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새해 계획(2024.1.28)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송구영신(送舊迎新)입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입니다.
올해는 용의 해로 지나간 일 년을 돌아보고 이루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은 반성하고, 잘한 일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서 한 해를 슬기롭게 보내자는 뜻입니다.
해가 바뀐 지 벌써 한 달이 지나갑니다.
우리는 년 말이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결산합니다.
돌이켜보면 잘한 일보다 잘못한 일이 더 많아서 후회하고 원망하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고 쌓입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계획과 각오로 시작합니다.
그것이 내 인생의 새로운 전기가 되기도 하고 작심삼일로 끝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원인을 내 안에서 찾지 않고 밖에서 다른 사람한테서 찾으려고만 합니다.
나는 잘못이 없는데 하면서 남에 대한 원망과 어리석음과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끌어안고 갑니다.
그렇게 해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합니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 고생하는 부모님을 원망하고, 남들은 편하게 사는데 나는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하고 원망합니다.
내가 공부하지 않은 것은 생각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친구를 시기하고 질투하며 못살게 굽니다.
이것은 내가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내가 나를 바로 보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습니다.
올해는 미움과 원망과 어리석음과 욕심을 털어내야 합니다.
내 것을 나누고 용서와 칭찬과 배려하는 마음에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합니다.
일할 때는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한 살 더 먹은 만큼 뜻깊은 한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추수할 게 없습니다.
얼었던 땅이 녹아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틈틈이 풀을 뽑고 거름도 주어야 가을에 추수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 가지를 치고 봄이 되면 꽃을 속아주고 거름도 주어야 합니다.
이처럼 틈틈이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가 찾아와도 붙잡을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고 미래를 위하여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치밀한 계획도 중요하지만 세운 계획이 잘 되고 있는지 중간에 점검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챙기고 추스르고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법구경』에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항상 게으르지 않고 스스로 자제할 줄 아는
지혜 있는 사람은 홍수로도 밀어낼 수 없는
섬을 쌓는 것과 같다.
어리석어 지혜가 없는 사람은
게으름과 방종에 빠지고 생각이 깊은 사람은
부지런함을 집안의 보물처럼 여긴다.
깊이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은 게으름과 방종에서 벗어나 부지런한 삶을 삽니다.
부지런하고 자신을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은 어떤 고난 앞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섬과 같습니다.
성난 파도와 홍수가 밀려와도 물에 잠기지 않는 섬처럼 굳건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벽암록』에 나오는 글입니다.
내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내 삶에서 가장 절정의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내 생애에서 가장 귀중한 순간은 언제인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다가올 오늘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오늘은 어제 죽어가던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은 하루였고 애타게 기다리던 내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죽어가던 사람이 애타게 갖고 싶은 하루입니다.
우리는 쉽게 보내는 하루의 소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벽암록은 중국 송나라 설두중현(雪竇重顯) 스님이 만든 불교 선(禪) 수행에 귀중한 지침서가 되는 10권의 책)
백전백승 명장도 싸움에 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패배를 동반자로 삼아 역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살면서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자세입니다.
우리가 꿈을 갖는다면 언젠가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오늘 가진 꿈은 기회가 왔을 때 그 꿈을 이룰 기회로 쓸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내년 이때면 보낸 일 년을 돌아보고 그 계획이 절반밖에 이루지 못해 후회하더라도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 생활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병사들이 해야 할 일은 군대 2년을 충실히 마치는 일입니다.
내 가족과 이웃이 불안하지 않고 두 다리 쭈~욱 뻗고 잘 수 있도록 나라를 지키는 일은 여러분이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보내야 합니다.
나무는 바람에 시달려야 뿌리가 견고합니다.
우리가 사는 일에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밀물과 썰물이 번갈아 오가고, 낮과 밤이 엇갈려 찾아오는 것처럼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생깁니다.
슬픔의 끝에 기쁨이 오고 절망의 터널을 지나면 희망의 햇살이 기다립니다.
매미는 여름날 일주일을 살기 위하여 어둡고 습한 곳에서 7년간을 애벌레로 보냅니다.
하루살이는 단 하루를 살기 위해 늪 속에서 2년을 견딥니다.
쌀을 한문으로 미(米) 자는 열 십자와 여덟 팔자가 위아래 두 번 겹칩니다.
쌀 한 톨을 얻으려면 농부의 손길을 88번이나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소금 한 바가지를 얻기 위해 백 바가지의 바닷물을 바람에 씻기고 햇빛에 말려야 합니다.
그동안에 비가 오는 날도 있고 구름이 낀 날도 있습니다.
때로는 눈이 내리는 날도 있습니다.
이렇게 바닷물을 이리 씻기고 저리 말려서 결국 1%의 소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비는 흙으로 집을 짓는데 5일 동안 1,400번 이상 흙을 날아야 집 한 채 짓습니다.
아기가 3,000번을 엉덩방아 해야 겨우 일어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는 일이 어렵고 힘들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남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복을 짓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부대 생활에 잘 참고 견디며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말만 하고 좋은 행동만 하기 바랍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에 제대 후 살아갈 70년을 위하여 좋은 생각과 알찬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2년간 군대 생활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 살아갈 70년이 보장됩니다.
좋은 일도 있고 좋지 않은 일도 있겠지만 마음을 잘 가다듬고 다스려 날마다 좋은 말과 좋은 생각과 좋은 행동만 하기 바랍니다.
이것이 새해를 맞이하는 여러분의 계획과 각오입니다.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과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서양속담도 있습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을 일컫는 말입니다.
인생은 빨리 지나가고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새해를 맞아 새로운 꿈의 계획을 세우기 바랍니다.
그 계획이 크건 작건 여러분의 꿈이 이뤄지도록 계획을 세우고 지켜나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내 꿈은 이것이다하고 장래 포부를 갖고 그 꿈을 이루려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1년 안에 이룰 수 있어도 좋고 5년이나 10년이 걸리는 큰 계획도 좋습니다.
계획이 없는 사람은 이룰 꿈도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 합니다.
하루에 한 번씩고맙습니다 하는 것도 좋고,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무엇을 해야겠다 는 그날 계획을 세워도 좋습니다.
잠들기 전에 오늘도 감사합니다하고 보낸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과 반성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미안합니다 라는 말을 하루에 한 번 이상 하겠다는 계획도 좋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쓰겠다는 계획도 좋습니다.
부모님은 여러분이 제대하는 날까지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기만을 빌고 또 빕니다.
한 살을 더 먹은 만큼 올해는 의미 있고 뜻깊은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불같은 분노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성인군자 같은 사람이라 해도 혼탁한 이 세상을 살다 보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분노를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일으키는 분노를 다스리는 지혜를 세 사람에 비유하겠습니다.
첫 번째, 바위에 새긴 글씨 같은 사람입니다.
바위에 새긴 글씨처럼 오랫동안 분노를 품고 있는 사람은 고통도 쉽게 지워지지 않아 자신에게 그만큼 상처가 됩니다.
남보다 자주 화를 내고 작은 일에도 분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 모래에 쓴 글씨 같은 사람입니다.
자주 화를 내지만 그 분노가 모래에 쓴 글씨처럼 오래 가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또박또박 써 둔 글씨도 한 번의 파도에 지워지는 것처럼 사람의 상처도 얕기 마련입니다.
세 번째, 물에 쓴 글씨 같은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입니다.
욕설이나 언짢은 말을 들어도 마음에 담지 않고 그냥 온화하고 즐거운 기분을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스스로 기쁨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기에 불행한 일을 당해도 스스로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반드시 행복이 옵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상처받고,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받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상처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고, 스스로 자신을 괴롭히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나를 존중할 때 다른 사람도 ‘나’를 존중합니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이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미묘한 향기로다
깨끗하여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이다
面上無瞋供養具 口裡無瞋吐妙香
心裡無瞋是珍寶 無垢無染是眞常
균제동자均提童子의 게송입니다.
올해는 균제동자의 게송처럼 날마다 웃는 날이요, 날마다 내 이웃을 웃게 만드는 날이 되기 바랍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호국태안사(2023.1.28) 일요법문