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저는 방금 전, 이 카페 게시판에 실린 정현종 시인의 시 두 편( 「 말하지 않은 슬픔이…… 」 와 「 ▩[ 시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 )을 완전히 삭제했습니다.
정 시인의 시집인 『 견딜 수 없네 』 ( 작은 제목 「 정현종 詩集 」. 정현종 지음, ‘시와시학사’ 펴냄, 서기 2003년 )에서 서정주 시인을 추모하고 서 시인의 시를 기리는 시인 「 노래의 자연 」 이 실렸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서정주는 친일에 앞장서며 근대 왜국(倭國)의 침략전쟁을 칭찬하는 시를 썼고, 광복 이후에는 전두환의 군사반란을 칭송하는 시를 써서, 침략자와 독재자의 편을 듦으로써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뿌리를 둔 한국의 정통성(한국 『 헌법 』 의 「 서문 」 에도 나오는 말입니다!)과 한국의 국가 이념인 민주주의를 부정했는데, 한국인인 정 시인이 그런 서정주를 비판하거나 비난하거나 꾸짖거나 반박하기는커녕, 오히려 「 노래의 자연 」 에서
“그(서정주)의 정치적 백치/뒤에 오면서 늘어나는 과잉 능청 그런 것들은/<악덕의 영양분>으로 섭취하는 게 좋으리./용서를 빈 바도 있으시고/브레히트의 <쉰 목소리>도 그럼직하며/관용은 정의를 비로소 정의롭게 하리니”
하고 노래함으로써, ‘면죄부(!)’를 준 것이 옳습니까? 만약 서정주가 정말로 ‘뉘우쳤다면.’ 해방 직후 제 발로 반민특위를 찾아가 자신을 감옥에 넣어달라고, 곤장으로 마구 쳐 달라고 빌었어야죠! 그런 '인간'을 용서한다면, 그런 '인간'에게 관용을 베푼다면, 앞으로 이 나라가 다른 나라의 침략을 받을 때 누가 앞장서서 싸우겠습니까? 민주주의가 반란으로 짓밟히고 독재로 사람들이 짓눌릴 때, 누가 그에 맞서고요?
왜국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와 침략을 싫어하는 한국인인 (그리고 민주주의와 공화정과 자유연합주의를 좋아하는) 저는 이런 상황을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기에, 정 시인이 이 시를 썼다는 걸 몰랐을 때 카페 게시판에 올렸던 시들을 삭제하고, 나아가 그 시들을 삭제한 까닭을 이렇게 밝힙니다.
(우리 집에 있던 『 견딜 수 없네 』 는 우리 아파트 지하에 있는 폐휴지함에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런 더러운 시가 실린 시집은 더 이상 우리 집에 놔 둘 수 없거든요)
- 단기 4356년 음력 6월 15일에, 친일파라면 이를 가는 잉걸이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