라”(잠 31:10). 현숙한 여인은 능력이 탁월한 자로 남편을 능가하지만 아름답고 인애로 산다.
한국 사회의 창조 질서가 없는 사회에서 경제권은 아내(안방마님)에게 주었다. 여성의 독자적인 경영과 실제적인 권위를 부여한 것이다.
[민 30: 9절] 과부나 이혼당한 여자(divorced woman)의 서원이나 무릇 그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은 지킬 것이니라.
과부나 이혼당한 여자(이혼한 여자가 아니다)의 경우는, 남편에게 매여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제어하려는 모든 서원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서원은 하나님과의 약속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
초대교회에서는 경건한 과부로 교회를 섬기게 했다(딤전 5장).
[민 30: 10-16절] 부녀가 혹시 그 남편의 집에 있어 서원을 하였다든지 마음을 제어하려고 서약[맹세]을 하였다 하자. 그 남편이 그것을 듣고도 아무 말이 없고 금함이 없으면 그 서원은 무릇 행할 것이요 그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맹세]은 무릇 지킬 것이니라. 그러나 그 남편이 그것을 듣는 날에 무효케 하면 그 서원과 마음을 제어하려던 일에 대하여 입술에서 낸 것을 무엇이든지 이루지 못하나니 그 남편이 그것을 무효케 하였은즉 여호와께서 그 부녀를 사하시느니라. 무릇 서원과 무릇 마음을 괴롭게 하려는 서약[맹세]은 그 남편이 그것을 지키게도 할 수 있고 무효케도 할 수 있나니 그 남편이 일향 말이 없으면 아내의 서원과 스스로 제어하려는 일을 지키게 하는 것이니 이는 그가 그것을 들을 때에 그 아내에게 아무 말도 아니하였으므로 지키게 됨이니라. 그러나 그 남편이 들은 지 얼마 후에 그것을 무효케 하면 그가 아내의 죄를 담당할 것이니라. 이는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율례니 남편이 아내에게, 아비가 자기 집에 있는 유년 여자에게 대한 것이니라.
이것은 결혼한 아내의 경우에 대한 규례를 다시 반복한 것이라고 본다. 아내의 서원이나 맹세는 그 남편이 그것을 지키게도 할 수 있고 무효가 되게도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가정에서 남편의 권한을 인정하셨다. 그러나 남편이 아내의 서원을 들은 지 얼마 후 무효케 하면 그가 아내의 죄를 담당할 것이다.
가정 제도, 구약 시대에 가족으로 구원이 이해되었지만, 성령이 오신 뒤로는 가족이 아닌 개인으로 전환되었다. 그래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주체적으로 서원하고 맹세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정의 번성을 위해서 합당한 규모를 가져야 한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주신 최초의 질서이고 기관이다. 현재 우리시대는 가정이 기본이 아니라 개인을 기본으로 삼는 질서 체계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가정이 형성되지 않으며, 형성된 가정이 너무나 쉽게 깨지고 있다.
민수기 30장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우리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잘 지켜야 한다. 서원은 하나님과 약속하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아는 자들마다 그 서원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신명기 23:21-23, “네 하나님 여호와께 서원하거든 갚기를 더디하지 말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반드시 그것을 네게 요구하시리니 더디면 네게 죄라. 네가 서원치 아니하였으면 무죄하니라 마는 네 입에서 낸 것은 그대로 실행하기를 주의하라. 무릇 자원한 예물은 네 하나님 여호와께 네가 서원하여 입으로 언약한 대로 행할지니라.”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 지키고 그를 경외하고 그의 계명에 순종하자.
둘째, 아버지의 딸의 관계, 주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딸이라 할지라도 아버지의 권위 아래 있다. 아들도 그것에서 예외는 아니다. 아들은 혼인하게 되면 아내와 함께 권위를 형성시킨다. 그러나 성경은 딸과 부인에 대해서만 제시한다. 성경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이 아닌 창조주 하나님의 명령과 질서를 드러나게 하려고 한다. 성경으로 자기 목적으로 드러내려는 것은 견강부회(牽强附會)적인 성경해석이 된다.
셋째, 우리는 부부의 관계도 잘 지켜야 한다. 아내가 하나님 앞에 서원하는 경우도 남편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으면 무효가 된다. 남편이 아내의 서원을 지키게도 하고 무효케도 할 수 있었다. 이만큼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남편은 자기 아내를 자기의 몸처럼 사랑해야 하며, 아내는 남편을 존중하고 그에게 순종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남편을 아내의 머리로 주셨다. 남녀평등의 사상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사상이다. 하나님께서는 가정에서 부부간에 질서를 주셨다. 신약성경도 아내들이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해야 하고, 남편들이 자기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해야 한다고 교훈하였다(엡 5: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