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아침저녁으로 바라본 와이키키바다여! 이젠 안녕~~~
발코니에서 행복해했던 바다풍경과도 이제 이별이다
어젯밤 짐을 꼼꼼히 쌌으니 이제 여유 있는 아침 식사 후 공항으로 가는 일정만 남았다
오늘따라 쵸이 일행은 바다와 가장 가까운 좌석으로 안내되었다
우리가 오늘 여길 떠나는 걸 아는지 전망 좋은 자리를 주네 하며 여유 있는 조식을 즐겼다
이곳 또한 많이 생각날거야
우리 룸에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우리가 늘 이용하던 3층 조식당의 파라솔과 수영장, 그리고 자쿠지 지붕이 내려다 보인다
두 동으로 나뉜 호텔 가운데 중정을 두어 시원하게 뚫린 느낌을 주고
조식당과 수영장을 배치해 양쪽 동의 숙박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가끔은 새가 날아와 발코니 창살에 앉기도 한다
빵을 뜯어 놓아주니 열심히 쪼아 먹고 날아간다
체크아웃을 하고 시원한 폭포가 쏟아지는 중정을 돌아 늘 가이드를 만나던 호텔 후문으로 나가면서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기도 하지만
딱 5박 7일간의 마음을 먹고 시작한 여행이니 이제 마음을 다 썼기에 시원한 기분도 든다
보름 마음을 먹으면 보름
1달 마음을 먹으면 한 달 분의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이 기간이 지나면 마음속이 다 비어 더 줄 마음이 없어지는 걸 느낀다
이번 친구들 간의 여행은 7일간의 마음을 먹고 왔기에 이제 마음속이 다 비었으니 돌아가야지
내 캐리어가 이렇게 부풀었다
선물용으로 마카다미아 초콜릿을 좀 많이 샀더니 가방이 뚱뚱해져 주체하기 힘들다
디파짓 돌려받기 등 체크아웃이 좀 복잡할 것 같아 친구들보다 먼저 나와 일을 마쳤는데
안내카운터 앞 계단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찾아 두리번거릴 때 외국인 청년이 번쩍 들어 계단 아래로 내려주었다
짠딸이 혼자 유럽여행 중 무수히 경험했다는 짐 들어주는 매너를 나도 우연찮게 경험하게 되었다
참 매너 있는 젊은이가 너무 고맙다
유창하게 영어로 인사했다
땡큐 베리 마치!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나보다 늦게 호텔을 나선 친구들은
락 어훌라 디너쇼에서 앨비스프레슬리한테 받은.
앨비스의 땀이 묻은 머플러를 발코니에 예쁘게 묶어놓고 나왔나 보다
사진으로 남겨 보여준다
진짜 앨비스가 공연 중 땀을 닦아 던져준 머플러라면
수억의 가치가 있을 텐데 하는 속물적 상상을 해 본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가이드가 짐 싣는 카트를 이용하지 말라고 알려준다
입국 시에는 무료인데 출국장의 카트는 무려 6달러의 돈을 지불해야 한단다
좀 어이없네
돈 쓰고 나가는 관광객들 혹여 남긴 돈 있을까 봐 주머니 동전까지 탈탈 털려는 의도 같아 어이가 없다
입국할 때는
너희들 돈 많이 써야 하니 봐줬다 하며 무료 아량을 베풀고는 출국 때는 독하게 나오네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는데 우리가 탈 비행기가 좀 딜레이 된다는 안내멘트가 나온다
그러자 곧 폴리네시안으로 보이는 공연단이 등장해 짧은 공연을 펼쳐준다
딜레이 위로공연인가??
성의 있는 표정과 몸짓으로 공연을 끝냈을 때 모두 박수~~
그리고 순간이동 성공
폰을 켜니 가족 카톡방에선 역시 와글와글!
두 엄마스토커들이 내가 탄 비행기를 쫓고 있었다
일명 '엄토커'들
엄마, 도쿄쯤 왔음
그래도 일찍 도착하네요
핑크색 비행기가 내가 탄 비행기인가보다
다 왔다
남편이 한마디 거든다
"뱅기가 왜케 많냐?"
나도 답장한다
"활주로 달리는 중"
"날씨가 어떤가? 나 비키니 입고 왔는데"
이 녀석들 오늘 덥다고 괜찮다고 한다
비키니 입고 내리라는 뜻이렸다~~
집에 돌아와 가족을 안았다
따뜻하다
노란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란 이름의 꽃이 명랑하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